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동안 텐트 생활만 하다가, 푹신한 침대에서 잤더니 온몸이 리필되는 기분이다.


허나 세상에 공짜는 없는법...


트럭킹 회사가 인심이 좋아서 이런 대도시에 방까지 잡아주는건 아니다.


해도 그만 안해도 그만이긴 하지만, 우리는 액티비티라 불리우는걸 하려고 이곳에 2박이나 하는거다.



트럭킹을 할때 기본적인 사항 말고, 두가지 옵션사항이 있다.


첫번째는 액티비티 패키지라고 해서, 출발전에 미리 묶어서 돈을 내는거다.


첫날 했던 부쉬맨 마을 설명듣기, 훗날 가게 될 에토샤국립공원, 오카방고델타 등등... 총 5~6개 정도의 액티비티가 묶여있다.


만약 이 옵션 패키지를 신청 안하면 혼자 외딴 캠핑장에서 2~3일정도 알아서 밥해먹고 알아서 텐트 치고 살아남아야 하므로,


왠만해서는 무조건 신청하는게 좋다...;;;



두번째는 옵션 액티비티라고 해서, 그때 그때 하고 싶으면 돈을 내고, 아니면 말고하는 옵션이다.


모래언덕에서 샌드보딩 타기, 스카이 다이빙 하기, 래프팅, 뭐 번지 점프 등등...


그냥 그날 내키면 자리에서 돈을 내고 즐기면 되는 말 그대로 옵션사항이다.



트럭킹 신청할때 기본적인 금액은 별로 비싼편이 아닌데,


이런 액티비티들을 하나둘씩 하게되면 생각외로 큰 금액이 빠져나가므로 잘 생각해서 신청해야된다.


(특히 액티비티 패키지를 신청 안하면, 아프리카 온 의미가 별로 없을거 같다.)





스와콥문트는 사막에서 즐길수 있는 액티비티의 중심지다.


그도 그럴것이... 돈 많은 독일인들이 마을을 잡고 있는데, 딱히 벌어먹고 살건 없고...


뭔가 하긴 해야겠고... 주변은 전부 사막이고...


그러다보니 액티비티 사업을 시작한거 같다..ㅡ_ㅡ



여기서 우리가 즐길수 있는 액티비티는,


스카이 다이빙, 샌드보딩, 쿼드바이크, 바다낚시, 선셋크루즈, 돌고래크루즈, 자전거투어 등등...이 있다.


(스와콥문트는 바로 옆이 바다임. 그리고 다른쪽은 사막이고...)


우리가 선택한건 스카이 다이빙이랑 쿼드바이크..ㅋㅋㅋ



스카이 다이빙은 무조건 해보고 싶었고, 쿼드바이크는 할까말까 하다가...


만약 액티비티를 안하면 하루종일 방에 있을거 같아서 큰맘 먹고 질렀다.





쿼드바이크는 대충 이런 모습임.


1시간, 1시간반, 3시간 코스 등등이 있었던거 같은데...


우리는 뭘 하든지간에 쉽게 빠져들고 쉽게 질리는 관계로 1시간짜리로 했다.



그냥 넓디 넓은 사막을 주구장창 달리면서 모래만 보는 프로그램임.


중간중간에 서서 도마뱀도 보고 뭐 그런거 없음.


그냥 시작부터 중간까지 계속 달리고, 사진 한번 찍고 다시 계속 달려서 돌아오는거임.





터키에서 처음 타봤던 쿼드바이크는 겁나 저질이었는데,


아프리카에서 빌린 쿼드바이크는 꽤나 고퀄이다.


게다가 눈밭에서 타는것보단 사막에서 타는게 더 재밌는거 같다.



운전미숙으로 인해 사막에 바이크가 빠지면 어떡하나요? 라는 걱정은 접어둬도 된다.


딱 봐도 체육 실기평가는 무조건 A+ 받았을거 같은 흑형 가이드가 있기 때문에,


쿼드바이크가 사막에 빠졌다?


바로 달려와서 팔로 쿼드바이크를 들고 이동해준다. 레얄임. 오르막길에서도 그냥 힘으로 들어올려서 밀어줌.





개인적으로 마음에 드는 사진임.


우린 필요없다는데, 가이드가 자꾸 내려서 점프하는 사진 찍으라 그래서 찍은 사진이다.


귀찮아서 안 찍고 싶었으나, 가이드가 흑형인 관계로 하라는대로 얌전히 다 따라했다.



