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주_12_13/40-Egypt2013. 6. 15. 01:51

벌써 제목부터가 화끈한게 오늘은 또 어떤 병나무들을 만나게 될지 두근거린다.


아힛.


다시 생각해도 빡친다.


요 며칠간 포스팅을 못한건, 이래저래 못만났던 사람들 만나느라 바쁜 탓도 있지만,


중동에서는 빡치는 일들밖에 없었기 때문에,


뭔가 신나서 쓰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았다.



여행을 하면 그당시에는 빡쳐도 훗날 생각해보면 다 좋았던 기억들뿐이고,


그래... 그땐 내가 너무 예민했었지... 라고 생각이 들면서,


모든 기억들을 미화시켜버리기 마련인데,


중동은 지금 생각해도 가슴 속에서 깊은 빡침이 올라오고,


그래... 그땐 내가 너무 자비로웠지... 아구창을 돌려버리고 왔어야 되는데...


라는 생각밖에 안 든다.





우리는 아스완의 유일한 볼거리인 아부심벨을 봐버렸기 때문에,


다음 도시로의 이동을 준비했다.


다음 도시는... 나일강을 따라 내려가다가 만나게 되는 도시인, 룩소르.


이름부터가 간지나는 이 고대도시는,


이름만큼이나 간지나는 수많은 유적지들이 산재해 있는 도시다.



이집트 최대신전인 룩소르신전부터 시작해서,


진희가 그토록 가고 싶어했던 왕가의 계곡과


그에 상응하는 병신력을 지닌 이집트인들이 바글바글한 도시다.



이 룩소르라는 도시로 가기 위해서는, 몇가지 방법이 있는데...


그중에 만만한게 기차나 버스를 이용하는 방법이었다.


근데 우리는 카이로에서 아스완 올때 기차를 탔다가 크게 데인적이 있어서 기차는 못 타겠고...


버스를 또 타자니, 버스의 '버'자만 들어도 신물이 올라온다.



뭔가 다른 방법 없을까 하고 알아보다가 발견한게 바로 크루즈.


그것도 그 유명한 나일강 크루즈다.


유명한만큼이나 왠지 겁나 비쌀것 같아서 생각조차 안 하고 있었는데,


알아봤더니 희한하게 무진장 싸다.


그것도 5성급 크루즈가!!! 싸디싼 가격으로 우리를 유혹하고 있었다.



이미 북유럽 여행할때 크루즈의 단맛을 맛본 우리이기에,


바로 그 미끼를 덥썩 물어버렸다.


5성급 크루즈라 한다면... 스웨덴에서 핀란드 갈때 탔던 그 11층짜리 크루즈보다 더 좋은거 아닌가!!!



그래서 숙소를 통해 내일 떠나는 크루즈를 예약하고,


오늘은 시간이 남아, 동네 어귀에 있는 누비아 박물관을 가보기로 했다.





아스완을 가로질러 박물관으로 향하는 길에 본 올드 카타락트 호텔이다.


매우매우 고급스러운 호텔인데,


유명한 추리소설 작가인 애거사 크리스티가 이곳에 머물러서 유명해진 호텔이다.


여기에 머물면서 썼던 작품이 바로


'나일강의 죽음' 이다.



사실 이렇게 아는척을 해대지만,


난 그 사람 이름만 들어봤을뿐, 작품 하나 읽어본적도 없고...


그냥 진희가 말해주고, 가이드북에 써있어서 말하는거임.





미칠듯한 땡볕 아래서 열심히 걷다보니 누비아 박물관이 나왔다.


누비아는, 예전에 이 근방을 일컫는 말이고, 누비안은 그곳에 살던 민족의 이름이다.


이집트 사람들에 비해 얼굴이 더 검고 아프리카 사람처럼 생긴게 특징이다.



이집트는 지리적으로 아프리카에 있으므로, 예전에는 아프리카스러운 부족들이 많았는데,


중세시대에 망할 중동 아랍놈들이 쳐들어와서,


누비안 사람들을 전부 아랍화 시켜버리는 바람에, 


그들의 옛모습을 보려면 이렇게 박물관을 가야된다.



이집트는 이슬람교를 겁나 열심히 믿는 나라답게,


다른 종교에 대해선 엄청 배타적이다.


또한 소수민족에 대해서도 더럽게 배타적인거 같다.





사실 누비안이 누군지도 모르고, 왜 그렇게 자부심이 있는지도 잘 모르겠지만,


여하튼 동네에서 가장 유명한 박물관이라고 하길래 한번 와봤다.


예전에 누비안 사람들이 만들었던 유적부터, 미이라까지 잘 전시되어 있었다.



