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주_12_13/40-Egypt2013. 8. 11. 22:58

이집트의 마지막 도시 다합.


성경에 나오는 모세가 활약했던 시나이 반도에 있는 휴양도시다.


모세의 기적이 일어난 곳 언저리라 그런지, 우리나라에서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성지순례를 오는걸로 알고 있는데...


시나이 반도는 지금도 치안이 불안한 상태라서 여행자제였나 유의였나... 뭐 여하튼 꽤 위험한 곳으로 분류되 있음.



허나 이집트 동쪽에 있는 홍해는.... 스쿠버 다이빙을 하기에는 최적의 장소로 알려져 있어서,


수많은 관광객들이 꾸역꾸역 밀려들어오고 있다.


우리가 가는 다합뿐만 아니라, 다합 옆에 샴엘쉐이크라는 곳도 유명하고,


룩소르 오른쪽에 있는 후루가다 라는 곳도 유명하다.



우리는 더이상 장거리 버스 타는것도 힘들고해서, 그냥 가까운 후루가다에 가서 다이빙이나 할까했지만...


어차피 요르단으로 가려면 그쪽을 지나쳐야 하기 땜시... 그냥 다합으로 가기로 했다.



다합의 또 다른 이름은 배낭여행자의 개미지옥이다.


한번 들어가면 빠져나올수 없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내 생각에는 유럽이랑 지리적으로 가깝지만 물가는 어마어마하게 싸고, (체감상 거의 인도 수준임.)


특히 스쿠버 다이빙을 하는 비용이 싸서 그런 이름이 붙여진거 같다.


(들은 바로는 필리핀 이런데랑 가격이 비슷하다고 한다... 허나 수중 환경은 더 좋다고 함.)



여하튼 그래서 오늘 그 다합이라는 곳으로 출발한다.





얼마전인지도 모르겠네...


유럽에서 첫 자동차 캠핑을 시작하면서, 물품을 구입할때 브리타 정수기랑 같이 샀던 물통이다.


브리타 정수기는 훗날 인도를 위해 더 들고 다니기로 했고,


이 커다란 물통은 이제 더이상 쓸모가 없으므로 버리기로 했다.



앞으로는 물가가 싼 나라밖에 안 남았기 때문에 왠만해선 물을 사 마실거고...


정수기 한번 거쳐서 일회용 물통에 담아서 하루 마시면 끝이니까 뭐...


이제 더이상 필요 없겠지.



이 물통은 우리를 따라 독일을 떠나 북, 동, 서유럽을 돌고 아프리카까지 여행한 경험 많은 물통이 되버렸다.


비록 겉표면은 너덜너덜해졌지만...


신기하게 안에선 별로 냄새가 안남.


역시 독일제임. 독일 쨔응.



사진이라도 안 찍어두면 너가 있었다는 사실을 까먹을것 같아서 한장 찍어놨다.


지금쯤 어디에 있니.


물자가 부족한 이집트니까 재활용 당하지는 않았을거 같고... 주인장 아주머니가 쓰고 계시겠지?


(참고로 이 오아시스 호스텔의 안주인은 일본인 아주머니임....)


잘 있으렴.


이 형이 다시 이집트에 갈 일은 죽어도 없을테니 우리가 만나는 일은 없겠구나.





이제 뭐 짐 싸는건 일도 아니지.


1년동안 매일같이 짐만 싸고 살아왔다.


처음에는 체크아웃하는 날이면 일찍부터 서둘러서 뭐 빠뜨린건 없나 챙기고 둘러보고 짐 내려놓고 그랬는데...


이제는 방 빼기 10분쯤 전부터 챙겨도 충분함.



지금 보이는 저 오래된 노트북은 지금도 애용하고 있다.


점점 부팅속도가 느려지고 발열이 심해지긴 하지만...


아직까지 여자저차 잘 달래가면서 쓰면 쓸만함.





체크아웃 시간은 오전인데, 버스시간이 오후라서 그간 할일이 없는 우리는,


그냥 옥상에서 죽치고 앉아있기로 했다.


