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얘기했던 Hop On - Hop Off 버스...


분명 도시 하나 관광하기에는 매우 편한 시스템임에는 틀림없다.


허나 케이프타운정도의 크기라면 그냥 1일짜리 끊어서 사용하는게 가장 나은듯...


우린 2일짜리를 끊어서 돌아다녔는데, 2일째쯤 되니까 갈만한 곳이 없더라...


케이프타운은 휴양지로는 매우 좋지만, 관광지로써는 글쎄... 관광명소가 별로 없다.


굳이 꼽으라면... 테이블마운틴이랑 워터프론트 정도?


그리고 좀 멀리는, 넬슨 만델라 전대통령이 수감됐었던 로빈슨 형무소 정도가 되겠다. 



근데 워터프론트는 그냥 바닷가에 세워진 쇼핑몰 단지일뿐이고,


테이블마운틴은 바람이 거센 관계로 케이블카가 운행을 안하고 있고...


로빈슨 형무소에 가자니, 반나절 잡고 배타고 들어가야되서 좀 그렇고...


그래서 이날은 그냥 케이프타운 외곽을 한바퀴 돌아보기로 했다.





케이프타운 Hop On - Hop Off 버스는 빨간색, 파란색 두가지 노선이 있다.


빨간색은 시내 안을 돌아다니는 노선이고, 파란색은 시내 외곽을 돌아다니는 노선이다.


빨간색만 타도 왠만한 곳은 다 가지만, 우린 2일짜리를 끊은게 아까워서 그냥 파란색도 타보기로 했다.


(1일짜리 끊으면 빨간색, 파란색 택1만 할수 있고, 2일짜리 끊으면 둘다 탈수 있음.)



그렇게 계속 파란색을 타고 가다가, 갑자기 사람들이 우루루 내리길래 따라내린곳.


알고보니 케이프타운에 있는 식물원이었다.


뭐... 이름은 식물원이지만, 그냥 사람들의 피크닉 장소로 인기가 많은 곳인듯 싶었다.





역시 케이프타운답게 겁나 잘 꾸며놓은 식물원이었다.


케이프타운은 관리를 대충해도 식물들이 무럭무럭 자라날것 같은 날씨를 가지고 있다.


토요일이라 그런지 꽤 많은 사람들이 피크닉을 즐기러 나와있었다.


물론 99.9%는 백인이었음.


(내가 본건 100% 백인이지만, 어딘가에 흑인이 있었을수도 있으므로....)





만약 본인이 식물에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다면 모를까, 사실 관광지로써의 매력은 별로 없다..;;;


제주도 여미지 식물원은 가봤으나, 어떻게 생겼었는지 기억도 안날 정도로 식물에 무관심하다면,


여기는 그냥 패스하는게 시간과 돈을 절약하는 방법이지 싶다.



여기는 식물원 내부에서도 가장 식물원스럽던 곳인데, 오른쪽에 약간 큰 나무가 그 유명한 바오밥나무다.


참고로 바오밥나무는 8종이 있으며, 6종은 마다가스카르섬이 원산지고, 1종은 아프리카, 1종은 호주가 원산지란다.


고로... 아프리카에만 있는 나무는 아니라능.


바오밥나무가 왜 유명한지 모르겠다면, 어린왕자를 다시 한번 정독하기를 권유한다.


(물론 나는 안 읽어봤음.)





케이프타운은 날씨가 너무 좋다.


그늘에 있으면 서늘하고, 햇볕이 비추는 곳에 나가면 타죽는다.


여행와서 탄것중에 80%는 케이프타운에서 탔던거 같다.


(그중에 99%는 테이블마운틴 올라가다가 탄거임.)



허나 그늘에만 있으면 매우 시원하고 상쾌함.


우리나라처럼 습한 더위가 아니라 그런지, 짜증나지도 않고 매우 좋다.


결론은 살기 좋은 도시임.





내가 이날부터 몸이 매우 안 좋아진 관계로, 많이 돌아다니지는 못했다.


하루종일 우중충하고 으스스한 유럽에 있다가, 갑자기 햇살이 쨍쨍한 곳으로 왔는지 몸살에 걸렸다..;;


폭설이 내리던 터키에서도 멀쩡하던 몸이, 왜 갑자기 이러지..;;


여하튼 남아공 약국에서 이부프로펜을 사먹으며, 트럭킹 하는 날까지는 회복되기를 기도했음.



남아공은 다른 아프리카 국가에 비하면 물가가 높은 편이지만,


우리나라와 비교해도 싼편이고, (그러니까 유럽애들한테는 엄청 싸게 느껴지겠지...)


물건의 퀄리티도 매우 고급스럽다.





훗날 깨달았는데, 이정도 퀄리티의 커피숍은 남아공이 아니면 만나기 힘든 퀄리티였다..;;


아직도 대다수의 아프리카 국가들은 기름 들어오는 날에는 주유소에 몇백미터씩 줄을 서고,


정전되는건 부지기수고, 냉장고가 없어서 미지근한 콜라를 마셔야 된다.


