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빅토리아 폭포에 가기 전, 마지막 공식일정인 쵸베 국립공원을 가는 날이다.


보츠와나에 있는 쵸베 국립공원.


버팔로 빼고는 모든 동물을 다 만나볼수 있는 국립공원이다.



특히 쵸베강을 끼고 있는 국립공원이라 그런지, 에토샤 국립공원과는 또 다른 풍경을 선사한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건.


코끼리의 나라 보츠와나답게, 7만마리가 넘는 코끼리가 서식하고 있다고 한다...



여기서 우리가 할수 있는건.


오늘 저녁에 배를 타고 사파리를 하는것과,


내일 새벽에 차를 타고 사파리를 하는것이다.


근데 어차피 차를 타고 돌아다녀봤자, 표범은 절대 못 볼것 같은 생각이 들어서 따로 안했음.





우리가 머물렀던 캠핑장이다.


쵸베 국립공원에 있는 캠핑장인데, 이게 공식적으로 우리의 마지막 캠핑장이다.


내일 갈 빅토리아 폭포에서는 호스텔 같은 숙소에서 자게 된다.



정말 눈 깜짝할 사이에 20일이 거의 다 지나갔다.


참으로 짧은 시간동안 엄청난 양의 관광을 소화해서 그런지, 시간이 짧게만 느껴졌다.





우선 캠핑장에 텐트를 치고, 배를 타러 갔다.


이 배를 타는건 트럭킹에 다 포함되어 있으므로, 걱정말고 타면 된다.


그냥 마지막에 운전수한테 약간의 팁만 주면 됨.



난 사실 처음 배낭여행을 군대 갓 전역해서 인도로 가서 그런지,


여행을 하면서 팁을 준다는 것에 상당히 인색한 편이었다.


근데 여기와서 우르스를 만나면서부터 돈에 대한 관념을 바꾸기로 했다.



원래는 그 나라의 물가사정과, 남들이 평균적으로 얼마를 내는지... 인터넷을 뒤져가며 알아봤는데,


우르스를 만난 후로는 물건을 살때에도. 팁을 줄때에도. 


그냥 내 소득수준과 이 물건의 가치를 스스로 판단해서 주기로 했다.



한가지 문제점이 있다면.


씀씀이만 우르스를 따라가고 있을뿐, 소득수준이 우르스의 발끝에도 못 미친다는게 가장 큰 문제점임.ㅋㅋㅋ





대충 배는 요로코롬 생겼다.


모터보트를 타고, 보츠와나와 잠비아의 국경을 이루고 있는 쵸베강을 따라다니면서 동물들을 구경하는 크루즈다.


주로 물 마시러 온, 코끼리, 하마, 악어, 새, 스프링복 같은 사슴류 등등을 보게 된다.



동물들을 좀더 가까이 보기 위해서,


보츠와나 영토에 딱 붙어서 운행하므로,


보츠와나 쪽을 보면 동물들을 볼수 있고, 멀리 떨어진 잠비아쪽을 보면 멋진 풍경을 볼수 있다.





처음으로 우릴 맞이한건 악어.


배에 타고있던 14명이 모두 땅을 바라보며, 열심히 동물들을 찾았지만,


가이드 한명보다도 못 찾았다...;;;



아무리 봐도 아무것도 없는데....


가이드가 손가락으로 가리키면 그곳에 악어가 나타나고, 도마뱀이 나타나는 기적이 일어났다.


놀랍다.


이런 사파리를 진행하는 가이드들은 동물을 많이 찾아내면 찾아낼수록 팁을 많이 받을수 있으므로,


귀신같이 찾아낸다.



당최 악어가 어디있나 못 찾겠는 사람은,


사진 정 중앙을 보면 아래와 같은 악어가 보일거임.



 


악어임.


꽤 큰 악어였는데, 정확히 기억은 안나는데 꽤 오래 산 악어였다.


지금은 일광욕 중이었는지 잘 움직이지 않는다.


가끔 입만 뻐끔뻐끔 거릴뿐 움직일 생각을 안했음.



가이드가 악어에게 물렸을때 살아남는 법을 알려줬는데,


악어에게 딱 물렸다.


그럼 악어 눈을 손가락으로 찌르면 된단다.


대신 악어가 무는 힘은 2톤정도 되므로, 그걸 버텨낼 복근을 준비한 다음에 찔러야 됨.