오랜만에 박물관다운 박물관을 보게 되어 기분이 매우 좋은 우리는,


뭔가 문화적 교양인이 된것 같은 착각에 빠져 유물들을 천천히 둘러보고 있었다.



그리고는 잠시 후,


망할 병나무들을 만나게 된다.


딱 봐도 선생 한명이 이끄는 초, 중학생 정도 되는 학생들 무리였다. 숫자는 대략 20명 정도...



우리를 보자마자 뭐가 그리 쳐신나시는지 달려와서는 앞에서 자꾸 깐죽깐죽 댄다.


유물을 보고 있으면,


내 앞으로 확 다가와서 나랑 눈싸움을 쳐하질 않나,


사진을 보고 있으면, 2~3명이 갑자기 내 앞을 가로막고는 낄낄거리면서 웃어제끼질 않나.



조용하게 관람을 하고 싶던 우리는 슬슬 빡침지수가 올라가고 있었는데,


가장 히트는,


이 망할 미래의 병나무들이 자꾸 몸을 건든다.


진희의 가방을 잡아당기고, 내 머리를 잡아 당긴다.



그래서 소리를 지르며 쳐다보면 지들끼리 좋다고 낄낄대면서 도망친다.


미친놈들.


병신 같은 나라.


지금 생각해도 빡치네.


더 웃긴건 선생이란 놈도 그런 광경을 보고 그냥 웃고만 있다.


이 나라에 미래따윈 없어보인다.





자기들 조상은 이렇게 어마어마한 것들을 만들 정도의 수준 높은 사람들이었는데,


언제부터 나라가 이렇게 개판이 됐을까.


근데 요르단에 가서는 이집트가 양반이라는 생각마저 들 정도였으니까...


내 생각에는 뭔가 종교가 삶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큰것 같다.



난 종교도 없고, 종교에 별 관심도 없지만...


여행을 하면서 종교가 사람에 미치는 영향은 정말 어마어마하다는 걸 느낀다.





이제 다시 마음을 가라앉히고 재미있는 이집트 유적지들을 관람해보자.


이집트는 병맛나는 사람들만 뺀다면 최고의 관광지다.


상상조차 할수없는 오래전에 만들어진, 


상상조차 할수없는 유적들이 무궁무진하다.



지금 보이는 사진은, 어제 봤던 아부심벨의 진짜 모습이다.


그니까 현재 위치로 옮겨지기 전에,


원래 있었던 자리에 있는 것들을 사진으로 남긴거다.



난 누비안 박물관에 온 이유 중에 하나가 아부심벨의 원래 모습을 보고 싶어서라서,


이 사진을 보고 매우 감동 받아 유심히 지켜보고 있었는데,


아까 말했던 그 병나무 새끼들이 자꾸 사진을 가리고, 나를 가로막고,


머리 잡아당기고, 낄낄대고...


아오 싸발.... 





이건 이집트 전역에 있는 유적지들을 표시한 모형이다.


우리나라로 치면 석굴암정도쯤 되는 유적지들만 표시한건데도 자리가 부족하다.


지금도 뭐 땅만 파면 유적지가 나온다고 하니,


관광하기에는 정말 좋은 나라다.


근데 후손들이 그 자원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해서 안타까울 뿐이지...



이 지도에 있는 수많은 유적지 가운데,


나일강 상류층에 있는 대부분의 유적지들은


저번에 말했던 아스완 하이댐을 만들면서 전부 수장당해 버렸다.





박물관 자체는 매우 잘 꾸며져 있었다.


유물들의 퀄리티야 뭐... 믿고 보는 이집트니까 두말할 나위가 없었고,


크기도 적당했고, 무엇보다 사람이 별로 없어서 매우 마음에 들었다.



지금 보이는 이 석상은,


정확히는 모르겠으나 대충 봐서는 람세스2세의 석상인것 같다.





이건 아부심벨을 재조립하는 과정을 사진으로 찍은것이다.


근데 어제 사진이랑 다른 점을 발견할수 있는데,


아부심벨은 분명 산을 깎아서 만든 유적지인데, 이건 산이 안 보인다는 점.



왜냐믄.


아부심벨은 산을 깎아서 만든 유적지라서,


옮길때도 산을 통째로 조각내서 위로 올렸기 떄문에,


이 사진에는 산이 안 보이는거다.



유럽이랑 유네스코는 참 대단한거 같다.





사진을 제대로 못 찍어서 잘 안 보이지만,


설명을 하자면,


아래쪽에 있는 아부심벨이 원래 아부심벨이 있던 자리였음.