가장 중요한건 마지막임.


시원한 콜라를 못 마신다는점.... 난 아프리카 여행하면서 이게 가장 견디기 힘들었다.





그렇게 식물원을 한바퀴 돌아보고, 다시 버스를 타고 간곳은 와인농장...ㅡ_ㅡ


뭐 이리 쓸데없는 곳만 돌아다니고 있냐고 묻고 싶겠지만,


공짜라서 간거다.


2일짜리 티켓을 끊었더니, 보트투어 + 와인투어 + 선셋투어가 공짜라서 그냥 해봤다.


보트투어는 어제 그 수로 있는 고급주택촌을 배타고 가는게 전부고,


와인투어는 지금 사진에 보이는게 끝임.


말이 투어지, 가이드도 없고, 지금 사진 찍는곳에는 철조망이 쳐져있어 안으로 들어갈수도 없을뿐더러,


와인 시음을 하기 위해서는 말도 안되는 돈을 지부해야 됨.


선셋투어도 그냥 언덕 위에 내려주는게 끝임.



여하튼 남아공은 와인으로 꽤 유명하다던데, 와인맛을 모르기로 유명한 우리는 알 도리가 없었다.


그냥 아. 쌉싸름하구만. 이 정도가 다였음.





여긴 어디드라... 약간 외곽쪽에 있던 해수욕장이다.


수영하는 사람이 별로 없는걸로 봐서는 대서양쪽인거 같다.


인도양쪽은 물이 따뜻해서 수영이 가능한데, 대서양쪽 바다는 물이 겁나 차가워서 발 담그기도 무서움.



근데 바라만 보기에는 물색깔이 참으로 예쁘다.


멀리 보이는 집들도 전부 고급주택촌임.


전에 잠시 언급했던 우르스라는 스위스할아범도 저런집 하나 사서 살고 있다고 함.


자기 침대에서 창문만 열고 점프하면 수영장으로 직행한다고 자랑을 했었더랬지.





이제 대망의 선셋투어.


지금 왼쪽에 보이는게 테이블마운틴이고, 오른쪽에 우뚝 솟은게 라이온헤드 라는 산이다.


사진으로는 잘 안 보이는데, 산 꼭대기 부분만 색깔이 갈색이라서 사자대가리 라는 이름이 붙었나보다.



여하튼 내가 서있는 곳은 뭐드라... 메모리얼 언덕인가?... 여하튼 무슨 언덕임.


선셋을 보러 온 사람들로 꽉 찬 언덕이었다.





계속 사진만 보다가 까먹은 사람이 있을까봐 얘기해주는건데, 여기는 아프리카임.


그래서 도심 한복판에 저렇게 칠면조처럼 생긴 애들이 돌아다닌다.


나름 남아공에서 유명한 새인거 같은데, 정확한 이름은 모르겠음.


머리는 파란색이고, 몸통은 흰점으로 뒤덮힌 칠면조 크기 정도의 새였다.


날수 있을것 같긴 한데, 나는걸 본적은 없다..;;;


케이프타운에 살고 있는 비둘기라고 보면 될듯.





요로코롬 예쁜 선셋을 볼수 있다.


아프리카는 해가 떠있을때는 겁나 덥지만, 해가 지기 시작하면 겁나 추워진다.


해가 이정도만 져도, 긴팔로 갈아입어야 할 정도다.



다들 여기서 도시락도 까먹고, 피크닉을 즐기고 있었으나,


우리는 관광객답게 열심히 사진만 찍다가 내려왔다.





케이프타운 시내의 모습.


크리스마스와 새해를 맞이하여 설치한것으로 추정되는 네온사인들이 여전히 반짝이고 있었다.


아무래도 아프리카라서 그런지, 밤이 되니까 시내가 한산해졌다.


여행자들이 많이 있는 롱스트리트 라는 곳은, 밤에도 돌아다닐수 있다고 하지만 추천하고 싶지는 않다.



이유는, 거기서 도둑을 만났었음.


본인이 2시간 후면 나일강 크루즈를 타러 가기 때문에, 3일은 있어야 다음날 포스팅을 올릴수 있어서 미리 얘기하는건데,


만약 케이프타운에 갈 예정이라, 이 블로그에 오신거면.


절대로 롱스트리트 길거리에 있는 ATM에서 돈 뽑지 마세요.


주변에 아무도 없는걸 확인하고 정말 오버한다 싶을정도로 꽁꽁 싸매고 돈 뽑으면 상관 없는데,


뽑은 다음에 누가 말을 걸면 무조건 무시하고 도망치는게 상책임.



기계를 어떻게 조작하는지 모르겠으나, 여하튼 뭐 니 프로세스가 안 끝났으니 카드 다시 넣으라고 뭐라뭐라 씨부리는데,


우리도 사전에 안 알아보고 갔으면 낚일뻔 했음.


자세한 얘기는 다음 포스팅에 쓰겠음.

Posted by v멍군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