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할.

망할.

망할.


아오 빡쳐.


우선 왜 이렇게 오랫동안 글을 못 올렸냐면.


망할 이탈리아에 왔기 때문임.


난 이탈리아가 왜 세계 8대 강대국인지 도저히 이해 못하겠음.


이제까지 7개월간 여행하면서 거친 30개 가까운 나라중에, 가장 최악의 나라를 뽑으라면 이탈리아를 뽑겠음.



진희랑 같이 이탈리아에 들어오면서 얘기를 나눴다.


"생각해보니까 왜 이탈리아가 좋다는 사람은 없었지? 다른 나라가 좋다는 사람들은 좀 있던데?"


"그러게... 로마, 베네치아, 밀라노, 피렌체.... 관광지는 엄청 많은데 왜 좋다는 사람이 없었지.ㅋㅋ"



왜긴!!! 후지니까!!!


이새킈들은 인간성 자체가 글러먹었다.


아무리 개판을 쳐도 관광객들이 꾸역꾸역 몰려드니까, 서비스 마인드 자체가 로마시대 마인드다.


글렀어. 망할.


자세한 얘기는 이탈리아편에 하기로 하고.... 우선 크로아티아편부터 끝내야지.





알흠다운 두브로브니크의 사진을 보며 마음을 가라앉혀보아요.


참으로. 이때는 행복했다.


지금은 이때 묵었던 팬션(부엌, 화장실, 더블침대, 인터넷, 테라스 완비...)보다 비싼 돈을 주고, 


캠핑을 하고 있다.... 추워...


왜 많은 사람들이 크로아티아를... 그 중에서도 두브로브니크를 천국이라 부르는지 알것 같다.


두브로브니크는 이탈리아랑 크로아티아를 연결해주는 도시다보니까....


여기를 거쳐서 이탈리아를 가면, 이곳이 진짜 좋았다는 것을 깨닫기 때문에 천국이라 부르고,


이탈리아에서 여기를 거쳐서 오면, 이탈리아에 비하면 여기가 너무 좋아서 천국이라 부르는거 같다...





어제 대충 올드씨티가 어떻게 생겨먹었는지 파악했으니까,


오늘은 제대로 관광을 할 차례다.


두브로브니크에서 할거라곤 단 하나. 성벽투어.


오로지 성벽투어뿐....


보트운전이라도 할줄 알면 보트라도 빌려서 바닷가로 나가서 수영이라도 하겠지만,


지금은 비성수기라서 보트대여도 별로 없고.... 그냥 성벽투어만 해야된다.



지금 사진 왼쪽에 보이는 집이 우리가 묵었던 숙소인데...


정말 좋았다... 


우린 말이 신혼여행 겸 떠난 세계일주지... 그냥 거렁뱅이 노숙자 난민처럼 다니는 중이라서,


유럽에서 간혹 마주치는 커플룩 입은 신혼부부들을 보면 배알이 뒤틀렸었는데...


여기서는 정말 신혼부부처럼 잘 지냈던거 같다.


자세한 숙소 정보는 나중에 올리겠음.... 외국인에게 오픈된 곳은 아니라서, 직접 가서 손짓발짓으로 의사소통 해야됨..;;;





우리 숙소 단 하나의 단점이라면... 올드씨티까지 30분 이상 걸어가야된다는점...


그것도 오르락 내리락 거리는 골목길을 쉴새 없이 걸어가야지 올드씨티 성벽이 모습을 내민다.


13세기에 지어놓은 성벽 치고는 꽤 유지가 잘 되고 있다.


역시 건축물은 돌로 지어야 제맛임.



두브로브니크 올드씨티 자체가 워낙 조그맣고, 평탄한 지형에 위치한 관계로...


한눈에 내려다보려면, 두가지 방법이 있다.


하나는 이 동네 뒷산에 있는 전망대까지 케이블카 타고 올라가서 보든지,


아니면 이 높다란 성벽 위를 걸어다니는 성벽투어 티켓을 사서 보든지....



우리는 후자를 택했는데, 말이 성벽투어지... 그냥 입장료 내고 우리끼리 알아서 성벽 한바퀴 도는거다.


가이드나 그런거 없음.





망할 돌계단.


두브로브니크에서 엄청나게 걸어다녀서 체지방율이 2%정도는 감소했지 싶다.


왠만하면 평지로만 다니고, 이런 계단은 안 가려고 했으나...


골목길들이 너무 예뻐서 안가고 뻐길수가 없었다.



동, 서, 남쪽 문은 평지고, (남쪽문은 나가봤자 바다임... 그냥 카페 하나 있음.)


북쪽 문만 이렇게 계단을 겁나 올라간 다음에 나가는 도시다.





북쪽문으로 들어온 죄로, 겁나게 계단을 내려온 다음에...


서쪽문 바로 앞에서 성벽투어 티켓을 사면, 성벽으로 입장이 가능하다.


성벽이라서, 길이 헷갈리거나 할 일이 전혀 없다.


