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주_12_13/10-Chile2012. 7. 16. 14:07

밤새 달려서 도착한 산티아고.


처음 도착한 느낌은. 헐. 이게 무슨 남미야. 라는 느낌이다.


예전에 인도여행을 할때 기차에서 만난 일본인 두명이 있었다.


둘다 미용사였고, 세계일주중이었고, 남미를 돌고나서 마지막으로 인도를 돌고 있다고 했다.


그때 내가 물었다.


"남미가 인도보다 싸요?"


그들은 말했다.


"흠.... 거의 비슷비슷해요. 조금 더 싸거나 비슷한 정도?"


망할놈들. 니넨 일본 방사능만 풀리면 잡으러 간다.





버스 터미널에 내려서 우리가 알아둔 숙소로 가려면 지하철을 타야 했다.


버스 내려서 택시 안타고, 대중교통으로 숙소로 간게 얼마만인가.


콜롬비아 메데진 이후로 처음인거 같다.


게다가 산티아고의 지하철은 완전 좋다.


지하철 바퀴가 타이어로 되어 있어서, 급정차-급출발이 가능한 관계로 거의 2분에 한대꼴로 지하철이 온다.


게다가 깨끗해.


게다가 여자들도 예뻐.


게다가 비싸. 





도착하자마자 우리는 깨달았다.


앞으로 숙소에서 음식 해먹고 살아야겠구나...


밖에서 뭐 하나 사먹을라 그러면 우리나라돈으로 5천원~1만원 돈이다.


할 수 없이 우리는 가까운 슈퍼에 가서 음식재료들을 사모았다.


이 날의 요리는 역시 파스타.


파스타가 진리다.





아타카마에서 먹다남은 마늘+양파+스파게티 면과 새로 산 소스를 조합해서 만든 요리.


저 위에 뿌려진 치즈 조금 + 파슬리 비스무리한건....


그냥 숙소 부엌에 누가 버려둔건 주워서 뿌린거다.


거지도 아니고... 남이 먹다 버린걸 내가 먹게 될 줄이야...


다시 한번 말하지만 나름 대기업 다니다 나온 몸이고, 와이프도 글로벌기업에 다니다 나온 몸이다.


우리 거지 아니에요.





칠레의 수도. 산티아고의 첫 모습이다.


깔끔하게 정리된 도로. 일방도로로만 이루어진 시내.


깔끔한 옷차림의 사람들. 길거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스마트폰.


이 모든게 이 나라가 잘 산다는걸 말해주고 있다.


더불어 물가도 비싸다고 말해주고 있다.


사실 물가는 우리나라랑 얼추 비슷한데, 여행자로써 느끼는 물가는 상당히 비싸다.


게다가 우리는 남미에서 가장 싼 나라인 볼리비아에서 바로 넘어왔으니, 체감물가가 상당했다.





날씨는 내가 딱 좋아하는 가을날씨다.


햇볕에 서있으면 따땃해서 잠이 오는 날씨. 그늘에 있으면 추운 그런 날씨.


잘 사는 나라답게 시내는 안전한 편이고, 밤거리도 활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우리는 밤거리에 나가서 맥주 한잔 할만한 형편이 안된다는 단점이 있지.


아... 이렇게 비싼 칠레도 좋은 점 딱 하나 있다.


바로 와인이 무지하게 싸다. 사실 뭐 무지하게 까지는 아니지만, 이마트에서 2만원 주고 살만한 와인인...


여기 마트에서는 9900원이면 살수 있다.


입맛이 싸구려라 와인이 입에 안 맞는다는 사실만 빼면 최고다.





남미 어느나라를 가든지 중앙광장은 항상 이렇게 생겼다.


이름 또한 남미다운 아르마스 광장.


광장 주변에는 대성당, 박물관, 오래된 건물등이 있다.


지금 보이는 사진에서 앞에 있는게 대성당이다.


말 탄 동상은 아르마스 장군이다.


뭐하는 사람인지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아마도 독립영웅이겠지.ㅎㅎㅎ





아르마스 광장 한켠에는 이렇게 체스대회가 열리고 있었다.


우리나라 탑골공원에 365일 장기대회가 열리는것처럼 여기도 체스대회가 열리고 있었다.


하나 다른점이 있다면, 얘네는 노는 것도 일요일에는 쉬는 관계로 일요일에는 대회가 열리지 않는다.


일요일에는 정말 도시 전체가 휴무일인것처럼 아무 상점도 열지 않는다.


남미에 취직하고 싶다. 일요일은 칼같이 지킨다.





