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의 일과를 0시부터 말해보자면.


0시. 신나게 마심.


1시. 더 신나게 마심.


2시. 더욱 신나게 마심.


3시. 더욱더 신나게 마심.


4시. 더욱더욱 신나게 마심.


5시. 취침


17시. 강제기상.


18시. 강제 빨래 시작.


19시. 신나게 마심.


20시. 더 신나게 마심.


24시. 내일까지 이어서 마시는 중임.



결론은. 난 술마시고 뻗어서 하루종일 잤고.


사촌동생이랑 진희만 런던시내 구경했음.


그리고는 저녁부터 다같이 다시 달렸음.





허나 오해하지 말자.


이 두분도 어젯밤 새벽 2~3시까지 마셨던 분들이라, 느즈막히 일어나셨고,


들리는 풍월에 의하면 12시쯤 집을 나섰다고 하심.


난 12시 10분쯤 일어나서 아침 겸 점심을 먹고 다시 잠 들었음.



사진으로 짐작컨데 아마도 나가자마자 런던탑에 간듯.





12시가 좀 넘어서 속이 너무 쓰려서 일어났더니,


어제 같이 술마셨던 분중 한분이... 어.. 와이프분 지금 방금 나가셨는데, 문 열면 버스정류장에 서계실거에요.


라길래,


"됐어요.ㅋㅋㅋ" 라고 말하고 밥을 먹었다



진희도 나 데리고 돌아다니면 많이 못 돌아다녀서 힘들고,


나도 진희 따라 돌아다니면 많이 돌아다녀서 힘드니까,


서로 윈윈하는 방법은.


나는 자고. 진희는 구경하고임.





타워브릿지도 갔나보네.


여하튼 사촌동생이랑 단둘이 내보낸게 조금 미안하긴 했지만,


진희는 매우 만족스러운 하루였다고 본다.



다들 나중에 혼나는거 아니냐고, 혼자 내보내도 되냐고 걱정했지만,


난 전혀 걱정하지 않았다.


난 알았거든. 내가 없는게 더 편할거라는걸.ㅋ





유럽에서 두번째로 크다는 세인트폴 성당이다.


첫번째는 당연히 바티칸의 성베드로 성당임.


여기는 이상하게 입장료가 매우 비싼데, (미사를 목적으로 하는 입장은 가능하지만, 우린 천주교 신자가 아니라서 무효.)


그 덕분에 진희도 그냥 외관만 한번 둘러보고 왔단다.





진희는 처음에 2층버스를 탈때, 뭔가 이상하다 싶었다는데,


알고보니 이 구형 2층버스를 원했던거였다.


노팅힐 영화에 보면 휴 그랜트가 언제나 이렇게 생긴 2층버스를 타는데,


지금 돌아다니는 2층버스는 대부분이 신형이라 이렇게 생긴 구형 타보기가 쉽지 않다.



여하튼 나 자고 있는 사이에 알아서 잘 관광하고 다녔구만.


어미새의 심정이랄까.


둥지를 떠나보내는 어미새의 심정이 이럴까.





밀레니엄 브릿지.


영국에서는 2000년을 맞이하여, 밀레니엄 프로젝트라고... 커다란거 몇개를 해냈는데,


그중 하나가 이 밀레니엄 브릿지다.


나머지는 대관람차인 런던아이, 폐발전소를 미술관으로 바꾼 테이트모던, 그리고 그리니치 천문대에 뭐 하나 만들었다던데...


여하튼 이 밀레니엄 브릿지는 최초로 도보로 템즈강을 건널수 있는 다리란다.





밀레니엄 브릿지는 세인트폴 성당과 테이트모던을 연결해주는 다리이므로,


이건 아마도 테이트 모던 2층에 있는 카페에서 찍은것으로 생각된다.


개인적으로 테이트 모던 미술관은 겁나 지루했던거 같다...


이제까지 이 미술관이 마음에 들었다는 사람을 본적이 없음.ㅋㅋ


미술의 ㅁ자도 모르는 나에게, 현대미술은 너무 어려운 주제인거 같다.





트라팔가 광장의 야경.


뒤에 보이는 멋드러진 건물은 내셔널 갤러리라고... 유럽 3대 미술관 중 하나다.


유럽 3대 미술관은 이탈리아의 우피치 미술관, 스페인의 프라도 미술관이랑 영국의 내셔널 갤러리.


참고로 우린 우피치랑 프라도 둘다 스쳐지나갔을뿐 입장은 안했다..;;;



놀라운건 원래 뒤에 보이는 내셔널 갤러리는 개인 소유의 집이었단다.


누구 집이었는지는 모르겠으나, 화장실 한번 가려면 세그웨이 타고 가야할듯.





흠... 대충 옥스포드 서커스 근방인거 같다.


여하튼 이렇게 밤늦은 시간까지 둘이 잘 돌아다니다가 집으로 왔다.


나는 계속 퍼자다가, 오후 6시에 카톡을 보게 됐고,


"내가 오기전에 빨래를 해놓지 않으면 구워먹어 버리리라." 라고 써있는 메세지를 발견했다.


그래서 빛과 같은 속도로 일어나서 빨래를 해냈음.



참고로 나랑 같은방을 쓰는 사람이 한명 더 있었는데,


나랑 똑같이 12시쯤 일어나서 밥먹고, 나랑 똑같이 다시 잔 다음에, 나랑 똑같이 오후 6시쯤 일어나서,


나랑 똑같이 다시 술을 마셨음.





어제 맥주, 소주, 양주 섞어마시는 바람에 속이 너무 쓰렸다.


아... 이래서 술은 하나로만 달려야돼.


여하튼 속이 너무 쓰려서 오늘은 술 안 마셔야지. 라고 생각했는데,


사장님이.... 사장님이... 작정을 하셨나보다.



가뜩이나 물가도 비싼 영국에서, 연어회, 고등어 구이, 훈제연어, 버섯, 소고기, 돼지고기, 안심 등등...


왜요. 저한테 왜 이렇게 잘해주시는건데요.


정말 어마어마하게 사오셨다.


아무리 봐도 우리 방값보다 더 많은 걸 얻어먹은 민박집이었다..;;;



그래서 어쩔수 없이, 위장약 하나 먹고서 술자리에 참여했음.





다들 하루종일 자고 일어나서 그런지 너무나도 쌩쌩했다.


고래서 정말 신나게 달렸음.



여행 뭐 있나.


유명 관광지 좀 안가고, 사진 좀 안 찍으면 어떤가.


그냥 재밌고 신기한 사람들 만나서 그 사람들 얘기 들으면서 이렇게 술마시는게 여행이지 뭐.ㅎㅎㅎ

Posted by v멍군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