근데 점프샷은 안 찍고 이따구 사진을 찍어놨음.ㅋㅋㅋ


사막이라 그래서 엄청나게 더울거 같지만,


생각외로 서늘하다... 햇볕은 강하지만 바닷가라 그런지 차가운 바람이 계속해서 불어대므로,


별로 덥지는 않았다.





저번에도 말했지만, 지금 사막에 보이는 거무스름한건 전부 철광석입니다~


철광석이 매우 많이 섞여있어서 나미비아의 사막이 세계 유일의 붉은 사막이 될수 있었다고 함.



몇일전에 자기들도 붉은사막이라고 광고하는 요르단의 와디럼이라는 곳에 갔는데,


붉기는 개뿔... 쓰레기였음.


나중에 다시 쓰겠지만, 우선 나는 중동이 싫고 요르단은 더 싫고 와디럼이 최악이었음.


아.. 생각만 해도 빡친다.





트럭킹을 하기 전에 Hop on - Hop Off 버스에서부터 만나서, 트럭킹 하는 내내 잘 따라줬던 선우다.


초등학교 5학년인가... 그랬던거 같은데,


중반까지는 가끔 귀찮기는 했으나, 대체적으로 귀엽고 활달하고 붙임성이 좋아 매우 마음에 들었다.


허나 막판쯤에 겁나 빡치는 일이 있어서,


나이 29살은 어디로 자셨는지, 초딩한테 정색 빨고 욕을 해버린 바람에...


훗날엔 서먹서먹하게 별로 안 좋게 헤어졌던거 같다.



이것도 나중에 글을 쓰겠지만, 사실 난 초등학생이었던 2명의 아이들한테 빡쳐서 화를 냈던게 아니다.


차마 어른에게는 화를 내지 못하는 관계로, 그래서 괜히 엄한 애한테 화풀이를 했던거다.





쿼드바이크를 끝마친후 숙소에서 잠시 쉬다가...


스카이 다이빙을 하러 왔다.


스카이 다이빙은 바람의 영향을 많이 받는 관계로, 오늘 할수 있을지 없을지 잘 모르겠다고 하더만,


결국에는 한단다.


아이 씐나.



숙소에서 차를 타고 사막 한가운데쯤까지 들어가니, 그곳에 스카이 다이빙 사무실이 있었다.





스카이 다이빙 별거 없다.


어차피 혼자 하는게 아니라, 뒤에 조교가 붙는 탠덤 스카이 다이빙을 하는 것이므로,


그냥 얌전히 있기만 하면 된다.


사전교육 같은것도 별로 없다. 무슨 자세 취하고 있으라고만 알려주고는 바로 비행기 타러 감.



지금 내 옷을 입혀주는 사람이 조교인데, 몇번이나 뛰어내려봤냐고 물었더니, 셀수도 없다고... 8천번쯤 뛰었을거라 말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저 아저씨 만취상태였음.


쉬지도 않고 맥주를 들이마시면서 스카이 다이빙을 하더라...;;;





고도 8천미터쯤에서 뛴다고 하더만, 7천미터쯤에서 뛰어내리는거 같았다.


엄청 좁은 경비행기에 6명이 서로서로 낑겨타서 30분쯤 상승한다.


내 앞에 있는 사람이 내 파트너고, 지금 카메라를 들고 있는 사람이 진희의 파트너다.



그리고 저 앞에서 졸고 있는 사람은 뭔가 인턴쉽을 하는 사람인걸로 보임.


난 긴장되서 아무것도 생각이 안나는데, 저 사람은 꾸벅꾸벅 졸고 있었다.





왜 긴장 했냐믄... 이 망할놈의 경비행기는 문이 없음...ㅡ_ㅡ


비행기 흔들리면 그냥 떨어지는 시스템임.


엉엉... 게다가 잘 보면 아까 졸고 있던 사람들은 없어졌는데... 저 사람들은 좀 더 일찍 뛰어내려 버렸다.


만약 저 사람들이 뛰어내릴때 옷이라도 걸려서 같이 끌려내려갔으면 난 이 글도 못 쓰고 있었겠지...



다행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으나... 진희가 먼저 뛰어내렸다.


떨어지면서 "아악~~ " 소리가 들렸는데... 1초도 안되서 아무 소리도 안 들리더라.


왜 그런가 했는데... 나도 뛰어내려보니 알겠더라.



