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제 밤에 한국분들과 처음 만나서 얘기를 하다가,


오타발로 민예품 시장에 같이 가기로 했다.


사실 뭐 정해진 일정도 별로 없는데다 한번쯤 가보고 싶었기에 흔쾌히 허락했다.





총 5명이서 가려고 했으나, 한분은 일정이 바뀌어서 먼저 콜롬비아로 올라가셨고,


나머지 4명이서 버스를 타고 오타발로로 향했다.


나랑 진희가 탄 택시가 늦는 바람에 하마터면 버스를 놓칠뻔 했지만... 다행히 세이프.





오타발로는 끼또에서 3시간 거리에 있는 조그만 도시인데,


매주 토요일마다 큰 민예품 시장이 열린다.


에콰도르 특성상 Made in Chaina를 떼와서 팔기보다는 직접 집에서 만든 물건들을 가지고 나와서 판다.


반정도는 직접 만든거 같았고... 반정도는 어디서 떼다 파는거 같더라.





배낭에 여유만 있었어도 하나쯤 사고 싶은 겉옷.


완전 따뜻해 보인다. 게다가 가격도 저렴하다.


세계일주 계획 잡을때 계절을 고려하지 않는 바람에... 우리가 가는 곳은 언제나 겨울이다..


남미도 겨울, 유럽도 겨울.. 아프리카도 춥겠지... 인도만 따뜻하겠네.





도시 전체가 시장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많은 가게들이 들어서 있다.


좀 보다보면 그게 그 가게 같고, 그 물건이 그 물건 같지만..


자세히 보면 약간씩 물건도 다르고 가격도 다르니 잘 알아보고 살 수 있도록...





나름 섹터별로 나뉘어져 있는데.. 이 쪽은 먹거리 장터였다.


장터 음식을 한번 먹어보려 했으나..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비가 많이 오는 바람에 쥐쥐.


요즘 남미 날씨는 너무 변덕스럽다. 아침에 비 오다가 낮에 해 쨍쨍하고 다시 비 오고를 반복중.


덕분에 가뜩이나 야외 활동시간이 적은 우리는 점점 방에만 있게 됐다.





가장 탐났던 라마 인형.


진짜 라마털로 만든 인형인데... 하나쯤 사고 싶더라... 


에콰도르는 인심이 야박하지 않아서 물건을 사지 않고 사진만 찍어도 별다른 제지가 없다.





길거리 지나가다가 먹은 음식.


닭똥집이랑 옥수수랑 섞어서 마요네즈에 버무려 주는 음식이다.


냄새도 좋고 많이들 사먹길래 하나 주워먹었다.





결과는 완전 맛있음...


저 마늘만한 게 옥수수다.. 뭔가 우리나라랑 종이 다른 옥수수 같다. 유전자 변이 옥수수인가...


닭똥집도 싱싱해서 아삭아삭하다.


이게 단돈 1달러. 대충 1200원정도한다.





배가 고파서 시장 안쪽으로 더 들어가다보니 이런 식당밀집지역이 나타났다.


정육점, 채소파는곳, 과일파는곳, 밥 먹는 곳이 한데 어우러져 있는 이 곳은 많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물론 사람들도 가득 차 있어서...


자리 잡느라 고생 좀 했다. 


게다가 이런 시장의 특성상 외국인을 잘 잡지 않는다...


해외여행의 묘미는 삐끼와의 신경전인데... 이럴때는 그냥 숙이고 들어가서 제발 돈 드릴테니 밥 좀 주세요. 하는게 정답.





처음 접해보는 음식은 뒤에서 어떻게 시켜먹고 뭐가 나오는지 잘 보고나서


그 다음에 먹어야 실패할 확률이 적다.


무턱대고 도전했다간 돈도 날리고 입맛도 날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에이스 할머니.


저렇게 온갖 잡동사니를 넣고 볶은 다음에 접시에 담아주는데.. 이것도 단돈 1달러. 1200원.


말은 안 통하지만 대충 아는 단어 모르는 단어 섞어서 얘기하면 알아들으신다.





안에 들어있는 내용물은.