가이드가 손가락으로 저기!! 도마뱀!! 이라고 말해주면,


모두들 그쪽을 향해서 카메라를 들이민다.


그리고는 말한다.


'뭐? 어디? 뭐가 있다고?'


그렇게 한참동안이나 다들 웅성웅성 거리다가, 한두명씩... 아... 저건가? 저거? 아닌가? 를 연발하다가,


가이드가 세세하게 설명해주면 그때서야 사진을 찍기 시작한다.



요것도 20배 줌으로 땡긴 일광욕하는 도마뱀이다.


다행히 독은 없고, 새나 알을 먹고 산다고 한다.





이건 아메리카 이글.


전형적인 미국양키하면 생각나는 그 독수리다.


우리나라 말로는 흰머리 독수리인가...


여하튼 날아다니는걸 보면 꽤 멋지다.





이건 멀리서 봐서 뭔진 모르겠으나,


대충 그누, 크누, 뭐 그런 비슷한 종류의 초식동물임.





이건 하마.


하마는 무리를 지어서 다니는데, 하루종일 고개를 박고 풀만 뜯어먹는다.


알다시피 하마는 초식동물이라서 육식은 안하고 풀만 먹는데,


2톤에서 5톤이나 되는 몸뚱아리를 유지하기 위해서, 하루에 보통 80키로의 풀을 뜯어먹는다고 한다.



다 큰 하마는 어떤 동물도 건드리지 않는 무적상태이지만,


아주 작은 하마 같은 경우는, 가끔 사자나 하이에나... 악어도 건든다고 한다.


근데 그러다 엄마하마한테 걸리면 아주 그냥 아작나겠지.





유럽인들에게 있어서 아프리카는 더이상 미지의 세계가 아니므로,


수많은 유럽 관광객들이 아프리카를 찾고 있다.


저건 돈 많은 유럽인들이 애용하는 2층짜리 크루즈임.



안에 Bar도 구비되어 있어서, 다들 맥주 마시면서 사진 찍느라 여념이 없다.


우르스랑 나도 저걸 보면서 맥주가 먹고 싶어서 안달이 났지만,


하마 서식지에서 수영할만큼의 배짱은 없으므로 스킵.





이건 잠비아쪽을 바라보고 찍은 사진이다.


이때까지만 해도 잠비아에 갈 생각은 없어서, 그냥 저런곳이 있구나... 라고만 생각했는데,


우리는 훗날 잠비아에서 지옥 오브 지옥을 경험하게 된다.



세계일주고 뭐고간에 다 포기하고, 천만원이 들어도 상관 없으니 그냥 살아서만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


그 생각을 잠비아에서 했다.





하마의 트레이드 마크인, 눈과 귀만 내놓은 자세다.


하마의 귀는 양쪽이 따로따로 움직이며, 거의 180도까지 움직이는거 같았다.



저렇게 하마가 눈만 내놓고 우리를 응시하고 있다가,


사진만 찍으려고 하면 어떻게 알았는데, 갑자기 수면 아래로 쑥... 숨어버린다.


이 사진은 한 5번정도 시도한 끝에 겨우 찍은 사진임.





이게 뭔 사진인가 싶겠지만, 사진 정가운데 물과 땅이 만나는 지점을 잘 보면,


2년정도 된 악어 한마리가 숨어있음.


가이드는 저런거 귀신같이 찾아낸다.





요거는 잠비아랑 보츠와나 가운데 있는 섬이다.





이것도 이름 모를 커다란 검은새.


부리가 신기하게 생겨서 한장 찍어왔다.





이제 대망의 하이트라이트.


코끼리를 보러 갈 시간이다.


아주 멀리 저 멀리 코끼리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사진에는 안 보이지만, 지금 저 코끼리 주변에는 이미 배가 2~3척쯤 모여있었음.





어른 코끼리떼다.


왼쪽은 이상하게 코가 긴 코끼리고, 가운데 두마리를 물 마시는 애들이고,


가장 오른쪽 애는 진흙샤워를 하고 있는 코끼리다.



진흙샤워하고 있는 코끼리가 가장 인상 깊었는데,


겁나 똑똑하다.


내가 생각했을때, 만약 코끼리가 육식동물로 태어났다면, 지금쯤 지구상에는 코끼리만 살고 있었을거다.





