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돌아와서 계속되는 강행군으로 우리는 심신이 지쳐있었다.


사실 우리가 아니고 나 혼자 지친거지만, 여하튼 휴식이 필요했다.


그래서 부다페스트에 도착한 첫날은 그냥 푹 쉬었다.


이상하게 어제까지는 날씨가 꾸물꾸물거리더니 하루종일 날씨가 너무 좋길래,


욱하는 마음에... '밤에는 장보고 야경이라도 보러 갈까?'라는 제안을 하기에 이르렀고,


결국 우리는 야경을 보러 갔다.


그리고는 거짓말처럼... 비가 왔다.





부다페스트에서 야경을 보는 포인트는 다양하지만,


그 중에서도 차가 없으면 가기 힘들다고 하는 그곳. 겔레르트 언덕으로 갔다.


대중교통으로 오기에는 힘이 들어, 대부분 콜택시를 부르거나, 한인민박에서 모집해서 단체로 온단다.


우리는 폼나는 외제차보유자이므로 차 끌고 왔다.


그리고는 봤다. 부다페스트의 야경을.


가운데 있는 다리가, 부다페스트 야경의 핵심. 세체니 다리.


왼쪽에 있는 궁전처럼 생긴게, 헝가리 왕궁.


그리고 세체니 다리 오른쪽 뒤편으로 보이는게 국회 의사당이다.



겔레르트 언덕은. 여기서 순교한 이태리 선교사, 겔르트의 이름을 따서 지은건데.


왕이 초청해서 온 선교사임에도 불구하고, 이교도들의 이간질에 넘어가서..


이 언덕 중간에서, 통에 갇힌채 굴러떨어지는 형을 받고 순교했단다.





요건 세체니 다리 옆에 있는... 엘리자베스 대교라 불리우는 메인대교다.


우리의 톰톰네비게이션께서는 자꾸 이 다리로 가는 길만 추천해서,


부다페스트에 있으면서 이 다리만 계속 건너댔다.


부다페스트의 가운데를 가로지르고 있는 이 강은 두나강.


두나강을 중심으로 양옆으로 가로등 불빛이 이어져있고, 곳곳에 멋진 조명을 받는 건물들이 있어서,


부다페스트의 야경은 아름답다.


물론 내 기대에 미치지는 못했다만, 체코 프라하의 야경보다는 더 멋졌다.


난 개인적으로 진심으로 서울의 야경이 더 멋지다고 생각한다.



생각해보니, 뭔가 강이 있고, 그 양옆으로 쭉 이어진 가로등불빛이 핵심인거 같은데,


강변북로랑 올림픽대로 있으면 말 다했지 뭐..


비록 메인 건물은 없다만, 가로등 불빛만으로도 충분히 예쁘다. 서울의 야경은.





이건 겔레르트 언덕 꼭대기에 있는 해방 기념비다.


헝가리는 옛날에 소련 밑에 있는 나라였다가 독립했는데, 그걸 기념하기 위해서 소련의 모스크바를 향해서 이런 기념비를 세웠다.


도발하는건가.



이것도 조명을 멋드러지게 쏘고 있어서, 시내에서도 한눈에 눈에 띈다.


이거 말고 선교사 겔레르트가 통에 갇힌채 순교한 장소에도 겔레르트 동상이 서있는데,


거긴 차로 어떻게 가는지 몰라서 못 가봤다.





이건 겔르르트 언덕 꼭대기에 있는 치타델라 요새다.


옛날에 합스부르크 왕가 (오스트리아편에서 말했듯이 얘네는 이 당시 유럽 짱이었음.)가 헝가리가 독립하려하자,


여기 와서 신나게 두들겨 팬다음에, 다시는 그런 생각 못하도록 부다페스트에서 가장 높은 이곳에 요새를 지어놓고


헝가리를 감시했다고 한다.


그러다가 나중에 세계대전때 나치가 쳐들어와서 요새고 뭐고간에 다 부숴버린 바람에,


지금도 치타델라 요새의 겉부분은 총탄 자국 투성이다.


사진에 보이는 벽에 박힌 점들이 전부 총탄 자국임.



십몇년 전까지만 해도 여기는 사창가랑 도박장만 가득한 환락의 동네였는데, 지금은 고급호텔과 고급레스토랑이 즐비한 곳으로 변했다.





멀리서 바라다보는 부다페스트의 야경이다.


왼쪽엔 왕궁, 오른쪽엔 국회의사당, 그리고 가운데에는 세체니 다리가 버티고 있다.


왜 부다페스트가 요즘 떠오르고 있는 신흥 야경도시인지 알수 있다.


체코 프라하보다 훨씬 멋졌다.


개인차가 있겠지만, 나랑 진희랑 작은어머님 모두 부다페스트가 단연 뛰어나다고 평가하고 있음.





이제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다시 본 엘리자베스 대교.


부다페스트는 오래 된 도시인 만큼, 도로가 엄청 꼬불꼬불하고,


강변도로임에도 불구하고 제한속도가 50km밖에 안된다.


처음 와보는 도시에서 비오는 날 밤 시내를 운전하는 건 겁나 힘들다.




정말 공교롭게도... 오늘까지 날씨가 안 좋다가, 오늘 하루종일 날씨가 좋았고...


우리는 그거에 낚여서 밤에 나갔는데, 딱 우리가 나갔을때만 비가 겁나게 오고,


우리가 집에 돌아오니 비가 끄쳤다..


아오 빡쳐. 내일을 기약하자. 며 잠을 자고 일어났더니,


그 다음날은 다시 또 꾸물꾸물한 더러운 날씨가 이어졌다.


아마 우린 안될거야.

Posted by v멍군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