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주_12_13/28-Spain2012. 12. 25. 08:51

우린 보통 잘 알려진 작은도시보다 대도시를 선호하는 편이다.


왜냐믄.


우리를 만족시킬만한 쇼핑센터는 대도시에만 있으니까요!!!!



그런저런 이유로 마드리드 관광을 나섰다.


언제나처럼 빠르고 깔끔하고 간결하고 시원하고 야무지게.


그렇게 후딱 한바퀴 돌고 옵시다.





이건 1950년대 세계2차대전 포로수용소의 모습이 아니다.


이건 2012년 스페인의 수도, 마드리드 캠핑장의 우리 숙소 모습이다.



전날 밤새도록 비가 오는바람에, 급하게 타프를 추가했다.


지금 보니, 빨래를 저곳에 걸어두면 비가 오면 다 젖어버리잖아...


게다가 밤새 내린 비로 인해 밥솥도 비를 맞았던 기억이 난다.



괜찮다. 마지막 캠핑이니까.


아마 이것이 내 인생 마지막 캠핑이지 싶다.



예전에 우리 아버지 되시는 분께 여쭤본적이 있었다.


"결혼하기 전에는 그렇게 텐트 치고 많이 잤다면서, 왜 요즘에는 텐트에서 안잠?"


그때 아버지가 해주신 얘기는,


"그때 너무 많이 자서, 이제는 텐트에서 자기 싫어."


였다.


그 당시에는, 뭐 저런 비논리적인 말이 다 있을까 싶었는데... 이제는 좀 이해가 간다.



나도 나중에 자식이 물어보겠지.


"아빠. 아빠는 세계일주 하면서 유럽에선 텐트도 치고 잤다면서, 지금은 왜 쇼파에만 누워있어?'


그럼 내가 답하겠지.


"야 비켜. 티비 안 보여."





마드리드는 스페인의 수도.


수도하면 역시 백화점.


백화점하면 역시 꼭대기층에 위치한 전자제품 & 가구 구경하는 맛 아님?



나는 이곳에서, 거 뭐냐... 냄비계의 에르메스라고 불리우는 뭐지... 라 꼬르메르? 르크루제 라는 냄비를 직접 봤다.


돌솥냄비라고 하던데 겁나 무거웠고, 겁나 비쌌음.



보통 다른 여행자들은 화장실이 급하거나 와이파이를 이용할때 와이파이를 찾지만,


우린 좀더 고급여행자이므로 백화점을 찾는다.





여긴 마드리드의 볼거리 중 하나인... 쏠 광장이다.


마드리드에는 프라도 미술관을 제외한 볼거리라곤 광장밖에 없는거 같다.


10개의 도로가 뻗어나가는 중심인 이 쏠광장은 이날도 많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이렇게 사람들이 북적북적 대고, 시끌시끌 한걸보니 라틴이긴 라틴인가보다.


뭔가 생동감 넘치고 활기가 넘친다.


이런게 좋다.





그렇게 쏠광장을 한바퀴 훑어보고 향한곳은, 마요르 광장.


굳이 마요르 광장 자체가 보고 싶어서 간건 아니고, 그냥 걸어가다보면 알아서 마요르 광장으로 가게 되있다.


지금은 크리스마스 마켓이 열려있어서 많은 사람들이 구경중이었다.



지금 사진에 보이는 수많은 인형탈을 쓴 사람들은 전부 인도사람이다.


뉴욕에서도 겪었던 일인데...


저렇게 겉모습만 보면 한없이 귀여워보이는 인형들의 눈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헤이 뿌렌드. 위치 껀뚜리? 유아마뿌렌. 디스 뿌라이스 온리 뽀 유."


라고 외칠것 같은 인도인들이 보인다.





마드리드는 다른 도시에 비해 볼게 별로 없어 보이는데도,


엄청나게 많은 관광객들로 바글거렸다.


어차피 우리도 그냥 백화점 보러 온거니까 괜찮아..ㅋㅋㅋ



특이한점은.... 보통 길거리에 공연을 하는 사람들을 보면,


상당히 참신하고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가지고 공연하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마드리드는 뭔가 체인점 같이... 똑같은 형식의 공연을 사람만 바꿔서 하는 곳이 좀 있었다.





그렇게 광장 두개를 거쳐서 돌아다니다가 발견한, 산 미구엘 시장.


우리에겐 "San Miguel" 맥주로 더 익숙한 그 이름이다.



여기는 겉에서 딱 보면, 시장인지 레스토랑인지 분간이 안갈정도로 깔끔하다.


해산물 시장을 보면서 이런 느낌을 받았던 것은 딱 두번.


노르웨이 베르겐 그리고 스페인 마드리드 다.



그리고 두곳의 공통점은.


비싸다.





분명 간판은 시장인데, 내부는 레스토랑과 흡사하다.


우리나라 노량진 시장처럼, 수많은 상점들이 다닥다닥 붙어서 손님을 상대하고 있었고,


손님들은 마음에 드는 상점에서 음식을 산 다음에, 근처에 있는 아무 테이블이나 잡고 먹으면 된다.



좀 특이한점은,


나름대로 상도덕이 있는지 모르겠다만, 여하튼 파는 음식들이 전부 제각각이었음.


생굴, 빠에야, 연어, 볶음밥, 초콜릿, 아이스크림 등등...


여하튼 다양한 음식들을 팔고 있었다.


다들 고퀄이고. 다들 고가격대를 형성하고 있었다.





제발 나를 먹어줘요.


라고 외치고 있는 음식들이 한가득했지만, 우리가 먹을수 있는건 그리 많지 않았다.


생굴 6개를 2만원 주고 먹을수 있을만큼, 우리의 통장잔고는 넉넉하지 않았으므로


결국 빠에야 한접시만 먹었다.


그것도 가장 작은사이즈로....



참고로 숟갈 2개 준다는걸, 됐다고 하나만 달라고 해서 나눠먹었다.


그게 우리의 마지막 자존심이다.





그렇게 눈물의 빠에야를 흡입한 다음에,


우린 차를 주차시켜놓은 곳으로 향했다.


근데 지도를 보다보니, 주차장 가는길에 궁전 하나가 덩그라니 있었다.



고래서 가봤더니, 이런.... 이름도 레얄스러운 레얄 왕궁이라는게 하나 버티고 있었다.


왕도 안 사는 궁전인 주제에, 왜 이름이 레얄 왕궁인지는 모르겠으나,


여하튼 레얄 왕궁이라 불리우는 왕궁 하나 있음.





예술과 열정의 나라 스페인은 벽화도 이정도 수준이었다.


개인적으로 무척 신기했던 벽화중에 하나였다.


이렇게 골목 구석구석 돌아다니면서 마드리드를 구경했다.





마드리드의 전체적인 풍경이다.


다른 도시보다 더 많은듯한 광장이 존재하고 있고... 이렇게 생긴 골목길들이 그 광장들을 이어주고 있었다.




스페인 여행의 마지막 도시였던 마드리드.


나에겐 그저 새우 비린내로만 기억나는 그 도시였지만... 


분명 여러분들은 다른 매력을 찾으실수 있을겝니다.


그래도 난, 다시 한번 마드리드에 간다고 하더라도 새우를 구워먹을거다.

Posted by v멍군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