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헤어질때 사진은 왜 없는지 모르겠네..ㅡ_ㅡ


아마도 다른 분들이 찍고, 나중에 메일로 보내주신다 그랬는데...


이 블로그에서 이렇게 뒷담화 깐걸 아시면 아마도 안 보내주실꺼 같다..



여하튼 이날은 오전에 다들 각자 살길을 찾아 흩어졌다.


가족들, 김사장님, 실비아는 비행기를 타러 공항으로 갔고,


우르스, 경희씨, 데이브, 쟈크는 다시 트럭을 타고 요하네스버그로 갔다.


(경희씨는 크루거파크라는 다른 국립공원을 보러 갔고, 우르스는 요하네스버그에서 비행기 타고 집으로 간다 함.)


마마 솔리웨는 자기 집으로 갔고,


호주 아가씨 4명은 모잠비크로 갔다.



그리고 우리는 모잠비크를 갈까, 잠비아를 갈까 진짜 겁나 고민하다가...


비자비가 조금이라도 더 싼 잠비아를 가기로 했다...ㅡ_ㅡ


사실 잠비아랑 모잠비크 둘다 별 관심 없고, 그냥 탄자니아로 빨리 갈수 있는 루트를 알아보니 잠비아가 그나마 조금 나았음.


허나, 만약 관광을 위해서 잠비아 or 모잠비크를 택하라면,


다녀와본 사람 100명에게 물어보든, 우리에게 물어보든. 무조건 모잠비크임.


잠비아는 관광지가 아니다.


지옥이지.





빅토리아 폭포 바로 오른쪽에 있는 짐바브웨 - 잠비아 국경사무소다.


다시금 배낭을 매고 걸었더니 집에 가고 싶어진다.


유럽과 아프리카에서 배낭 없이 지냈던 행복한 나날들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간다.


그리고 다음부터는 배낭여행 말고 패키지로 여행 다니자고 서로 약속한다.


여행은 역시 패키지죠.





이게 잠비아와 짐바브웨의 국경인 잠베지 강이다.


이곳에서 하는 래프팅은 전세계적으로도 매우 유명하다.


비록 우린 여행정보 수집하느라 시간이 없어서 못 해봤지만, 다들 강추하니 꼭 해보시길 바람...


실비아와 김사장님이 해보셨는데, 매우 만족스러웠다고 한다.





잠베지강에는 보이는것처럼 번지점프도 할수 있고, 기타 얄딱꾸리한 액티비티를 많이 할수 있음.


뭐 사자 데리고 산책하는거라든지... 뭐 선셋크루즈 같은거...


우린 아무것도 안했지만, 뭐 해본사람들 말에 따르면 할만 하단다.



원래는 번지점프를 해보려고 했으나, 스카이다이빙을 해본데다가,


이왕 할꺼, 좀 높은데에서 하고 싶어서 여기서는 그냥 안했다. (여기는 대충 높이가 50미터쯤 되는거 같다.)



그리고 가장 큰 이유는.


몇해전에 여기서 번지점프 하던 사람이 줄이 끊겨서 강물로 추락하는 일이 발생했다...ㅡ_ㅡ


근데 그 사람이 수영선수 출신이라, 한쪽팔과 한쪽다리가 부러졌음에도 헤엄쳐서 간신히 살아남았다고 한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여하튼 그랬다고 함.





이제 다시 둘이 손 꼭 붙잡고 겁나 걸어다닐 시간이 왔다.


부부가 배낭여행을 하면 좋은점이라곤, 의지할 사람이라곤 서로밖에 없다는거...


진희는 내가 없으면 길을 못 찾고,


난 진희가 없으면 아무것도 못하지... 지갑은 진희한테 있거든...





한참을 걷고 걸어서 도착한 국경사무소.


여기서도 국경비자를 발급해주는데, 가격은... 음.. 기억은 안나는데 대충 30달러쯤 했던거 같다.


