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전날밤에 찍은 사진 한장부터 올리고 시작하자.





여행계획을 세웠던지 놀았던지 둘중 하나를 하고 있던 우리는 2시경쯤 시끄러운 소리를 들었다.


뭔 일이지 하고 밖을 쳐다봤더니 저렇게 경찰차가 와있고,


무서워서 사진은 못 찍었지만 열댓명의 사람들이 우루루 경찰 반대편으로 가고 있었다.


이건 뭐 도로에 사람도 없고, 가끔 보이는 사람이라고는


인생 막장테크를 타고 있을 법한 술취한 이스라엘 or 호주계열의 배낭여행자


아니면 저렇게 동네 양아치들밖에 없다.


이건 뭐 무서워서 창문도 못 열고 자겠네.





원래 목요일 저녁에 꾸엔까로 향하려던 우리는 계획을 바꿨다.


쿠바에서 처음 만나 여행 중 간간히 만나는 민수씨와 또 다른 한국여행자 두명을 만나서


얘기를 하던중에 토요일에 오타발로에 가자는 약속을 해버린 거였다.


오타발로는 끼또에서 3시간 거리에 있는 도시인데.. 매주 토요일마다 큰 장이 열린다.


일요일에 도착한 우리는 토요일까지 기다리기 뭐해서 안가기로 하고는 목요일에 꾸엔까라는 도시로 가버릴라고 했는데...


워낙 재미있다는 얘기가 많아서 토요일까지 기다리기로 했다.


그래서 중간에 하루 남아버린 금요일에는... 첫날 갔다가 문을 닫아서 실패한 텔레페리코에 다시 도전했다.





분명히 저번과 똑같은 버스를 타고 똑같은 길로 갔는데, 도착하고나니 이상한 동네..ㅡ_ㅡ


기사 아저씨와 안내양의 도움을 받아 다시 버스를 갈아타고 텔레페리코에 도착했다.


오늘은 운행하는거 같았다.





표를 끊는데 바로 앞에 단체 외국인 관광객이 대기중이었다.


오래 기다릴거 같아서 하나 사먹은 초코바.


300원정도하는 과자였는데 나름 먹을만 했다.


사실 천원짜리 먹고 싶었지만... 돈이 없어서 제일 싼거 먹었다... 초코바 뭐 별거 있나.. 달면 되지...





진희 앞에 어린이를 안고 있는 사람은 배우인지 뭔진 모르겠지만,


일하는 직원들이 가서 싸인도 받고 같이 사진도 찍고 그러더라...


내가 봤을땐 리카르도 찌그러뜨려놓은것처럼 생겼던데...





텔레페리코를 타고 올라가는 도중에 찍은 끼또 전경.


세계에서 가장 긴 케이블카라고 들은거 같은데... 직접 타본 결과 그건 아닌거 같고..


구글링을 해봐도 세계에서 가장 긴건 중국 천문산인가 어디에 있는 거란다...


역시 대륙은 위대하다. 


짱꿔의 진상을 버틸수 있는 내공이 쌓이면 중국여행도 한번 해봐야겠다.





정상에서 찍은 사진. 해발 4100미터다.


2000미터급에서 바로 4100미터로 올라갔는데도 고산증 증세는 별로 없었다.


대신 좀 추웠다.. 반바지 입은 사람은 우리밖에 없더라...





사실 4160미터의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 트래킹 했을때는 고개만 숙여도 머리가 띵하고,


왠지 숨쉬기도 힘든거 같고 엄청나게 고생하는 거 같고 그랬는데...


4100미터 케이블카 타고 가니까 그냥 동네 뒷산 올라간 기분이었다...


망할... 진희한테 안나푸르나 갔다왔다고 온갖 유세를 다 떨었는데... 이제 입 다물고 있어야지.





구름이 발 아래에 펼쳐져 있었다.


날씨가 안 좋아서 걱정했는데, 날씨가 좀 안 좋은게 더 멋진 경치를 보여주는 거 같다.


꼬맹이들도 막 올라와서 뛰어다니고 술래잡기 하고 그러더라...


나는 안나푸르나에서 왜 혼자 힘들다고 징징댔는가...





게다가 여기서 3시간정도 더 걸어서 진짜 산 꼭대기까지 트래킹을 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우리도 버스만 제대로 타고 도착했으면 반정도는 걸어가볼까 했는데...


버스를 잘못 타는 바람에 너무 늦게 도착해서 그냥 트래킹은 포기.





역시 남미답게 여기에도 성당을 세워놨다.


대단한 사람들이다. 아무리 작은 동네라도 사람만 있으면 무조건 성당이 하나씩은 있다.





경사진 곳 100미터정도쯤 올라가다가 죽을라고 하는 모습.


난 왜케 혼자만 숨차고 혼자만 힘드냐...





경사를 다 올라온 모습인데..... 보면 알겠지만...


뒤에 백발의 할아버님도 그냥 걸어다니신다...


경사 올라오자마자 헥헥 대면서 뒤에 있는 진희에게... "완전 힘들다.. 죽을꺼 같어.." 라고 하고 뒤를 돌아봤는데..


저 백발의 할아버지와 부인분께서 나를 한심하다는듯이 쳐다보고 있었다...


아... 이 몸은 대한민국 육군 예비역 병장인데... 왜...


분명 저 분은 참전용사셨겠지... 그럴거야...





끼또뿐만 아니라 산 너머의 다른 도시들까지 다 볼수 있었다.


구름이 하나도 없을때 올라왔다면 정말 멀리까지 볼 수 있었을꺼 같은데....


좀 아쉽긴 하지만 나름 구름 있는것도 운치 있고 좋았다.





유일한 커플사진.


옆에 계시던 어떤 아저씨가 찍어주셨다...


커플신발에 커플바람막이까지 하고... 나름 신혼여행 분위기가 난다.





남미는 어딜가나 저렇게 껴안고 쪽쪽거리는 커플들 때문에 곤혹스럽다.


얼마 전 우리나라에서 버스에서 애정행각을 하는 커플이 신문기사로 올라왔는데...


그 중 베스트리플이 "부끄러움을 모르면 짐승과 다를바 없는데.. 저것들은 짐승이구만..." 이라는 리플이었다.


그정도가 짐승이면 남미는 동물원이다. 안녕하세요. 동물의 왕국에 와 있는 사람입니다.





원래 6명씩 타는건데.. 사람도 별로 없고.. 앞뒤로 단체라서 운 좋게 둘이만 탔다.


에콰도르인이랑 같이 탔으면 분명 경치는 안보고 우리만 쳐다봤을게 분명한데.. 다행이다.





마지막으로 끼또 뉴타운쪽 모습이다.




이 날 민수씨랑 다른 한국인 두분을 만나서 밤에 같이 요리도 해먹고 놀았다.


역시 벨몬트는 한국인에게 인기가 많은 숙소인거 같다.. 


비록 설익은 밥에 다 눌러붙어서 형체를 알수 없는 감자전이었지만...


오랜만에 한국사람들이랑 놀고 앞으로 갈 곳에 대한 얘기를 들으며 좋은 시간을 보냈다.



이날 만난 한국인 두분중 한분은 남미여행을 2달하는 동안 강도를 5번 만났다고 하셨다.


택시강도, 액체 뿌리는 사람부터 DSLR과 렌즈2개를 훔쳐간 소매치기까지...


무섭다. 9월 10일까지 남미에 있어야 되는데... 뭐 이리 오래 남았냐...


유럽행 비행기표와 리스차까지 예약 다 해놨는데... 리스차는 한번 타봐야 하는데... 엉엉...

Posted by v멍군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