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주_12_13/43-India2014. 8. 14. 14:40

2007년 10월쯤이었나...

 

그때는 정식연인이 아닌 지금의 와이프와... 지금은 애 셋의 엄마로 재탄생된 장옥빈 여사.

 

이렇게 3명이서 바라나시에 온적이 있었다.

 

우리는 그때, 어마무시한 더위와 너무나도 더러운 바라나시에 학을 떼고는,

 

하룻밤만 자고는 다시 델리로 돌아가버렸다.

 

 

그 당시에는 바라나시에 더이상 머물렀다가는 내 정신이 못 버틸거 같아서 내린 결정이라서 별 후회가 없었지만,

 

유일하게 아쉬웠던 것중에 하나가 바로 보트를 타고 갠지스강을 못본것이었다.

 

 

 

 

고래서. 고래서 이번에는 보트를 타고 갠지스강을 둘러보기로 했다.

 

쏘나이스홈에 머물면 주인장이 갠지스강 보트투어를 서비스로 해준다.

 

근데 주인장이 직접 해주는건 아니고, 그 밑에 직원이 해주는거니까 소정의 팁은 센스로 주자.

 

사진은 일몰시간에 맞춰 보트타러 가는 길이다.

 

쓰레기장 아님. 그냥 평범한 바라나시의 길임.

 

 

 

 

이미 해는 떠오를대로 떠올랐지만,

 

그건 별로 중요하지 않았다.

 

우리에게 중요한것은 보트를 타고 갠지스강 위에 떠있어 봤느냐 아니냐였다.

 

바라나시의 일출, 일몰은 언제 봐도 경이롭다.

 

 

사실 별다른 풍경은 없는데, 도시 자체에 깃들어져 있는 묘한 분위기때문에 더 경이롭게 느껴지는거 같다.

 

다 기분탓이지 뭐.

 

 

 

 

아침부터 수양을 하고 계신 분들이 꽤 많았다.

 

바라나시는 힌두교에서 최고 성지로 꼽히는 곳인데다, 갠지스강이 가로지르고 있는 곳이라,

 

온갖 도 닦는 분들이 많이 계신다.

 

 

오른쪽에 분홍색 하의만 입고 우산 아래 계신분도 도 닦는 분이심.

 

우리나라로 치면 무당? 스님? 목사? 이런 부류이신데, 시시각각 주변 사람들이 와서 저 사람들한테 공양을 하고 뭔가 얘기를 나누곤 한다.

 

탁발 비슷한거 아닐까 싶다.

 

 

 

 

졸려.

 

바라나시에서는 이정도 머리스타일 정도는 지켜줘야지 어디가서도 꿇리지 않는다.

 

이정도쯤으로 하고 다니면, 인도 사람들이 보기에도 거렁뱅이 수준이라,

 

삐끼도 잘 안 달라붙고, 사기도 덜 당하는거 같다.

 


 

 

갠지스강의 모습.

 

사진으로 보면 잘 못 느끼는데 실제로 보면 엄청 더럽다.

 

예전에 여행하다 만난 누나의 말에 따르면,

 

멋 모르고 양발 발목까지만 담궜다가, 몇일 후에 껍질이 다 벗겨지는 바람에 고생을 좀 했다고 한다.

 

그 누나도 2007년에는 특이한 정신세계를 가진 재미있는 누나였는데,

 

지금은 프랑스인인가... 여하튼 외국인과 결혼하셔서 잘 살고 계신다.

 

생각해보니 인도에서 만난 인연들이 참 많구나.

 

 

 

 

바라나시라고 검색하면 제일 많이 나오는 사진이 이 사진 아닐까 싶다.

 

보통 보트투어는 화장터 근처에서 출발해서 메인가트까지 갔다 오는거라,

 

이 근처에서 찍은 사진이 제일 많은거 같다.

 

(물론 투어해주는 곳에 따라 출발지와 도착지가 다르긴 함.)

 

 

 

 

바라나시는 지금 생각해봐도 참 특이한 도시인거 같다.

 

전 세계 어디를 가든지간에 이런 특이한 도시는 못 봤다.

 

뭔가 엉망인듯 싶으면서도 그 안에 질서가 존재하고,

 

이게 왠 개판이야 싶다가도 구석구석 보면 뭔가 체계적이고....

 

참 희한한 도시야.

 

그래서 더 매력적인거 같다. 바라나시에 특히 장기거주하는 여행자가 많은 이유도 다 그 매력때문인거 같다.

 

 

 

 

저 멀리 연기가 보이는건 화장하는 중이라 그런거다.

 

바라나시에는 화장터가 총 2군데 있다. (둘다 가트임.)

