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어제와 같이 새벽 5시 반에 일어났다.


망할... 간만에 이렇게 일찍 일어나서 뭔가를 해보는거 같다.


옛날부터 느끼는건데, 일찍 일어났다는건 뭘 했건말건 그냥 그 자체만으로도 뿌듯한거 같다.


여하튼 그렇게 일어나서 창밖을 보니.


딱 보니 오늘도 망했다.


열기구는 커녕, 우리를 픽업하러 오는 차도 숙소앞까지 못 올라올 정도로 많은 눈이 왔다.





5시 반에 일어났다가, 후딱 옷 챙겨입고 창밖을 본 순간.


난 깨달았다. 우린 망했다는것을.


그래서 10분정도 기다리다가, 아무도 픽업하러 안 오길래 다시 누워서 자려는 찰나.


누군가 신나게 우리방문을 두들긴다.


옙옙~ 지금 나갑니다요~~


근데 더 신나게 두들긴다. 이 망할놈들이 지네가 늦게 픽업하러 와놓고 자꾸 재촉한다.


여하튼 대기하는 곳에서 8시까지 대기하다가, 오늘도 안되겠구나~ 싶었는데...


갑자기 대장이 열기구 타러 가잰다..;;;


엥? 이 날씨에요?..;;;





이들은 프로패셔널 돈벌이 장사꾼들이었다.


눈이 오든말든, 풍경을 볼수 있든 말든 이들은 전혀 상관 없었다.


그냥 무조건 열기구에 1시간동안 태운다음에 15만원(100유로니까)만 받아 챙기면 장땡이었다.


대충 열기구 하나에 24명정도 타는데 열기구가 5개쯤 되니까... 대충 잡아도 100명... 1500만원이 순식간에 생기는거다.


그런 목돈을... 날씨 좀 안 좋다고 포기할만한 사람들이 아니었다.



날씨가 개판이라 한치 앞도 안 보이는데도 열기구를 띄우겠다고 저 난리중이다.





열기구 5개중 4개가 우리나라 사람으로 가득 채워졌다..;;;


정말 대단하다. 왜 이렇게 많이들 오는거지?...


뭔가 다른 이유가 있는거 같기도 한데 대놓고 물어보기도 뭐하고...


나중에 엄마한테 물어봐야겠다.



우린 어차피 내일까지도 있을꺼니까, 오늘 날씨가 엉망인거 같아서 안 타겠다고 했더니,


그럼 환불 못 받을수도 있다고 잘 생각하란다.


이런 망할 인도터키쉬 같은 놈들. 


원래 진상 안 부리고 시키는대로, 주는대로 잘 받아먹는 우리지만... 이렇게 말도 안되는 돈벌이에 급급한 액티비티는 영 안 내킨다.


그래도 뭐 우선 올라가서 산 하나만 넘으면 날씨가 좋아질거라는,


말도 안되는 뻥을 믿어보자는 마음으로 열기구를 기다렸다.





근데 갑자기 열기구가 다들 주저 앉는다.


엥... 뭔가 문제가 생겼나...


뭔가 싶었는데 대장이 오더니 오늘 열기구는 취소됐단다. 도저히 안 되겠단다.


자기들이 봐도 진짜 아니다 싶었나보다.



게다가 까탈스럽기로 유명한 한국인들이 이렇게나 많은데, 괜히 잘못 태웠다간


1시간 내내 욕만 들어먹고, 착륙과 동시에 사무실에는 환불을 요청하는 한국인들로 가득할 것을 생각하니


아찔했나보다.





결국 이륙 직전이었던 열기구들은 전부 철수하기 시작했다.


근데 사진으로 봐도, 날씨가 너무 아니지 않나.


한치 앞도 안보이는데 하늘에 올라가서 뭘 볼수 있다는건지 모르겠네...



여하튼 우린 어차피 일정이 길고 길고 너무 길어서 할게 없으므로,


열기구가 제대로 뜰때까지 뻐겨볼 예정이다.


여하튼 열기구 회사중에 싼편에 속하는 아나톨리안? 뭐 이회사는 비추임.





그렇게 숙소로 돌아온 우리는, 다시금 아침을 먹고, 다시금 잤다.


신나게 낮잠 타임.


무슨 터키와서 한거라곤 케밥 먹고 잔거밖에 없는거 같다.



그렇게 풀로 낮잠을 자다가 일어나니 벌써 저녁 먹을 시간.


행복하다.


평생 이렇게 먹고 자고 먹고 자고 먹고 자고 하고 싶다.


이번에 간곳은 역시나 케밥집.


케밥집 이외의 레스토랑은 당최 찾을수가 없다.


먹기 싫어도 케밥. 먹고 싶어도 케밥.



사진에 보이는건 터키 요구르트인데, 진짜 짜다.


와.. 사람들 말로는 처음에는 힘들지만 먹다보면 중독 된다는데... 난 한번 먹고 더이상 안 먹어봐서 모르겠다.


땀 많이 흘리는 여름철에는 꽤 좋다던데... 난 못 먹겠음.


일반 요구르트에 소금 타놓은 맛임.





오른쪽은 어제 먹었던 피데 라는 터키피자.


그리고 그 옆에 떡볶이에 김말이튀김 얹어놓은것처럼 생긴건... 뭐드라.


쾨프테?.. 뭐 그렇게 부르는 음식이었다.


빨간국물은 토마토소스에 감자 몇개 들어가있는거고,


김말이 튀김처럼 생긴건 미트볼이다.


생각외로 꽤 맛있다.


터키 음식은 나랑 좀 잘 맞나보다.





도착한날부터...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순간까지도 이렇게 쉴새 없이 눈이 쏟아지고 있다.


과연 내일은 열기구를 탈수 있을까?


여름 성수기때처럼 저 멀리까지 푸른하늘이 펼쳐지는건 더이상 원하지도 않는다.


그냥 뜨기라도 했음 좋겠다.




오랜만에 제 날짜에 맞춰서 포스팅을 다 했다.


지금 우리는 저녁먹고 누워서 겁나 인터넷만 하다가, 200점 내기 맞고 좀 치다가,


지금 슬슬 잠이 오려고 하는 찰나다.


터키에 온지 3박4일 째인데, 야외 박물관 한개 본거 빼면 아무것도 한게 없는듯 싶다..;;;


덕분에 스트레칭하고 운동하면서 하루하루 보내고 있다.


간만에 즐기는 잉여생활이라 그런지 매우 만족스럽다. ㅎㅎㅎ

Posted by v멍군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