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파리부터 독일 프랑크푸르트까지는 대략 600키로... 6시간정도 소요된다.


원래는 1000키로쯤 달려서 더 위쪽까지 가려고 했으나, 달리다보니 현실적으로 무리다 싶어서 계획을 급 수정했다.ㅋㅋ


내가 이렇게 빨리 움직이는 이유는 두개가 있다.



하나는, 덴마크에 교환학생으로 와있는 사촌동생 앞으로 우리가 필요한 물품들이 이미 도착해 있다는거...


집에다 얘기해서, 라면이나 렌즈 같이 추가로 필요한 물품들을 전부 사촌동생 앞으로 부쳐놨다.


둘째는, 지금이 9월이라 더 늦어지면 북유럽에서 캠핑은 불가능하다는 점.


무조건 빨랑 노르웨이까지 기어올라가야지, 캠핑하면서 북유럽 돌고 동유럽으로 내려올 수 있기 때문에,


무작정 북극성이 떠있는 쪽으로 달리자고 합의 봤다.





르노 씨닉. 차 겁나게 좋다.


왜 사람들이 죄다 외제차를 선호하는지 좀 알겠더라.


차 자체는 싼타페랑 크게 차이 없는데, 안에 있는 세세한 것들이 사용자 편의에 맞게 셋팅되어


있기는 개뿔. 그런건 잘 모르겠고, 그냥 연비가 짱임.


그냥 짐을 만땅으로 싣고 출퇴근 시간 시내주행을 해도, 싼타페 고속도로 80키로 정주행 하는것보단 연비가 좋은 듯.


110일동안 돌아다닐 예정이라 연비가 매우 중요해서 이 차를 골랐는데, 매우 만족스럽다.



참고로 유럽 리스차는 연초에 예약을 받기 시작하는데... 오토차량은 빠르게 매진된다.


특히 이렇게 연비가 좋은 오토차량은 빛의 속도로 사라지므로, 수강신청을 하는 마음가짐으로 클릭하길 바란다.


우리는 에콰도르 돌때쯤에 예약했는데.. 그때도 이미 내가 원하는 차는 매진이라서 이 차를 골랐음.


유럽은 80%정도가 수동이라서 오토차량 구하기가 쉽지 않단다.





유럽 자동차 캠핑은, 운전하는걸 좋아하는 사람에게 딱인 여행방법이다.


주변의 끝내주는 경치도 보면서, 시원하게 뚫린 도로를 질주하다보면 운전하는 피로도도 급감한다.


하지만 난 운전을 잘 못하는 관계로, 경치도 안 보이고 그냥 계기판 보기에도 바쁨.



게다가 외제차만 보면 안전거리를 급격하게 늘려버리는 운전습관 때문에, 운전하기 매우 힘들다.


이건 뭐 택시도 벤츠, 아우디인 동네이다보니까... 도로에 있는 차 중 98%는 외제차다.ㅋㅋㅋ


가끔 현대차 보이면 들이받을듯이 가까이 붙어줌.





프랑스 고속도로의 톨게이트 모습.


대충 위의 전광판을 보고 진입하면 된다.


아래쪽에 t라고 붙은건 뭔가 특별한 카드만 먹히는 게이트고... 제일 왼쪽은 하이패스 같은거인듯.


뭔지 모를땐 그냥 제일 긴 줄에 가서 눈치껏 들어가면 된다.


아니다 싶으면 과감하게 비상등 켜고 후진하자... 


진짜 다들 그렇게 함... 내가 돈 넣고 있는데, 양옆에서 차들이 후진하면서 다른 게이트로 옮겨갔음.


더 신기한건, 그 누구도 클락션을 울리지도 욕하지도 않음. 다들 알아서 후진하면서 비켜줌.ㅋㅋㅋ


우리나라 같았으면 톨비보다 많은 쌍욕을 먹었겠지.





차를 리스할때 약관을 보면, 혼유사고에 대한 보험도 된다고 대대적으로 광고하고 있었다.


그걸 읽으면서,


'이게 뭔 보험거리가 되나. 혼유사고 일어날 일이 있나? 주유구에 디젤이라고 써있는데?'


라고 생각했는데... 와서보니 알겠더라.


유럽의 주유소는 전부 셀프주유소다...ㅡ_ㅡ 그리고 무인주유소도 엄청나게 많다.


보통 고급휘발유, 그냥휘발유, 고급디젤, 그냥디젤 이렇게 나뉘는데...


우리는 당연히 그냥 디젤.ㅋㅋ 어차피 110일 뒤면 내차도 아닌데, 암거나 넣으면 어떠나.



