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ng2013. 3. 5. 03:56


자네, 배낭여행의 묘미는 어디에 있다고 생각하는가.


친절한 현지인인줄 알고 따라갔는데 삐끼였을때?


인터넷에서 사진 보고 갔는데 알고보니 사진빨이었을때?


길거리에서 싸구려 쥬스 한잔 마셨는데, 오아시스 버금가는 맛이었을때?


처음 만난 사람이랑 훌라 치는데, 7이 4장 들어왔을때?


아니.


그건 바로 비행기가 연착됐을때다.ㅋㅋㅋ




우리는 지금. 예상치도 못하게 에디오피아의 수도. 아디스 아바바의 어느 한 호텔에 있다.


뭔 기준인진 모르겠으나, 항공사측에서 호텔을 제공해주는 바람에,


이렇게 포스팅도 할수 있고... 좋구만.ㅋㅋㅋ



쿠바에서 한번. 아르헨티나에서 한번. 네덜란드에서 한번. 에디오피아에서 한번.


비즈니스석으로 업그레이드 되는 운은 없어도, 연착 운은 겁나 있는 편인가보다.


무료 호텔 숙박하는 날만큼 배낭여행에서 즐거운 날은 흔치 않다. 



인터넷이 좀 되는 관계로, 그간 밀린 사진을 몇장 올리고,


좀 있다가 다시 공항가서 새벽비행기 타고 이집트로 가야지.





터키 이스탄불 - 두바이 - 남아공 케이프타운.


이렇게 오는동안 우리가 이용한 항공사는 아랍 에미리트 항공사였다.


처음에는 왠지 이름부터가 턱수염틱한 이 항공사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허나. 타고 난 후에 느낀 점은.


세상에 국적기보다 좋은 항공사가 존재한다는 거.


의자에 전원잭도 있고, 화면은 12인치정도 되는데다가, 겁나 빠르고,


한국말로 나오는 영화도 꽤 있고, 아이 신나.


원래 예정대로라면 피곤해서 비행기에서 뻗었어야 하지만, 이때는 쉬지 않고 영화만 봤던거 같다.


정말 시설 좋았음.





아프리카 남아공의 케이프타운 모습.


지금 당신이 느끼는 것을 나도 그대로 느꼈다.


이게 뭔 아프리카야....... 뭐지?... 내가 생각한 아프리카는 흑형들이 맨발로 흙바닥에서 망고 까먹는 곳이었는데?...


처음 아프리카에 와서 느낀 것은 그야말로 문화컬쳐.



훗날. 케이프타운을 벗어나서 점점 아프리카스러운 곳을 가보게 됐지만,


여하튼 처음 케이프타운을 방문했을 당시에는 너무나도 유럽스러운 분위기 때문에 적잖이 당황했다.





아주아주 먼 옛날부터, 진희는 항상 아프리카에 살고 있는 펭귄이 보고 싶다고 했다.


우리가 세계일주를 떠나게 된 이유 중 하나를 차지하고 있는 이 아프리카 펭귄.


진희에게 있어서는 꿈의 여행지인 케이프타운.


이로써 꿈 하나 이뤘다.





케이프타운에는 테이블마운틴이라는 상징적인 산 하나가 자리하고 있는데,


거기 올라가서 찍은 케이프타운의 모습이다.



참고로 테이블마운틴은 100% 돌산이라서 내리쬐는 태양을 피할 곳이 전혀 없는 관계로 올라가기 무지하게 힘들다.


난 일주일에 걸쳐서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도 가봤고,


6000미터가 넘는 와이나포토시도 올라가봤지만,


테이블마운틴 올라갈때가 가장 힘들었던거 같다.



아... 왜냐면 이때쯤 심한 감기에 걸려서 사경을 해매고 있었다.


육군훈련소에서 두번. (각각 열이 42도와 40도까지 올라갔었음.)


대학교 공업수학2 기말고사날에 한번. (이부프로펜은 희대의 명약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 계기.)


결혼식날 한번. (결혼식날 아침에 엄마한테 도저히 결혼식장 못 가겠다고 다음에 하면 안되겠냐고 했다가 등짝 후려맞음.)


그리고 이날 감기에 심하게 걸렸던거 같다.





아프리카에는 트럭킹이라는 투어프로그램이 있다.


아프리카는 이동수단이 열악한 편이다. 기차도 별로 없고, 도로가 엉망이라 장거리 버스도 열악하고...


그래서 나온게 이 트럭킹인데,


사진처럼 트럭을 개조한 차량에 탑승해서 몇일동안 계속 이동 + 관광 + 이동 + 관광을 반복하는 투어 프로그램이다.



얼핏보면 패키지 투어라고 생각되지만, 


실상은 완전 다른 성격의 투어다. 


이거에 대해서는 나중에 길게 쓸 예정이다.


제발... 트럭킹을 패키지 투어라고 생각하고 오지 않았으면 좋겠다.





여기서부터는 나미비아.


국토 대부분이 사막으로 이루어진 땅이다.


내가 생각한 아프리카는 딱 이 모양이었음.


정말 온 몸의 수분이 다 빠져나간다는 느낌을 받을수 있다.


땀도 나오지 않을 정도로 수분이 쫙쫙 증발되버림.





나미비아 중간쯤에 갔었던... 뭐드라...


데쓰밸리?... 뭐 비슷한 이름의 사막임.


내가 생각한 아프리카와 가장 유사해서 마음에 든다.





우리팀은 총 10명 (한국인 8명 + 외국인 2명) 이었는데,


그중의 절반이 20일짜리 투어에 생일이 껴있었다...;;;;


그중 한명이 진희느님이라서, 이렇게 생일파티도 해줬다.



