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동유럽 여행의 정점인 체코 프라하에 도착했다.


말로만 그냥 체코체코 거렸지, 체코를 영어로 어떻게 쓰는지 몰라서 한참 찾아봤네.


여하튼 프라하는 체코의 수도로써, 한해에 다녀가는 관광객만 1억명 이상이라고 한다.


1억명... 우리나라 인구의 2배 가까운 사람들이 이 조그만한 도시에 다녀간다고 보면 된다.


우리나라에서도 프라하의 연인 이라는 드라마로도 잘 알려져 있고,


대한항공 직항이 존재한다는 큰 매리트 덕분에, 우리는 프라하에서 동유럽에서 본 한국인중에 80% 이상은 본거 같다.





우선 우리가 머문 숙소는, 한인민박이었다.


숙박비는 일반 호스텔보다 약간 비싼 편이었지만 아침,저녁을 주는 관계로...


밥값까지 따져보면 더 이익이었다.ㅎㅎ


보통 프라하에서는 야경을 보느라 숙소에서 제공하는 저녁을 잘 안 먹기 마련인데,


하루 관광은 짧고 굵게 끝내는 우리는 3일 내내 저녁을 챙겨 먹었다.


왜냐면 우린 지금 야경보다 밥 먹고 살아남는게 더 중요하니까요.





위의 사진처럼 숙소에서 프라하 시내로 들어가는 길을 잘 몰라서 해매고 있을때,


어디선가 백발간지의 할아버지가 나타나셨다.


어디를 찾고 있냐길래... 쩌어기.. 시내로 가고 싶다고 했더니...


흠... 알겠다고 자기를 따라오란다.



이 할아버지는 원래 체코에서 태어나셨다가, 2차세계대전쯤에 오스트리아로 1년동안 피난가셨다가,


지금은 미국에서 살고 계신다고 했다.


그래서 체코말도 하시고 영어도 하신다..


지금은 자기가 태어난곳에 잠시 여행을 온거라고 하셨다.





이상하게 길 알려주시는 분 치고는 너무나 상세하고, 많은 얘기를 해주셨다.


게다가 우리의 목적지는 물론, 주변의 볼거리부터, 밤에 야경포인트까지 전부 다 알려주셨다.


중간에 있던 이 동상에 대한 설명까지도 상세히 해주셨는데...


이 두명은 바로 덴마크와 독일에서 온 천문학자들이다.


덴마크에서 온 사람은 잘 모르겠다만, 독일에서 온 천문학자의 이름은 그 유명한 케플러.


행성운동에 대한 케플러의 법칙을 발표한 그 사람이다.


망할. 이 사람만 없었더라면 대학물리학을 C+ 받는 일 따윈 없었을텐데... 나에겐 증오의 대상이다.





길을 알려주겠다고 먼저 다가와서는, 이상하리만큼 친절하게 상세히 알려주는 사람을 만나면,


언제나 의심병이 새록새록 돋아난다.


인도와 남미에서 만난 수많은 사람들의 얼굴이 스쳐지나간다.


겁나 친절한 현지인이구만!! 이라면서 따라가다보면 어느덧 나에게 팁을 요구해서 나의 인간신뢰도 하락을 불러일으킨 사람들...


혹여나 이 할아버지도 그렇지는 않을까 내심 걱정했지만...


다행이었다.


할아버지는 자기가 묵는 숙소는 지나쳤지만, 어차피 할일도 없으니까 우리 목적지까지 데려다주겠단다.


그러면서 이것저것 열심히 설명해주시는데 감동 먹었다.


나도 나중에 한국에서 길 잃고 해매는 외국인들이 있으면 열심히 길안내도 해주고 설명도 해주고,


팁도 내 놓으라고 해야지.





할아버지께서 특별히 알려주신 프라하 전경을 볼수 있는 곳이다.


대략 위치는 스트라호프 수도원 바로 앞쪽에 있다.


돈도 없고 시간도 없어서 전망대에 가지 못하는 사람은 이곳을 들러도 좋을듯 싶다.


까를교에서 보는 야경과는 또 다른 모습의 프라하를 볼 수 있다.


아.. 이곳에서 바라다보는 프라하는, 낮에는 멋진데 밤에는 전혀 볼게 없으니 참고 바람.





여기는 프라하 궁이다.


프라하 궁은 바로 앞에 보이는 요것만이고, 저 뒤쪽에 이상한 첨탑들은 프라하 궁 안에 있는 성당이랑 수도원이다.


근데 이 모든 것들을 다 통털어서 프라하궁이라고 부르는 모양이다.


여하튼 지금도 이 프라하 궁은 대통령의 사무실로 사용되고 있다고 하니, 운 좋으면 대통령을 볼 수 있을지도....ㅡ_ㅡ


프라하궁은 몇시까지 문을 여는지 모르겠으나.. 여하튼 10시쯤 갔을때도 입장이 가능했다.


사람 많을때 대통령은 어떻게 지나다니나....