오아시스 호스텔은 옥상이 핫스팟인데,


중동애들이 즐겨 사용하는 이런 구조로 되어 있다.



이게 뭐냐면..


그냥 대충 바닥에 천조가리 하나 깔고, 쿠션으로 둘러쌓아놓은거임.


아라비아의 로렌스 그런거 보면 천막 안에서 남자들이 앉은건지 누운건지 모를 자세로 자빠져서 물담배 피고 있고,


앞에서 밸리댄서들이 춤추고 뭐 그러잖아...


그럴때 누워있는 공간임.



참고로 사진으로 보면 깔끔하지만,


실제로 보면 언제 빨았는지 감이 안 올 정도로 지저분하다.


평상시라면 맨몸으로 닿기도 싫어서 그냥 다른데로 갔겠지만,


이때쯤의 우리는 이 세상 어떤것보다 더러운 상태라서 그냥 저기 뭉개고 누워있었음...



우리같은 애들이 자꾸 저기서 부비적대니까 더 더러워지는거 같기도 하다.





이건 룩소르를 떠나면서 먹은 마지막 점심.


치킨 반마리다.


정직한 치킨 반마리.



난 여행을 하면서 가장 싫었던 곳이 이집트와 요르단이었는데,


딱 하나 마음에 드는 점이 있었다.


그게 바로 취킨.



중동의 취킨은 가격대비성능비가 매우 우수했다.


특히 오동통하고 맛은 있으나 가격이 너무 비쌌던 유럽을 거쳐,


가격도 싸지 않고, 말라비틀어진... 이게 진짜 닭인지 비둘기인지 아니면 뭔지 모를 생물체인지 모를 아프리카를 거쳐와서 그런지,


중동의 닭은 매우 튼실하고 가격 또한 착했다.



평소 육식을 즐겨하는 본인으로써는 이 이상 바랄게 없었다.


게다가 콜라도 쌌지.



그런데도 불구하고 내가 중동을 싫어하는 걸 보면,


진짜 중동사람들은 나랑 안 맞는게 분명하다.





다합으로 가는 버스를 기다린다.


이동은 언제나처럼 야간버스.


직접 와서 보니까 예약할때랑 딴판인 버스가 서있었지만...


뭐 그래도 괜찮아.


난 처음부터 너희를 믿지 않았어. 그냥 대충 내 자리만 있는 버스면 돼.



지금도 그렇지만, 저 당시에는 중동사람들이 너문너뭔무너무너무너문 싫어서,


지금 보이는것처럼 저렇게 중동옷을 입은 사람만 봐도 빡이 차올랐다.


저기다가 거 뭐냐.. 후세인이 쓰고 다니는 그 두건이라도 쓴 사람을 보면,


이유 없이 공격적으로 변하고 사나워졌다.



근데 아까도 말했듯이 다합은 유명한 휴양지라 그런지, 다합쪽으로 가는 버스에는 돈 있어 보이는 사람들이 많이 탔다.


참고로 다합의 물가는 이집트와는 전혀 별개의 물가를 유지하고 있다.


대략 이집트 물가보다 최소 2~3배쯤 비싸다고 보면 됨.


특히 밥값 같은 경우에는 우리나라랑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밤새도록 달리는 버스에서 잠시 내려서 들어간 휴게소.


다들 막간을 이용해서 밥을 먹고, 물담배인 시샤를 피고 있다.


취킨 반마리를 먹은 우리는 배도 안 고프고, 물담배는 어케 피는지 모르는 관계로 패스.



이렇게 밤새 다합으로 달려갔다.


스쿠버 다이빙.


왠지 이런거 해봤다고 하면 둘다 스포츠광에 여름마다 청평 같은데 놀러가서 얼굴이 까매지도록 수상스포츠 즐기는 사람들처럼 보이지만,


와이프는 물에도 못 뜨는 수영치임.


앞으로 일주일 넘도록 다합에서 놀고먹고다이빙 한 얘기만 이어집니다.

Posted by v멍군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