뛰어내릴때 너무 무서워서 "아악~~" 소리를 지르는데... 입으로 엄청난 바람이 들어와서 소리가 밖으로 안 나간다...;;;


게다가 온몸으로 엄청난 중력을 받아내서 그런지... 손과 발이 쩌릿쩌릿하고...


자유낙하를 하는 동안에는 주변을 볼 겨를도 없이, 지금 내가 떨어지고 있는건가... 


낙하산은 왜 안피지? 이거 안 펴지는거 아냐? 여기서 떨어지면 당연히 죽겠지?


라는 생각밖에 안 들었다.



나중에 사진이랑 동영상은 다시 업로드 하겠음.





그렇게 떨어지는데는 10분정도밖에 안 걸리는 스카이 다이빙을 위해,


거의 30만원씩 냈기 때문에.... 이제는 긴축재정이다.



레스토랑은 사치이므로, 그냥 동네 마켓 앞에 있던 헝그리 라이온에 갔다.


헝그리 라이온 은... 아프리카의 맥도날드라고 볼수 있는데,


아프리카 남부에서는 맥도날드보다 더 많은 매장수와 인지도를 가지고 있었다.



근데 이게 중앙에서 공급받아서 조리하는게 아니고, 그냥 자체조달인지는 모르겠으나,


지점별로 맛이 천차만별임...;;;


메뉴도 천차만별임..;;;





이런 동네에서 살려면 돈이 얼마나 있어야 되나 궁금해서 부동산도 찾아가봤다.


저기 쓰여있는 금액에 200원정도를 곱하면 대충 우리나라 시세가 나온다.


아프리카라 그래서, 집값 대충 2~3천만원 하는줄 알았는데,


지금 내가 손가락으로 가리키고 있는건 16억정도 하는거임...;;;



물론 우리나라에서는 2~3배는 줘야지 가능할정도로 매우 좋은 위치와 초호화 인테리어가 되있긴 했지만,


여하튼 생각외로 그렇게까지 싸지는 않았다.


참고로 왼쪽에 있는 저집은 3억정도?... 방 3개, 화장실 1.5개짜리 정원 딸린 2층 집이었음.





오늘도 대도시에 묵는 관계로, 저녁은 알아서 해결이다.


사람들 모아서 다같이 밥 먹으러 나갈까 하다가....


어제 진희 생일인데 따로 뭐 해준것도 없고해서, 오랜만에 오붓하게 데이트나 하기로 했다.


참고로 난 이날 아침에 미역국도 끓여준 그런 남자임.


요즘은 세상이 좋아져서, 무슨 라면스프 같은거에 뜨거운 물만 부으니까 우리엄마가 끓인것보다 더 맛있는 미역국이 되더라.





스와콥문트 시내의 모습이다.


아프리카답지 않게 잘 깔린 아스팔트와 깨끗한 도로.


그리고 독일에서나 봤을법한 딱딱 떨어지는 건물들.



벌써 가로등이 있다는것 자체가 여기는 예사로운 아프리카가 아니라는걸 말해주고 있음.





어디서 밥을 먹을까 고민고민하다가 결국 찾은 곳은 오션 바스켓.


저번에 남아공에서도 한번 먹어봤었던 오션 바스켓은,


남아공에 본사가 있는 해물요리 전문 체인점이다.



남아공, 나미비아, 보츠와나, 짐바브웨, 잠비아에 진출해있다. (다른 나라도 있는지 없는지는 모르겠음.)


좀 비싸긴 하지만, 그래도 평균 이상의 맛은 보장함.





이날 우리가 시켜먹은 음식들이다.


저 사진 건너에 보이는게 초밥인데... 우린 분명 1인분을 주문했다.


근데 저렇게나 많이 주길래, (사실 다 먹기 전까지는 많다는 생각도 못했음.)


뭔가 이상하다 싶었는데... 역시나... 계산할때 보니까 2인분이란다...ㅡ_ㅡ



어차피 다 먹은데다가 진상 못 부리기로 유명한 우리는, 그냥 종업원에게


"엥?.. 우리 1인분 시켰는데?ㅎㅎㅎ" 라고 말했다. 진짜 그냥 말한거임. 어차피 다 먹은거 돈 낼라고 그랬음.



그랬더니 흑형 종업원이


"응? 그랬어? 다른 사람이 주문 받아서 나는 잘 모르겠네."


란다...


우리는 그때 깨달았다. 아프리카 애들이 거짓말 잘한다더니 진짜구나.


분명 자기가 주문 받아놓고 자꾸 다른 소리를 한다.