 

하나는 진짜 장작을 떼서 화장을 하는거고, 하나는 우리나라처럼 기계식으로 하는건데...

 

 

보통 돈 없는 사람들은 기계식으로 하고, 돈 많은 사람들은 장작을 떼서 한다고 한다.

 

원래 장작 떼서 하는것밖에 없었는데, 인도 정부에서 물 더러워지니까 기계식 사용을 권장하는 바람에,

 

기계식 화장터가 생겨나긴 했다.

 

(주인은 둘다 동일한 사람임. 내리다보면 화장터 주인장 집 나옴.)

 

근데 갠지스강에서 화장을 한다는건 종교적인 의미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인데, 사람들이 기계식 화장 하려고 하겠어?

 

전부 장작으로 태우는 화장을 선호한단다.

 

 

참고로 화장터에서 시신을 태우는건 직접 보는건 전혀 문제가 없지만,

 

사진을 찍는건 엄격하게 금지되어 있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유가족들한테 못할짓을 하는거겠지?

 

너무너무 궁금하다면 검색해보길 바람. 몇몇 개념없는 여행자들이 자랑스럽게 찍어올린 사진들이 있긴 있다.

 

 

뭐 워낙 특이한 풍습이라, 진짜인지 도시괴담 수준인지 모를 애기들이 많은데...

 

예를 들면, 장작이 엄청 비싼 관계로.... 돈 많은 집이야 많은 장작을 써서 깔끔하게 화장하고 재를 뿌리지만...

 

돈 없는 집은 장작을 별로 못 사서.... 태우다 태우다 더이상 안탄 시신은 그냥 강에 흘려보낸다는 말도 있다.

 

그리고 화장할때 온갖 장신구들을 그대로 놔둔채 화장하는데...

 

결국 금반지나 금귀걸이같은 것들은 화장하는 사람들이 챙겨간단다. (우리나라 노잣돈 비슷한 개념인듯...)

 

또한 화장할때 쓰이는 불은, 라이터나 성냥불로 붙이는게 아니고...

 

성스러운 불씨를 가져다가 붙인다... 이 불은 5000년동안 한번도 꺼진적이 없다고 한다. 사람들이 돌아가면서 지키는듯..

 

장작값은 나름 정찰제인데, 불씨값은 사람들에 따라 값이 천차만별이라고 한다. 가난한 사람에게는 싸게 팔고, 부자에게는 비싸게 판단다.

 

 

여하튼 바라나시 화장터 근처를 걸어다니다보면,

 

하루에도 몇번이나... 큰 종소리가 들리면서 내 바로 옆으로 시신을 운반해가는 행렬을 만날수 있다.

 

섬뜻하면서도 흔치 않은 경험이다. 그리고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경험이기도 하다.

 

 

 

 

메인가트 쪽의 모습이다.

 

앞에 보이는 큰배는... 패키지 같은걸로 온 10명 이상의 사람들이 타고 다니는 배고,

 

우리는 그냥 조각배 같은거 타고 다녔음.

 

 

아까부터 저 가운데 핑크색 원통모양이 자꾸 눈에 거슬리는 분들이 계실까봐 말씀드리는건데,

 

내가 알기로 저거는 물탱크라고 알고 있다..;;;

 

 

 

 

우리가 타고 다닌 배와, 뱃사공 아저씨.

 

이것저것 설명을 많이 해주고 좋았다.

 


 

 

아침부터 갠지스강에 몸을 담그면서 하루를 시작하는 사람들.

 

실제로 바라나시에는 우리나라로 치면 호스피스같은 곳들이 많다.

 

죽음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모여있는 곳인데, 특히 화장터 근처에 가면 엄청나게 많은 호스피스들을 볼수 있다.

 

 

그 근처를 걸어다니다보면 정말 돌아가신건가? 할 정도로 힘이 없고 모든걸 체념한듯이 누워있거나 앉아있는 수많은 사람들을 볼수 있는데,

 

그런 분들이 바로 죽음을 기다리시는 분들이라고 한다.

 

 

 

 

이 집이 바로 화장터 주인장네 집이다.

 

양옆에 커다란 호랑이 석상 두개가 눈에 띈다.

 

예전부터 화장터의 주인장이었고, 지금은 바라나시에서 거의 최고 부자측에 꼽히는 사람이란다.

 

 

화장터에서 화장을 하는 사람들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불가촉천민이다.

 

예전에는 엄청 못살았는지 모르겠지만, 지금은 바라나시에서 상류층을 이루고 있다고 한다.

 

실제로 바라나시에는 머리를 빡빡 밀고, 뒤꽁무늬만 남겨놓은 브라만 게급들을 흔히 볼수 있다.

