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체 라가르또에서의 지옥과 같은 3박이 끝난뒤,


우리는 부리나케 짐을 싸서 도망쳐 나왔다.


원래 이파네마 해변쪽으로 숙소를 옮기려고 했으나...


곰곰히 생각해보니, 파티를 즐기지도 않고 하루종일 해수욕을 하지도 않는 우리에게,


해변가에 있는 숙소는 전혀 매리트가 없었다.



보통 해변가에 있는 숙소는 더럽고, 비싼 대신에 파티를 즐기고 밤새 놀기에는 좋은 곳이 대다수다.


근데 우린 해당사항 없으니, 그냥 센트로쪽에 조용하고 깨끗한 숙소를 찾아 이동했다.





우리가 가고자 한 곳은, LAPA지역에 있는 Bossa in rio Hostel이다.


트립어드바이저 평점 1등에 빛나는 호스텔인데, 


아쉬운 점은... 해변가에 좀 멀고, (우리랑은 상관 없지만.) 부엌을 사용할 수 없다는 거 정도...


그리고 도미토리 방은 침대에 누워서 Wifi가 안 잡힌다는거 정도...



우선 저번처럼 거지 같은 시스템의 버스를 다시 타기에는 우리의 모험정신이 부족하므로,


그냥 얌전하게 지하철을 타고 이동하기로 했다.


대충 홈페이지 보고 찾아가고 있는데... 정말 엄청나게 오르막이다.


아... 숙소의 단점 있다. 정말 최대 단점.


진짜 미칠듯한 오르막의 중간쯤에 자리 잡고 있어서, 장이라도 한번 보거나 투어 한번 끝내고 숙소 가려면,


입에서 욕이 절로 나온다.





하지만 숙소는 매우 깨끗하고 양호했다.


한번 빈대에 물린 사람은, 가방에 빈대가 살 가능성이 매우 높으므로,


가지고 있는 모든 옷가지를 태우라는게 여행 선배들의 조언이었으나...



비누 하나만 잃어버려도 기분이 찝찝한 우리에게, 뭔가 버린다는건 있을 수가 없어. 그런건 우리에게 있을 수가 없어.


결국 포풍구글링을 통해서 알아낸, 직사광선으로 빈대 퇴치하는 방법을 시전했다.


정말 모든 옷과 배낭까지... 전부 다 일광욕을 시켜버렸다.





숙소의 상태는 매우 양호했으나... 이 숙소가 있는 LAPA지역 자체가 좀 범죄범죄스러운 지역이라,


곳곳에 노숙자들과 갱스터로 보이는 흑인들이 무리지어 있으니, 알아서 요령껏 잘 피해 다니길 권장한다.


그냥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큰길로만 다니고, 카메라만 잘 숨기고 다니면 된다.



남미 여행하면서 카메라를 목에 걸고 다니면, 정말 50% 이상은 지나가는 사람이 카메라 조심하라고 경고를 준다.


손가락으로 목을 긋는 시늉을 할때도 있고, 카메라를 가리키면서 뭐라뭐라 하는 경우도 있는데...


전부 다 이유가 있으니까, 사람들이 경고하는거다.



우리도 아직까지는 큰 탈 없이 여행했지만... 괜한 객기로 여행하다가 불상사가 안 일어나길 바란다.


예전 포스팅에도 얘기했지만, 남미는 아직 많이 위험한 곳이다.


특히 콜롬비아, 에콰도르 이쪽 나라들...;;;





빈대에 물린 곳들이 점점 부풀어 오르고 있다.


망할 빈대... 거의 일주일이 지난 지금은 좀 수그러들고 있는 상태다.


만약 유럽 갈때까지 계속 빈대에 물린다면, 배낭 전체를 태워버리는 방안도 생각중이다...



정말 그렇게밖에 할수 없을거 같다. 밤마다 너무 간지러워 미칠 지경임.


더운 나라를 오래 다니다보면, 쓰레빠를 신고 다니므로 발 뒤꿈치가 다 갈라지곤 하는데...


이럴땐 좀 유용함.


발 뒤꿈치로 긁으면 완전 시원함. 대신 시트가 피바다 됨.





부엌 사용이 안되는 숙소인 관계로, 모든 밥은 전부 밖에 나와서 먹어야 된다.


