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은 적을 내용이 별로 없으므로,


한국에 돌아온 소감을 적고나서 시작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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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이 앞을 가려서 못 쓰겠네.


엉엉...


옛날 속담에 이런 말이 있다. '거름밭에서 굴러도 이승이 좋다.'


내 생각은 이렇다.


'삐끼한테 덤탱이를 써도 여행다닐때가 좋다.'





어제 에어컨이 빠방하게 나오는 좋은 숙소에서 머무르는 행운을 맛 본것도 모자라,


이곳은 아침까지 제공해준다!!!


인터넷도 시간에 따라 돈내고 사용해야 되는 아프리카에서,


아침을 무료로 주는 곳은 흔치 않음.



특히 저기 오른쪽에 보이는,


이름부터 아프리카스러운 '아프리카페' 커피.


체인점도 있을 정도로 유명한 커피인데, 매우 맛있다.





게다가 빵이랑 버터도 고퀄이었음.



근데 여행을 좀 오래 하다보니 한가지 문제가 생겼는데,


그건 바로 소화능력의 퇴화.



보통 늦게 일어나서 아침을 안먹고... 점심 먹으러 2시쯤 나가서 


어디서 먹지? 어디서 먹지? 여기 유명한가? 여기 맛있나? 여기 비싸나?


이런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다가, 결국 4~5시쯤 점심을 먹고... (배가 고프니까 무진장 많이 먹음.)


배가 너무 불러서 저녁을 건너뛰고,


늦게 일어났으니까 늦게까지 인터넷하고 놀다보면 새벽 1~2시쯤에 또 배가 고파짐...


허나 그 시간에 밥 먹을곳이 없으므로 그냥 참고참다가 자버리면...


다음날 똑같은 상황 반복.



여행 후반으로 갈수록 체력이 급저하되고, 그에 따라서 끼니를 해결하는 능력도 급저하되다 보니,


한국에 돌아온 지금은,


하루에 한끼만 먹어도... 소화를 제대로 못 시킨다.


원래 우리 둘다 아무거나 잘 먹고 소화 잘 시키기로는 대구 동성로와 서울 돈암동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였는데...


이렇게 망가지다니.ㅠ



오늘도 한국에 오자마자 그동안 너무 먹고 싶었던 짜장면을 시켜 먹었는데,


두젓거락쯤 먹다보니 배가 불러서 꾸역꾸역 먹었음...


허나 그러고나면 1시간도 안되서 다시 배가 고파지는 악순환.


위에 무슨 문제가 생겼나보다..;;





그 숙소는 다 좋았는데, 한가지 문제점이 시내에서 매우 멀리 떨어져있었다.


그래서 시내로 갈때에는 무조건 택시를 타야 했음..;;


내 생각에는 이 택시 불러주면서 받는 커미션으로 숙소를 운영하는듯 했다.



어차피 하룻밤만 자고 떠날 숙소라서 크게 상관 없었다.


오늘의 운전사는 언제나처럼 간지나는 흑형.


여행을 하면 넓은 마음가짐을 갖게 되고, 글로벌한 마인드와 인종의 편견이 없는 그런 사람이 될줄 알았는데...


여행을 끝마친 지금의 나는.


중동사람만 보면 욕부터 튀어나오고, 택시기사는 무조건 사기꾼에 강도일거 같고...


이스라엘 여권만 가지고 있어도 왠지 머리에 빈대가 살고 있을것 같다는 편견을 가지고 있다.





사파리를 끝마치고 돌아온 아루샤는 매우 평온했다.


삐끼들이 야속하리만큼 우리에게 관심을 갖지 않았다.


저번에도 얘기했듯이, 얘네는 사파리를 다녀온 관광객이랑 아닌 관광객이랑 구별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나보다.



우리에게 그 흔한 숙소삐끼, 택시삐끼, 사파리삐끼... 그 누구하나 말을 걸지 않았다.


삐기에게 시달릴때는 가슴 속에서 깊은 빡침이 올라왔으나,


이렇게 아예 말도 안 걸어주니까 이상하게 좀 섭섭했다...


나 변탠가봐... :$





이제 아프리카에서 보고자했던 잔지바르섬과 세렝게티를 다 봤으므로,


다음 목적지는 이집트.


원래 에디오피아 북쪽에 있는 무슨 돌로 만든 교회를 가보고 싶었으나...


거기를 가려면 이동경로가 너무 복잡해지고... 시간이 부족했다.



그래서 그냥 에디오피아는 건너뛰고 이집트 카이로로 가는 비행기표를 예매했다.


허나 비행기 출발이 케냐 나이로비 공항이라서,


어쩔수 없이 케냐 나이로비 공항으로 이동~ (아루샤랑 케냐의 수도인 나이로비는 매우 가까움.)



케냐 나이로비 공항까지 데려다주는 셔틀회사가 몇군데 되는데,


우리는 이 리버사이트 셔틀을 이용했다.





셔틀을 예약하고, (현지인이랑 외국인 가격이 현저하게 차이남. 가이드북에는 말만 잘하면 현지인 가격으로 탈수 있다고 하는데...


우리는 말을 잘 못해서 그런지 에누리 없이 외국인 가격으로 탔다.)


시간이 남아서 동네 한바퀴 돌아봤다.



날씨가 무더워서, 은행에 가서 돈도 뽑고 에어컨 바람좀 쐬려고 했으나...


건장한 체구의 흑형이 입구를 지키고 있어서,


깔끔하게 포기하고 뒤돌아섰음.





마지막으로 묵은 숙소는, 처음 우리가 묵었던 메루 인 호스텔.


여기 부설식당에 딸린 코코넛 치킨(지금 앞에 보이는거)은 가격대비성능비가 뛰어났다.


더불어 아프리카 맥주까지 함께하면 부러울게 없음.


저번에 마신 맥주는 세렝게티, 킬리만자로였는데...


이날은 사파리 라는 이름의 맥주를 마셔봤다. (이름이 죄다 아프리카스러운게 특징임.)



맥주 맛은.


어차피 다 거기서 거기임.


사실 난 하이네켄이랑 오비맥주랑 크롬바허도 구분 못하는 그런 미각의 소유자임.


나에게 중요한건 그저 이 맥주가 4%인지 7%인지, 300ml인지 650ml인지만 중요함.



이제 무섭고 무서웠던 아프리카 여행이 대충 끝나간다.


앞으로는 우리가 여행하면서 가본 나라중 최악이었던 이집트, 요르단이 우릴 기다린다.


망할 중동 예고편.


'이집트와 요르단. 누가누가 더 나를 빡치게 하나.'

Posted by v멍군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