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국 후 살아남기2013. 12. 28. 17:41

이제까지 여행을 다니면서 좋은 사람들을 참 많이 만났다.


영국에 가서 만났던 콜롬비아 친구들도 있고,


인도에 가서 만났던 와이프랑 와이프 친구도 있고,


그리고 거기서 만난 형님 한분과 누님 두분이 계시고....



마지막으로 이번 세계일주를 하면서도 참 많은 사람들을 만났다.



언제나 그렇듯 같이 얘기를 나눌때는 죽고 없다가 한국에 오니 연락 한번 하기가 참 뻘쭘해서 아직까지 제대로 연락 한번 못 한 사람들이 많다.


특히 난 누군가와 연락을 주고 받는데 울렁증이 있어서 그런지 더 심한거 같다.




한국 가면 꼭 연락 드리겠습니다. 한번 뵈요.


라고 말만 해놓고 못 만난 사람들이 얼마나 많았나....



그래도 나름 영국에서 만난 콜롬비아 친구들과는 몇번 봤고... 이게 제일 놀랍지. 콜롬비아 친구를 직접 만났다는게..ㅋㅋㅋㅋ


인도에서 만난 사람들 중 와이프는 당연히 같이 살고 있고,


나머지 사람들도 꾸준히 잘 만나고 있다. 정말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셨고, 내 인생의 방향을 잘 잡아준 사람들이었다.



그리고 이제 남은건 세계일주를 하면서 만났던 사람들.



사실 여행을 하면서 우리가 먼저 벽을 친 경우도 많지만,


대다수의 경우, 상대방쪽에서 우리를 좀 불편해 한 경우가 많았다.


처음에 몇살인지 말하고, 대충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우리가 결혼했고 세계일주 중이다. 라고 하는 순간....


모두들 왠지 모르게 숙연해진다.


그리고는 왠지 우리가 거기 껴있어서 겁나 무거운 공기층을 형성하고 있고, 거기 있으면 남들 재미나게 노는데 방해가 되는 그런 느낌이었다.


뭐랄까... 동기들끼리 막 재미나게 놀고 있는데, 갑자기 눈치 없는 복학생 선배가 술자리에 합석한 기분?....


뭔가 신입사원들끼리 신나게 선배욕 하고 있는데, 선배가 막 웃으면서 무슨 얘기 해? 라면서 끼는 그런 분위기?....




난 겨우 85년생, 29살밖에 안됐는데... (그때는 28살이었지...)


결혼을 했다는 그 이유 하나만으로도 사람들이 우리를 좀 어렵게 생각했다.


이건 뭐 회사에서도 마찬가지다.


회사에 신입사원이라고 한마리 들어왔는데.... 다른 신입들보다 나이도 좀 있고, 게다가 결혼까지 했어....크흥.




뭐 상대방 입장에서도,


한 가정의 가장한테 농담하고 장난치고 막 대하기가 쉽지는 않았겠지.. 충분히 이해한다.



여하튼 그랬었다고.



그래서 결론은.


남미에서 우리와 가장 많은 술을 마셨고, 참 재미있고 유쾌하게 해준 친구 한명이 있는데,


그 친구를 만나러 내일 제주도로 간다.


그 친구가 궁금하면 페루 쿠스코편부터... 볼리비아 우유니편을 보면 노란 대걸레 머리 한 친구 있음.




친구 한명 만나러 콜롬비아까지 다녀왔는데,


제주도 정도는 바로바로 가줘야지.


아마도 제주도에서 새해를 맞이할거 같다.



2013년.


나에겐 너무나도 의미있는 한해였다.


2014년도 의미있는 한해가 되면 좋겠다.



모두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Posted by v멍군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