그냥 돈이랑 여권 주면 알아서 스티커 붙여줌.


가끔 스티커만 주고 자기가 붙여야 하는 나라들도 있음. (이집트 같은곳. 더이상 욕하기도 힘드니까 스킵.)



내 개인적인 생각인데,


아직까지 아프리카에 오는 동양인은 그리 많지 않고, 대부분이 겁나 드센 서양애들이다보니...


이런 국경에서 얌전히, 조용조용하게, 최대한 웃으면서 부탁을 하면,


다들 친절하게 잘 대해주는 편이다.


괜히 게르만족처럼 원리원칙 따지면서 소리 질러봤자, 원래 공무원은 갑 오브 갑임. 까불지 않는게 좋다.





국경을 넘어오면, 먹잇감을 기다리는 택시기사들이 도열해있다.


국경에서 잠비아 국경마을인 리빙스턴 마을까지는 무조건 택시를 타야되는데,


택시요금이 담합이므로, 그냥 얌전히 타자.


대충 좀 깎긴 깎을수 있지만, 괜히 서로 기분 상할 정도로 깎다가 택시기사가 안 태워준다 그래버리면,


힘없는 여행자로써는 대안이 없다..ㅡ_ㅡ



물론 히치하이킹이 가능하긴 하지만, 글쎄... 나라면 못할꺼 같다..;;


(사실 아프리카에서 히치하이킹은 매우 대중적인 교통수단이다. 론리 플래닛에서도 히치 하이킹에 대해서 따로 섹션이 있을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히치하이킹을 이용한다.


대신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는 다르게, 히치하이킹을 할때 운전수에게 돈을 지불해야 된다. 공짜 절대 아님.ㅎㅎ )





리빙스턴 마을에서 우리가 묵었던 폴티 하우스 다.


오랜만에 오는 게스트하우스인데, 겁나 짜증나던 곳이었다.



사람들 후기에 따르면, 무슨 아프리카 최고의 게스트하우스라든 둥, 자기가 가본곳중 최고라는 둥... 그런 칭찬만 있었는데,


우리가 가본 결과. 거지 같았음.


직원은 겁나 불친절하기 짝이 없고... 도미토리는 히피같은 양키들로 가득 차 있었고,


부엌사용은 할수 없었으며, 와이파이도 잘 안 터지고... 여하튼 빡쳤다.



지금 생각해보면, 20일동안 전직 변호사 같은 고급인력과 함께 하다가,


오랜만에 냄새나는 히피들과 같은 방을 쓰는 게스트하우스를 가서 더 빡쳤던거 같다.





방은 대충 이렇게 생겨먹었다.


공식적으로는 6인용 도미토리지만, 이 방을 들어오려면 바로 앞에 있는 다른 6인용 도미토리를 거쳐서 와야됨..;;;


게다가 덴마크인지 어디서 온놈들인지 모르겠다만,


방바닥은 전부 젖은 양말들 + 팬티 + 알수없는 꾸리꾸리한 냄새로 도배를 해놓고...


머리는 허리까지 내려오는 레게머리에다가 기타를 들고 맨발로 돌아댕기는걸 보니,


전형적인 팔찌 만들어파는 히피들 같았다.


(양키 히피들은 희한하게 다들 실로 팔찌를 만들어서 팔고 다닌다...)





게다가 우리방에는 방에서 담배를 쳐펴대는 일본인도 있었음... 이건 뭐 상지옥이네.


우린 방에만 있기는 좀 뭐하고... 그렇다고 밖으로 나갈 용기는 없고...


그래서 그냥 라면이나 끓여먹기로 했다.


이건 헤어지던 날, 김사장님이 우리에게 하사하신 감자면이다.


감자면 처음 먹어봤는데, 되게 맛있더라.



아.. 이 게스트하우스는 냄비 쓰고 싶으면, 리셉션 가서 보증금 맡기고 냄비 써야됨.


뭐 이런 거지 같은... 망할.


