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남미에서의 마지막 날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원래, 여행을 시작할때부터 각 대륙의 마지막 날에는 그 대륙을 돌아보는 시간을 갖고자 했다.



근데.


마지막 날 저녁에 과음 한 관계로, 감사의 인사말을 못 올리고 유럽으로 떠나왔다.


남미 마지막 날 진짜 감성 충만이었는데, 유럽에 넘어오고 나니 그 감정이 모두 도로로 흘러내렸다.



왜냐면.


유럽 도착한 첫날, 길을 잘못 들어서 프랑스 개선문 도로에 다녀왔다.


우리나라 영등포 5거리만 가도 무슨 신호등을 봐야 되는지 몰라서 우왕좌왕 하는 내가,


개선문 16거리에 가서 죽다가 살아났더니, 남미에서의 감성들이 전부 사라져버렸다.



그래도.


우선 남미에서의 기억들을 잘 살려서 남미에서의 마지막 포스팅을 하고자 한다.




우리가 세계일주를 할때, 각자 가고픈 나라를 정했는데... 나는 영국과 콜롬비아 그리고 인도였다.


콜롬비아를 가기 위해 남미를 갔고, 그렇게 콜롬비아부터 시작된 남미 일정은 변경에 변경을 거듭하여,


결국 4달이 넘는 시간을 그곳에서 보내게 되었다.



- 콜롬비아.


개인적으로 남미에서 가장 좋아하는 나라다. 이유는, 그냥 내 친구가 살고 있으니까.


리카르도 덕분에 매우 편하고 쉽게 여행을 한 나라다.


사실 관광지로써의 매력은 별로 없다. 다른 남미 나라에 비하면 매우 밋밋하고 위험한 동네니까.


하지만 여자가 매우 예쁘고, 사람들이 매우 친절하다. 특히 나는 더 그렇게 느낀다. 난 콜롬비아가 좋으니까요.



- 에콰도르.


체감상 남미에서 가장 위험하다고 느꼈던 나라가 아닐까 싶다.


국립은행 ATM기에서 돈을 뽑았는데도 위조지폐가 나오는 그런 나라다.


대신 물가가 저렴하고, 수도인 끼또의 올드타운은 콜롬비아에서는 볼 수 없는 그런 아름다운 분위기를 풍긴다.


(근데 아르헨티나, 칠레 같은 곳을 거쳐서 에콰도르를 간다면, 정말 볼거 없는 동네일거 같다.)



- 페루.


남미 최고의 나라. 만약 남미에서 딱 한 나라만 가라고 한다면 난 무조건 페루를 갈거다.


마추픽추. 이 한개만으로도 다른 남미나라들을 쌈싸먹고도 남을만큼의 가치가 있다.


게다가 잉카유적지는 마추픽추가 전부가 아니다.


정말 말도 안되게 커다란 유적지들이 곳곳에 포진해 있다. 


잉카유적지의 가장 메인인 도시는 쿠스코 라는 곳인데, 그 주변만 하더라도 10개 가까이 되는 유적지들이 있다.


사전에 공부를 하고 가면 더 좋겠지만, 그냥 보기만 해도 정말 입이 떡 벌어진다.


특히 삭사이우아망 같이, 몇백톤의 돌들을 한치의 오차도 없이 껴맞춘 것을 보면,


나는 왜 청동기를 쓰던 잉카인들보다도 손재주가 안 좋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


게다가 물가도 저렴한 편이고, 관광객이 많아서 놀기도 좋고... 여하튼 진희랑 내 생각에 남미의 꽃은 페루인거 같다.



- 볼리비아.


남미에서 가장 물가가 저렴한 나라. 그만큼 놀고 마시고 쉬기 딱 좋다.


남미 3대 관광지 중 하나인 우유니 사막이 있는 곳이기도 하다.


마추픽추. 우유니 사막. 이과수 폭포.


이 3개의 명성은 괜히 얻어진게 아니다. 우유니 사막은 참으로 아름다운 곳이었다.


처음 1시간 정도는 정말 내가 서있는곳이 지구가 맞나 싶을 정도로 신기했지만, 1시간 후부터는 지루함과의 싸움임.


소고기도 가끔 먹어야 맛있지, 맨날 쳐먹으면 닭고기가 더 맛있다.


진짜임. 아르헨티나에서 깨달았음.ㅋㅋ



- 칠레.


위의 나라들에 비하면 체감물가가 2배정도 되는 나라다.


