세계일주_12_13/7-Peru2012. 6. 11. 13:09

드디어 대망의 이스터섬으로 출발하는 날 아침이 밝았다.


우리가 해야 할일은 오직 하나. 살인적인 이스터섬의 물가를 커버하기 위한 식료품 쇼핑.


이스터섬행 비행기가 새벽 1시인 관계로 낮에는 리마 최고의 맛집을 찾아가기로 했다.





여기는 남미입니다. 라고 몸소 말해주는 선인장 가로수.


분명 위는 선인장인데 밑둥 부분은 일반 나무와 흡사했다.


이게 가로수로써의 역할을 할 수 있는지는 미지수다.





우선 칠레에서 쓸 칠레페소 환전을 위해 환전소로 걸어갔다.


그러기 위해서는 페루 돈인 페루 솔을 인출해야 했는데, 은행마다 수수료 및 최대 인출금액이 다 달라서


거의 모든 은행을 다 둘러봐야만 했다.



은행을 찾다가 걷게 된 Prado라는 거리.


쿠바에도 Prado거리가 있었는데, 도로 한 가운데 이렇게 가로수가 많은 인도가 뚫려있는 점이 똑같았다.


아마도 남미에서는 이런 도로를 Prado라고 부르는 모양이다.





이곳저곳 은행이라는 은행은 다 둘러보고 환전소도 다 둘러보고 하면서 맛집까지 걸어갔다.


망할 가이드북이 지도를 엉망으로 만들어놓는 바람에 2시간은 넘게 걸어간거 같다.


한국에서 유명한 "100배 즐기기"라는 시리즈의 가이드북이었는데... 가장 기본적인 지도부터가 엉망이다.


인도에서도 느꼈지만 이 책은 사진 보는 용도 말고 다른 용도로 쓰면 안될거 같다.



결국 도착한 곳에는 이상한 호스텔이 자리잡고 있었다.


다시 지도를 봤더니, 음식점 11번으로 갔어야 됐는데 숙소 11번을 보고 걸어가고 있었다.


Po멘붕Wer.




우여곡절 끝에 도착한 리마 최고의 맛집은 명성답게 엄청난 인파가 대기중이었다.


해산물 전문 요리점인데 현지인들에게도 인기가 많아서 항상 기다려야 한단다.


우리는 대략 1시간정도 기다려서 밥을 먹을수 있었다.





외국인 + 페루인들로 가득한 식당 내부.


우리나라에서 이렇게 사람이 많은 음식점이면, 밥을 다 먹기도 전에 종업원이 와서 그릇 치우면서 눈치를 주고,


밥 먹는 사람들도 기다리는 사람들을 위해 일찍 일어나는 편인데,


여기는 그런게 없다.


다 먹고나서 계산 후에도 자리에 앉아서 세월아 네월아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자리를 비키지 않는다.


배려의 문제인지, 문화의 차이인지는 알길이 없지만 여하튼 빡치는건 빡치는거임.





이 집의 가장 유명한 메뉴는 세비체, 해물 볶음밥, 해물 튀김이다.


하지만 둘뿐인 우리는 볶음밥을 포기하고 세비체와 해물 튀김만 시켜서 먹었다.


위는 해물 튀김인데, 사진으로만 보면 별로지만 직접 먹으면 매우매우 맛난다.





이게 오리엔탈 세비체.


참치, 관자, 쭈꾸미, 오징어, 이름 모를 생선 등등... 정말 100% 해산물로만 채워져 있다.


저열한 토마토나 양파 따윈 들어가있지 않다. 


근데 이게 처음에는 너무 맛나다가... 양이 너무 많아서 먹다보면 좀 물리는 듯한 맛이다.





밥을 먹고났는데도 시간이 좀 남길래 가까운 쇼핑센터에 갔다.


리마 최고의 부유한 쇼핑몰이라는데.. 우리가 안 가볼수가 없지.


라르코마르라고 불리우는 쇼핑몰인데, 해안가 절벽에 세워놔서 경치도 좋고 시설도 매우 좋다.





안에는 이렇게 고급매장만 가득하다.