강가에 위치해있던 원래의 모습인데...


이제 이걸 무식한 이집트 애들이 수장시켜 버립니다.



그래서 강물이 지금 사진의 한가운데 보이는 선까지 올라와버렸고,


이집트보다 더 무식한 유럽과 유네스코는,


저 아래쪽에 아부심벨을 산산조각 깍둑썰기를 해서 수면 위쪽에 새롭게 만들어버립니다.


1000조각이 넘게 잘라서 옮긴거라 그러던데... 대단하다잉.



그리고 가장 인상 깊었던건,


이 프로젝트에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한건 스웨덴이었다고 한다.



스웨덴을 다녀와서 그런지, 왜 그런지 충분히 이해가 간다.


스웨덴편을 보신분은 알겠지만,


걔네는 수백년동아나 물속에 가라앉아 있던 나무배도 건져내서,


그걸 그때의 모습과 동일하게 복원시키고,


거기 타고 있던 사람들의 얼굴까지도 모두 복원시키는...


문화재 복원 잉여력이 넘쳐흐르는 나라다.



남들은 2차세계대전 치르느라 허덕이고 있을때,


중립국 위치에 서서 남아도는 국력을 어찌할바를 모르고,


그래, 너희는 서로 치고박고 싸우렴. 나는 여력이 넘쳐서 문화재 복원같은 고귀한 일을 할게.


라는 마인드로 문화재 복원 기술에 있어서는 뭐... 독보적이란다.



근데 들리는 소문에 의해서는,


각도를 잘못 잡는 바람에,


태양이 신전 깊숙히 들어오는 날짜라 하루 늦춰졌다고 함...ㅡ_ㅡ





이제 아부심벨의 원래 모습도 봤겠다...


박물관 내부는 끝내고, 밖으로 나와서 커다란 유적들을 구경했다.


수많은 문화재들이 있었지만,


가장 인상 깊었던건 이 오벨리스크.



아프리카에서 우리를 두려움에 떨게 만들었던 개코원숭이 4마리가 오벨리스크를 둘러싸고 있는 모습이다.


이집트에는 오벨리스크가 어마어마하게 많은데,


그냥 딱 봐도 멋있어보이고, 운반하기도 쉬워서 그런지...


유럽에서 무진장 뺏어갔다고 한다.



지금 생각해봐도,


터키에도 이집트에서 뺏어온 오벨리스크가 있었고...


이탈리아에서도 본거 같고...


영국에서도 본거 같고...


이건 뭐 동네호구가 따로 없구만.





박물관 투어를 끝마치고, 점심을 먹으러 간 곳은,


아스완에 머물던 내내 매일같이 찾아간 코샤리집.


정직한 가격에 정직한 양을 줘서 매우 마음에 든다.





메뉴는 매일 똑같습니다.


배가 금방 꺼지는게 문제긴 하지만,


먹다보면 나름 중독되는 맛임.





그리고 우리의 오후 스케쥴은,


뱃놀이였다.


이집트를 관통하는 나일강에는 펠루카라고 불리우는 돛단배가 많이 있다.



예전에는 뭐 카이로까지 왔다갔다 한것 같은데,


요즘에는 아스완 근방에서만 운행한다고 한다.


예전처럼 사람을 실어나르거나 물건을 운반하는 용도로는 거의 안 쓰이고,


관광객 덤탱이 씌우는데 애용되고 있는것 같다.



우리는 숙소에서 크루즈를 예약하는 바람에,


서비스로 타게 된거라 정확한 가격은 잘 모르겠으나...


여하튼 이 펠루카 타려다가 덤탱이 쓴 관광객이 꽤 많으니 유의하기 바람.





펠루카는 보통 누비안 사람들이 애용한다고 한다.


정말 100% 바람의 힘으로만 움직이는 돛단배였다.


비상용 모터같은 것도 없음.





아스완에는 이런 펠루카들이 수백대 서있다.


정말 징그러울 정도로 많은 펠루카들이 강변을 따라 서있고,


정말 징그러울 정도로 많은 삐끼들도 같이 서있다.



아부심벨 투어 같은 경우는 교통편만 제공해주는데다,


대부분이 숙소를 통해 예약하기 때문에 삐끼가 별로 없는데...


펠루카 같은 경우는 옵션사항도 많고, 시간도 마음대로 정할수 있고 하기 때문에,


삐끼가 어마어마하게 많다.



펠루카를 타고 2박3일동안 룩소르로 갈수도 있고,


뭐 가까운 유적지를 갔다올수도 있고...


여하튼 흥정하기 나름임.





잘 보면 돛대 위에 사람이 올라가있다.