남미에서 브라질 다음으로 잘 사는 나라답게, 너무 세련되고 너무 도시적이다.


말 그대로 아래쪽 파타고니아 지역을 제외하고는 추천하고픈 곳이 별로 없는 나라.


파타고니아 지역도 겨울에 가는 바람에 패망했음. 여름에 추천하고픔.


겁나 추움. 



- 아르헨티나.


칠레 물가와 비등비등함. 어떤건 칠레가 좀더 비싸고, 어떤건 아르헨티나가 좀더 비싸고 한 수준.


이과수 폭포를 제외한 곳. 바릴로체, 부에노스 아이레스, 칼라파테, 엘 찰튼... 모두 자연이 아름다운 곳이었음. 부에노스 아이레스 빼고.


대신 한인민박이 도시마다 잘 되있어서 한국사람 만나서 놀기에는 좋다.


부에노스 아이레스는 호불호가 갈리는데... 개인적으로 난 별로였음.


관리가 잘된 쿠바라는 느낌이 들 정도로, 건축물이 비슷비슷했음.


대신 이과수의 악마의 목구멍은 최고였음. 쨩임.



- 브라질.


당신의 지갑에 자비따윈 배풀지 않는 극악의 나라.


프랑스, 독일보다도 물가가 비싸고... 덴마크랑 맞 먹는 수준이다.


아르헨티나보다 3배정도 비싼 물가를 가지고 있다.


게다가 계속 스페인어를 쓰다가 포르투칼어를 써야되므로, 적응하는데도 힘들고....


남미대륙의 2/3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왠만큼 시간이 있지 않고서는 여행하기 매우 힘든 나라.


흔히들 아마존 투어를... 볼리비아나 페루에서 하는데.. 그건 팜파스 투어 혹은 정글 투어라고 따로 있는거고...


진짜 바다처럼 넓은 강을 배타고 올라가고 하는 레얄 아마존 투어는 브라질 서북쪽에서 해야됨.


물론 우린 시간이 없어서 못 했음.


너무 비싼 물가와. 너무 짧은 시간동안만 있어서 정확히 어떤지는 모르겠지만, 별로 볼건 없었음. 


파티를 좋아하고 흥을 즐길줄 아는 싸나이라면 가볼만 한듯.




지금 우리는 덴마크에 있다.


캠핑장에서 캠핑을 가장한 노숙을 하고 지내는 중이다. 여긴 와이파이 쓸라고 하면 3시간에 만원씩 내야 되는 그런 동네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사촌동생 학교에 차 대놓고, 학교 와이파이 훔쳐서 쓰는 중이다.


캠핑을 하다보니 인터넷 되는 시간이 그리 많지 않아서, 자주 포스팅을 못 할거 같다.



나중에 까먹을까봐 우선 대충 적어놓으면.


9일 - 비행기 탔음.


10일 - 비행기 내렸음.


11일 - 시차적응을 위해 24시간 중 20시간 취침.


12일 - 캠핑 용품 및 식료품 구입.


13일 - 독일 프랑크 푸르트로 7시간동안 운전.


14일 - 독일 키엘로 8시간동안 운전.


15일 - 덴마크에서 사촌동생 만나서 라면 얻어 먹음.


16일 - 지금 이러고 자빠져 있음.



유럽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거.


독일에서 8차선 아우토반을 달리고 있었다. (독일말로 고속도로가 아우토반임. 특별한 도로가 아님.)


여긴 경부고속도로와는 다르게, 1차선은 무조건 추월 차선이다.


그냥 자기 뒤에 나보다 빠른 차가 오면 오른쪽 차선으로 비켜주면 된다.


추월하고 싶으면 왼쪽으로 가서 추월 하면 되고.



그래서 난 가장 바깥쪽 도로에서 150키로로 달렸다. 근데도 뒤에 차들이 계속해서 추월해 감.


1차선에 갈려면 200키로 이상은 밟아야 될듯.


참고로 독일의 아오토반은 제한속도도 없고, 통행료도 없음.


아.. 그리고 우리나라는 시속 100km면 안전거리가 100m인데...


여기는 150으로 달려도, 뻥 조금 보태서 바로 뒤차 본네트가 안 보일 정도로 가깝게 붙어서 달림.


전부 다 그렇게 바짝 붙어서 달리니까, 그냥 달리다보면 내가 시속 15키로인지 150키로인지 알수가 없음.


결론은 독일 짱.

Posted by v멍군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