아침은 숙소에서 주니까, 2일동안 점심, 저녁 2끼씩 밖에서 사먹어야 된다고 생각했는데,


숙소에서 매우 좋으신 분을 만나는 바람에, 많이 얻어 먹었다.ㅡ_ㅡ


그 분은 내가 여행하면서... 아니 내가 살아오면서 이야기를 나눠본 사람중에 가장 유명한 분이 아닐까 싶다.


그 분 얘기는 다음에 다시 하기로 하고...





미국에는 코카콜라가 있고,


페루에는 잉카콜라가 있고,


브라질에는 과라냐가 있다.



브라질에서 인턴중인 상욱씨가 꼭 한번 마셔보라면서 추천한 놈이라, 한번 마셔봤는데...


진짜 맛있다. 


그 유명하다던 노란색 콜라. 페루의 잉카 콜라를 마셨을때도 별로 놀랍지 않았는데..


이 과라냐는 정말 놀라운 맛이다. 이게 왜 아직 우리나라에 수입이 안됐지?



과라냐라는 열매로 만든 탄산음료수인데.. 코카콜라 회사에서 만드는 놈 (지금 사진에 있는거...)이랑 브라질 회사에서 만드는 놈이 있다.


내가 마셔봤을때는 둘다 똑같은거 같은데.. 가이드북에는 브라질 회사에서 만든게 더 맛나다고 써있음..ㅡ_ㅡ


여하튼 브라질에 오게 되면, 아마 두종류 모두 마셔보게 될거 같다.


과라냐를 안 마셔본 사람은 있지만, 한번만 마셔본 사람은 없을듯...





리오 데 자네이루는 역시 대도시였다.


우리 숙소가 있는 LAPA지역이 센트로에 위치한 관계로, 주변의 건물들이 모두 시원시원하게 뻗어있다.


길거리에 사람들도 해변가와는 달리 모두 양복을 입고 있고...


도로도 시원하게 잘 뚫려있다.


진작에 여기다가 숙소를 잡을껄... 왜 괜히 해변가에 숙소를 잡았나 심히 후회하고 있다.



만약 밤에 해변을 거닐고...(밤에 코파카바나 해변을 거니는 것은 위험합니다.),


양키들과 신나는 맥주 파뤼를 즐기면서 쉐끼쉐끼붐붐 하고 싶으시면 해변가에 숙소를 잡아도 되는데...


우리처럼 한낱 노란 원숭이처럼 정적이고 인증샷 찍으러 다니시려면 센트로쪽 숙소를 추천합니다.


Bossa in rio Hostel 추천함. 





위의 높은 빌딩 사진을 다시 자세히 보면, 유리창에 피라미드 같은 뭔가가 비춰지고 있는데..


그게 이 성당이다.


이름은 모르지만, 엄청나게 커서 우선 들어가보기로 했다.


겉모습은 성당이라는 이름이 무색할 정도로 투박하고 별거 없어 보였음.


그 뭐지... 평양에 짓다가 만 류경호텔처럼 생겼다.





근데 안에 들어가보면 이런 놀라운 스테인드글라스가 펼쳐진다.


정말 어마어마하게 큰 원뿔 모양의 성당이다.


약 2만명까지 수용가능하고, 가운데에는 뭐라 그러지? 제단이라 그러나? 여하튼 신부님들이 말씀하시는 곳이 있고...


그곳을 기준으로, 사방으로 스테인드글라스가 펼쳐져 있다.


게다가 잘보면 벽면이 모두 뚫려 있음..;;; 겉에서 볼때는 콘크리트로 다 막은줄 알았는데,


안에서 보니까 약한 빛이 들어오는 걸로 봐서는 아래쪽이 경사져서 뚫려 있는듯...


워낙에 더운 나라다 보니까, 이렇게 지은 건가 싶기도 하다.





이름 모를 엄청 큰 성당을 빠져나와, 다시 우리 숙소로 가는 길이다.


리오 데 자네이루는 생각보다 볼게 별로 없다.ㅡ_ㅡ


코파카바나 해변이나, 하조대 해수욕장이나 뭐 그게 그거인거 같기도 하고...


리오 데 자네이루의 시내나, 칠레 산티아고나 뭐 그게 그거인거 같기도 하고...


