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주_12_13/4-Cuba2012. 5. 1. 11:52

우리가 원했던 CASA MAURA에 방이 없어서 얻어 건진 CASA.

 

아직도 이름을 모르는 그 CASA는 우리가 생각한 가격보다 5천원 가량이 더 비쌌다.

 

CASA의 시스템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우리는 왜 더 비싸냐며 아침을 공짜로 제공해 줄 것을 요구했다.

 

쿠바는 모든 것이 정부관리 하에 있어서 외국인을 상대로 하는 CASA는 최하 25부터 30까지의 요금이 자동으로 책정되었다.

 

만약 불법이 아닌 CASA라면 정부에 얼마에 누구를 몇일간 재웠는지 모두 보고가 되었고 거기서 일정 부분만 수수료로 받는 시스템이었다.

 

하지만 진상 원숭이 두마리는 한사람당 3000원, 두명이서 6천원에 이르는 아침을 무상으로 내놓을 것을 요구했고,

 

착한 주인장 아저씨는 그러겠다고 했다. 굿잡.

 

 

   

 

아침은 가히 호텔급이었다. 원래 주인 아저씨가 전부 공짜로 줄 수는 없고 아주 조금만 주겠다고 했으나,

 

원숭이 두마리가 불쌍했는지 풀셋트로 차려주셨다.

 

나중에 쿠바에 가실 분이 계시다면 CASA MAURA 옆에 있는 집을 추천해 드립니다. 아저씨 매우 착함. 일 봐주는 사람들도 다 착함.

 

게다가 아침, 저녁, 투어 같은거 강요 안함. 매우 쿨함.

 

 

   

 

진수성찬을 다 먹고 밖으로 나가려고 전등 스위치를 찾아 해맸다.

 

하지만 어디에 달려 있는지 도무지 알수가 없었고, 나는 스위치처럼 생긴 단 하나의 버튼을 발견했다.

 

사진으로 보면 아래에 흰색으로 감춰진 스위치가 전등 스위치였으나,

 

-6.0의 시력을 자랑하는 본인은 저걸 발견 못하고 위에 두꺼비집처럼 생긴게 전등 스위치인줄 알았다.

 

왠지 꺼림칙했지만 한 가정의 가장답게 스위치를 내리는 그 순간.

 

파파바바ㅏㅏ바가파가파ㅏ바가박. 스파크인지 횃불일지 모를 정도의 불꽃이 파파팍. 골로 갈뻔 했다.

 

향년 28세의 나이에 타지에서 생을 마감할 뻔 했다.

 

헉헉.. 역시 두꺼비집은 아빠랑 삼촌만 건들 수 있는 영역이라는 걸 깜빡했다.

 

바로 꼬리를 내리고 일 봐주는 애한테 달려가서 전등 스위치 좀 찾아달래서 겨우 불을 끄고 밖으로 나왔다.

 

 

   

 

쿠바의 중앙거리 중에 Prado(쁘라도)라고 불리우는 거리가 있는데,

 

이곳은 도로 한 가운데 울창한 가로수길이 조성되어 있다. 1700년대부터 만들어 놓은 거리라는데,

 

많은 사람들이 이곳에서 자고 떠들고 술 마시고 놀고 춤추고 그러고 논다.

 

우리나라 광화문 광장과 비슷한데 오래된 나무들이 양옆에 있다고 보면 된다.

 

 

   

 

쿠바의 학교들은 운동장이 없는 관계로 이렇게 길거리에 나와서 체육을 한다.

 

수업시간에 길거리를 지나다니다보면 이렇게 체육을 하고 있는 애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우리는 여행을 하면서 각자 담당할 분야를 정했다.

 

진희 : 영어, 회계, 경리, 스케쥴 조정, 항공권 예약, 한국에 연락, 음주량 조절, 일탈행위 금지, 약사법 위반 금지, 진료 겸 처방 겸 조제, 어르기, 달래기, 화내기, 우쮸쮸우쮸쮸 등 다수 역임.

 

본인 : 길 찾기. 네비게이션.

 

나는 순전히 길 찾는거 담당이다. 보이스카웃과 육군훈련소에서 배운 독도법은 이럴 때 써먹으라고 있는거다.