돛대가 생각보다 매우 높았는데...


저렇게 사람이 직접 올라가서 돛을 풀었다..;;; 그것도 맨몸으로.....ㅎㄷㄷ



내가 봤을때, 뭔가 다른 방법으로도 충분히 가능한데,


팁을 받기 위해 저렇게 쇼맨쉽을 보여주는 것 같았다.





우리 배를 운전하는 사람도 누비안 사람이었는데,


조수도 한명 있다.


근데 저 조수는 아무일도 안함.



돛단배라서 그냥 방향만 잡으면 되는 수준이라, 아무리 봐도 2명은 필요가 없는거 같은데,


이것도 그냥 팁을 두배로 받으려고 데려온거 같다.



더 웃긴건,


저 조수를 데리고 오는 과정이다.


처음에는 흰색옷 입은 뱃사공만 나타나서 우리를 데리고 가다가,


선착장 앞에 젊은애들이 모여있는 곳으로 간다.


그러더니 그중에 한명을 불러서 조수로 데리고 배에 올라탄다.



무슨 인력시장에서 사람 구하듯이 그렇게 조수를 데리고 배에 탐.


그리고 끝났을때도 쿨하게 뒤도 안 돌아보고 헤어진다.





이집트인이랑 친해지고 싶지도 않고, 아까 박물관에서 빡치는 일이 많아서...


그냥 조용히 나일강물을 보면서 잡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우리 앞에 세미라미스2 라는 이름을 가진 배가 떡하니 나타난다.



엥?


분명 우리가 타기로 한 크루즈가 저 이름이긴 했는데...


우리가 예약한건 5성급 크루즈인데?


저건 1성급은 커녕, 크루즈라고 부르기에도 좀 애매한 그런 밴데?



라고 생각하고 후에 찾아보니까,


이집트 나일강 크루즈는 등급을 매기는 기준이 그냥 이집트 자체 기준이란다.


.....


그니까 이집트 나일강에서는 저정도면 5성급 크루즈인거임.


낚였음. 파닥파닥.





펠루카는 그냥 한가로이 앉아서 바람 쐬기에는 좋다.


근데 뭐 굳이 돈주고 탈만큼 추천하고 싶지는 않다.



훗날 펠루카를 혼자 탄 여자분이 얘기해준건데,


그분은 펠루카를 혼자 탔더니, 뱃사공이 결혼했는지, 남자친구 있는지 이것저것 집요하게 물어보더란다.


치근덕거리는게 짜증나서 결혼을 했다고 뻥쳤더니,


거짓말 하지 말라고, 그럼 왜 혼자 이집트에 왔냐고 묻더란다.


그래서 그냥 이래저래 거짓말을 했더니,


그 뱃사공이 묻더란다.



니 남편 밤일 잘하냐고. 난 매우 잘한다고.ㅋㅋㅋ



미친놈.


이게 이집트의 수준임.


분명히 한사람만을 보고 이집트를 평가하면 안되지만,


내가 이집트에서 머물렀던 한달여의 시간. 그리고 요르단에서의 경험들을 모두 합쳐서 미루어보면,


이집트에서 관광객을 상대하는 이집트 사람들은 그냥 다 병신임.


이건 그냥 공리다.


증명이 필요 없는 명제다.





이건 아스완 시내에서 강만 건너면 갈수 있는 묘지들이다.


모래언덕은 아니고, 그냥 사암 비스무리한 돌로 이루어진 산이고,


중간중간에 구멍 뚫린게 전부 무덤이란다.


조명시설을 잘해놔서 밤에 보면 멋지길래, 한번 가볼까~ 했지만,


그냥 만사가 귀찮아서 스킵.





그렇게 배를 타고 가고 있는데,


갑자기 저 멀리 조그만 배가 보인다.


애들 둘이 매우 작은 배를 타고 있었는데, 처음에는 둘이 놀러 나온줄 알았다.



이집트 애들은 빡세게 자라서 그런지, 깡다구가 좋구나...


라고 생각했는데,


알고보니 프로장사꾼들이었음.ㅋㅋㅋ



아... 참고로 나일강은 무슨 이상한 기생충이 서식하고 있기 때문에,


수영하면 안된다.


수영은 절대 금물임.





이 꼬맹이들은 펠루카가 지나가는 길목을 막아서고 있다가,


펠루카가 지나가면 이렇게 펠루카를 붙잡고는 계속 따라온다.


그리고는 우리에게 노래를 불러줌.



순간 당황한 우리는 웃으면서 뱃사공을 쳐다봤더니,


뱃사공은 뭐 팁을 줘도 그만 안 줘도 그만이라는 식으로 쳐다본다.