여하튼 슬슬 남미여행 막바지에 이르러서 그런지, 대충대충 설렁설렁 돌아다니고 있다.





LAPA지역의 랜드마크인 돌다리다.


지금도 다니는지 안 다니는지는 모르겠다만, 여하튼 이 위로는 철길이 깔려있고,


시설은 전부 제대로 되있는걸보니 다니는거 같기도 한데, 저 위는 철문으로 막혀 있는걸 보니 안 다니는거 같기도 하고...


여하튼 이 돌다리 하나만 보여주면 모두들 LAPA지역을 알만큼 유명하다.



이 모양으로 자석도 팔고, 호스텔에서도 씨티투어 모집할때 이 그림을 사용하던데..


왜 가이드북에는 설명이 없는지 모르겠다..;;;


결국 나도 뭔지 잘 모르겠음. 그냥 유명한가보다 하니까 유명한가보다 하고 있음.





꼭 그런건 아니지만, 그라피티가 많은 동네는 위험할 확률이 높다.


물론 이렇게 고퀄의 그라피티는 해당사항이 없다. 발파라이소처럼 그라피티가 도시의 아이콘이 된 경우도 있다.



근데 이 동네에는 저 그라피티 빼고는 모두 양아치들이 락카로 낙서해놓은 듯한 그라피티만 있음..;;;


숙소 좀 빨리 가보겠다고, 옆길로 올라오려는데...


저게 팬티인지 배기팬츠인지 반바지인지 구분도 안가는 하의 하나만 입고,


맨발로 막 뛰어다니면서 흑인 특유의 그 찢어지는 목소리로,


서로 대화를 하는건지 싸우고 있는건지도 모를.... 그런 무리가 길을 막고 있었다..;;;



진희에겐 괜찮다면서 그냥 따라오라고 해서 무사히 올라오긴 했지만,


더럽게 무서웠음. 흑인 공포증이 있는 모양이다. 아프리카는 뭔수로 간다냐.





이게 그 유명한 하바이아나스 쪼리다.


가끔 쪼리 보면, 끈에 브라질 국기가 달려있는 쪼리들을 많이 봤을텐데...


그게 하바이아나스의 쪼리다. (그럴 가능성이 높다는거지, 요즘은 이파네마 라든지.. 이상한 짝퉁들이 많아서 100%는 아님.)



그 유명한 브라질 고무를 써서 만든게 특징인데, 가격도 저렴하고 매우 편하다.


할리우드 스타들도 많이 신고, 우리나라에서도 좀 아는 사람만 아는 브랜드처럼 통용되던데..


브라질에서는 그냥 노숙자도 이거 신고 다닌다...;;;


싼거는 6천원정도밖에 안하니까, 엄청 싼 편이다.



예전에 우리나라 노스페이스가 유행할때, 외국에서는 완전 싸구려 브랜드라고 미국 노숙자들도 그걸 입고 다닌다는 댓글이 많았는데,


내가 느낀 바로는 노페는 외국에서도 비쌌다.ㅡ_ㅡ 노페는 노페다.


노숙자가 입고 다닐 정도로 싸구려 메이커는 아닌거 같고...


우리나라에서 최고급 스노우보드 브랜드로 통용되는 버튼은... 칠레 뿌에르또 몬뜨에서는 엄청나게 쌌다.


진짜... 백화점 자체 브랜드보다도 싼 가격에 팔고 있었다... 그때 샀어야 되는건데 안타깝구만...


여하튼 우리나라랑 외국에서 인지도 차이가 좀 많이 나는 브랜드들이 있는데, 하바이아나스도 그중 하나인거 같다.




이렇게 숙소도 옮기고, 빈대도 퇴치하고, 동네도 돌아다니면서 하루를 보냈다.


브라질 일정이 많이 줄어들어 아쉬웠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그게 더 잘된걸지도 모르겠다.


브라질은 그냥 남미의 수많은 나라중 한 나라로 취급해버리기에는 너무나도 크고 방대하다.


남쪽의 해변가부터 시작해서, 북서쪽의 아마존 지역까지....


남미의 2/3를 차지하고 있는 나라인데, 에콰도르랑 같이 취급해버린게 실수였다.


만약 다음에 다시 여행을 온다면, 그때는 브라질 한 나라만 잡고 와야겠다.

Posted by v멍군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