 

 

   

 

쿠바는 스페인 식민시대를 거쳐, 미국의 반강제 점령기를 거친 나라다.

 

덕분에 대부분의 건물이 스페인풍 + 미국풍이며, 자동차는 거의 대부분이 올드카다.

 

굴러가는게 신기할 정도로 오래된 차들이 많다. 영화에서나 볼법한 차들.

 

덕분에 어디를 찍어도 화보처럼 나온다.

 

하지만 이게 다 위대하신 아메리카께서 쿠바를 경제적으로 봉쇄해버려서 생긴 일이다.

 

건물이 망가져도 고칠 자원이 없고, 페인트가 벗겨져도 칠할 페인트가 없고, 유리가 깨져도 고칠 유리가 없다.

 

그래서 그런지 우리가 묵은 4개의 숙소중에 2개의 숙소에는 변기 뚜껑조차 없었다.

 

당신이 생각하는 그 뚜껑 말고, 남자는 올리고 여자는 내려서 쓰는 그 뚜껑. 그것도 없다. 볼일 어케 보냐 했더니 자기가 깨끗이 닦았으니 문제 없단다.

 

그 말 믿고 시도해보았으나 느낌이 오묘했다. 엉덩이에 닿는 차디찬 세라믹의 느낌은 결코 좋지 않다.

 

 

   

 

쿠바는 돈이 있어도 물건을 살 수 없는 나라다.

 

워낙 물자가 귀해서 그렇다는데, 덕분에 공산품이나 뭔가 수입품을 파는 가게 앞에는 저렇게 길게 줄을 서 있다. 하루 종일.

 

가전제품, 옷, 식료품(배급하는 곳) 등은 하루 종일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린다.

 

지금 보이는 곳은 ETECSA라고. 국영통신회사 같은건데, 여기서 인터넷, 전화, 우편 등을 취급한다.

 

저기 줄 서있는 사람들은 전화카드를 사려고 줄을 선 사람들이다.

 

옷 가게에도 아침에 문 열기 전부터 열댓명의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하나밖에 없는 국영은행에서 다시 한번 인출을 시도했다.

 

하느님 아버님 저에게 돈을 주세요. 라고 빌어봤지만 망할 ATM기에 자비는 없었고, 포기하려는 순간.

 

외국인은 전부 안되고 쿠바인들은 전부 돈 뽑는 모습이 이상해서, 혹시나하는 마음에 언어선택을 Espanol로 하고 해봤다.

 

언어만 바꿨을 뿐인데 돈이 나오는 이 기적 같은 상황.

 

덕분에 우리는 달러를 아꼈고, 기분이 한껏 업 됐다.

 

쿠바에 가셔서 카드가 안되시면 당황하지 마시고 언어선택을 스페인어로 해보세요. 돈 나올지도 모릅니다.

 

 

   

 

길거리에 자빠져 자고 있는 개들.

 

목에 무슨 이름표 같은걸 달고 다닌다. 주인이 있다는 건지… 아니면 개도 국가에서 관리하는건지 잘 모르겠다.

 

 

   

 

아르마스 광장이라 불리는 곳에 선 중고책 장터다.

 

스페인어를 모르는 우리는 별 관심 없이 지나갔는데, 대부분의 책이 체게바라, 혁명, 부에나비스타 소셜클럽에 관한 책들이다.

 

아마도 관광객이 많이 모이는 곳이라 관광객을 상대하는 중고책방인 듯 싶다.

 

 

   

 

뒤에 보이는 대성당은 좌우측 첨탑 넓이가 다르다. 좌우대칭이 아니다. 왜 그런지는 아무도 모른다.

 

지금 쿠바에서 쓰고 있는데 전기가 나갔다가 들어왔다 거린다. 뭐여 이거.

 

여하튼 저기 사진 같이 찍은 아저씨는 관광객과 사진을 같이 찍어주고 돈을 받는 사람이다.

 

쿠바산 시가를 물고는 사진을 찍어준다.

 

난 찍고 싶지 않았는데 우리 사진 찍을 때 갑자기 오셔서는 찍고 돈을 달라고 하신다.