코끼리가 진흙샤워를 하는 이유는, 몸에 붙은 진드기 같은 애들을 떼버리기 위해서다.


그니까 온몸에 진흙을 뿌려놓으면, 나중에 그게 말라서 떨어지는데,


그때 진드기 같은 이물질도 다 같이 떨어진다고 한다.



진흙샤워를 한다는 얘기는 이미 들어본지라, 말이나 소처럼 그냥 진흙탕에 뒹구는지 알았는데,


직접 보니까,


우선 앞발로 물이랑 흙의 경계선을 마구마구 짓밟으면서 진흙을 만들어낸다.


그 다음에 그 진흙을 코로 빨아들여서 온몸에 뿌림.



아... 참고로 코끼리는 잠잘때도 자빠져서 안잔다고 한다.


알려진바에 따르면, 코끼리는 잠을 잘때 커다란 나무나 바위에 기대서 선채로 잔다고 한다.


(근데 오카방고 델타에서 가이드가 말하길, 가끔 자빠져서 자는 코끼리도 있다고 한다.ㅎㅎ)





이건 중간에 잠시 본 기린임.





이게 바로 이날의 하이라이트인 코끼리떼다.


대충 20마리쯤 되는 코끼리떼가 다 같이 물을 마시러 았는데,


희한하게 부채꼴 형태로 진형을 갖춘채 물을 마시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아기 코끼리를 보호하기 위해서인거 같다.


사진을 잘 보면 왼쪽 끝이랑, 중간중간에 아주 작은 아기 코끼리가 보임...


(너무 멋져서 동영상으로 긁었는데, 수십번 시도를 했으나 안 올라가는 관계로 훗날 올리겠음.ㅠ)





우리가 쵸베 국립공원에서 봤던, 20여마리의 코끼리떼다.


다들 뭐가 그리 급한지 꽤 빠른 속도로 뛰어와서 물을 마셔댔고,


물도 진짜 많이 마신다...;;;


한번에 80리터까지 마실수 있다던데, 쉬지않게 계속해서 마셔댄다.





이제 코끼리떼를 다 보고나서 선착장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근데 가이드가 심심했는지, 갑자기 가만히 있는 하마 가까이에 가서 하마를 약올린다.



가만히 있던 하마는 갑자기 쪼마난 보트가 와서 지 앞에서 까부니까,


열받았는지... 엄청나게 큰 입을 벌리고는 무서운 속도로 우리에게 돌진한다...;;;



하마 다리는 코끼리만큼 두껍고 짧아서, 당연히 수영속도는 느릴거라 예상했는데,


겁나 빠름... 게다가 입은 뭐 그리 큰지... 보통 1미터~1.7미터정도까지 벌릴수 있다고 하는데,


직접 코앞에서 보니까 오금이 저릴 정도다...


1.7미터면 내 키 정도임... 아 물론 내 키보다는 조금 작지만 여하튼 그렇다고.





크루즈를 마치고 돌아가는 길에 찍은 사진.


왼쪽이 우르스 할아범.


지금 시계는 스와치 차고 있길래, 아저씨 변호사 시절에는 뭐 찼음? 바쉐론 콘스탄틴? IWC? 라고 물어봤더니,


그런건 관심이 없어서 안차고 싸구려 찼다 그러면서 롤렉스라고 얘기해줌.


롤렉스 뭐 싸구려지 뭐.


게다가 자기가 변호사를 때려치고 남아공 오면서, 변호사 시절에 맸던 수십개의 실크 넥타이 (겁나 비싸다함.) 를


전부 그냥 정원사에게 주고 왔다고 했다.


맥도날드 알바시급이 2만원정도 하는 스위스에서, 정원사를 쓸 정도로 부유한 할아범임...



가끔씩 변호사답게 논리적으로 진상을 부리긴 했는데,


이날은 진희가 악어랑 같이 사진 찍는걸 보고,


"야.. 봐바. 악어 두마리가 사진을 찍고 있어.ㅋㅋㅋㅋ" 라고 웃어댔다.


나는 뭔소린지도 모르고, 그냥 우르스가 나한테 뭐라 말하고 낄낄대길래 같이 따라서 낄낄댔다가,


이유도 모른채 진희한테 욕먹었음. 망할...


이래서 사람은 배워야 된다. 


뭔 소린지도 모르고 괜히 따라 웃었다가 욕 먹음.

Posted by v멍군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