2달이 넘게 지난 지금 이 글을 쓰면서도 마음속에서 깊은 빡침이 올라오는걸 보니 이때 진짜 짜증났던거 같다.





슬슬 배낭여행의 감을 되찾기 위해, 환전을 하러 갔다.


지금 잠비아는 화폐개혁중이라, 두가지 화폐가 같이 쓰이고 있다.


원래 쓰던 단위에서 뒤에 0 3개를 빼버린 새로운 화폐를 선보이는 중이었다. 


우리나라로 치면 만원이 10원이 되는 그런 셈임.



이거 진짜 많이 헷갈린다.


만약 현지인이 마음 먹고 사기 치면 100% 사기 당할만큼 헷갈린다.


난 이걸 본 순간,


'아... 적어도 한번 이상은 사기 당하겠구나...' 라면서 해탈의 경지에 도달했었는데,


다행히도 잠비아 빠져나가는 순간까지 아무일도 없었음.


왜냐면 알다시피 우리의 돈관리는 미적분의 여왕인 진희님이 해주셨기 때문임. 찬양하라.





여기가 잠비아에서 두번째로 큰 도시인 리빙스턴.


리빙스턴에서도 가장 중심가인 버스터미널 근처입니다 여러분.


아직 해가 안 졌음에도 불구하고, 이 길을 걸어가는데 겁나 무서웠다.



이런 골목길을 걷고 있으면, 잉여 흑형 2~3명이 무리지어 우리를 쳐다보고 있다.


쳐다보기만 하는건 상관 없는데,


가끔 말을 걸거나 뭐라뭐라 말하면서 따라올때가 있다...


그럴때는 울고 싶어짐.





우리 숙소가 너무 거지 같아서 내일 바로 잠비아의 수도인 루사카로 가기 위해, 


버스표를 알아보러 터미널로 간거였다.


근데 난생 처음 맞닥뜨린 흑형 삐끼....


이들은 약해빠진 인도삐끼나, 왠지 모르게 친근감이 느껴지는 라틴삐끼, 아니면 겁나 합리적이라서 재수없는 유럽삐끼와는 차원이 달랐다.



뭔가 모르게 강압적이면서 무섭다.


게다가 중간에는 술에 취한건지 약을 한건지... 술병을 들고 있는 2명의 흑인이 우리에게 다가오더니 뭐라뭐라 화를 낸다.


시뻘건 눈을 하면서 우리에게 알수 없는 말로 뭐라뭐라 하는데,


진짜 울고 싶었다.


주변 사람들이 안 웃는걸 보니, 놀리는것 같진 않고... 아무도 안 도와주는걸 보니 화를 내고 있는거 같은데...


어찌해야 될지를 모르겠더라...



볼리비아 라파즈에서는 똑같은 경우에 같이 맞대응을 했었지만,


난 차마 흑형에게 대들수는 없었기에...


빠른 걸음으로 도망치는 수밖에 없었다.


이렇게 치안이 별로인곳을 나다닐때는 항상 주머니칼을 소지하고 다녀서 좀 안심이었는데,


흑형은 주머니칼로 찔러도, 칼이 부러질것 같아서 아무런 위안도 되지 않았다.





원래 해가 지면, 숙소 밖으로 나가지 말라고 숙소에 써있다.


게다가 무장경비원이 2명이나 상주해 있음...;;;


근데 배가 고파서, 경비원한테 우리 저기 보이는 헝그리 라이온에 갈껀데 지금 가도 되냐? 라고 물어봤더니,


걱정하지 말라고. 자기들이 지켜보고 있을테니까 먹고 오란다.


엉엉..ㅠ 갖고 싶다 이 무장경비원.




사실 이렇게 겁나 무섭게 써놨지만,


잠비아는 아프리카에서 가장 안전한 나라고, 특히 리빙스턴은 잠비아에서도 가장 안전한 도시다.


근데도 이 모양인게 함정임.

Posted by v멍군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