아까 박물관에서 학생들에게 희롱을 당했던 빡침이 남아있어서,


그냥 팁 안주고 보내버리려 했는데...



이들이 우리에게 불러준 노래는,


쿠바의 명곡... '관타나메라' 였다.


아... 오랜만에 듣는 노래라서 그런지, 기분이 좀 좋아졌다.



그래서 관대하신 진희님께서 팁을 하사하셨음.


지갑을 뚫어져라 쳐다보는 저들의 눈빛은 지금 봐도 매섭다.





그렇게 팁을 받은 꼬맹이들은 한동안 우리 펠루카를 붙잡고 따라오다가,


다른 펠루카가 보이자 바로 그쪽을 향해 갔다.


대단하다.




여기도 무슨 유적지라고 그랬는데... 기억 안남.ㅋ


뱃사공이 저기 가볼래? 라고 묻길래,


우린 둘다 안 간다고 했음.ㅋ



뱃사공도 저기다 배를 대고, 설명해주고 이런게 귀찮았겠지만,


우리는 더 귀찮았음.


유적지도 뭐고간에 그냥 멍하니 강물을 바라보는게 더 좋았다.





여기도 엘리펀트섬이라고... 나일강 중간에 있는 섬이었는데,


가이드가 또 다시, 저기 가볼래? 라고 묻길래,


바로 안간다고 대답해버렸음.


ㅋㅋㅋㅋ





잘 보면 돌덩이에도 상형문자가 새겨져 있다.


요즘 시대에 새긴것 같진 않고,


고대에 새긴것 같은데... 이정도의 유적은 넘치고 넘쳤으므로 그냥 이렇게 방치되어 있다.





그렇게 한시간정도 타다보니 해가 저물기 시작했다.


원래 이 펠루카를 타는 이유도, 나일강의 일몰을 보기 위해서였는데...


만사가 귀찮은 우리는 그냥 언능 숙소로 돌아가고 싶었다.





그래서 이렇게 뱃사공이 돛을 내릴때,


자리에서 일어나서 선착장으로 가려고 하자,


뱃사공이 우리를 부른다.


'어디가!! 일몰 보고 가야지;;;;'



흠... 뱃사공도 좀 당황한거 같다.


남들은 보이는 곳마다 다 세워달라 그러고, 이것저것 물어보고, 조금이라도 더 오래 타려고 그러는데...


얘네들은 뭔데,


가볼래? 라고 물어보면 전부 안 간다 그러고, 말도 한마디 안하고... 빨리 내리고 싶어서 저럴까...


싶었겠지.





그래도 뱃사공의 성의가 있으므로, 나일강 위에서 일몰은 봐줬음.ㅎ





뱃사공은 우리에게 다음 목적지가 어디냐고 물었고, 우리는 크루즈를 타고 룩소르로 간다고 했다.


그러자 뱃사공은 자기배를 타고 룩소르를 가면,


매우 싸게 해주겠다면서 이것저것 설명하며 열을 올리기 시작한다.



밥을 어떻게 나오는지 사진도 보여주고,


10년쯤 전에 이 배를 탔던 한국인들이 썼던 방명록도 보여주고,


잠은 어떻게 자는지도 보여주고,


(지금 보면 양옆에 벤치처럼 의자가 있는데... 그 사이를 나무합판으로 이으면 평평한 마루바닥처럼 된다. 그러면 그 위에서 그냥 자는거임.)


뭐 여하튼 엄청 열심히 설명해줬는데,


벌써 크루즈를 예약해버린데다가, 아무리 재미있는 것도 30분정도면 쉽게 질려버리는 우리라서


쿨하게 거절해버렸다.




하루하루 이집트에서 지내는 시간이 쌓일수록 우리의 빡침지수도 같이 쌓여만 갔다.


포스팅에 안 좋은 소리만 쓰는것 같아서 쓸까말까 고민도 많이 했지만,


포스팅에 쓴 내용들은 정말 새발의 피다.


저 당시에는 입만 열면 욕밖에 안 나왔고, 하루에도 열두번씩 이집트 사람들이랑 말싸움을 해댔던거 같다.


아... 근데 진짜 유적지 하나만큼은 최고다.


내가 이탈리아 로마에서 기대했던 모습들인 길거리를 지나가다보면 예전 로마유적지와 현대의 건물들이 한대 어우러져 있는 모습을 이집트에서 보게 됐다.


(진짜 로마에서는 못 봤음.ㅡ_ㅡ 거긴 너무 현대적이더라고...)



Posted by v멍군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