쿠바산 시가부터 시작해서 뭔지 모를 비싼 장식품들로 가득한 매장도 있고,


에르메스같은 최고급 명품은 아니지만, 그보다 더 고급스러운 100% 알파카 매장도 있다.





사진으로 보면 잘 안 보이는데... 가운데에서 약간 오른쪽에 보면 파도 위에 검은 점들이 있는데,


서핑을 즐기고 있는 사람들이다.


서핑을 직접 보는건 처음이라 신기하게 구경했다. 


우리나라 파도랑 뭐가 다른진 잘 모르겠지만, 우리나라는 왜 서핑 타는 분들이 없을까....





쇼핑몰 자체가 절벽 위에 세워져서 그런지 규모 자체는 작은 편인데,


안에 있는 매장과 사람들은 매우 부유해 보인다.


물론 우리는 아무것도 못 샀다.. 그냥 구경만.





엄청난 걷기운동 후에 WONG마트에 가서 먹을걸 사고, 숙소로 돌아와 짐을 싸고,


공항으로 가기 위해 택시를 잡았다.


짐이 많아서 그런지 자꾸 택시기사들이 말도 안되는 가격을 불러대서 몇대를 보낸 후에,


이상한 차가 와서 우리 앞에 섰다.


차에는 아무런 표시도 없고 자동차 위에 다는 택시마크도 앞유리쪽에 대충 세워놓은 이상한 차였다.


왠만해선 이런건 안 타고 싶었지만, 차도 잘 안 잡히고 가격이 매우 싸서... (사실 싸서 더 의심스러웠지만...)


우선 잡아탔다.



근데 타자마자 갑자기 택시마크를 조수석 앞으로 던져버리고는 운전을 시작한다.


그리고는 자꾸 어디론가 문자질을 하기 시작한다.


그리고는 차문을 다 잠근다.



망할. 이게 말로만 듣던 리마의 택시강도인가.


설마 우리는 둘인데 지 혼자서 우리를 털진 않겠지?


라는 생각으로 주머니칼을 꺼내서 보란듯이 들고 있었다. 원숭이를 건들면 아주 그냥 뭐된다고 보여주듯이.



더군다나 차가 큰길을 빠져나와 으슥한 골목길을 막 돌아다닌다.


상식적으로 어느 도시나 국제공항 가는 길이 골목길일리는 없는데... 


우리는 신나게 모든 상황별 매트릭스를 만들기 시작했다.


택시기사가 혼자서 칼을 들고 위협할 경우 우선 진희는 뛰쳐내려서 소리를 지르고 나는 돈을 주는 척하자.


택시기사가 으슥한 곳으로 가서 일행들과 함께 위협을 할 경우, 우선 문을 다 잠그고 창문을 조금만 열고 소리를 지르자.


등등으로 온갖 생각에 식은땀이 흐를 정도였다.





하지만 그런 걱정들이 무색하게도, 무사히 공항에 도착했다.


원래 50솔정도 하는 택시비를 35솔만 받은 이유도 불법택시라서 그런거 같다.


다음부터는 왠만해선 이런 모험을 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다.


공항까지 가는 30분이 3시간쯤으로 느껴지더라.





이스터섬은 칠레령이라서 국제선을 타야 된다.


페루에서 출국을 해서 칠레 이스터섬을 입국하고.... 다시 칠레 이스터섬에서 출국해서 페루로 들어오는 시스템이다.


페루 리마공항은 국제선과 국내선 공항이 같이 있어서 그런지 매우 컸다.


덕분에 출국심사도 스피디하게 끝마쳤다.




세계일주를 하면서 진희가 가보고 싶어하던 곳중 하나인 이스터섬.


이곳을 위해서 원월드티켓이라고 불리우는 세계일주 티켓을 살까도 고민해봤다...


하지만 가격이 쎈편이라 포기하고... 그냥 따로 비행기 티켓을 끊어서 가기로 했다.


인터넷을 보면 비행기 가격이 비싼 편이라서 포기한 사람들이 많은데...(LAN항공이라는 항공사 독점이라서 비교 자체가 힘듬)


인터넷쇼핑의 여왕이신 와이프님께서 싼 표를 구하는 바람에 저렴하게 다녀올 수 있었다.


그럼 다음은 이스터섬에서.

Posted by v멍군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