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 인스부르크에서 우리가 한거라곤 냉장고 자석 사는 일뿐.


딱 봐도 중국에서 대량으로 찍어내는 이 냉장고 자석 하나 사려고,


이탈리아에서 스위스로 안가고...


알프스 산맥을 넘어 오스트리아와 독일을 오는 우리의 열정은...


가히 알프스를 넘어 로마를 공격한 한니발 장군에 버금간다고 할수 있겠다.





인스부르크는 2번의 동계 올림픽이 열린 곳이니만큼, 주변이 전부 설산이다.


도심에서도 스키점프대가 보이는데, 지금은 전망대 용도로 쓰고 있었다.


이름만 들어도 겁나 비쌀꺼 같은 스위스 말고... 왠지 동유럽인지 서유럽인지 헷갈려서 물가가 쌀거 같은,


오스트리아에서 스키장을 갈까.... 라고 고민했었는데,


인스부르크는 워낙 스키장이 고급이라 스위스랑 가격차가 별로 없단다...;;;


그래서 그냥 스위스로 고!!!





인스부르크는 요로코롬 생각외로 큰 도시였음.


저중에서 우리가 간곳이라곤 기념품 상점 3군데 정도...


원래 짤쯔부르크를 가고자 했으나... 거기까지 가자니 짤쯔부르크가 그렇게 의미가 있나 싶기도 하고...


모짜르트를 보러 가기에는... 모짜르트는 음악가인데 박물관에 가는게 무슨 의미가 있나 싶기도 하고...


소금광산을 보러 가기에는... 남미에서 질리도록 봐서 무슨 의미가 있나 싶기도 하고...


는 뻥이고, 그냥 귀찮아서 안 갔음.


어차피 자석 사러 가는건데 아무데나 가면 되지 뭐.ㅋㅋ


원래 국경지역에서 사서 바로 독일로 도망가려고 했으나, 국경지대에 자석은 안 팔더라고.





인스부르크에서 독일의 큰동네 하나 갔다가, 스위스로 넘어가기로 했다.


왜냐믄... 독일은 물가도 저렴한 편이고... 무엇보다 게르만이라 그런지 지네 덩치만큼이나 큰 마트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독일 뮌헨에 갔다 갑시다!!! 라고 했으나...


지도를 보니, 뮌헨은 이상하게 오른쪽위에 있다..


그래서 다시 또 급하게 목적지 변경... 대충 스위스쪽으로 향하는 길중에 있는 큰 독일 도시가 어디있나...


라고 보는데.. 퓌센이라는 글짜가 떡하니 크게 자리잡고 있다.


그래. 여기다. 퓌센. 처음 듣긴 했지만 지도에 크게 적혀있으니 겁나 큰 도시겠지.


프랑크푸르트의 영광을 다시 한번 누려봅시다.





그리하여 도착한 퓌센.


망할.... 우리가 본 지도는 관광지도였다... 다시 말해 수도급 도시를 제외하곤 큰 글씨로 적혀있는 도시는 죄다 관광도시일뿐...


퓌센은, 디즈니에서 만든 신데렐라성의 모델로 유명한 노이슈반슈타인 성이 있는 곳이었다.


백조의 성이라고 불리는 노이슈반슈타인 성.


이 성에는 겁나 슬픈 전설이 있었으니... 그게 뭐냐면.


차량 진입이 안됨.


30분동안 걸어올라가든지 아니면 만원정도 내고 마차를 타고 올라가야됨...


마차도 올라갈수 있는 이 길을 왜 차는 진입을 안 시켜주는지 모르겠다만.... 여하튼 규칙이니까 따라야지.





뒤에 보이는게 노이슈반슈타인 성이고,


이거 있는 지역의 이름은 독일 바이에른 지역이다.


한때 독일이 통일되기 전에 이 지역의 왕이었던 아저씨가 있었는데..


그 아저씨는 이 성의 반대편에 있는 리모델링한 성에서 유년기를 보낸다...


그곳에서 각종 예술과 음악, 신화에 관심을 갖게 되고,


그러던중 18세의 나이에 왕에 오르게 된다.



18세. 한참 미적분이나 배우고 있을 시기에 왕이 되서 뭘 하겠는가...


그냥 지가 원래 관심 있던 예술, 음악, 신화를 모티브로 자기가 살던 성의 반대편에 이 성을 짓기 시작한다.


이 성은 지금도 차량 진입이 안되고, 주차장에서 30분정도 걸어올라와야지 보일 정도로,


이상한 위치에 자리하고 있다.


