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리카르도 커플과 너무 늦은 시각까지 노는 바람에 늦잠을 자버렸다.


뭐 사실 늦게까지 안 놀았어도 늦잠 잤을꺼야.





그렇게 늦게 일어나서 아점을 먹으러 간 곳은 동네 식당.


어제 리카르도가 진희에게 따말을 먹어봤냐고 물어봤다.


따말은 콜롬비아 전통음식으로 바나나 잎으로 옥수수분말 같은걸 싸서 찐 음식인데...


사실 이게 멕시코 전통음식이라는 사람도 있고, 페루꺼라는 것도 있고.. 말이 많다.


내가 아직 안 먹였다고 했더니 리카르도가 오늘 꼭 먹으라고 숙제를 내주는 바람에 아점으로 먹게 됐다.





우선 단일메뉴 주문을 못 하는 우리는 무조건 셋트로 먹는다.


셋트로 시키면 문제점이 이것저것 많이 물어본다는 점인데... 이날 음료수 선택시험에서 진희는 오답을 고르는 바람에,


포니말타라고 불리우는 음료수를 마시게 됐다.


쿠바에서 맥주인줄 알고 잘못 사서 우리는 절망에 빠뜨린 그 음료수다.


MALTA. 우리나라말로 하면 맥아 라는 뜻이란다... 마시면 무슨 이상야리꾸리한 물엿맛만 난다.





이게 바로 따말이다. 작년에 먹어본 이후 처음 먹어본다.





바나나 잎을 풀면 이렇게 나온다.


저 노란게 옥수수 분말을 쪄서 떡처럼 만든거고.. 그 안에 닭고기, 돼지고기 등이 숨겨져 있다.


역시나 맛있다. 진희도 맛있다면서 열심히 먹었다.





그렇게 아점을 먹고.. 리카르도를 맞이했다.


어제 리카르도가 조나로사에서 우리에게 말했다.


"쮜뉘. 내일은 클럽에 데려가줄게."


사진은 리카르도가 파티참석자를 섭외하는 모습이다.





디안나(리카르도 여자친구)가 클럽 가는 길 중간에 차를 세워두고 기다린다고 해서,


우리는 트렌스밀레니엄을 타고 디안나에게 갔다.


사실 세명이라 택시가 더 싸지만, 리카르도는 우리에게 트렌스밀레니엄을 경험시켜 주고 싶어했다.


트렌스 밀레니엄은 콜렉티보(일반 소형버스)보다야 쉽지만, 외국인이 타기에는 쉽지 않고 위험하다고 생각하는 리카르도였다.





리카르도에게 트렌스 밀레니엄을 타는 법을 배우는 진희다.


리카르도는 이미 알아버린 거 같다.


진희는 똑똑하다는 걸.


그리고 나는 관심 없는 걸 얘기해주면 수십번 얘기해줘도 잘 기억하지 않는다는 걸.





토요일밤의 조나로사는 광란의 거리였다.


보고타에서 논다 하는 언니 오빠들은 전부 모인 거 같았다.


개중에 우리 둘은 쭈그리.





제대로 안나왔지만 도저히 버릴 수 없는 사진.


진희가 리카르도에게 메렝게를 사사받고 있는 사진이다.


잘 보면 리카르도와 춤추고 있는 진희가 보인다.





디안나 역시 전여자친구 리나 못지 않게 춤을 잘 췄다.


얘네는 어릴적부터 할아버지, 할머니, 부모님이 계속해서 춤을 가르쳐 주기 때문에,


따로 배우지 않아도 잘 춘단다...


정말 잘 추더라... 음악이 나오면 그 음악에 맞는 춤을 반사적으로 춘다.





이날 옆에서 놀던 여자애들이 이 몸에게 몰려 들었다.


이 몸은 진희가 있는지도 모르고 신나서 같이 놀았다.


그러자 죠한나가 여자애들한테 다가가서 뭐라뭐라 말했더니 이들은 곧 자기 자리로 돌아갔다.


아마도 이 몸이 임자 있는 원숭이니 저리 가서 놀라고 한거 같다...


죠한나 미워....





유일한 단체 사진.


죠한나 오른쪽은 에두아르도고 왼쪽은 죠한나의 오빠란다.


사돈지간끼리 같이 클럽에 와서 춤추는 이런 문화가 존경스럽다.





진희는 난생 처음 추는 메렝게, 바제나토, 살사 등의 춤을 무난히 소화해냈다.


하지만 라틴종특으로 인한 저들의 춤솜씨는 도저히 따라잡을 수 없을 거 같았다.




오랜만에 신나게 밤 늦게까지 놀았다.


예전과는 다른 리카르도의 주머니 사정을 불쌍히 여긴 진희가 센스 있게 더치를 해주었다.


우리 둘이 콜롬비아 와서 이렇게 지냈으면 엄청 많이 들었을텐데... 그 정도쯤이야 뭐... 라는 생각보다는,


너희가 없었으면 이런 경험은 해보지도 못했을꺼야. 그냥 넣어둬. 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Posted by v멍군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