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주_12_13/2-USA2012. 4. 23. 08:54

대망의 뉴욕 마지막 날이다.


뉴욕 일정을 짧게 잡은 것이 후회됐지만, 하루에 13만원을 육박하는 숙박비를 감당할 여력이 없었다.



지금 글을 쓰는게 정확히 일주일이 지난 21일인데, 아직도 허리가 낫지 않고 있다.


10미터를 걸으면 10초간 허리를 굽히고 휴식을 취해줘야지 다음 10미터를 전진할 수 있다.


멕시코에 와서 하루는 정말 방밖으로 나가지도 않고 누워만 있었는데도 낫지 않는다.


멕시코에 와서 왠만해선 많이 걷지 않는데도 안 낫는걸 보니...


이건 그냥 꾀병인거 같다. 신경성 요추염 정도로 해놓자.


나름 아픈게 적응되서 잘 돌아다닐만 하다.



한국에 있을때 MRI를 3번이나 찍어봤는데, 의사가 하는 말이.


"MRI나 X-ray상으로는 전혀 문제가 없고요... 여기 보이는 이 하얀게 디스크인데요... 보시는것처럼 하얀건 건강하다는 거거든요...


뭐 척추도 전혀 이상 없고요.. 오히려 동년배에 비해서는 훨씬 건강한 편이신데.... 왜 아프신지 모르겠네요."


라고 하셨다.


결국 55만원짜리 MRI를 3번이나 찍었는데 내려진 결론은. 운동부족 & 꾀병.



여하튼 허리가 아프기 시작한 날이 아마 이날 때문이 아니었나 싶다.





전날 저녁에 숙소로 돌아오던 길에 본 문구.


"아침 9시 전에 오면 1+1!!!"


바로 샌드위치 전문점인 서브웨이에 붙어있던 말이었다.



서브웨이라고는... 영국에 있을때 애들 다 먹길레 한번 따라먹어봤고,


한국에 있을때 종로에서 한번 먹어본게 다였다.


야채류보다는 육류를 선호하므로 샌드위치 전문점인 서브웨이 따위는 잊고 지낸지 오래였는데.


뉴욕의 물가는 본인을 채식주의자로 만들었다.



샌드위치 하나 시켜먹는데 뭐 그리 말이 많은지...


빵은 뭘로 할건지부터 무슨종류, 안에 뭐 넣을건지 소스 뭐 할건지 죄다 물어본다.


게다가 인도인으로 보이는 종업원이 싸가지가 없다.


허니머스타드를 가르키면서 이거? 이런다. 우리는 아니, 딴거. 했다.


근데 다시 허니머스타드가 먹고 싶어져서, 아니, 그냥 허니머스타드 넣어줘. 라고 했다.


그랬더니, "내가 아까 이거 넣을거냐고 물어봤잖아!!" 라면서 신경질 아닌 신경질을 낸다.



아침부터 점장 불러서 굽신굽신 스미마셍 해봐야 정신 차릴것 같았으나,


우리는 영어를 못하는 쭈그리이므로 "미안. 못 봤어." 라며 굽신거린다.


내 돈 주고 굽신거리면서 먹는 샌드위치는 맛났다. 크기도 적당한게 좋음. 4월에 미쿡 가시면 꼭 한번 드셔보길.




본인의 허리는 악화일로를 걷고 있었다.


이때는 가히 10미터에 한번씩 허리를 굽히고 걸어야 정상적인 걸음을 할 수 있었다.


임시방편으로 뒤로 매는 배낭을 매고 걸어봤으나 소용 없음.


왜 나이드신 분들이 허리를 굽히고 걸으시는지 알수 있었다.



마리오 아울렛에서 산 컬럼비아 트래킹화도,


작은어머님이 강추하신 찰고무창 샌들도... 모두 무용지물이었다.



 


약느님의 처방대로, 근육이완제도 먹어보고 무슨 파스란 파스는 다 붙여봤는데도 소용이 없었다.


자비로우신 진희님은 이대로 관광은 무리라고 판단하고는,


본인을 스타벅스로 인도하셨다.


