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위에 벌벌 떨면서 두바이 공항에서 노숙을 했다.


처음 여행을 떠나올때는 왠만해선 비행기를 안 타겠거니... 싶어서 PP카드라 불리는걸 안 만들어왔는데,


지금 와서는 조금 후회중이다.


PP카드가 뭐냐면... 공항에 있는 VIP라운지를 쓸수 있는 카든데... 1년에 15만원정도만 내면 된단다.


아니면 뭐 비즈니스석을 타든가... 아니면 신용카드 우수고객이 되든가... (듣기로는 현대카드 레드 이상이면 PP카드 된다는 얘기도 있음...)



15만원정도 내고 만들어왔으면 본전 찾고도 남았을텐데...


참으로 아쉽구만...



 


비행시간이 다가오기도 전에, 너무 추운 관계로 면세점 이곳저곳을 돌아다녔다.


정말 어마어마하게 쌌음.


보통 면세점 가면 담배랑 술가격을 통해서 물가를 가늠해보는데....


두바이 면세점은 이제까지 가봤던 공항들중에 술, 담배 가격이 가장 쌌던거 같다.



우린 그래서 3주동안 트럭킹하면서 마실 럼주 한병을 구입했다.


이때는 몰랐다.


트럭킹이 그렇게 빡센 일정을 소화해내야 되는 투어일줄은..ㅋㅋㅋ


그냥 매일밤 술마시면서 노는 투어라고 생각했었음.





두바이에서 갈아탄 비행기도 아랍에미리트 항공사였는데,


이번에는 비행기가 더 좋았다...;;;


화면을 잘 보면... 현재 비행기에 장착된 외부카메라의 영상이 나오고 있다.


게다가 리모콘도 PSP처럼 생긴 요상한 형태고, 비즈니스석을 보니까 걔네는 한명당 아이패드 같은게 하나씩 달려있었다.



보통 이렇게 내부에 박힌 모니터를 통해서 영화를 보거나, 게임을 할라치면


반응속도가 너무 느려서 짜증나기 마련인데,


이 비행기는 내 노트북보다 빨랐음.


게다가 한국어로 된 영화도 꽤 많아서 심심하지 않게 아프리카로 올수 있었다.





드디어 남아공 도착.


넬슨 만델라로 유명하고, 2010년 월드컵을 치룬걸로도 유명한 남아공.


지금 사진이 입국심사 사진인데, 딱 봐도 백인들밖에 안 보인다.



얘네들 대부분이 여행객이 아니고, 남아공 국적을 가진 사람들임.


남아공에서 백인은 10%도 되지 않지만, 전체 토지의 90%정도를 가지고 있을정도로 엉망인 나라다.


넬슨 만델라가 대통령이 되기 전까지는,


법적, 종교적으로 대놓고 인종차별정책을 시행한 나라로도 유명하고,


1990년대까지만 해도, 흑인의 50%는 수도, 전기 등의 혜택을 전혀 못 받았으며,


학교에서부터 아예 흑인은 백인을 위해 봉사하는 존재로 교육을 해대는 바람에,


여전히 인종간의 격차가 심한 나라로 알려져 있다.



지금도 여전히, 백인과 흑인이 사는 구역이 명확하게 나뉘어져 있고,


좀 좋은 상점이나 건물에는 백인들만 가득하고, 흑인이라곤 화장실 청소부 정도만 간혹 눈에 띄일 정도다.





원래 케이프타운, 요하네스버그등 큰 도시들조차 제대로 된 인프라가 구축되지 않아 공항에서 시내 들어가기가 빡센 나라중 하나였는데,


월드컵을 유치하면서 '마이씨티버스' 라는 것을 도입함으로써,


공항에서 시내 들어가기가 한층 편해졌다.



이게 뭐냐면, 그냥 버스노선을 새로 만든거임..;;;


아프리카랑 남미등 대부분의 개발도상국이 그렇듯, 남아공도 원래 미니버스를 많이 이용했는데 (지금도 현지인들은 전부 미니버스를 탐)


지금은 이 마이씨티버스로 대체하기 위해 계속해서 확장중이라고 한다.


(미니버스는 우리나라 다마스 같은 차량이 정해진 코스를 돌아다니면서, 사람을 태우는 버스다. 겁나 위험하다는 평이 지배적임.)





딱 봐도 외국인 전용이라고 써있는듯한 인상을 풍긴다.


깨끗하고 친절하고, 노선도 전부 관광지를 중심으로 연결되어 있다.



