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박정현씨가 불렀던 노래 가사중에 그런 가사가 있었다.


사랑이란건?.. 여하튼 뭐는 여행과 같아서, 시간이 지나고 나면 아름답게 느껴진다고.


가슴에 와닿는 가사였다.


여행이라는건 할때도 낭만적이고 끝나고도 낭만적이면 더할나위 없이 좋겠지만,


우리가 주로 했던 배낭여행은 여행할때는 그닥 즐거울수가 없었다.


하루종일 몸만한 배낭을 짊어지고, 이곳저곳 숙소를 찾아 거리를 돌아다니고,


숙소에 가서도 덤탱이를 안 쓰려고 무던히도 애를 쓰고,


짐을 풀고나면 또 다시 도미토리의 다른 사람들과의 어색한 시간을 보내고,


마음에 드는 사람, 안 드는 사람 모두 섞여있는 숙소에서 궁시렁궁시렁 거리다가...


관광지라도 갈라치면 수많은 삐끼들을 물리치고,


중간에 택시, 버스, 지하철 가리지 않고 모든 덤탱이를 써가면서...


겨우겨우 인증샷 하나 찍고 나서 밥 한번 먹으려고 하면 또 다시 전쟁이다.


무슨 밥을 먹을지 신나게 고민하고, 6/45 로또에 버금가는 찍기 신공을 발휘해서 아무거나 찍어서 주문하면,


10%의 확률로 맛있는게 나오고, 10%의 확률로 맛없는게 나오고, 80%의 확률로 이게 도대체 뭔맛인지 모를 음식이 나오고,


99%의 확률로 여행자 특별 가격 덤탱이를 쓰게 된다.



지금 다시 돌이켜보니 도대체 뭐가 그리 좋다고 싸돌아다녔는지 모르겠다.


여하튼 배낭여행이라는건 생각보다 빡쎔.



그래도 이 모든 고난과 역경들을 이기고 나면,


남는건 사진과 즐거웠던 추억들.


그리고 미화되었던 기억들 뿐이다.



하지만 이런 미화된 기억도 이기지 못하는 나라가 있으니,


그게 바로 요르단이었다.


풔킹 요르단.


풕.


풕.


망할. 지금 다시 쓸라고 마음 먹었는데도 짜증나서 끝까지 쓸수 있을지 모르겠네.





스쿠버다이빙의 도시 다합에서의 마지막 날이다.


그리고 우리의 마지막 여행지. 요르단으로 향하는 날이다.


(이때까지만 해도, 인도-네팔은 거의 뭐 휴양도시라고 인식하고 있었다.


나름 인도여행 경험이 있는 우리들이라서, 만만하게 보고 있었다. 그 착각이 깨지는데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여하튼 요르단은 약간 미지의 나라였다.


나름 세계적인 관광명소인 고대도시 페트라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에는 많이 알려지지 않아 정보가 별로 없었다.


간다 하더라도 대부분이 패키지로 다녀오신 분들이라, 우리에 맞는 정보를 찾기가 애매했다.



그래도.


나름 세계일주 한다고 까불고 다니는데, 정보의 유무따위는 중요하지 않았다.


사람이 갈수 있는 곳이라면, 우리도 갈수 있는 곳이다.


그냥 대충대충 택시타고 버스타고 가면 된다.


여행을 하면서 가장 중요한건 도전정신, 역사지식, 체력 따위가 아니다.


그냥 돈만 있으면 됨.


돈만 있으면 이집트에서 서울까지도 택시타고 갈수 있다.





이집트 다합에서 요르단으로 가는 길은 꽤 멀고 복잡하다.


망할 전국구 깡패 이스라엘이 중간에 버티고 있는 관계로 그렇다.


이집트랑 요르단 가운데에는... 아주 짧게 이스라엘을 지나쳐야 하는 구간이 있다.



이건 약간... 어디드라.


헝가리에서 크로아티아로 넘어갈때였나....


그때도 세르비아 라는 나라를 잠시 거쳐간 적이 있었는데, 그때는 그냥 무사통과였다.


국경검문소가 있긴 했지만, 어차피 여길 지나서 크로아티아로 가고 있다고만 말하면 바로 패스였다.



허나 망할.


내가 세상에서 가장 싫어하는 나라인 이스라엘에 그딴 유두리따위가 있을리는 없었다.


지네땅은 20분도 안 밟겠다는데도, 일반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엄청난 검문을 받아야 한다.



