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주_12_13/40-Egypt2013. 8. 31. 16:59

어느덧 자기는 수영을 못한다고 물이 싫다고 하던 와이프도,


한마리의 듀공으로 변신하는 날이 왔다.


맨날 못한다고 빼다가도 시키면 또 잘함. 나름 에이스임.


근데 원체 멀미가 심해서, 물속에서도 멀미를 좀 하는 관계로 장시간 잠수는 힘들어한다.



근데 지금 보니까, 정글의 법칙이라는 프로그램에서


캐리비언 바다에서 다이빙 하는거 나오네.


좋구만. 저기 좋구만.


다음에는 다이빙 하러 중미를 한번 가봐야겠다.





이날 아침은 독일빵집에서 먹었다.


당최 프랑스도 아닌 독일빵이 왜 유명한지 모르겠으나,


다합의 맛집으로 유명한 빵집이다.


실제 독일 사람이 와서 빵집을 차린 거라는 소문이 있는데, 빵의 퀄리티가 레얄 유럽빵맛이다.


이게 빵인지 빈대떡인지 감도 안오는 이집트 빵이랑은 차원이 다름.



대신 가격도 독일스러운 가격을 자랑한다.


그냥 기념삼아 먹어볼만은 하지만, 그닥 뭐 추천할만큼 가격대비성능비가 뛰어나진 않다.


대신 이집트에 가면,


'Malto'라는 브랜드의 초코빵이 있는데, (포켓몬빵처럼 그냥 슈퍼에서 파는 싸구려 빵임.)


레얄 진리다.


내가 자본만 있었으면 한국에 가져와서 팔고 싶을만큼 맛있었는데... 안타깝구만.



유명 빵집 하니까 생각나는데...


옛날에 와이프랑 인도에서 처음 만나서, 한동안 같이 돌아다니다가,


갠지스강으로 유명한 바라나시 라는 도시에 갔다.


거기에는 브레드 오브 라이프였나, 라이프 오브 브레드였나...


여하튼 그런 유명빵집이 있었다.


뭐 어느날 신이 꿈에 나타나서는 너는 빵을 만들어라. 라고 계시를 내려서 빵집을 차렸대나 뭐래나...


여하튼 인도애들 이빨 하나는 정말 기가 맥히게 잘 턴다.


좋게 말하면 스토리텔링 하나는 끝내준다.



여하튼 야밤의 위험한 바라나시 골목골목을 돌고 돌고 돌아서 겨우겨우 찾아낸 그 빵집.


꽤나 많은 빵을 사서 먹어봤는데,


진짜 맛대가리 하나 없더라.


그때 내가 했던 말이 이거였다.


'할머니 발바닥 씹는거 같어.'





여기가 우리의 다이빙샵이다.


저기 걸려있는 옷중에 하나가 내가 입던 옷이고,


바닥에 있는 바구니중 하나에 내 장비들이 담겨져 있다.


아저씨 뒤쪽에 있는게 공기통이고... (산소통 아님. 공기통임.)


그 오른쪽 욕조 같은 것이, 다이빙 후에 장비를 세척하는 공간이다.



그리고 파란색 옷 입은 아저씨는 스탭 같은 사람임.


이름 기억 안남.



여하튼 세계 어디나 똑같겠지만, 특히 아프리카와 이집트 같은 곳은 레포츠를 즐기기에 매우 좋은 곳이다.


예를 들자면,


나미비아 사막에 있던 스카이 다이빙, 4WD 바이크 등등...


잔지바르섬에 있던 카이트 서핑 (파도타기 할때 쓰는 판때기에 낙하산 같은걸 매달아서 바람의 힘으로 파도를 타는 레포츠)


그리고 여기 이집트의 다합, 후루가다 등등의 스쿠버다이빙.



이 모든 것들은 외국인들이 꽉 잡고 있다.


대게 유럽애들이 꽉 잡고 있고, 현지인들은 그냥 그곳에서 시다정도의 일만 하고 있다.


왜냐믄, 그 나라사람들 중에 그 레포츠를 즐길만큼 여유 있고 돈 있는 사람은 거의 없으니까...


그냥 외국애들이 지네나라 돈을 가져다가 거기다 레포츠센터를 세우고,


관광객 상대로 열심히 장사하고, 현지인들은 그냥 장비 정리나 잡심부름 같은거만 하는데...



그런거 보고 있으면 좀 마음이 그렇다.


물론 현지인을 고용하는거니까 나름 지역사회 발전에 이바지 하고 있는건 맞는데,


뭐랄까...