이딴 이상한곳에 어마어마한 성을 지으려고 하니, 당연히 신하들의 반발이 엄청나게 거셌고,


지가 평소에 관심 있던 모든 예술을 총 종합해서 성을 꾸미려니 하다보니 바이에른 왕국의 재정은 파탄상태에 이르렀다.



결국 정치에서 왕따를 당한 왕느님께서는 미친듯이 성 짓는거에 몰두하셨고,


이건 미친듯이가 아니라 미친놈이다. 라고 판정을 받은 후에는... 왕에서 쫓겨나 3일만에 이 성 앞쪽에 있는 호수에서 익사한다.


자살로 알려졌지만, 정확한 사인은 장준하 선생님의 사인만큼이나 오리무중임.



여하튼, 대포의 발명으로 성이라는거 자체가 쓸모 없어진 시대에, 이렇게 얄딱꾸리한 위치에 성을 짓는다는게...


쉽사리 납득이 되지 않는다.


게다가 자기가 죽은후에 이 성이 관광지 따위로 취급되는게 싫다며, 자기가 죽으면 이 성도 부숴달라고 했으나...


미친놈으로 판정받고 왕따를 당한 왕의 유언따위를 누가 듣겠나.


지금도 바이에른 지방의 최대 관광지로 인기가 많다.





딱 보면... 진짜 무슨 산중턱에 위치하고 있다.


산으로 둘러싸인 얕은 산봉우리에 위치하고 있어서,


제일 가까운 마을도 안 보이고, 뭐 그렇다고 바다나 강이 보이는것도 아닌 위치에 있다.



그저 아래쪽 마을에서 보면 저 멀리 산 위에 마추픽추처럼 돌로 만든 성 하나가 보이는구나... 정도다.


당시에는 이걸 짓는다고 전부들 욕을 해댔겠지만,


지금은 이 성 하나로 퓌센이란 도시 자체가 먹고 산다고 해도 무방하니, 참 아이러니하다.





노이슈반슈타인 성은 멀리서 보는것보다 생각보다 컸다.


우리가 퓌센에 온 이유는, 노이슈반슈타인 성이 아니고 Real, dm, Lidl 등의 대형마트였으므로,


성 안쪽엔 들어가보지 않았다.



근데 여기서 잠깐 얘기하자면, 난 이 성이 진짜 가보고 싶었다.


난 이걸 보고나서도 리히텐슈타인 성이 내가 정말 가고 싶었던 그 백조의 성인줄 알았다.


이것도 백조의 성이라길래 그냥 짝퉁인줄 알았는데...


내가 인터넷에서 본 사진들은 이 성을 엄청나게 잘 찍어놓은것들이라, 내가 실물을 봤을때 깨닫지 못한 모양이다...



유럽 오면서부터, 난 백조의 성 가봐야지!! 근데 그게 리히텐슈타인 성이래. 리히텐슈타인은 독일의 도시 아닌가?...


라는... 정말 뭐 하나 제대로 맞는게 없는 상태로 이성을 봤더니 전혀 감흥이 없었다.


(리히텐슈타인 성은 이것보다 더 멋없고, 리히텐슈타인은 하나의 독립된 국가다....)



결론은..


내가 보고 싶어했던 성을 우연찮게 직접 보게 되었으나, 난 그것도 모르고 그냥 지나쳐버렸음.





노이슈반슈타인 성 아래쪽으로 내려오면 이렇게 광고판이 하나 있는데...


이건 이 동네에 있는 숙박시설들이다.


초록색 불이면 방이 있다는거고, 빨간색은 없다는 뜻이므로...


대충 사진이랑 설명 보고 마음에 드는 번호를 누르면 저렇게 무료로 전화통화를 시켜준다.


2군데 전화해봤으나 전부 우리를 거절해서, 우리는 싸구려 LA호스텔로 향했다.




이날 숙소를 잡자마자, 이 동네에서 가장 큰 마트를 알려주세요!!! 라고 주인장한테 물었는데...


이 동네에는 큰 마트가 없단다...ㅡ_ㅡ


게다가 물가 자체도 스위스 인접지역이라 별로 안 싸다.... 프랑크 푸르트보다 훠배 비싸다...


우린 절망했다.


마트에서 장 보려고... 정말 순수하게 마트에서 장만 보려고 독일로 넘어온건데...엉엉....



그래서 우리는 마트에서 다른건 다 버리고, 독일맥주 크롬바허 500ml 24병짜리 궤짝 하나를 차에 실었다.


그리고 정확히 4일이 지난 지금... 4병이 남았다.


맥주는 캔도, 병도, 생맥도 아닌... 궤짝으로 마셔야 제맛임.

Posted by v멍군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