유럽의 기름값은 우리나라보다 약간 비싼 정도다. 뭐 2배 차이나고 그런 수준은 아니고,


프랑스가... 디젤이 대충 1.5유로?... 대충 2천2백원정도다. 


기름값이 비싸다는 노르웨이도 2천7백원 정도니까 뭐 그렇게 겁나 비싸잖아!!!!!


계산해보니까 겁나 비싸잖아!!!!! 안되겠다. 내일부터는 무조건 80키로 정속주행이다.





기름을 넣고나면 어딘가 숨어있는 돈 내는 곳에 가서 계산하면 된다.


각 주유구의 번호를 본 다음에, 계산대에 가서 번호를 얘기하고 돈을 내고 오면 된다.


사방에 카메라가 달려있으므로, 돈 안내고 튀었다간 나중에 유럽 입국 자체가 안될수도 있으니 조심하자.


괜히 의심 받기 싫으면, 주유한 다음에... 뒤에 누가 기다리든 말든 그냥 저렇게 차 세워놓고 가서 돈 내고 오자.


아무도 뭐라 안 그런다. 다들 빵빵 거리지도 않고 얌전히 잘 기다려준다.


딱. 저렇게 저 자세로 저렇게 서있어야 된다. 각도도 잘 맞춰서 서있어야 됨.은 물론 뻥.



그냥 저렇게 차 세워놓고 천천히 돈 내고 와서 천천히 타고 출발하면 된다.





뭔진 모르지만, 대충 독일어로 보이는 표지판이 슬슬 등장하는걸로 봐서는 독일이 멀지 않았다는 뜻이다.


나도 드디어 그 유명한 독일의 아우토반을 달릴수 있게 된거다.


참고로 독일의 고속도로(아우토반이라고 부름)는 공짜다.ㅋㅋㅋ


꺄오!!! 역시 선진국 답구만...


덴마크에서 독일애들이랑 얘기해봤는데, 얘네는 고속도로 통행료 자체를 이해 못하고 있더라.


내가 아우토반 공짜라고 짱이라고 했더니, "다른 나라는 돈을 내나?"라고 묻더라.


그러게. 우리나라도 지은지 30년 넘고 공사비,유지비 넘으면 돈 안 받게 되있는데 왜 계속 받는지 모르겠네.





이게 프랑스랑 독일의 국경이다.


옛날에 EU로 통합되기 전에는, 여기도 엄청난 인파가 몰려들어서 출입국 절차를 밟았겠지.


이제는 그냥 아무런 막힘도 없이 쑥쑥 달리기만 하면 된다.


국경이라곤 휴전선밖에 없는 우리나라에 사는 나로써는, 국경을 넘는다는건 언제나 신나는 일이다.





그렇게 프랑크푸르트에 도착했다.


참고로 국경지대부터 프랑크푸르트까지는 왜 사진이 없냐면...


겁나 무서웠기 때문임.



아우토반은 제한속도가 없는데, 자기가 알아서 달리다가 뒤차가 더 빠르다 싶으면 알아서 오른쪽으로 비키는 시스템이다.


그러다보니 페라리 같은 놈들은 1차선에서 200키로 넘게 질주를 하고...


나같은 쭈그리들은 가장 바깥 차선에서 150키로로 달려야 된다...


가장 바깥 차선도 150키로면 느린 수준이다...;;;;



게다가 안전거리 따윈 없다. 150키로로 달려도 뒤차랑 간격이 1.5미터정도밖에 나지 않는다.


그래서 그냥 앞에만 보고 있으면, 이게 몇키로인지 감도 안온다. 사진으로 찍으면 무슨 올림픽대로 같은데..


실상은 시속 150키로....


근데 희한한건 속도제한도 없고, 그렇게 무지막지하게 달리는데도 사고가 거의 없단다.



차도 꽤 많은데 이렇게 빨리 달릴수 있는 이유는,


사람들이 전부 규칙을 잘 지킨다. 추월차로는 칼같이 지킨다.


무조건 차 하나 추월하고 다시 들어왔다가... 다시 앞차 가까이 붙어서 추월하고... 다시 들어오고...


이걸 끊임없이 반복한다.


추월차선은 무조건 왼쪽쪽이니까, 오른쪽에서 누가 들이밀지 걱정 안해도 된다. 무조건 왼쪽만 주시하고 있으면 됨.


도로도 엄청 잘 뚫려 있어서, 그냥 직진만 하면 된다. 쭉쭉. 그냥 크루즈 기능 켜놓고 달리기만 하면 됨.


다음에 다시 독일 들어가면 동영상으로 찍어 올려야겠다.





