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엔 아무래도 로또 1등이라도 한번 당첨될꺼 같다.


새해 초반부터 액땜이라는 액땜은 모두 골라서 다 했다.


일주일이 지난 지금까지도, 계속해서 액땜중이다.


망할.





우선 첫번째 액땜은 0시부터 시작했다.


우리가 자리잡은 곳은 런던아이에서 한참 멀리 떨어진 이름 모를 강변의 언덕이었다.


사람이 정말 징그러울 정도로 많아서,


움직일수도 없을 정도였다. 


그래서 그냥 밀리고 밀리다가 대충 서는곳에 서서 보기로 했다.


어차피 불꽃놀이라는게 하늘 높이에서 터지는거니까, 아무데서나 봐도 대충 보일줄 알았다.



그게 실수였음.





불꽃이 터지는 장면이다.


우선 불꽃의 높이가 절망적으로 낮다.ㅋㅋㅋ


나중에 알고보니까, 이게 런던아이에도 불꽃이 설치되어 있어서,


런던아이 + 공중 + 땅... 이렇게 3곳을 합쳐서 불꽃놀이 쇼를 하는거였다.


그러다보니 너무 높게 쏘지 않고, 나즈막히 쏴대는거다.



게다가 가장 절망적인건,


바람이 우리쪽으로 부는 바람에.... 불꽃 연기에 가려서 우린 불꽃을 제대로 보지도 못했음.


지금 사진으로 봐도 알겠지만, 거의 안 보인다.


근데 BBC방송국이랑, 제대로 자리 잡고 본 친구들이 찍은 영상을 보면,


우리나라 여의도 불꽃축제 저리가라 할 정도로 멋진 장면을 연출하고 있었다.





이게 뭐야.ㅋㅋㅋ


가면 갈수록 점점 연기가 우리쪽으로 오면서, 나중에는 아무것도 안 보였다.


뭔가 불꽃이 터지는 소리는 들리는데... 아무것도 안 보이는 신기한 현상.


불꽃의 끝부분... 그것도 떨어지면서 사라져가는 그런 불꽃들만 10분동안 본거 같다.



우리 주변 사람들도 처음에는 정말 열광적인 분위기였는데,


시간이 가면 갈수록 얌전한 관광객 모드로 바뀌어서,


전부 한숨만 쉬고 있었다.





게다가 두번째 액땜은. 숙소 문제.


이날부터 런던 떠나는 날까지는, 좀 싼 숙소에 자리가 있길래 그곳으로 옮겼는데...


아... 정말 이건 말하기도 싫고 더럽게 지루한 얘긴데,



우선 짐을 다 싸서, 지하철을 갈아타면서까지 그 숙소로 갔는데...


정말 숙소라고 부를수 없을 정도로 엉망인 곳이었다.


주인장도 없고, 숙소에 있는 애들은 중학생 정도로밖에 안되는데 무슨 약을 해댔는지,


술냄새는 하나도 안나는데, 전부 정신을 못 차리고 사경을 해매고 있었다.


방바닥은 무슨 노숙자들이 벗어놨다가 빗물에 젖은 양말로 보이는 것들 투성이었고...


방 한가운데 쓰레기통은 자빠져 있는데 아무도 게의치 않고 그 위에서 뒹굴고 있고....



아... 숙소 시설이 열악하거나 그런건 다 상관 없는데, 너무 위험해 보였다.


미리 묵고 있는 애들이 제정상이 아닌거 같은 애들이었다.


나 혼자였다면 상관 없겠지만, 사촌동생이랑 와이프까지 있는 마당에 그 숙소는 아닌거 같았다.



그래서 결국 예약금 그냥 다 날려버리고, 다시 원래 숙소로 돌아오고자 했는데...


원래 숙소에도 자리가 없고.ㅠ


그래서 사장님이 소개해주신 다른 숙소를 갔는데, 거기서부터 이번 영국 여행의 진짜 이야기가 시작된다.


나에겐 볼리비아의 엘솔라리오만큼이나 신났던 그런 숙소.


광고하고 싶지만, 아직 이름도 안 정해진 숙소라서 나중에 이름 정해지면 알려주겠음.





요건 불꽃놀이 보러 가는 사람들의 행진.


다들 매우 들떠있어서 사고 나기에 딱 좋아보였음.ㅎㅎ


갑자기 난데없이 소리를 지르고, 간혹 과음한 사람들이 아무데나 술을 뿌리는 바람에,


장난판이 따로 없었다.





2013년 새해 첫날 맞이한 불꽃놀이.


비록 멀리서 연기에 가려서 잘 안 보였지만,


그게 뭐 중요한가.


중요한건 마음이겠죠.

Posted by v멍군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