게다가 이스라엘이 어떤 나라인가.


미국을 빼면 전세계에 적밖에 없는 왕따 나라다.


게다가 여기는 어디?


이스라엘을 못 잡아먹어서 안달인 중동이다.


이스라엘은 사방이 전부 적국이다.


그래서 그런지 검문이 엄청나게 빡세다.


실제로 폭탄테러도 많이 일어나고, 이래저래 많은 사건사고들이 터지는 곳이라,


이스라엘의 검문은 정말 상상을 초월했다.





여기가 이집트-이스라엘 국경이다.


이스라엘은 나름 잘사는 곳이라, 공짜로 지나가게 해줄줄 알았는데,


그런거 없음.


잠깐 스쳐지나간다고 하더라도 있는돈 없는돈 다 내야된다.



망할 놈들.


난 이스라엘이 싫다.



왜 싫냐면, 배낭여행 해본 사람들이라면 조금 수긍을 할만한 이유인데,


어느 나라를 가든지간에, 중국인, 한국인, 이스라엘인 이 3나라 사람들은 무조건 있다.


개중에 가장 진상이 이스라엘 사람임.



어디선가 주워듣기론, 이스라엘은 남,녀 모두 3년인가 의무복무를 해야되는데,


이 의무복무가 끝나면 해외여행을 보내준다고 한다.


안가도 상관은 없는데, 자기가 간다고 하면 국가에서 지원을 해준다고 함.



그래서 군복무를 막 끝마친 혈기왕성한 놈들이 해외로 마구마구 뛰쳐나오는데,


이놈들이 돈은 없고, 체력은 넘치고, 몇년간 군대에서 억눌러왔던 것들을 분출하느라고,


어느 나라에 가든지간에 겁나 진상이다.


무진장 공격적이고 사납고 배려심 없고 개판이다.


(이건 우리나라 사람들도 비슷한듯... 보통 군 전역하자마자 배낭여행 나온 어린 남자친구들이 사고를 많이 일으킨다.)





이집트-이스라엘 국경이다.


정확히 내가 지나가고 있는 곳이 세관인지 검문소인지 출국심사소인지도 모른채,


그냥 가란대로 가고, 돈 내란대로 내면 된다.



이스라엘 얘기를 계속 해보자면,


가끔 중국인 사절, 한국인 사절이라고 적힌 음식점들을 볼 수 있는데,


이스라엘 사절이라는 음식점도 꽤 많다.


정말 싸구려 숙소를 가보면 거지같은 방에서 바닥에 거적대기 하나만 깔아놓고,


몇달씩 지내는 히피 이스라엘 애들을 볼수 있는데,


언제나 약에 쩔어있고, 헤롱헤롱 대고, 뭐 여하튼 보고 있으면 나까지 기분이 불쾌해짐.





입국심사하는데 줄이 엄청나게 길었다.


거의 뭐... 미국을 능가하는 짐 수색을 하고 있었다.


1시간은 넘게 기다리고 겨우겨우 짐 검사를 받았는데,


우리의 짐은 엑스레이만 찍었다하면 무조건 열외 당한다.



워낙 짐이 잡스러워서 뭔가 싶은 것들도 많이 들어있고,


음식물이라든가... 전자기기 등등... 액스레이 상으로 이상한 애들을 많이 갖고 다녀서 그런거 같다.


나도 2번인가 뺀찌 먹은다음에 겨우겨우 통과했음.





여기서 필수적인 여행정보가 하나 있다.


만약 당신이 간지나게 이스라엘 입국도장을 여권에 찍어버리면,


당신은 중동국가에 다시는 못 가게 된다.



쿠바랑 비슷하다.


쿠바도 입국도장이 있으면 미국입국을 못하는것처럼,


이스라엘도 만약 입국도장을 여권에 받아버리면, 이집트, 요르단, 사우디아라비아 등등의 주변 중동국가에 입국 자체가 거부당한다.



지네들도 그런 사정을 충분히 알고 있기 때문에,


입국심사 받을때,


'나는 니네 나라 도장 찍고 싶지 않다. 따로 임시출입증을 내놔라.' 라고 하면 위와 같이 종이 쪽지 하나를 줌.





입국심사가 끝난 곳에서 바로 요르단 국경으로 가는 택시를 타면 된다.


많은 사람들이 요르단 국경으로 가기 때문에,


대충 쉐어해서 타고 가면 된다.