원래 앉아서 인터넷이나 하면서 편히 쉬려는 의도였는데,


말했다시피 뉴욕의 스타벅스는 대부분 테이크아웃하는 곳이라 앉을 자리가 없는 매장이 더 많았다.


결국 앉을 수 있는 스타벅스 찾느라 더 걸었던거 같다.




그렇게 스타벅스에서 된장질을 마치고는, 5번가로 향했다.


맨해튼 5번가. 온세계 유명 메이커가 모두 모여있는 그곳.


더불어 물가도 오라질나게 비싸다.


그래서 결국 걸어가던 도중에 노숙인처럼 공원에서 맥도날드 쳐묵쳐묵.


물론 허리가 아파서 중간에 쉬려는 의도도 있었음.





5번가에 간 가장 큰 이유는 애플스토어를 보기 위해서였다.


나름 아이폰 2차예약 구매자였고, 


첫 직장(이라고 할수 있나..)이 아이폰 관련 액세서리 만드는 회사라서,


애플에 대한 애정도는 상당히 높은 편이었다.



모든 처음 한 경험은 잊혀지지 않듯이, 나 역시 처음 만져본 스마트폰이 아이폰이라서 더욱 좋아했던거 

같다.


하지만. 


내가 1년동안 다녔던 회사에서 수백명의 인력이 달라붙어서 만들었던 내 최초이자 마지막 스마트폰.


LU6200이 더 좋다. 


회사 나온지 2개월이 다 되가는데 아직도 어플 하나 실행시킬때마다 담당자 이름과 이메일 주소가 머릿속에 떠오른다.





저 계단에 줄 서서 오르락 내리락 하는 사람들을 보면 정말 엄청나다는 소리만 나온다.


맨하튼에 와서 수많은 휴대폰을 봤는데, 그중에 98%는 아이폰 시리즈, 1%는 갤럭시노트, 나머지 1%였다.


LG는 한대도 못 봤으며.ㅠㅠ


모토로라 한대, HTC는 출국직전 한대 본게 다였다.



게다가 아이패드 사용자는 정말 어마어마하게 많았다. 다른 테블릿 종류는 보지 못했다.


우리 옵티머스패드가 출시를 안해서 그렇지, 출시만 했으면 많이 보였겠지... 라고 생각해본다.


그리고 또 다른건, E-Book사용자가 엄청 많았다. 우리나라에서는 정말 보기 힘든데.. 아무래도 컨텐츠의 양 때문이겠지.



여하튼 내가 뉴욕에서 휴대폰에 대해서 느낀점은.


뉴욕사람들의 애플에 대한 사랑은 어마어마하다는 것과, 갤럭시 시리즈는 도대체 어디서 그렇게 많이 팔린건지 모르겠으며,


LG는........ 멕시코에서 에어컨이 많이 보인다. 끝.





뉴욕 애플스토어에서 뉴 아이패드 16기가를 살까말까 살까말까 16기가번정도 고민하다가,


괜히 짐만 많아지고 관리할 물품만 하나 더 생길거 같아서 포기하고 차이나타운으로 향했다.


원래 콜롬비아 가서 리카르도한테 끓여줄 한국라면을 사러 간거였는데,


차이나타운에 도착하고나서 생각해보니 차이나타운이 아니라 코리안타운에 갔어야 됐다.


망할.... 뉴 아이패드에 마음을 뺏겼었나보다.


위에 보이는 사진은 뉴욕시청. 어마어마하다잉.





허리도 아프고, 상하이에서의 악몽이 떠오르는 한문들과 이상한 냄새가 나를 괴롭혀서,


정말 한바퀴만 딱 둘러보고 바삐 숙소로 돌아왔다.



지금 멕시코 이슬라 무헤레스라는 섬인데,


아침부터 다들 신문보고 뉴스보고 그러길래 알아봤더니,


멕시코 어디 마을에서 총기난사 사건으로 17명이 돌아가셨단다...


무서운 동네다.


어여 안전한 쿠바로 도망가야겠다.

Posted by v멍군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