다음날 아침에는 한국에서 가져온 블럭형 미역국도 손수 끓여줌.


나 이런 남자다.


결혼 1년차니까 가능한거겠죠.





그리고 스와콥문트라는 곳에서 스카이다이빙도 했다.


진희 말로는 번지점프보다 안 무서웠다고 한다.


나도 별로 안 무서웠음.


진짜임.


별로 안 무서웠어.


안 무서웠다고..... 진짜야.....





이게 뭔 땅바닥인가 싶겠지만, 잘 보면 사진 정중앙에 전갈 한마리가 보인다.


트럭킹 내내 2번을 제외하고는 계속 텐트를 치고 자는데,


잘때마다 저런 것들이 하나씩 나타난다.



예를 들면 어디 캠핑장에는 뱀이 나오니까 조심해야되고,


어디는 바분(개코원숭이)이 밤에 습격하니까 텐트를 꽁꽁 싸매고 자야되는 등등..



이 캠핑장은 전갈이 나타났음...ㅡ_ㅡ


가이드는 흔치 않은 일이라고 했으나... 두마리가 연속출몰하는 바람에... 자는 내내 두려움에 떨었다.





아프리카 원주민 중 하나인, 힘바족 마을을 방문했을때 찍은 사진.


개인적으로 최악의 경험 중 하나였고,


다시는 하고 싶지 않은 경험 중 하나였다.



인간 동물원을 보는듯한 느낌이었다... 나중에 자세히 쓰겠음.





에토샤 국립공원에서 본 사자들.


아프리카에는 호랑이가 없는 관계로, 사자가 짱이다.


그래서 사자들은 그냥 아무데서나 자빠져 잔다. 



보통 빅5라고 버팔로, 사자, 표범, 코뿔소, 코끼리를 칭하는데, 이거 보러 하루종일 차타고 돌아다님.


우린 운이 좋아서 다양한 동물들을 볼수 있었음.ㅎㅎ 





우리에게도 영화로 친숙한 부시맨 부족이다.


이건 마을을 방문한게 아니고, 이들이 우리가 머무는 곳으로 와서 전통춤을 보여주는거다.


당연히 그에 상응하는 팁을 줘야됨.



이것도 그리 유쾌한 경험은 아니었다.


난 저들보다 열심히 살지 않았다.





이제부터는 보츠와나 라는 나라다.


여기는 오카방고 델타 라고 불리우는 곳인데,


지금 배가 떠있는곳에서 10미터정도만 더 가면 하마가 있음..;;;



참고로 아프리카에서 사람을 가장 많이 죽이는 동물이 하마임.


하마는 초식동물인데 왜 사람을 죽이지? 라고 생각했는데, 가이드의 말에 따르면 걔네는 그냥 재미를 위해서 사람을 죽인다고 한다.


우리 배를 운전해준 가이드의 사촌동생도 가이드가 보는 앞에서 하마에서 물려 죽었다고 했음...


겁나 무서운 동물임. 





보츠와나에서 본 코끼리떼.


진짜 징하게 봤다.


아기 코끼리는 매우 귀여웠다.





세계 3대 폭포중 하나인 이과수 폭포.


지금 사진으로 보이는건 1/10도 안될 정도로 매우 길게 폭포가 쏟아지고 있었다.



근데 물보라가 너무 심해서, 사진을 제대로 못 찍었다.


우비로 커버할수 있는 수준이 아니고, 정말 샤워기를 틀어놓은 것처럼 물보라가 쏟아졌다..;;;





마지막으로 트럭킹 식구들.


왼쪽 아래부터 시계방향으로, 


쟈크 - 남아공 출신인데 인턴 사원이다. 동물, 자연에 대해 아는게 많아서 설명도 잘해주고 좋았다.


데이브 - 남아공 출신 운전수. 기타도 잘치고 하는 말의 99%는 농담일 정도로 재미있는 친구였음. 물론 그 농담 중 99%는 내가 못 알아들었음.


(쟈크랑 데이브는 투어 프로그램 직원임.)


우르스 - 어찌보면 내 생에 있어서, 리카르도 다음으로 친한 외국인이 아닐까 싶다.


스위스 출신 변호사지만, 휴가차 놀러온 남아공에 흠뻑 빠져, 남아공으로 이민을 와서 호텔을 경영한 대부호임.


부자나라 스위스에서, 부자직업인 변호사를 하다가.... 남아공에 와서 4성급 호텔과 레스토랑을 경영하다가 얼마전 접었다고 한다.


그리고는 현재 몇십억을 독일계 투자회사에서 굴리는 중이고, (반년만에 수익률이 9.4%인가 났다고 자랑함...)


5년 뒤부터는 스위스 연금을 받을 예정이므로, 죽을때까지 여행만 다닐거라고 한다.


이 할아버지에 대해서도 나중에 길게 쓸 날이 있을꺼 같다.


이번 트럭킹에서는 이 할아버지를 빼면 할 얘기가 없을 정도니까..ㅎㅎㅎ




이렇게 20일에 걸친 트럭킹에 대한 간단한 사진을 다 올렸다.


아프리카에 대해서 많은 것을 보고 느끼게 해준 투어 프로그램이었으며,


개인적으로는 사람이 어떻게 살아가야되는지... 인간관계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하게 해준 투어 프로그램이었다.


그건 천천히 쓰기로 하고,


우선 이제 슬슬 짐 싸서 공항으로 가야겠다.


앞으로는 여행자가 넘쳐흐르는 곳으로만 가므로 인터넷이 원활할 예정임.


그럼 아룡.





Posted by v멍군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