나의 가장 친한 친구는 나이지리아에서 1년정도 일하다 온적이 있고,


이모부도 10년전부터 아프리카를 오가시다가 현재는 잠비아에서 사업중이신데...


모두들 하는 말이 그거였다.


"아프리카 애들이... 착하긴 진짜 착한데, 이상하게 거짓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해. 악의가 있는것 같진 않은데 그냥 아무렇지도 않게 해."


물론 개인에 따라 다르겠지만, 그런 얘기를 계속 듣다가 겪어봐서 그런지,


왠지 거짓말을 잘하는것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여하튼 겁나 푸짐한 저녁을 먹은 날이었으나...


이날부터 시작이었다.


우르스가 겁나 빡쳤던 이유와, 돈은 어떻게 써야되는가에 대해서 배우기 시작했던 날이.




사건개요는 이렇다.


우리가 밥을 먹고 있는데 우르스, 실비아, 스탭 3명, 경희씨... 이렇게 모두가 밥을 먹으러 오션 바스켓에 왔다.


(가족분들은 따로 드시고, 김사장님도 따로 드신듯...)


우르스가 오더니, 오늘 경희씨 생일파티를 할거라고 한다. (경희씨는 독일에서 거주해서 독일어도 할줄 알고 영어도 잘하심.)


뭔가 같이 먹자는 뉘앙스인거 같기는 하나... 우린 지금 초밥 2인분을 먹어서 배가 터질꺼 같으므로,


그냥 축하한다고... 우린 됐다고 얘기하고 나왔다.



그리고 훗날 들었는데, 이날 6명이서 먹었던 밥값 + 와인을 모두 우르스가 냈다고 한다.


대략... 15만원정도 나왔다고 한다.


물론 우르스 입장에서 15만원은 아무것도 아닐거다. 스위스 변호산 출신에 4성급 호텔 주인인데 15만원이 뭐 대수임?


게다가 우르스는 절대 뭘 바라고 쏜게 아니었다.


'내가 오늘 샀으니까, 분명 얘네도 다음에 쏘겠지? ㅋㅋㅋ'


라는 마음으로 산게 아니었다.



허나, 그것이 현실이 되버렸습니다.


다들 분명 고마운 마음은 가지고 있었겠지만... 훗날 또 다른 대도시에서 외식할때나... 뭔가 일이 있을때에도,


다들 입 싹 닦고 더치페이를 했다고 한다.


우르스는 이게 빡쳤던거다.


내가 어제 생일파티에서도 와인을 쏘고, 이날은 밥값을 전부 내기까지 했는데!!!


다들 왜 기브 앤 테이크를 안하는거야!!!


내가 언제 니네 15만원어치 먹었으니 15만원어치 사줘!! 라 그랬냐!! 그냥 성의표시라도 해야되는거 아니냐!!


니네가 나 사준다 그러면 내가 진짜 얻어먹겠니? 내가 지금 통장에 수십억이 있는데 니네가 밥 사준다고 얻어먹었겠니?


그냥 말이라도 고맙다면서 다시 내가 사줬겠지!!!


근데 니들중 단 한명도 나에게 그런 말조차도 하지 않았어!! 이런 망할놈들아!!!



라고 훗날... 우르스는 우리에게 울분을 토했다.


우르스는 항상 얘기했다.


이 망할 팀원들은 배려 라는게 없다고. 여행에서는 물론 인생에서 중요한것중 하나가 바로 배려인데, 여기서는 배려를 찾을수가 없다고.


아마도 우르스는 이런것들이 마음에 안 들었던 모양이다.


내가 글솜씨가 없어서 좀 이상하게 들릴수도 있으나...


내가 들은바로는 이거였다.


우르스는 뭘 바라고 쏜게 아니다. 그냥 자기가 기분 좋고 사람들이 좋으니까 쏜거다.


근데 진짜 말이라도 저번에 우르스가 사줬으니, 오늘은 내가 사줄게... 라는 말조차도 안해서, 그게 그냥 괘씸한거였다.


왜 지가 기분 좋아서 쏴놓고 나중에 딴말하셈? 이라고 생각할수도 있으나... 


우르스는 돈이 아까워서 그러는게 아니고, 마음에 상처를 입었던 모양이다.



아... 뭔가 거대한걸 느꼈는데 글로 옮겨놓으니까 무슨 초딩이 백일장 나간것처럼 써놨네.


대충 20일차 포스팅 다 할때쯤이면 여러분들도 이해될테니 조금만 기다려주세염.ㅎㅎ

Posted by v멍군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