계란 + 이상한 면발 + 밥 + 토마토 + 콩 + 선지 + 오래되서 굳은 밥 등등이다.


본인은 선지 완전 좋아하는 편인데, 이 선지는 약간 냄새가 역해서 처음에 먹는데 힘들었다.


근데 먹다보니 먹을만 하더라. 우선 가격이 싸니 먹을만 한거다.





시골장터스럽게 저렇게 애벌래도 갖다가 판다.


맛있냐고 물어보니 맛있단다.


신기한 음식 먹어보는걸 선호하지만 저거 먹을 용기는 차마 없었다.





한바퀴 다 둘러보고 본격적으로 쇼핑에 들어갔다.


저번에 과야사민 미술관 갔을때, 너무 비싸서 못 샀던 티셔츠를 여기서 팔고 있었다.


같이 간 4명이 각자 한장씩 샀다. 가격은 6달러였나... 티셔츠 질이 괜찮아 보였는데 단돈 7천원정도...


콜롬비아에서 괜히 티셔츠 사왔다. 여기서 다 몰아살껄..ㅠ


브라질부터 거꾸로 여행하신 분이 말씀하시기를, 밑에 나라들 물건은 품질이 형편 없으니 여기서 다 사가라고 했다.





그래서 우리는 다 샀다.


우선 내 모칠라(옆으로 매는 가방.), 조그만 가죽 가방, 그리고 전통 파우치.


원래 들고 다니던 내 가방은 카메라랑 이것저것 넣기에 너무 작아서 모칠라를 하나 샀고,


진희가 돈 넣고 빼기 힘들다 그래서 가죽 가방 하나 샀고,


카메라 렌즈 넣던 파우치가 찢어져서 전통 파우치를 하나 샀는데,


이런 이유보다 더 정확한 이유는. 그냥 싸고 이뻐서 샀다.



나중에 사진 올리겠지만, 정말 어마어마하게 싸다.


난 에콰도르가 좋다.





잘 어울린다는 평이 지배적이라서 하나 살까 했지만..


아줌마가 너무 공격적으로 물건을 팔길래 포기한 모자.


저 모자는 뒤집으면 새로운 무늬가 나타나는데.. 그래서 8달러란다.


한쪽면만 있는건 4달러...


그런게 어딨냐고.. 한쪽이 4달러면 두개만 대충 6달러정도 해야되는거 아니냐며 어필했더니..


결국 4달러까지 가격을 내려줬다.


하지만 별로 쓸일은 없을거 같아서 안 샀다. 우린 좀 진상인듯.





그렇게 오타발로 투어를 끝마치고 숙소에 와서 맡겨둔 가방을 찾고 터미널로 향했다.


새로 지은 터미널이라서 그런지 꽤 깨끗하고 안전해 보였다.


드디어 헬 오브 헬 끼또를 떠난다.


물론 밑에 지방에 페루의 리마라든지... 아르헨티나의 부에노스아이레스라든지... 브라질의 리오데자네이루 같이...


이름만 들어도 등에 칼이 꽂힐꺼 같은 도시들이 좀 남긴 했지만...


그래도 우리는 헬씨티 중에 하나를 무사히 통과했다.





꾸엔까 가는 버스는 많았고, 가격은 모두 8달러.


원래 10달러인데 마지막이라고 싸게 해준다길래 덮썩 물었다.


야간버스는 낮버스보다 위험하지만...(교통사고 or 버스강도)


숙박비도 아끼고 시간을 아끼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인거 같다...


도시 이동하는데 최하 10시간씩 걸리는데 낮버스 타면 하루가 날아가 버린다...




이제 내일이면 페루로 간다.


콜롬비아는 친구 만나러 간거니까 빼고, 남미라고는 에콰도르가 처음인데...


남미에 왜 여행 오는지 아직 잘 모르겠다.


자연환경이 빼어나게 이쁜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문화가 완전 신기한 것도 아니고...


흠... 라틴피플들이 좀 친근하고 한국인과 잘 맞아서 많이들 오는건가 싶기도 하다...


좀 더 지내다 보면 남미에 왜 여행 오는지 알수 있겠지.

Posted by v멍군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