이건 독일 마켓에서 산 맥주들.


위에 사진을 보면 맥주를 박스채로 놓고 파는데... 저건 극히 일부분이다..;;;


독일이 맥주로 유명한건 알았지만, 이렇게 많은줄은 몰랐다.ㅋㅋㅋ



우리나라처럼 하이트, 카스 이런식으로 구분해서 파는게 아니고...


맥주 종류별로 놓고 판다. 예를 들면 라거, 필센, 흑맥주... 뭐 이런식으로 카테고리가 구분되어 있고..


그 안에서 저렇게 메이커별로 나눠놨는데... 전부 박스채로 사간다..;;;



우리도 그냥 눈에 보이는걸로 2개씩 집어왔는데... 메이커로 따지면 15개쯤?....


실제로는 독일 맥주는 천가지가 넘는다고 한다...


게다가 가격은 엄청 쌈.ㅋㅋ 가장 싼건 0.2유로정도였는데.. 우리나라돈으로 300원정도?ㅋㅋㅋ


500미리 커다란 캔이 300원임.ㅋㅋ 근데 무지하게 맛있다.


캠핑장에서 자연을 벗삼아 맥주 한캔 따서 들이키면.. 크아아~~~



이런날이 빨리 오길 바란다. 지금은 텐트 치는 법도 제대로 몰라서 맥주는 커녕 물 마실 시간도 없음.ㅜ





프랑크푸르트 근교에 있는 캠핑장을 검색해서 거기로 향했다.


자동차 캠핑의 가장 좋은 점은, 사전에 계획을 안 짜도 된다는 점.ㅋㅋ


대충 대략적인건 있어야겠지만, 배낭여행 할때만큼 그렇게 빡빡하게 숙소며 일정이며 신경 안 써도 된다.


그냥 달리다가 대충 서서 주변에 있는 캠핑장 가서 텐트 치고 자면 된다.



아까도 말했듯이 유럽에는 캠핑장이 우리나라 모텔만큼 많아서 왠만한 동네엔 전부 캠핑장이 있음.


위 사진은, 캠핑장 주변에 있는 이름 모를 마을인데...


이건 뭐 에버랜드 뺨칠 정도로 예쁘게 생겼다.


유럽의 이름 없는 마을도 이정돈데... 유명한 곳 가면 사진 찍느라 하루가 다 갈거 같다.


남미에선 이정도 예쁜 도시면,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등재됐을텐데.ㅋㅋ





우리 뒤트렁크 모습이다.


가장 눈에 띄는건, 장시간 운전을 위한 레드불 세트.ㅋㅋㅋ


우리나라에선 안 사먹어봐서 모르겠다만, 여하튼 좀 비싸게 팔린다 그러던데...


여기선 천원도 안하는 가격에 판다.ㅋㅋ 어메이징한 독일.


독일은 물가도 싸고 운전하기도 좋고, 사람들도 친절하다. 


개인적으로 여행하면서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든건 독일이 처음이었음.ㅋㅋㅋ





초등학교때 보이스카웃 하면서 한번 쳐보고...


논산 육군훈련소에서 A형텐트 한번 쳐본게 전부인 나는... 텐트를 어떻게 치는지 잘 모른다.


그냥 대충 조립하듯이 끼워맞추니까 되긴 됐음.ㅋㅋㅋ


이럴줄 알았으면 군대에 있을때 컴퓨터만 하지 말고, 훈련도 좀 뛰면서 텐트 치는 법이라도 익힐껄 그랬다.ㅋㅋ


그래도 나름 잘 쳐서, 진희 앞에서 가장의 면모를 보여줬음.


나름 동원훈련도 다 끝낸 예비군임.





이게 우리의 캠핑 첫날의 모습이다.


비록 텐트 입구도 이상한대로 나있고, 배낭짐도 제대로 안 풀어서 엉망이긴 하지만...


그래도 새로운 경험이라 그런지 뭘 하든 재밌고 신나고 그랬다.




자동차 캠핑을 하려면 엄청나게 부지런해야 된다는걸 깨달았다.


해가 지기전에 텐트를 치고, 식사준비도 하고 설겆이도 하고 씻고..다음날 일정도 짜고..


다음날 일어나서 밥 해먹고, 텐트 정리하고 짐 정리하고 출발해서 관광하고... 


이걸 다 하려면 정말 부지런해야 된다...


근데 난 안 부지런하다는게 함정임.


대신 진희가 부지런하다는게 포인트임.


결론은 와이프를 잘 얻으면 뭘 하든지간에 별로 안 힘듬. 논리적인 결론이다.

Posted by v멍군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