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ng2013. 3. 7. 04:53

아래 포스팅에도 썼듯이, 본인은 현재 이집트에 왔다.

 

아프리카 대륙에 붙어있으나, 아무리 봐도 중동에 속하는 이 나라를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병신같은 나라.

 

아오. 빡친다.

 

길거리를 나가기만 해도 빡치고, 사람과 대화를 할때마다 빡친다.

 

괜히 세계에서 가장 불친절한 공항 1위가 이집트 카이로 공항인게 아니다.

 

 

이 나라는 전형적인, 관광객에 의존하여 빌어먹고 사는 후진국의 특성을 모두 가지고 있다.

 

여기는 피라미드랑 스핑크스가 무너져서 더이상 관광수입이 없어봐야 정신 차릴 나라다.

 

허나, 피라미드는 4500년동안 안 무너지고 있으니, 내가 살아있는 동안에 무너질 일은 없겠지...

 

 

게다가 지금은 카이로 시내가 극히 불안한 상태라서 밖으로 나다니지도 못한다.

 

도착 첫날,

 

공항에서부터 미칠듯한 삐끼들을 물리치고 숙소를 찾아 걷고 있는데... (이 나라는 비행기 짐 찾는곳까지 택시기사랑 여행사 삐끼가 들어와있는 신기한 나라임)

 

갑자기 코앞 차도에한무리의 청소년이 나타났다.

 

여기는 인도와 비스무리하게 차들이 하루종일 빵빵거리는 동네다. ( 말은 즉슨 신호등도 없고, 횡단보도도 없어서 도로가 헬이라는 뜻임.)

 

도로가 헬이니까 뭐 저렇게 한중간으로 몰려다녀도 되는구나. 싶었는데,

 

갑자기 쇠파이프로 지나가는 차를 세우고는 앞유리창을 사정없이 깨부순다...;;;;

 

.. 겁나 깜짝 놀라서 우선 몰려드는 사람들 뒤쪽으로 피했다.

 

영화에서 볼때는 쇠파이프로 유리창 깨는거 별거 아닌거 같았는데, 실제로 보니까 오줌 쌀 정도로 무섭다.

 

 

게다가 갑자기 조수석에 있는 사람을 끌어내리더니, 쇠파이프로 때리기 시작한다.

 

.. 지쟈쓰...

 

영화에서 보면 쇠파이프로 맞아도 끄떡 없던데... 실제로 사람이 쇠파이프로 구타 당하는거 보니까 대략 정신이 멍해진다.

 

아무 생각도 안 들고 여기 있다간 나도 잣되겠다 싶은 생각만 든다.

 

뭔가 이성적인 판단은 할수 없고, 무조건 도망쳐야겠다는 생각만 들었다.

 

 

그래서 좀더 거리를 두고, 우선 멀리 피하기로 했다.

 

난 원래 싸움구경 좋아하기로는 정릉에서 손 꼽힐 정돈데, 이건 싸움 정도가 아닌 살인미수 수준이었음.

 

그렇게 멀리 도망가려고 빨리 걷는데갑자기 우리 뒤쪽에서 사람 몇명이 우리쪽으로 전력질주를 해온다.

 

 

망할. 지쟈쓰.

 

근데 딱 봐도 우릴 노리고 뛰어오는거 같진 않고, 저 사람들도 누군가에게 쫓기는것 같았다.

 

내 등에는 20키로짜리 배낭이 있고, 앞으로도 보조가방을 매고, 양손에는 음식바구니가 들려져 있었지만,

 

그런거 신경 쓸 겨를이 없다.

 

우선 살고 봐야된다.

 

그 무서운 아프리카도 무사통과했는데, 세계적 관광지에서 쇠파이프로 구타 당할수는 없다.

 

 

우리도 앞만 보고 겁나 뛰었다.

 

진짜 무서웠다. 살고 싶었다. 말도 안통하는 이집트인한테 구타 당하면 뭐 어째야 하나.

 

게다가 이집트 한국대사관은 더럽게 불친절하기로 유명하지 않은가.... 우선 내 몸부터 사려야된다.

 

 

20미터쯤 겁나 뛰다보니까... 오우 지쟈쓰.

 

우리가 뛰고 있는 방향은 따흐릴 광장 방향이었다.

 

따흐릴 광장은 현재 데모세력이 바리케이트를 쌓아놓고 모든 공권력을 차단해놓고 있는 무법지대였다.

 

이집트는 금,토가 주말인데... ,토에는 따흐릴 광장 주변에 가는게 금지될 정도로 지금 개판인 곳이었다.

 

 

엄마... 나름 어느 나라를 가든지간에 항상 외교통상부에서 그 나라 안전한지 확인하고 돌아다닌 우린데...

 

분명 이집트 카이로는 여행유의였나... 여하튼 가장 낮은 수준인 곳이었는데 뭐 이러냐.