그냥 성벽 따라서 쭉쭉 걸어가면서 인증샷만 겁나게 찍어대면 됨.



우리가 간 11월은 비수기인데 날씨가 선선해서, 아무리 걸어다녀도 별로 안 힘들었는데,


다른 사람들이 쓴거 보니까, 성수기때 가면 성벽 반쯤 돌다가 타죽는다고 하니.... 양산이라도 하나 챙겨가시길.





이쯤 올라와서 보니까 생각외로 성벽이 높다.


사람들이 작게 보이니 슬슬 겁이 난다.


성벽이라서 난간이나 그런것도 없고, 오랜 시간 관광객의 발길에 닳을대로 닳은 돌바닥 길이라서,


미끌미끌거린다.


여기서 떨어진 밑에도 돌바닥.....





그래서 사진은 요로케 얌전히...


는 훼이크고.... 좀 멋지게 찍어보려고 했으나 fail.


슬슬 감이 오나.... 여기가 바로 두브로브니크다.


미야자키 하야오의 '마녀배달부 키키'의 배경이 되는 곳이다.


이곳을 보고 '마녀배달부 키키'를 그렸다고 하니.... 얼마나 예쁜지 알수 있을듯.



근데, 지금 다시 찾아보니까,


미야자키 하야오의 '붉은 돼지' 배경이라고 하는 사람도 있고...;;


뭐 플리트비체가 '바람 계곡의 나우시카' 배경이라고 하는 사람도 있고...;;;


뭐가 진실인지는 모르겠다만, 여하튼 '마녀배달부 키키'의 배경이랑은 씽크로율 100%니까 확실함.





잘 보면 왼쪽으로 성벽이 쭉 이어진게 보인다.


저 안쪽이 올드씨티고, 그 바깥쪽은 그냥 두브로브니크다.


그리고 사진 오른쪽 아래를 보면, 마당에 테이블들이 쭉 놓여져 있는데...


유럽 어느 올드씨티를 가도 마찬가지겠지만, 여기 역시 올드씨티는 대부분 관광객을 위한 상점들로 가득차 있다.


실제로 거주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골목길을 접하고 있는 집들은 대부분 레스토랑이나 기념품 샵들이다.



물론 저런데 잘못 들어가면, 일주일치 식량비를 한끼 식사에 몰빵하고 나오는 경우가 발생하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성벽 위쪽은 대부분 씨멘트로 치덕치덕 발라놨고...


간혹 사진 아래쪽에 보이는 돌다리처럼.... 오래돼 보이는 석축들이 좀 남아있다.


이 아름다운 올드씨티를.... 


성벽을 따라 쭉 걸으면 그냥 한번에 다 볼수 있다는 것 자체가 매우 마음에 든다.


어디가 예쁘고, 어디가 멋지고 해서 하나씩 찾아가는 것보단,


역시 이렇게 한방에 끝내는게 제맛이죠.


내가 귀찮아서 그러는건 아님.





잘 보면 사진 가운데쪽으로 회색의 성벽이 쭉 이어져 있다.


거의 정사각형 수준의 성벽이었던거 같다.


이 성벽 바깥쪽은 저번에 찍어 올렸던것처럼 해자라는 것으로 둘러싸여져 있고...


남쪽은 바다임.


지금 오른쪽에 보이는 집처럼 성벽에 붙어있는 집들도 있는데... 매우 불편할거 같았다.


1년 365일 하루의 대부분을 (성벽투어는 오후 3시까지만 입장 가능함) 자기 집 창문 앞을 지나다니는 관광객들이랑 같이 생활하는거잖아...


뭔가 매리트가 있으니까 저기 사는거 같긴 하지만,


걸어가다보면 집안이 훤히 보이는 집도 있고... 


문만 열면 바로 집 안마당으로 통하는 길이 있는 집도 있었다.





저기 건너편에 있는건 다른 요새인걸로 추측됨.


여기서 스플릿 가는길에도 저렇게 생긴 요새가 하나 더 보였었는데...


아마도 유명하지 않은 유적지가 아닐까 싶다.



참고로 저기랑 여기 가운데 보이는 움푹 들어간 저 부분이 수영하기에 기가 막히다는 소문이 많아서,


꼭 한번 수영해보고 싶었는데...


아무도 수영하는 사람이 없어서 그냥 포기했다...;;;





남쪽의 성벽은 이렇게 바다절벽 위에 세워져 있다.


딱 봐도 성벽 쌓다가 수백명 죽었을꺼 같은 곳이다.


그리고 아래쪽에 보이는 쎄멘바닥은.... 개인공간이라고 크게 써붙인걸로 봐서는,


이 성벽 안에 사는 어느 돈많은 현지인이 만들어놓은 개인 썬텐장 비스무리한거 같다.





이건 성벽 동쪽 지역...


이렇게 수많은 보트들이 정박해 있었다.


개인적으로 쓰는 보트들도 있었지만, 대부분이 관광객을 위한 보트들이었다.


배 바닥이 유리로 되어있어서 바다밑을 볼수 있는 글래스보트부터...