익스큐즈미, 쏘리, 쏘리 하면서 관광객들 사이를 비집고 사무실로 가나?...





프라하 궁 지역은 볼게 많아서, 우선 내일 보기로 하고...


우리는 계속해서 구시가지쪽으로 향했다.


원래 새로운 나라에 오면 가장 먼저 씨티은행을 찾아주는 것이 여행자의 미덕.


씨티은행이 있는 곳으로 쭉쭉 내려가면서 주변 구경이나 하기로 했다.


눈에 보이는 사람은 모두 관광객이고, 10분에 한번꼴로 한국인 관광객들을 만날 수 있는 곳이 바로 프라하다.





여기는 성 미콜라스 성당 앞이다.


프라하에는 성 미콜라스라는 이름을 가진 성당이 두개인데, 이건 소지구 지역에 있는 성당이다.


프라하는 관광지답게 왠만한 성당, 건물에 들어가려면 전부 입장권을 사야하므로,


우리는 쿨하게 패쓰.


우리가 프라하에서 보고자 한건 단 두가지.


1. 프라하의 야경.


2. 천문시계.


그중에서 프라하의 야경은, 부다페스트의 야경보다 못하다고 해서, 그것을 확인하고자 보고 싶었다.





이제 소지구를 쭉쭉 내려가서 구시가지쪽으로 가다보면, 무조건 건너게 되는 까를교다.


그 유명한 까를교.


프라하에서 가장 오래되고, 가장 아름다운 유서 깊은 다리이다.


양 옆에 별별 조각상들이 쭉 늘어서 있는게 참 인상 깊었는데....


폴란드랑 오스트리아를 거치면서 드는 생각은... 동유럽 자체에 조각상이 좀 많은거 같다..ㅡ_ㅡ


가끔 아무리 봐도 씨멘트로 만든거 같은 조각상들도 있긴 한데...


여튼 이 까를교에 있는건 전부 유서 깊은 조각상들이란다.





까를교의 소지구쪽 입구는 저렇게 롯데월드 매직아일랜드 들어가는 문처럼 생겼다.


곳곳에 레고에서나 보던 깃발들이 걸려있고,


뭔가 때 탄듯하지만 오래되 보이는 벽돌건물들이 운치를 더해준다.


참고로 까를교는 자동차 진입이 금지되있고, 프라하 시내 안으로 차를 가지고 들어오는건 왠만한 용기 없이는 힘들어 보였다.


게다가 체코는 자동차 도둑 (유리창 깨고 훔쳐가는 애들 말고, 자동차를 통째로 몰고 가버린단다...) 이 많으므로,


자동차로 여행하시는 분들은 자동차 관리에 특별히 신경쓰는게 좋을듯.





이건 까를교에 있는 수많은 조각상 중 하나다.


이 위로는 조각상이 있고, 그 아래 2개의 부조가 붙어 있는데...


잘 보면 사람들이 손을 대고 있고, 그 부분만 맨질맨질해졌다.


어디서부터 나온 루머인지는 모르겠으나, 여하튼 저기에 손을 대고 소원을 빌면 소원이 이루어진다고 한다.



엄청난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으므로,


아무리 소원이 많아도 짧고 굵게 한줄정도로 요약해서 빌도록 하자.


너무 오래 빌면 사람들이 눈치 줌.





이제 소지구에서 까를교를 지나서 들어온 구시가지다.


바로 앞에 있는 건물은 뭔가 유서깊어 보이지만, 뭔진 모르겠다. 가이드북에도 안 나와있다.


뭔가 싶어 궁금해서 안을 들여다봤는데,


우리 [ Woo ri ] 라고 한글이 써있었다...;;;


뭔가 전시회를 하는곳 같았는데... 아직도 뭔지 모르겠음.





구시가지의 골목은 정확히 이런 모습이다.


수많은 나라에서 온 배낭여행자, 단체관광객 등이 뒤섞여서 우르르 몰려 다니고 있다.


중국말, 일본말, 한국말, 스페인말 등등 전세계 언어를 다 들을 수 있다.


이렇게 관광객이 많은데도 소매치기는 예전보다 많이 줄어든 편이란다.


요즘 유럽에서 소매치기가 가장 많은 곳은 이탈리아와 스페인.


역시 구관이 명관이라고...


옛날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랬고, 앞으로도 소매치기가 많을 두나라다.





이제 드디어 구시가지 광장에 도착햇다.


왼쪽에 보이는 요란한 시계가 바로 천문시계다.


그리고 멀리 보이는 저건, 역시나 성당. 틴 성당이라고 불리우는 성당이다.


여기서 중요한건 당연히 천문시계.


평소에도 많은 사람들이 모여있지만, 특히나 정각에는 이 앞을 지나가기도 힘들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모여있다.


왜냐믄, 정각이 되면 시계가 로보트로 변신함.


은 뻥이고, 뭔가 재미난 풍경이 펼쳐짐.





이게 천문시계다.


옛날에 인터넷 싸돌아다니다가 몇번 본적은 있는데, 생각외로 낮게 위치해 있어서 놀랐다.