20분도 안걸리는 거리인데... 대충 가다보면 이렇게 이스라엘 - 요르단 국경지대가 나타난다.


이상하리만큼 나이드신 패키지 관광객들이 많았다.



이스라엘도 지네들만의 언어 (히브리어) 를 쓰기 때문에,


표지판만 보고 돌아다니긴 쉽지 않고... 대충 영어가 통하긴 하는데, 조금만 외국인이랑 관련없는 곳으로 가면 영어가 안 먹힘.


게다가 이스라엘 새킈들의 동양인 개무시는 이미 유명하다.


괜히 상처 받지 말고, 마음 단단히 먹고 가는게 좋다.





저곳이 요르단 국경이다.


Bon Voyage 라고 써있는데.... 흠... 내가 알기론 불어로 즐거운 여행 되세요~ 뭐 이런 뜻이라고 알고 있다.


뭐. 1년정도 싸돌아다니면, 아무리 이상한 언어를 봐도 해석할수 있는 능력이 생긴다.



근데 문제는 지금은 다 까먹었음.


이젠 스페인어로 안녕하세요가 뭔지도 잘 기억이 안난다.


여행하면서 한국 가면 스페인어 배워야지~ 했던 다짐이 벌써 희미해졌나보다.


현실에 적응한다는 핑계로 점점 게을러지고만 있다.





이집트에서 가져온 보물.


몰토. (Malto)


그냥 슈퍼에서 파는 보름달빵 같은건데... 정말 맛있다.


약간 화학맛이 강하긴 한데, 나름 가격대비성능비가 엄청나게 좋다.



이집트에 갈일이 있으면 이걸 꼭 먹어보길 바란다.


강추하는 제품임.


우린 이집트에 있으면서 거의 매일 아침을 이걸로 해결했다.





요르단 입국심사를 거치고 나면,


이제부터 전쟁이다.


진짜 욕밖에 안나오는 상황들의 연속이다.



이제부터 하나씩 얘기해보자.


우선 입국도장을 받고, 밖으로 나갔다.


엥?... 뭐 버스도 없고 아무것도 없이, 택시들만 줄지어 서있다.


오케이.


우리의 첫 목적지인 와디럼 이라는 도시로 가는 택시비를 알아둔 상태라서,


쇼부를 치려고 했는데... 했는데...



이 망할 택시기사 놈들이 막무가내다.


국경지역의 표지판 (요르단 전역까지 가는 택시요금이 써져 있는데, 말도 안되게 비싼 가격으로 적혀 있다.) 을 가리키면서,


자기는 저것보다 싸게 가주니까 감사하게 타라는 식이다.



대안은 전혀 없다.


만약 택시를 안타면 그냥 땅바닥에서 노숙이다. 주변에 걸어갈수 있는 도시도 없다.


그냥 무조건 택시를 타야된다.



말도 안된다. 우리가 알아본 가격은 이가격이다. 이걸로 해달라.


라고 했으나, 택도 없다.


겁나 건방지게 그럼 타지 말란다.


그래서 국경사무소에 있는 직원과 경찰들에게, 택시비가 왜 이따위냐.


난 이 가격으로 알고 왔고, 얼마전에도 다들 이 가격으로 갔다고 한다. 나 좀 도와달라.


라고 했더니,


직원이 자리에서 일어선다.


오... 역시. 공무원 짱.



근데 이 망할 국경 공무원이 택시기사랑 몇마디 나누더니,


갑자기 우리에게 와서는 택시기사 편을 든다.


야. 니네는 뭐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뭐라 그래. 택시기사가 말한 가격이면 싼거야. 그냥 타.



슈팍!!!!


망할!!!!


망할 요르단. 망할 중동. 망할 턱수염. 망할 히잡. 다 쓸어버리고 싶었으나,


우리에겐 대안이 없다.


그냥 닥치고 가는수밖에 없었다.





1시간이 넘는 거리를 달려서 도착한 곳은 와디럼.


요르단에서는 전세계 유일한 붉은사막이라고 광고를 하고 있는 곳인데,


이미 나미비아의 레얄 붉은사막을 보고 온 우리에게는,


그저 그런 그냥 그런 모래사장일 뿐이었다.



근데 다 좋다 이거야.


이 와디럼의 가장 큰 문제는, 모든 숙소 및 관광상품이 전부 동네 주민들에 의해서 이루어진다는 곳이다.