 

이 사람들은 예전으로 치면 최상류층 계급이었는데.... 어찌된 영문인지 도태되어 지금은 탁발을 하고 다니는 사람들이 많다.

 

 

뭔가... 자본주의 사회로 바뀌면서 계급이 역전된거 같기도 하고...

 

이래저래 재미있는 모습이다.

 


 

 

참고로 아무리 독실한 힌두교도라고 하더라도, 화장을 못하는 경우가 몇가지 있는데,

 

아기, 임산부, 사두(수도자들... 보통 가족과 연을 끊었기 때문임..), 뱀에 물려 죽은 사람, 동물...

 

이런 경우는 화장을 안하고, 시신에 돌을 매달라 수장시킨다고 한다.

 

그래서 가끔 배에 꽃을 엄청 쌓아놓고 가는 경우가 보이는데,

 

보통 그 안에는 위의 경우에 해당하는 시신이 있다고 보면 된다.

 

 

 

 

바라나시 가트의 모습.

 

아침부터 붐비고, 밤까지 붐비고... 24시간 내내 붐빈다.

 

 

 

 

흠... 나도 원래 예전에 갠지스강에 오면,

 

미친듯하고 온몸을 적시고 가야지. 라고 생각했었는데,

 

물을 딱 보는순간, 도저히 못 하겠더라.

 

 

이번에는 아예 그런 마음조차 먹질 않았음.

 

배 타면서도 물이 튈까봐 조마조마했다.

 

 

 

 

대략 30분정도 배를 타고 한바퀴 돌면서 이런저런 설명도 듣고,

 

구경도 하고 하면서 뱃놀이를 끝냈다.

 

약간의 팁을 주면서 이걸로 보트투어는 마무리.

 

 

만약 바라나시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듣고 싶다면,

 

선재네 보트?...나 철수네 최고보트? 뭐 이런걸 타는게 좋을듯 싶다.

 

참고로 철수네 최고보트에서 철수라는 이름은 한비야씨가 붙여준 이름이라고 한다.

 


 

 

숙소로 돌아오는 길.

 

진짜 바라나시를 한눈에 딱 보여주는 최고의 사진이 아닐까 싶다.

 

개판이네 진짜. 정말 이렇다.

 


 

 

오전에 보트투어를 끝마친 우리는,

 

더위를 피해서 바라나시에서 가장 큰 쇼핑몰로 갔다.

 

그래요. 우리는 나약해졌어요.

 

시간이 가면 갈수록 덥고 더럽고 그런것들을 견디는 시간이 짧아지고 있다.

 

 

 

 

여기는 커피데이.

 

인도에서는 스타벅스 저리가라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는 고급 커피전문점이다.

 

나름 싼 가격에 맛있는 커피를 마실수 있다.

 

여기 오는 사람들은 대부분 외국인 or 돈많은 인도인들이다.

 

매장도 시원하고, 시원한 아이스커피를 마실수 있음. 와이파이도 됨.

 


 

 

그리고 바로 간곳은 맥도날드.

 

그래요. 우린 초심을 잃었어요.

 

바로 앞 햄버거를 보면 빨간색 네모 안에 동그라미가 그려진게 보이는데,

 

이건 육식이라는 표시다.

 

 

참고로 인도에 있는 맥도날드에는 빅맥이 없다.

 

왜? 그건 소고기니까.

 

대신 빅치킨과 빅베지가 있다. 우리나라로 치면 치킨버거와 야채버거임. 야채버거는 콩고기 같은걸 패티로 쓴다.

 

나름 맛남.

 


 

 

이제 숙소로 돌아와서 빨래를 걷으러 옥상으로 올라갔다.

 

근데 이게 왠일.

 

빨래줄에 걸어놓은 빨래들이 전부 바닥에서 뒹굴고 있는게 아닌가...

 

주변을 돌아보니, 망할 원숭이떼가 보인다.

 

 

 

 

빨래집게를 잘 보면 위쪽에 원숭이 이빨자국이 보인다.

 

바라나시에는 원숭이들이 워낙 많아서, 빨래를 걸어놓을때 조심해야된다.

 

빨래집게 따위는 우습게 떼버리고 옷을 훔쳐가는 놈들임.

 

고가의 옷이나 꼭 필요한 옷은 왠만해선 숙소 내에 널고 다니는게 좋을듯 싶다.

 

 

인도 원숭이 겁나 사나움.

 

그리고 뭔 병이 걸렸을지 모르는 놈들이니까 괜히 귀엽다고 과일 주거나 하면서 놀려고 하지 말자.

 

재수없으면 뭔 병이 옮을지 모른다.


 

Posted by v멍군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