 

어이쿠 깜짝아. 왜 이러십니까 할아버님.

 

 

   

 

오래된 문화재의 문고리에 저렇게 스펀지를 붙여 놨다.

 

왠지 가슴이 짠했다. 망할 천조국.

 

 

   

 

쿠바에서 가장 놀란 점. 진희랑 비슷한 옷차림의 일본여자애가 있다. 우리 바로 뒤에 있는 여잔데.

 

같은 파란티에 같은 파란가방에 같은 베이지바지에… 가장 놀라운건 색만 다른 똑 같은 신발을 신고 다닌다.

 

그리고 우리와 비냘레스에 가는 버스도 같이 탔다.

 

이 정도 되면 무서울 정도다.

 

 

   

 

쿠바 교복이다. 북한처럼 목에 빨간 스카프를 매고 다닌다.

 

게다가 애들이 흑형의 후손이라 그런지 우월한 다리길이를 자랑한다.

 

 

   

 

길거리에서 내국인 화폐로 마실 수 있는 음료수다.

 

곳곳에서 저렇게 생과일 주스를 파는데, 보통 1~2페소다. 우리나라 돈으로 대략 40~80원 정도?

 

엄청나게 맛있다. 설탕 등이 귀한 나라라서 그런지 완전 과일맛만 난다. 그리고 시원하다.

 

가격도 저렴해서 자주 사마셨다.

 

 

   

 

배급소인지 가게인지는 모르겠지만, 사람들이 줄을 안 선것으로 봐서는 가게인거 같다.

 

싱싱해 보이는 고기를 바로바로 손질해서 팔고 있었다.

 

 

   

 

쿠바는 저런 식으로, 3~4층 되는 건물이 많이 있었다. 다들 베란다? 발코니? 그런게 있어서 빨래를 모두 저기에 넌다.

 

무지개색 나시티가 인상 깊어서 한장 찍어봤다.

 

 

   

 

쿠바하면 가장 유명한 이 사람. 체게바라.

 

도시 곳곳에 체게바라의 초상화가 그려져 있고, 많은 사람들이 이 사람의 티를 입고 기념품을 가지고 있었다.

 

군대에 있을 때 체게바라 평전 들고 갔다가 불온서적으로 분류된 책이라 반입 안된다고 해서,

 

정보장교랑 신나게 싸웠던 기억이 새록새록 난다.

 

 

   

 

샌프란시스코 성당 광장이다.

 

관광객도 많고 같이 사진 찍어주고 돈 받는 사람들도 많고 비둘기도 많고.

 

 

   

 

쿠바에서 또 유명한 사람 중 하나가 바로 어니스트 해밍웨이다.

 

노인과 바다를 쓴 사람인데 쿠바를 사랑한 사람으로도 유명하다.

 

우리는 그것도 모르고 마구 돌아다니다가, 해밍웨이의 발자취만 따라서 도시를 다시 한바퀴 돌았다.

 

지금 보이는 호텔이 해밍웨이가 쿠바에 집을 짓기 전까지 7년간 머물렀던 암보스 문도스 호텔이다.

 

 

   

 

해밍웨이의 발자취도 중요하지만 우리가 배가 더 소중했기에 중간에 사먹은 피자 한조각.

 

가격은 대충 400원? 뭐 저렴하다. 곳곳에서 빵이나 피자를 파는데 맛이 다 제각각이라 사먹는 재미가 있다.

 

 

   

 

해밍웨이가 한 말중에 "내 다이끼리는 라 플로리다에 있다." 라는 말이 유명할 정도로,

 

이곳은 해밍웨이가 자주 찾은 술집이라고 한다.

 

특히 해밍웨이가 자주 마신 다이끼리라는 칵테일이 유명하다.

 

 

   

 

들어가보면 해밍웨이가 자주 앉던 자리에 동상까지 있다.

 

노인과 바다 내용도 기억이 잘 안나지만 기념삼아 사진도 박고.

 

옆에 있는 칵테일이 내가 마신 다이끼리다.

