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주_12_13/43-India2015. 3. 22. 20:34

하루의 아침이 다시 또 밝았다.


여행을 떠나와서 386번째 맞이하는 아침이다.


이쯤되면 더이상 여행이라고 부르기보다는, 그냥 아침이라고 부르는게 더 맞는 말일듯 싶다.



아침에 일어났다.


하지만 난 출근을 안해도 된다.


더이상 새벽 5시에 일어나서 씻고, 5시반에 집을 떠나서 6시에 통근버스를 타고,


7시반에 가산디지털단지 LG전자 MC본부 R&D센터 앞에 내려야 될 필요는 없다.


매일매일 새벽 5시에 일어날 필요는 없다는 말이다.



배낭여행이다.


하루의 일정따위는 없다.


그냥 눈 떠질때 일어나서, 눈 감길때 자면 된다.


평온하다.


하지만 이게 정말 내가 원하는 여행이었나? 내가 원하는 삶인가?





여행을 오래 하다보면 항상 느끼는 점이 있다.


이게 여행인가? 아니면 삶인가?


처음 여행할때는 여행 떠난지 2달쯤 되서 느꼈었고,


이번 여행에서는 3달쯤 됐을때 느꼈었다.



장기 여행.


말로야 달콤하지.


마치 히피처럼, 세상에 얽매이지 않고, 그냥 자유롭게 하고 싶은대로 하고 사는 삶.


그러한 여행.


하지만 과연 실상도 그러할까?


다른 사람들은 모르겠지만, 적어도 나는 그러지 않았다.


는 어떻게든 대한민국의 주류사회 안으로 다시 들어가고 싶었다.


모두가 부러워하는 S대기업 대신 L대기업을 택해서 간 능력있는 사람으로.


그렇게 돌아가고 싶었다.







여행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보통 얘기하는 여행과는 많은 차이가 생긴다.


유명한 유적지나, 사진이 잘 나오는 그런 멋스러운 곳을 가기보다는,


자기 스스로에 대한 성찰이 시간이 많아진다.



갑자기 성인이 되어서 자아성찰을 하는 것은 아니다.


여행이 길어지면, 갑자기 그러한 타이밍이 온다.


아. 내가 왜 사는거지? 내가 이 여행을 하면서 느끼는 점이 뭐지?


이러한 것을 진지하게 생각해보는 그런 시간이 온다.



이떄가 그런 타이밍이었던거 같다.


내가 이 여행을 하는 이유가 뭐지? 내가 왜 여기에 있는거지?


한국에 돌아가면 뭘 해먹고 살꺼지? 이게 과연 내가 원하던 삶의 방향인가?


등등등....


누군가는 보면서도 '뭔 개소리야...' 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고,


'아... 이 사람도 나랑 똑같은 생각을 했었었구나...' 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



하루종일 별거 안하고 보낸 하루였다.


그냥 리쉬께쉬의 하늘만을 바라보며 지낸 하루였다.


내 삶의 방향이 어디로 향하는가... 이걸 진지하게 생각해본 하루였던거 같다.


Posted by v멍군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