우리도 처음에 공항에서 숙소 들어갈때만 이거 타고,


그 다음부터는 한번도 안 탔다...;;


터키처럼 카드를 구입해서 충전한 다음에 사용하고, 그 다음에 반납하면서 보증금을 돌려받는 식의 시스템인데,


겁나 귀찮음.


결국 우리는 마지막에 보증금 까먹고 안 받아왔음.ㅠ





남아공은 생각보다 엄청나게 좋았다.


공항부터 시작해서, 도로도 잘 깔려있고... 전혀 위험하다거나 더럽다는 느낌을 받지 못했다.


물론 공항에서 시내 들어갈때, 아주 잠시 판자촌을 보긴 했으나,


케이프타운에 도착해서 케이프타운을 떠날때까지만 해도,


아프리카는 매우 안전하고 상냥하고 좋은 곳인줄로 착각할 정도로, 케이프타운은 매우 우수한 곳이었다.



허나 모두가 얘기하듯,


케이프타운은 아프리카라고 보기에는 애매할 정도로 유럽화가 진행된 곳이었다는걸 간과했다.





아프리카에 대해서는 전혀 아는것도 없고, 정보도 너무나도 부족해서,


일부러 한인이 운영하는 숙소를 잡았다. (한국 여행객 좀 만나서 정보 좀 받으려고...)


케이프타운에는 한인민박이 꽤 많은데, 대부분이 자기들이 사는 집에 남는 방을 세주는 형식이다.


고로 시내에서 겁나 멀리 떨어져 있는 부촌에 자리잡고 있으며,


시내에 나오려면 무조건 주인집의 차를 빌려타고 나와야 되는데, 대부분의 민박집들이 그걸 돈을 받는다...ㅡ_ㅡ


하루에 시내 들어왔다 나가는데만 해도 차비로 몇만원씩 줘야 되는 그런 거지 같은 시스템임.


(상관 없을지도 모르지만, 케이프타운 한인회는 정말 더럽기로 유명하단다... 실제로 거주했던 분에게 들은 얘기임.)



그래서 우린 일부러 시내에 위치해 있는 홀리데이 백패커스 라는 한국분이 운영하는 숙소를 잡았는데,


이 곳은 말이 한인숙소지... 그냥 로컬숙소다...ㅡ_ㅡ


우리가 갔을때도 관광객이라곤 한명도 없고, 전부 흑인분들만 가득했었음.

게다가 숙소 수준도 매우 열악하고.... 여하튼 전혀 추천하고 싶지 않은 곳이었다.


차라리 주변에 블루마운틴이나, 롱스트리트 등의 유명 백패커스를 가는 것을 추천한다.



여튼 홀리데이 백패커스가 현지인들로 꽉 차는 바람에,


우리는 같은날 도착한 또다른 한국 여행자와 함께 주인장의 집에 가서 머물기로 했다.


비록 시내에서 겁나 떨어져 있긴 하지만, 무료로 시내까지 데려다주고 데려와준다고 하셔서 가기로 했음.





주인장의 차를 타고 시내를 돌아 마트에서 장을 보고, 시내에서 멀리 떨어진 숙소로 향했다.


이게 실수였다.


아무리 정보가 없고 어떻게 해야될지 몰라도 한인민박은 이용하는게 아니었다.



내 블로그를 보면 알겠지만, 난 왠만해선 평을 잘 안내리는 편인데, (특히 한국사람들이 하는 것에 대해서는....)


여기는 별로였다.


우린 분명 손님임에도 불구하고, 거의 부하직원 부리듯 대하셨고, 여기 있는 근 일주일 내내 매우 불편한 느낌만 받다가 빠져나왔다.


하나 예로 들자면,


뭐 오늘 저녁에는 돌아가는 길에, 한인마트에 내려줄테니 거기서 두부 사서 된장찌개나 끓여먹자 고 하신다.


(진희보고 된장찌개 끓여 놓으라는 말씀이셨음...)



일주일동안 진희랑 내가 저녁을 모두 차려서 대접하고,


설거지까지 우리가 다 했음... (그렇다고 재료비를 대주신것도 아님. 전부 뿜빠이였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맙다는 말 한마디 못 들은게 유머포인트임.


게다가 요즘이 어떤시댄데..


여자의 행복은 남자의 행복으로부터 온다..


여자의 꿈을 쫓는다느니하는 건 바보같은 짓이다..남자가 행복해지면 자연스레 여자도 행복해진다..


등의 말도안되는 말씀을 자꾸 진희에게 하셨다.



개인적으로 해외 나와서 겪은 시간중에 가장 벗어나고 싶던 일주일이었다.

Posted by v멍군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