예전부터 와디럼에 살고 있던 일족이,


이곳을 전부 관광지화 한 다음에, 모든 것을 자기들이 통제하고 있다.


정부의 입김 따위가 통하는 곳이 아님.


그냥 숙소가격부터 음식가격과 관광가격이 모두 자기들이 정해놓은 그 가격 그대로다.


경쟁따위도 없다.


그냥 관광객이 왔다. 그러면 작은아빠가 한탕 뛰고, 다음 사람 오면 큰조카가 한탕 뛰고, 그 다음 사람 오면 육촌형이 한탕 뛰고,


이 따위로 흘러간다.



그러니까 뭐.


말 안해도 이해가 가겠지. 개판이다. 동네가 개판이다.


게다가 사진에서도 보이지만, 저 더러운 삐끼놈들.



일가족 중에서 막내애들은 저렇게 입구로 나와서 삐끼짓을 한다.


이곳 삐끼는 약간 다른 점이 있다.


지네들끼리 손님을 뺏으려고 하는게 아니고... 택시기사가 딴짓을 못하게 감시하는 역할이다.


그니까 택시기사가 손님에게 뭐 지네들 말고 다른 대안을 제시하거나 (있는지는 모르겠으나...)


아니면 뭐 손님을 대신해서 지네들에게 컴플레인을 제기하거나 하면 


저기 있던 삐끼들이 전부 모여서 택시기사에게 겁나 뭐라 그런다.


망할 놈들.





와디럼의 풍경은 좋았다.


난 이 풍경을 정확히 표현할수 있는데,


예전에 아르헨티나에 있던 엘찰튼이라는 동네를 빨갛게 색칠해놓은 곳이다.


정말 99% 정확한 표현이다.





이게 우리의 숙소.


미친.


그니까 와디럼이라는 곳은 엄청나게 넓은 구역을 차를 타고 돌아다니면서 구경하는 그런 곳이다.


뭔가 마을버스가 있는것도 아니고, 택시가 있는 것도 아니다.



그냥 입구에서 쇼부를 쳐서, 무박1일, 1박2일, 2박3일 이렇게 일정을 정하고,


어디어디를 가고 싶은지, 뭘 먹고 싶은지, 어떤 서비스를 원하는지 다 쇼부를 치고 투어를 하는 곳이다.



근데,


국경에서부터 벌써 빡쳤던 우리는 그딴 쇼부를 칠 자신이 없었기에,


그냥 무작정 여행객숙소 라고 적혀 있는 곳을 왔더니,


이딴 방?.... 이딴 텐트밖에 없었다.


난 이때쯤 모든 정나미가 다 떨어졌다.


정말 모든 정이 떨어졌다.


그냥 다 때려치고 네팔로 튀고 싶은 생각뿐이었다.



게다가 보면 알겠지만, 이 와디럼은 암벽등반하는 이스라엘놈들이 엄청나게 많이 온다.


걔네들의 특징은 이런 텐트도 아닌, 그냥 맨바닥에서 노숙 비스무리한 비박을 하고,


위생개념이 없다.



내가 이때 갔던 화장실은, 내 인생을 통털어 가장 더럽고 혐오스러운 화장실이었다.


우선 화장실을 딱 들어가면 컴컴하다. 불이 없다.


게다가 세면대는 2개 모두 물이 꽉 찼는데... 물이 정말 썩어있다. 장난 아님.



그래서 후레쉬를 들고 소변을 보는 곳으로 향했는데,


왓더퍽!!!!


어떤 미친놈들이 그냥 바닥에다가 응가를 싸질러놨다.


그냥 불도 안 들어오고, 워낙에 들어오니까... 그냥 바닥 이곳저곳에 대변을 봐놨다.


....


아.... 슈발...


아... 나한테 왜 이러세요....





난 이때쯤 겁나 열이 올라있는 상태였다.


다 때려치고 네팔로 튀고 싶었다.


게다가 겁나 건방지고 재수없는 중동놈들이 자꾸 내 심기를 건든다.



마음을 가라앉히고자 동네나 한바퀴 둘러보려고 슬슬 걸어다니는데,


저 멀리서 누군가가 부른다.


'헤이~~~~~~~~~'


쳐다봤더니, 삐끼다.


(여기는 무조건 사파리처럼 트럭 한대를 빌려서 돌아다녀야 되니까, 이놈저놈 다 달라붙는다.)



근데 이놈이...


