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주_12_13/40-Egypt2013. 10. 27. 11:20

이날은 대략 아침에 일어나서, 


또 다시 도미토리로 향했다.


할게 없어... 망할... 


이제는 나름 학생들 중에서도 꽤 오래 머문 측에 속해서,


따로 도미토리 키를 받았다.



그래서 거기서 몇개 안 남은 짜파게티와 계란을 섞어서 끓여먹고,


다음 목적지인 요르단에 대해서 신나게 알아보기 시작했다.


요르단.


꽤나 기대되는 곳이었다. 특히 요르단의 고대 유적 페트라.


오랫동안 숨겨져 있다가, 뜻하지 않게 발견된 히스토리만 들어도 벌써 가슴이 뛴다.



그리고는 그 두근거림이 빡침으로 바뀌게 되는건 정확히 3일 후의 일이다.





여하튼 그렇게 낮동안 계속 인터넷 하면서 노닥거리다가,


난 또 다시 빈대에 물렸다.


그 도미토리가 대대적인 공사를 하게 된 이유도, 어떤 사람이 빈대를 옮겨와서 싹다 치우고 페인트칠까지 다시 한건데...


또 다시 빈대 한마리가 발견된거다.



어떻게 발견하게 됐냐면,


이 몸은 남미, 아프리카 빈대들한테 셀수 없을 정도로 뜯겨봤기 때문에,


이제는 뭔가 빈대가 1미터 반경 안에만 있어도 피부가 먼저 반응해서 잡아낸다.



이날도 뭔가 이상해서, 바닥을 딱 봤더니, 빈대가 사사삭 기어가고 있었다.


풔킹!!!


바로 잡고나서, 온몸에 이상이 없다 딱 둘러봤는데....


팔이 부풀어 오르고 있었다.


엉엉... 슈발...


엉엉.... 이제 그만 제발... 제발 그만... 빈대... 엉엉....



원래 다이빙 하는 동네는, 숙소 자체가 하루종일 습한 상태라서 빈대가 잘 생길수밖에 없는 구조다.


게다가 이곳저곳 여행하는 사람들이 많이 와서 빈대가 많다.



다행히 이날은 초반에 한마리가 끝이었다.


더이상 빈대는 없었다.





그리고 이날은 마지막 다이빙으로, 야간 다이빙을 하기로 한날이다.


야밤에 수중 후레쉬를 들고 들어가서 하는 다이빙인데,


생각외로 겁나 재밌다.


시야가 매우 좁은데도 불구하고.... 진짜 영화를 찍는 기분이다.



그리고 이날 우리는 그렇게도 보고 싶어하던 문어를 봤고,


잠자고 있는 물고기들도 많이 봤다.


아... 그리고 발광 플랑크톤도 봤다.



그게 뭐냐면,


후레쉬를 끄고 가만히 떠있으면 캄캄한데...


팔을 막 휘저으면 반딧불 같은 것들이 마구마구 움직인다.



스스로 발광하는 플랑크톤이라는데...


실제로 보면 꽤 신기하다.


캄캄한데... 아무것도 안 보이는데... 팔을 막 휘저으면 갑자기 눈이 내리듯 야광물질이 움직인다.





그렇게 야간 다이빙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와서


신나게 맥주와 라면을 끓여먹으면서 놀았다.


루미큐브였나... 뭔가 훌라 비슷한 게임도 하면서 이런저런 얘기도 하고...


이집트에서 유학중인 조교님한테 아랍얘기도 듣고...


간호사 하시다가 의전 가셔서 의느님이 되신 분께 이런저런 얘기도 듣고...


임용고시 3수 끝에 합격하신 선생님께 애기도 듣고...


뭐... 그렇게 서로의 얘기를 하면서 하루를 끝마쳤다.



여행하면서 제일 좋은게 이거.


나와는 전혀 다른 삶을 살아온 사람들의 얘기를 들을수 있다는 점...


이것만큼 매력적인 게 또 있을까 싶다.

Posted by v멍군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