난 그냥 우리동네에 갑자기 어느날, 한손에 맥주병 들고 마리화나에 쩔은 웃통 까고 다니는 금발 양아치가 나타나서는,


센터를 세우고 어디서 손님이라곤 전부 지네랑 비슷한 놈들뿐인 그런 장사를 하고 있으면,


좀 빡칠듯 싶다.





대충 하루종일 다이빙을 하다가,


저녁에 조촐하게 저녁을 먹으러 밖으로 나왔다.


왼쪽에 스티커로 얼굴을 가리신 분은, 우리랑 같이 다이빙을 배운 달이씨다.



그리고 내 앞에 있는건 이집트 맥주 중 하나인 사카라임.


잘 보면 병에 피라미드가 그려져 있다.


사카라는 동네명칭인듯 싶은데, 그 동네에 있는 피라미드는 저렇게 계단식으로 생겨먹어서 저게 그려져 있는거 같다.



이집트는 독실한 이슬람 국가라서,


술 판매가 금지되어 있다. 우선 마시는게 금지되어 있으니 뭐 판매도 금지겠지.


근데 외국인 + 이슬람이 아닌 애들을 위한 맥주가 몇개 있는데,


사카라, 스텔라가 가장 유명하다.


그런 이걸 파는 놈들은 도대체 뭐냐?


걔네는 이슬람이 아닌, 기독교의 한 종파(?)인 콥트교 사람들이다.



그래서 술파는 가게에 가보면, 콥트교와 관련된 장식들이 많고, 사람들도 이슬람 애들같지 않고 뭔가 좀 다름.


참고로 콥트교는 이집트 내에서 겁나 핍박받고 있는 애들이라서,


이렇게 술 팔아서 돈 번다고 너무 욕하면 안된다.


불쌍한 사람들임.



다합은 원체 물가도 비싸지만, 술값은 더 비싸므로 저거 한캔이 그냥 우리나라랑 별반 차이 없음.


거의 2~3천원정도 함.





계속해서 얘기하지만 다이빙은 그렇게 호락호락한 레포츠가 아니다.


그냥 수영 잘한다고 잘하는게 아니다.


나름 이론공부를 계속해서 병행해야 된다.


그래서 보통 이렇게 해가 떠있는 시간에는 다이빙을 하고, 밤에는 다 같이 모여서 이론공부를 한다.


스티커중에 오른쪽은 우리를 가르쳐주신 따조의 에디쌤이고, 왼쪽은 아까 말한 우리랑 같이 배운 달이씨임.



열심히 이론공부하는 중임.


물론 이론공부 후에는 맥주 테크트리를 탐.





야간 공부를 마치고 나오다가 본 야간 다이빙하는 사람들.


이건 뭐 따로 자격증이 필요한건 아니고,


그냥 밤에 들어가면 야간 다이빙임.


근데 야밤에 들어가려면 후레쉬가 필수임. 수중 후레쉬.





우리가 몇일 후에 야간다이빙을 해보게 되는데,


나름 신기한 세상이다.


밤에만 나타나는 물고기들도 있을 뿐더러, 밤에 보는 바닷속 세상은 낮과는 또 다른 세상이었다.


난 야간다이빙을 하면서 그토록 보고 싶었던 문어를 봤더랬지.ㅋㅋㅋ




여하튼 이렇게 또 하루가 지나간다.


어찌보면 이때쯤 뭔가 부담감을 다 내려놨던거 같다.


이제 앞으로 남은 곳이라곤, 수많은 사람들이 다녀가는 유명한 관광지인 요르단과,


뻥 조금 보태면 우리동네만큼이나 나에겐 익숙한 네팔과 인도...


그러다보니 더이상 여행에 대한 부담감이나 두려움도 없어졌고,


아무리 발버둥치고 괴로워해도 한국으로 돌아갈 날은 다가오고 있고, 언젠간 들어갈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이때쯤 받아들였던거 같다.


여행을 하다가 자리를 잡기에는 너무 늦었고,


어디론가 다시 떠나기에는 너무 지쳐있었다.


세상 모든 일이 그렇지만, 그 당시에는 엄청나게 괴로웠던 일도 지금 생각해보면 별거 아니었던것처럼 느껴진다.


그때 내가 왜 그리 괴로워하고 고민했지?


라는 생각만 든다.



저때는 무슨 한국에 가면 기계처럼 톱니바퀴 돌아가듯 살아갈거라고 나 자신을 자책했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 톱니바퀴 안에서도 나름 재미있게 살아갈수 있는 방법이 넘치고 넘쳤다.


다만 차이점은, 예전에는 그걸 찾을만큼의 마음의 여유가 없었을 뿐이고, 지금은 마음의 여유가 좀 생겼다는것뿐.

Posted by v멍군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