저 멀리서, 쇼파에 쳐누워서 실실 쪼개면서 우리에게 손가락질을 하면서 자기한테 오란다.


자기한테 오래.


삐끼 주제에, 누워서, 우리한테 실실 쪼개면서 손가락을 까닥까닥 거린다.



와!!!!!!


왕!!!ㄲ!ㅓ가1ㅗㅓㅏ강라!!!!


머리에 퓨즈가 끊어진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냥 달려가서 안면에 싸커킥을 쳐맥이고 싶었으나,


아까부터 진희가 내 눈치를 보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내가 하도 빡쳐 하니까 이곳에 오자고 한 진희가 내 눈치를 본다.



아. 참았다.


근데 끝까지는 못 참고,


그 삐끼보고 니가 오라고 손가락을 까딱까딱 거렸다.


가만히 서서, 그놈한테 손가락을 들고 까딱까딱 거렸다. 니가 와.



좀만 더 했으면 싸움 날뻔 했는데, 진희가 그만하자고 해서 그냥 무시하고 동네를 걸어다녔다.





동네는 아무것도 없다.


슈퍼가 몇개 있긴 한데, 가격도 엄청나게 비싸고.... 살것도 별로 없다.



우린 원래 내일 1박2일 투어를 시작해서, 그 다음날 와디럼을 떠나기로 했는데...


내일 바로 와디럼을 떠나기로 마음 먹게 한 사건이 일어났다.



슈퍼를 가고 있는데, 어떤 또라이 같은 삐끼가 자꾸 뒤에서 깐죽깐죽 거린다.


그니까 뭔가 뭐 손님손님~ 뭐 보러 오셨어요~ 한번 보고 가세요~ 싸게 드릴게~ 이 수준이 아니고,


그냥 뒤에서 깝죽깝죽~ 헤이~~ 원숭이~~ ㅋㅋㅋㅋ 왜 왔음? ㅋㅋㅋㅋ 


이딴식인 삐끼가 나타났다.


가뜩이나 빡쳐있는 상태라서, 그냥 무시하고 지나쳐버렸더니,


뒤에서 우리를 보고 얘기한다.


'FUCK YOU.'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ㅋㅎㅋㅎㅋㅎㅋ


ㅋㅎㅋㅎㅋㅎㅋㅎㅋㅎ


슈발.


지금 1년동안 세계를 돌아다니면서, Fuck you 소리는 난생 처음 들어봤다.


나한테 그런거야?ㅋㅋㅋ 나한테?ㅋㅋㅋ 내가 뭘 잘못했는데?ㅋㅋㅋ


나보고..ㅋㅋㅋ 나보고 Fuck you레.


미친 중동 아라비안 나이트 같은 놈이.


나한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볼리비아처럼 그냥 다 무시하고 길거리에서 쌈박질이나 하고 싶었으나,


정말 모든 것을 포기해버렸다.


난 이집트와 요르단을 거치면서 중동에 두손두발 다 들었다.


이 글을 읽는 중동인이 있을지는 모르겠으나,


난 그냥 중동이 싫다. 싫어. 폭탄테러를 한다고 해도 상관 없다. 싫어.


겁나 싫다.



그리고 이 다음날.


여기까지 왔으니, 1박2일짜리 투어나 하고 가자는 마음에, 1박2일 투어를 예약하고 지프차를 타고 돌아다니는데...


우리한테 Fuck you라고 한놈을 또 만났다.


그놈은 독일인 가족을 태우고 가이드를 하며 돌아다니고 있는 중이었는데,


진짜 겁나 친절한척. 젠틀한척 했다.


독일인 꼬마애가 자빠지려고 하니까


'워워~~ 꼬마야~ 그렇게 뛰어다니면 다쳐~ 하하하하~'


라면서 미친 젠틀맨인척 혼자 하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자마자,


죄도 없던 우리 가이드도 누군가에겐 Fuck you 거리면서 우리에게만 실실 거리겠구나,


이 놈도 그냥 이 지역에 대한 애정따윈 없고, 우릴 돈으로만 보고 있구나,


더러운 놈들.


이라는 생각밖에 안 들었고,


나는 그 즉시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택시를 타고 페트라로 도망쳐버렸다.



내가 여행하면서 가장 빡쳤던 나라, 그리고 그중에서도 가장 빡쳤던 도시.


그게 바로 요르단 와디럼이다.

Posted by v멍군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