구 시청건물의 한쪽에 붙어있는 시계인데, 15세기 초에 지어졌다고 한다.


대략 500년쯤 된건가...


그 당시에는 지구를 중심으로 하늘이 움직인다고 생각했으므로, 그것을 바탕으로 시계를 만들었다.


그래서 지금의 시계와는 약간 읽는 법이 다른데,


아래쪽은 달력 비스무리한거고... 위쪽은 뭐 시간을 나타내는 거라는데...


아무리 설명을 듣고 찾아서 읽어봐도 모르겠으니까 설명은 패스.


관심 있으신 분들은 구글링 해보세연.





그렇게 천문시계에서 사진을 찍어대고 있는데, 가이드북에 천문시계는 정각에 가야 제맛이라고 써있었다.


대략 50분정도 남은지라 그냥 가까운 식당에 가서 밥을 먹고 오기로 했다.


대충 스파게티 하나랑 돼지고기 하나 시켰더니, 


쿠바에서 500원 주고 사먹은 스파게티랑 비스무리한 스파게티가 하나 나왔고,


엄청나게 부드러운... 입에서 살살 녹는 돼지고기 요리가 나왔다.


그리고 가운데 있는건, 핫와인이라고 해서 와인을 뜨겁게 뎁혀서 마시는 술이다.


사케를 데워마시듯이... 와인도 저렇게 데워마신다.



예전에 에스토니아였나.. 거기서 핫 와인을 많이 팔길래, 발틱3국 전통술인가 보다 해서 사마실까 하다가,


운전을 해야되는 관계로 포기하면서 눈물을 흘린 기억이 있는데...


알고보니 그냥 동유럽쪽에서 보편적으로 마시는 술중에 하나란다.


생각외로 맛나고, 몸도 따뜻하게 뎁혀주므로 관광하다가 한잔씩 마시면 좋다.


참고로 낮술은 부모도 몰라보고 와인 먹고 취하면 와이프도 몰라본다는 전설이 있으니,


이 두개가 합쳐지지 않도록 조심하세연.





이제 정각이 됐다.


벌써 아래쪽에서 수많은 카메라가 위를 향하고 있는 것에서 느끼겠지만,


천문시계는 정각이 되면 쇼를 보여준다.


그게 뭐냐면 시계 옆에 있는 해골이 줄을 잡아당기면, 시계 위쪽의 창문이 열리고,


거기서 예수님의 12사도들이 돌아가면서 인사를 한다.


그리고 해골 양옆의 사람들은 고개를 도리도리 젓고 있다.


지금의 기술로 보면야 별거 아니지만, 500년쯤 전에 이런걸 고안해 냈다는게 신기할 따름이다.


자세한 건 동영상으로 대체하니, 관심 있고 시간 많으신 분은 한번쯤 보시길.





그렇게 천문시계 쑈를 감상하고 나서 골목길로 돌아다니고 있는데,


사람들이 줄서서 먹는 뭔가를 발견했다.


빵처럼 생긴거였는데, 냄새가 좋길래 하나 사먹어봤다.


Trdelnik이라고 부르는 빵인데... 만드는 방법은 겁나 단순하다.


그냥 밀가루 반죽을 길다랗게 핀 다음에, 쇠로 된 막대기에 칭칭 감싼다.


그 다음에 약불에 막대기를 돌려가며 구우면 끝.


그리고는 마지막으로 껍데기에 설탕이랑 땅콩 같은거 묻혀서 50코룬에 팔아먹으면 냠냠.


왼쪽에 여자가 들고 있는 게 대략 3천원정도 한다고 보면 된다. 


근데 저게 꽉 차있는게 아니고, 껍데기만 있는거나 다름 없으므로 양은 별로 안됨.





이제는 우리가 집에 가야 할시간.


체코의 대중교통도 쿨하게 자율제도다.


알아서 슈퍼마켓 같은데서 표 사서, 알아서 버스 탄 다음에... 그 다음에 버스 안에 있는 기계에서 펀칭하고,


(버스 안에 기계가 있는데, 거기다 표를 넣으면 시간이 찍힘.)


그리고 집에 가면 된다.


안 사고 타도 되고, 사고 타도 되지만, 안 사고 탔다가 걸리면 나라망신이니까 왠만하면 사서 다니자.




드디어 동유럽의 핵심, 체코 프라하에 도착했다.


언제나처럼 도착 첫날부터 빡세게 관광을 했는데... 멋진 도시에 놀라기 보다는,


정말 많은 관광객들 때문에 놀랐다.


지금은 성수기도 아닌 비수기인데도 이정도의 사람이 있다니...;;


성수기때는 까를교 한번 건너려고 하면 몸이 공중에 둥둥 뜰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밀려 들어온단다.


간만에 다시 한인민박에서 야무진 이천 쌀밥 먹으면서 관광을 했더니, 프라하는 좀 편하게 지냈다는 기억이 난다.

Posted by v멍군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