 

장모님 죄송합니다. 안전하게 다니겠다고 약속드렸는데, 저도 이곳이 이런곳인줄 상상도 못했습니다.

 

 

그때 옆 가게에 있던 사람들이 우리에게 손짓을 한다.

 

엉엉... 아저씨 누군진 모르겠지만 날 가져요. 평생 노예로 부려먹어도 좋으니 살려만 주세요.

 

피라미드를 쌓으라면 쌓겠어요.

 

 

그 가게에 있던 사람들이 우리 둘을 가게 안으로 오라 하더니, 가만히 있으란다.

 

괜히 뛰거나 하지 말고, 그냥 가만히 서있으란다. 별거 아니란다.

 

가게 깊숙한곳까지 들어가서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면서 고개만 빼꼼 내밀고 바깥 상황이 어떤지 지켜봤다.

 

 

그러자 안에 있던 히잡(이슬람 여자들이 머리에 두르는 스카프 같은거)을 두른 여자들이 우릴 보면서 낄낄댄다.

 

그러더니 손을 휘저으면서

 

"쿵푸~ 쿵푸~"

 

이 지랄.

 

나 지금 진지하다. 궁서체다.

 

농담을 받아줄 여유도 없이, 밖을 보고 있었더니... 잠시후 사람들이 나가봐도 된단다.

 

 

헉헉... 빨랑 숙소로 도망쳐야겠다. 택시라도 타야겠다.

 

라고 생각하면서 주변을 보니까

 

알고보니 숙소 바로앞 가게였음.

 

급하게 숙소로 뛰어들어갔다.

 

체크인을 하면서, 종업원한테 우리가 본걸 얘기하면서 여기 안전한거 맞냐고 물어봤더니,

 

매우 안전하단다. 걱정 말란다. 지금 방금 니네가 본건 그냥 아무것도 아니란다.

 

이게 지금 위로인지 아닌지 모르겠으나, 여하튼 그렇게 첫째날이 지났고...

 

 

가 아니고, 그렇게 첫째날 숙소에서 안전하니 걱정말라는 소리를 수십번 들은 다음에, 우리는 은행으로 향했다.

 

바깥출입을 삼가고 싶어도 뭐 방값 낼 돈은 있어야 되지 않겠나...

 

그래서 밖으로 나가서 은행을 향하는데...

 

갑자기 어떤 사람이 우리보고 그쪽으로 가지 말란다... 지금 돌 던지고 난리 났단다.

 

망할... 30분정도 해매다가 결국 포기하고 숙소로 와서 검색해보니,

 

그쪽에서 지금 경찰차를 불태우면서 시위중이란다...

 

여기 누가 안전하다 그랬니.

 

 

 

오늘이 둘째날인데, 오늘 본걸 간단하게 써보자면...

 

낙타, , 삐끼가 피라미드의 돌보다 많은 빡치는 피라미드 관광을 끝마치고 숙소로 돌아오는 길이었다.

 

버스 아저씨가 이상한데 내려줘서, 숙소까지 꾸역꾸역 걸어오고 있는데...

 

갑자기 반대쪽 인도가 시끄럽다.

 

여기는 하루에도 말싸움 하는걸 20번씩은 볼수 있을만큼 사방에서 말싸움 하는 동네니까, 그러려니 하면서 지나치려는데...

 

 

.. 

 

한놈이 칼을 들고 가게로 쳐들어가고 있다.

 

이게 뭐여... 치고받고 싸우는것도 아니고, 쇠파이프도 아니고...

 

왜 짱깨도 아닌것들이 대낮에 도심 한복판에서 칼을 들고 설치고 있는거지...;;;;

 

 

우린 너무 놀래서, 바로 옆 주차장 같은데로 들어가버렸다.

 

거기 있던 아저씨도 밖을 보더니... 주차장 출입구를 닫고 자물쇠로 잠그기 시작한다.

 

그러면서 우리에게는, 별거 아니라고 걱정하지 말고 가만히 있으란다.

 

 

대낮에 칼부림을 하고 있는게 왜 별거 아니라는 겁니까..

 

게다가 별거 아니라면서 아저씨는 왜 철문을 닫고 자물쇠를 걸어잠그시나요..

 

 

여하튼 칼든 놈이 흥분해서 옆골목으로 들어가버린 틈을 타서 우린 겁나 빠르게 숙소로 향했다.

 

(구경하고 자시고의 차원이 아님. 무서웠다.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건 말이 안통하는 미친놈이라는걸 다시 한번 각인시켰다.)

 

 

근데 숙소로 오는 길은 전부 바리케이트 + 철조망 + 군인 투성이.

 

이유인 즉슨.

 

우리 숙소는 따흐릴 광장 바로 옆인데, (따흐릴 광장이 여행자 거리라서 어쩔수 없음.)

 

따흐릴 광장이 지금 무법지대라서... 그 일대를 전부 통제중이다.