젊은 애들과 맥주를 가득 채우고 바다 한가운데로 나가서,


신나게 음악을 틀고 수영하고 술마시고 노는 그런 파티보트까지 전부 있었다.



허나, 지금은 비수기라서 그런거 운행 안함.


비수기라서 싸고 사람 적고해서 좋긴 한데... 좀 심심하긴 하다.




우리의 점심.


우선 슈퍼에 가서 식빵 한줄을 산다. 대략 20개가 들어있는걸로 산다.


중요한건 무조건 제일 싼걸로 골라야함. 보통 자체상품이 가장 쌈.


그다음에 햄이랑 치즈도 가장 싼걸로 골라서 삼.


(원래 이런 고급스러운 데코는 안했지만, 빵에 쨈만 발라먹고 사니까 눈물이 나서 추가했음.)


햄이랑 치즈는 자기가 직접 썰어먹어야만 하는 그런 통짜로 파는 것들이 쌈.


그다음에 빵에 쨈 발르고 햄이랑 치즈 넣어서 샌드위치 10개정도 만들어냄.



그리고는 한끼에 모두 섭취.


아무래도 둘다 뱃속에 거지가 들었나보다.


식빵 한줄 사면 한끼 이상 가질 못한다.





이걸 북쪽 성벽에서 찍은 모습인데...


왼쪽이 아까 그 보트 서있던 동쪽성벽이고...


저기 건물들 뒤로 남쪽성벽이 있지만 사진에는 안 보임.


여하튼 올드씨티 내부에 있는 건물들은 전부 비스무리하게 생긴데다가 중간중간 교회 종탑들도 있어서,


한눈에 봐도 아름답다는 생각이 든다.





성벽투어를 하면서 갈수 있는 가장 높은 곳에 올라가서 찍은 사진이다.


이곳에는 많은 관광객들이 하염없이 올드씨티쪽을 바라다보며 앉아있다.


왜냐믄... 날씨는 좋은데... 어차피 내려가봤자 할것도 없는 심심한 도시고...


그러다보니 그냥 문 닫는 시간까지 여기서 죽치고 앉아있는거 같았다.



인도에 가면 보통 이런 곳에는, 뭔가 자기성찰을 하면서 일기를 쓰고 있는 사람들이 꼭 있었지...





이제 성벽투어도 마지막이다.


한바퀴 도는데 대충 1시간에서 1시간 반정도 걸렸던거 같다.


우리는 모든 관광을 워낙 빨리 하는 편이라서 그렇고... 오래 걸린 사람은 6시간 걸렸다는 사람도 있었다...;;;



프라하에서 묵었던 숙소에서 사장님이 너무 많이 돌아다녔다고 힘들어하는 우리를 보고 하셨던 말씀이 생각난다.


'아... 벌써 오셨어요?.... 관광을 엄청 짧고 굵게 하시나봐요..'


관광이라는게 페북에 올릴 인증샷만 찍으면 장땡임.





생각외로 멋진 뷰를 보여준 성벽투어에 감사하며,


또 그런 투어를 무사히 끝마친 기념으로 아이스크림을 사먹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참 저렴한 가격이었는데, 저때는 저것도 비싸서 하나 사서 둘이 나눠먹었다.....


크로아티아 다음에 온 이 이탈리아라는 나라가 이리도 비쌀줄 알았으면,


저때 원없이 사먹을껄...엉엉....


근데 분명 여기 다음인 스위스를 가면 이탈리아에서 못 사먹은게 후회되겠지?





이제 다시 아침에 내려왔던 돌계단을 길을 다시 거꾸로 거슬러올라가며,


집으로 향할 시간이다.


무슨 오후 3시쯤 되면 해가 뉘엿뉘엿거리면서.... 5시만 되면 깜깜해진다.


우리나라 동지보다 훨씬 해가 짧은거 같다...


왜 그런지는 지구과학 선생님께 여쭤보세요.





아까 얘기한 성벽투어를 하면서 올라갈수 있는 가장 높은곳이라는게 바로 여기임.


그리고 깨알같은거 하나는...


잘 보면 왼쪽 중간쯤에 성벽 가운데 성인 한분의 석상이 있다.


바깥쪽을 바라보고 있는걸로 봐서는.... 왠지 적군들에게 양심을 가책을 느끼라고 세워놓은거 같다.


공격하다가 성인의 석상이라도 맞추면 괜히 찝찝하라고 저렇게 해놓은게 아닐까 싶다.


아님 말고.




이제 동유럽의 마지막 나라인 크로아티아도 거의 끝나간다.


원래 목적지였던 그리스, 터키를 일정상의 이유로 빼버렸는데...


이때까지만 해도 이렇게 이탈리아로 바로 가는게 잘하는건지 아닌지 몰랐다.


근데 와보니까 알았음.


패망의 지름길이었음.


싫다.. 이탈리아 싫다..엉엉... 겁나 싫어...


2002년 월드컵때보다 더 싫은거 같어...엉엉...이게 뭐야..


Posted by v멍군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