 

다이끼리도 종류가 여러가지인데, 그중에 해밍웨이가 즐겨마시고 가장 독한 파파 해밍웨이 라는 칵테일이다.

 

가격은 6페소. 쿠바인은 엄두도 못낼 가격이다. 오로지 관광객을 상대로 하는 술집이다.

 

이 사진 찍은 바로 뒤에는 중국인 여자 한명이 혼자서 칵테일을 마시고 있었는데, 두모금도 안 마신거 같은데,

 

얼굴은 고량주 4홉정도는 마신거 같아서는 휴대폰으로 중국노래를 틀고는 혼자 따라 부르고 있었다.

 

같은 원숭이 상인게 창피해서 우리는 도망쳐 나왔다.

 

 

   

 

우리가 중간에 공원에서 쉬고 있을 때, 어떤 쿠바 사람이 와서는 얘기를 주고 받는데,

 

쿠바는 PPG라는 약이 유명하단다. 마라도나, 알랭드보통인가.. 누구랑 여하튼 유명한 사람들이 전부 와서 맞고 갔단다.

 

진희가 약사라고 말해주자 약사면 약을 좋아할 거니까 자기랑 같이 가서 PPG 한대 맞아 보자고 한다.

 

무슨 마리화나도 아니고 생판 모르는 주사를 같이 맞자니…

 

아무리 좋게 생각해도 그건 아닌거 같아서 거절했다.

 

그렇게 거절하고 돌아다니다 약국을 발견해서 재미 삼아 들어갔는데 PPG를 발견했다.

 

헐. 나름 쿠바에서 유명한 약이란다.

 

쿠바는 시가, 럼 말고도 천연의약품이 유명하다. (외국에서 약을 수입할 능력이 안되니까….)

 

나중에 관심 있으시면 한번 찾아보시길… 알약 종류로도 팔고 있었다..

 

 

   

 

남자의 로망. 쿠바산 시가다.

 

해외로의 반출은 두박스까지밖에 안되고 그것도 인증을 받은 제품만 가능하단다.

 

체게바라가 주로 피웠다던 몬테크리스토, 피델 카스트로의 명령으로 만들기 시작한 코히바, 그리고 로미오와 줄리엣.

 

이 세가지 상표가 가장 유명하다.

 

돈도 없고 필 줄도 모르는 원숭이는 관타나메라 라는 메이커의 시가를 사서 도전해 보기로 했다.

 

 

   

 

해밍웨이가 즐겨 마신 모히또로 유명한 술집이다.

 

"내 모히또는 라 보데기따에 있다"라고 말했단다… 이 아저씨는 무슨 술만 마시고 돌아다녔나 보다.

 

"내 처음처럼은 원할머니 보쌈에 있지."

 

 

   

 

지나다니다가 주워먹은 과자.

 

하나에 2페소(80원정도?)인데 엄청 달다.. 설탕, 소금, 조미료 같은 게 부족한 쿠바에서는 좋은 간식거리란다.

 

 

   

 

요것도 군것질 하던거. 아이스크림인데 이것도 하나에 80원정도…

 

근데 아이스크림이 엄청 짜다.. 뭐 어떻게 만들었는지 모르겠지만 엄청 짰다. 맛도 없다.

 

 

   

 

돈도 뽑았고, 하루종일 너무 걸어다녀서 영양보충을 하고자 외국인 음식점을 들어갔다.

 

가격은 두개 합쳐서 만5천원정도… 그리고 모히또 두잔이 서비스다.

 

쿠바산 모히또를 마셔봤다. 럼주에 민트잎을 직접 갈아 만들었다. 상당히 맛있었다.

 

럼주는 쿠바의 명물. Havana Club 브랜드를 쓴다.

 

 

   

 

하루종일 돌아다녀서 쿠바에 자신감이 붙은 우리는 쿨하게 슈퍼에 들어가서

 

물이랑 쿠바산 콜라도 사마셨다. 콜라는 어딜가서 어느 브랜드를 마셔도 중간은 간다.

 

 

 

아바나 첫날의 멘붕은 온데 간데 없고, 쿠바가 마음에 들기 시작했다.

 

큐바큐바.

Posted by v멍군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