 

게다가 따흐릴 광장 남쪽에서 시위대가 죽는 사건까지 발생해서...

 

따흐릴 광장 남쪽은 군인들이 전부 막고 서있다.

 

 

그니까 시위대가 죽은 곳은... 도로 자체를 엄청 높은 철판으로 다 막아버려서 진입조차 안되고,

 

그 철판으로 막은 곳을 중심으로 군인들이 철조망과 바리케이트로 빙 둘러가면서 막아놨음...;;;

 

 

우린 숙소에 가야되는데... 길은 전부 막혀있고... 엉엉..ㅠㅠ

 

어찌어찌 비~~~잉 둘러서 숙소 근처 따흐릴 광장까지 오긴 했는데,

 

여긴 아직도 헬이다. 겁나 무섭다.

 

양아치 같은 꼬맹이들이 손에는 몽둥이를 들고 떼거지로 몰려다닌다.




이집트의 불친절함이나 삐끼에 대해서는, 인터넷을 좀만 뒤지면 정말 수많은 애기를 볼수 있으니 더 안해도 될거 같다.


길거리나 버스에서 누군가가 말을 건다?


호의인지 삐끼인지 판단할 필요조차 없다.


그냥 대답할 필요조차 없다. 무조건 무시하면 된다.



그렇게 하면 정말 호의를 가지고 말해주는 이집트인을 무시하는게 되버리잖아요!!


라고 말하는 이가 있을까봐 하는 얘긴데,


우선 이집트인이 호의라는걸 가지고 외국인을 상대할리가 없고, 호의를 가지고 있는 이집트인을 만날 확률은 


미국 뉴욕 한복판에 있는 ATM기에 카드 넣고 돈 뽑았는데,


달러 지페 나오는 곳에서 페루 동전이 나올 확률임.



누가 인터넷에 이렇게 써놨다.


어느 한 나라의 모든 국민들에 대해서 통째로 편견을 가지고 싶다면, 이집트를 와보면 된다고.


공감한다.


분명 300개가 넘는 사파리 회사가 있는 탄자니아 아루샤도 여기보다 삐끼가 많다.


인도 빠하르간지에 서식하는 삐끼들도 짜증나기는 매 한가지다.


하지만 이집트 삐끼랑은 차원이 다르다.



다른 곳들은 뭐 호객을 해도 정도가 있고, 어느정도 상도덕이라는게 있는데...


얘네는 뭐 막무가내임. 병신임.


어제 밤에도 밥 먹으러 나갔는데, 누군가 길 가르쳐주는척 접근하더니 결국 지네 향수가게로 데려갔음.


그정도쯤은 어느나라에 가도 흔히 있는일이니까 별 상관 없다.


근데 가관인건, 마지막에 우리가 안 사겠다고 가게를 나오려고 하자.


내일이 자기 여동생 결혼식인데 무슨 어쩌고 저쩌고 블라블라블라.


사람이 아무리 삐끼라 그래도, 자기 가족을 팔아먹는 저열한 놈은 상대할 가치조차 없다고 본다.



허나 숙소 종업원이 말하길, 여기는 그런 일이 흔하디 흔하단다.


무슨 엄마가 아프다 그러면서 돈 달라는 놈도 있고, 가족 팔아먹으면서 구걸하는 삐끼들 천지라고 함.


그러니까 누가! 언제!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왜! 말하든지간에 무조건 귀 막고 듣지 말라고 함.


그냥 병신임. 막 병신임.


근데 더 웃긴건, 숙소 종업원도 매 한가지다.


쿨한척 하지만 투어 강요만 겁나 해댐. 아오 빡쳐.


차라리 대놓고 투어에 대해서 설명하면서, 이런저런 혜택이 있으니 생각해보라고 하면 듣기라도 할텐데,


별에별 뻥을 쳐대면서 투어를 하라는 식으로 얘기하니까 빡침. 아오 빡쳐.



얘네가 어느정도 병신이냐면, 오늘도 스핑크스 구경하는데 수많은 삐끼들이 달려들어서 사진기를 가로막고는 별별 진상을 다 부리길래,


무시하고 묵묵히 사진만 찍었다.


근데 이놈들이 자기 말을 계속 무시하니까 약이 올랐는지, 내 머리카락을 만지면서 멋지네 어쩌고 한다.


멋지고 나발이고 순간 빡쳐서 그놈 턱주가리를 잡고 흔들어 버렸음.


그러면 안되는걸 알지만.


난 어른이라는걸 알지만.


어쩔수 없었다. 피라미드행 버스를 타는 순간 내 감정은 이성을 넘어선지 오래다.


맘 같아서는 스핑크스 옆에 던져버리고 싶었지만, 참고 참고 또 참아서 턱주가리만 흔들어주고 끝냈음.


아오 빡쳐.



너무 기니까 3줄 요약.


1. 이집트 병신.


2. 병신 이집트.


3. 병신 이집트 병신.


Posted by v멍군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