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오스트리아 다음 목적지는 떠오르는 야경의 메카, 헝가리 부다페스트.


허나 우리는 아직 오스트리아를 떠날 수 없었다.


이유는 오직 하나. 오스트리아 비엔나 근교의 유명한 아울렛을 가야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여주 아울렛과 비슷한 명품 아울렛이라 평소라면 갈 이유가 없었겠지만,


결혼 후 첫 맞이하는 아버지의 생신선물을 사기 위해서 그곳으로 향했다.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 본 멋드러진 건물.


오스트리아가 한때 전 유럽에서 강한 힘을 가졌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요즘은 뭘로 벌어먹고 사는지 전혀 알수 없었다.


그냥 비엔나를 통한 관광수입으로만 먹고 사는거 같진 않았는데, 도시 곳곳에 이렇게 멋진 건물들이 있는걸로 봐서는


아직까지도 한가닥 하는 모양인데...


인터넷을 찾아보니 EU국가들의 가운데 위치해서 그런지, 이것저것 무역으로 돈 잘 벌고 잘 먹고 산다 그러더라.





비엔나 시내에서 한시간정도 차를 타고 가니, 아울렛이 나타났다.


주차되어 있는 차들도 엄청나게 많고, 그 차들의 고향도 슬로베니아, 슬로바키아, 독일, 헝가리 등등...


대부분 주변 국가들에서 몰려온 것으로 봐서는 심상치 않은 곳임을 직감할 수 있었다.


그래. 여기가 바로 우리가 원하던 쇼핑몰이었어.ㅋㅋ


어차피 싸구려 쇼핑몰에 가나, 고급 쇼핑몰에 가나... 아무것도 못사고 찌질대기는 매 한가지.


그렇다면 그나마 눈이라도 호강하게 고급 쇼핑몰을 가자는게 우리의 생각이다.





여주 명품 아울렛은 딱 한번 가봤는데, (물론 아무것도 못 사고 그냥 왔음.)


거기랑 좀 비스무리한 곳이었다.


전체적인 외관도 그렇고, 유럽의 골목처럼 꾸며놔서 매장 찾기가 더럽게 힘들다는 점도,


여주 명품 아울렛이랑 비스무리했다.


메이커는 이름도 알 수 없는 명품들부터 시작해서, 우리가 익히 들어온 프라다, 구찌 등이 포진해 있었다.


어차피 우린 구경하러 온거니까 아무 매장이나 마구 들어가서 마구 구경했다.


한국에서 그러면 점원들이 달라붙어서 구경하기 좀 민망한데... 여기는 우리와 같은 동양 원숭이는 신경도 안 쓴다.


중국인들처럼 기지바지에 구찌백이라도 하나 매고 다니면 점원들이 달라붙겠지만,


우린 딱 봐도, 그냥 배낭여행자 그 자체였다.





아울렛의 크기가 어마어마해서, 다 돌아보는데 거의 3시간이 소요되었다.


아버지의 선물을 사기 위해 이곳저곳 막 둘러보았지만,


막상 살만한 물건은 너무 비쌌고, 남성을 위한 제품보다는 좀더 여성에 집중되어 있는 듯한 느낌이었다.


특히, 주방용품계의 샤넬이라 불린다는 WMF의 제품들이 매우 탐났지만...


비싸서 그런건지, 냄비 하나의 무게만 해도 꽤 묵직해서 항공편으로 보내기에는 무리였다...



결국 우리는 3시간 내내 빙글빙글 돌다가, 보물을 찾아냈으니...


바로 Zegna라는 메이커.


돈 많아 보이는 짱꿔 무리들이 저 메이커를 쓸어오다시피 하길래, 저건 왠 듣보잡 메이커냐.. 라고 생각했는데,


알고보니 모든 남성들이 꿈꾸는 정장 메이커. 조르지오 아르마니와 더불어 세계 2대 남성슈트 메이커인


에르메네질도 제냐였다...


옛날에 이런쪽으로 알아보다가, 말도 안되는 가격대와 죽을때까지 구경도 못해볼꺼 같은 메이커라서 그냥 관심을 꺼버렸는데,


여기서 발견해버렸다.


아울렛임에도 불구하고 남성슈트의 가격은 당신이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의 가격을 형성하고 있었으니 가볍게 제끼고,


그냥 지갑 하나 구입했다.


아마도 내가 직접 손에 쥐어본 제품중에 가장 고급제품이 아닐까 싶다.


가격은 비밀임. 





그렇게 시간가는줄 모르고 아울렛을 탐방하고나니, 벌써 해가 어둑어둑해졌다.


지금 동유럽은 해가 겁나 짧아서, 지금 우리가 있는 크로아티아의 경우 오후 3시면 해가 지기 시작해서,


5시면 깜깜해진다...;;;


당연히 남쪽으로 가면 갈수록 해가 길어지겠지!! 남쪽으로 빨랑 가서 캠핑하자!! 라고 생각했던 우리는 멘붕에 빠졌다.


이래서 사람은 배워야 된다.


고등학교 지구과학 시간에 마징가 선생님한테 후두려 맞으면서도 끝내 손에 펜을 잡지 않았던 나를 반성해본다.


아... 이 글을 쓰는 날이 한국 수능날이었다던데...


자랑스럽지는 않지만 어쩔수 없이 내 둘밖에 없는 사촌동생들의 건승을 기원한다.





저번에 말했듯이 동유럽 국가들 중에 비넷이라는게 있는 곳이 간혹 있다.


고속도로 자유이용권이라고 생각하면 되는데, 헝가리도 비넷을 가지고 있다.


체코랑 오스트리아 둘다 고속도로는 안타고 국도만 달려온 우리라서, 당연히 헝가리도 그냥 국도를 애용하려고 했는데,


이 망할것들이. 국경 넘자마자 고속도로다...ㅡ_ㅡ


국도로 빠지려면 12키로정도 더 가야된다고 써있었는데... 위험을 무릎쓰고 그냥 질러볼까 하다가,


그냥 얌전히 비넷을 하나 구입했다.


10일짜리 고속도로 자유 이용권이 15000원정도 한다.



비넷 구입에 대해서는 언제나 의견이 분분한데, 만약 시간이 없고 국도 타기 짜증난다. 난 좀 밟아야겠다 싶으신 분은,


비넷 구입해서 고속도로 애용하시면 되고,


우리처럼 시간은 넘쳐 흐르고, 어차피 연비킹이 되기 위하여 시속 80키로 이상은 잘 안 밟는다. 하시는 분은 국도로 다니시면 된다.




헝가리에 온 이유는 단 하나.


진희에게 있어서 부다페스트는 꿈의 여행지였기 때문이다.


게다가 얼마전 헝가리에 다녀온 작은어머님께서 부다페스트를 매우매우 강추하셨기에,


우리는 부다페스트에 왔다.


이름부터가 간지나고, 야경은 더욱더 간지나는 그 부다페스트.


어머. 여긴 꼭 와야해.

Posted by v멍군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