원래 호스텔에서 도보투어라는 이름으로 투어가 있긴 한데...


그걸 하면 팁을 줘야 되는 관계로 우리는 직접 지도를 보고 걸어다녔다.


도착한 첫날은 쉬어줘야 인지상정이지만...


이렇게 비싼 나라에서 잠이나 쳐자고 있을수는 없었다.


비싼 나라일수록 많이 돌아다니고 많이 봐야지 남는거다.


이런 마인드로 여행하다보니 미국 뉴욕에서는 너무 많이 걸어서 허리가 끊어질뻔 했지.





우리가 처음 사먹은 길거리 음식. 무슨 후에실라 어쩌고 하는 음료였는데...


밑바닥에는 옥수수 통조림같은걸 가득 깔고... 그 위에 복숭아 통조림에 들어있는 음료를 가득 넣고...


마지막에 복숭아 통조림을 두개정도 넣어준다.


달짝지근한 음료랑 밋밋한 옥수수가 만나니 꽤나 맛난다.


가격은 맛나지 않지만.....


아... 자꾸 비싸다고 하니까 정말 거지 같아서 못 쓰겠네. 사실 별로 안 비쌉니다.


지금 손에 들고 있는데 그냥 1200원인가밖에 안해요. 그 정도는 사먹을수 있습니다.


나름 퇴직금 받고 나온 사람입니다. 불쌍하게 생각 안하셔도 되요.





칠레 산티아고는 대학의 도시로도 유명하다.


지하철 타보면 2~3개 역마다 하나꼴로 무슨 대학역이라고 써있다.


그래서 그런지 서점도 꽤 많은 편인데, 서점 퀄리티도 훌륭하다.


처음 이 서점에 들어와서 런던에 온줄 알았다.


전부 스페인어로만 되어 있어서 그림책만 보다 나왔지만...





남미에서 가장 잘 사는 나라답게 사람들도 부티가 좔좔 흐르고,


외국인에 대해서 별로 신기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잉카랑은 별로 관련 없는 나라라서 그런지, 길거리 다니는 사람들도 전부 스페인 사람처럼 생겼다.


페루, 볼리비아에서 계속 봐오던 원주민 같은 사람들은 전혀 눈에 띄지 않는다.





산티아고의 월스트리트라고 할 수 있는 누에바 요크 거리에서 찍은 사진.


누에바 요크는... 뉴욕의 스페인식 발음이다.


왜 우리나라 돈을 찍어놨는지 모르겠네... 세계 오지의 돈도 다 바꿔드립니다. 뭐 이런 뜻인가?....


우리나라 사람이 잠비아가 어디 붙어있는 나라인지 잘 모르는것처럼...


얘네도 한국이라 그러면 대충 아시아 어딘가 붙어있다고만 생각하겠지...





시내 중심가는 차량통행이 금지된 거리다.


서울의 명동같이 생겼는데... 약간 다른점은 길거리 음식을 안 판다는 점...


예전에 얼핏 듣기로는 길거리 음식이 법으로 금지된 남미국가가 꽤 된다던데... 칠레도 그중 하나인거 같다.


길거리 음식이 맛나지는 않았지만 싸서 즐겨 먹었던 쿠바가 그립다.





도착 첫날부터 빡세게 도보투어를 하고 숙소로 돌아와서 잠을 청했다.


근데 갑자기 밖에서 왕왕 거리는 시끄러운 소리가 들렸다.


창을 열어봤더니, 자전거 시위중이었다...


느긋하고 쉬는 시간, 휴일을 칼같이 지키는 남미에서 파업, 시위는 잦은 일이라는데..


직접 본건 이게 처음이었다.


제발 내가 앞으로 가는 길에서는 파업하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다.


괜히 남쪽끝까지 내려갔는데 파업해서 거기 몇일 머물게 되면 난 유럽이고 아프리카고 뭐고간에 한국으로 귀국해야 될지도 모른다.




칠레 산티아고.


앞으로 남미에서 갈 예정인 곳은 칠레, 아르헨티나, 브라질이다.


3곳 모두 남미에서 물가가 높기로 유명한 곳이라서 지금부터도 마구마구 떨린다.


특히 내가 가고자하는 파타고니아 지역(아르헨티나&칠레 남쪽 지역, 남극에 가까운 곳)은 살인적인 물가로 유명하다.


이제 우리는 가지고 나온 달러도 다 떨어져간다..


ATM에서 돈 뽑아서 연명하고 있는데...망할 씨티은행의 정책이 바뀌어서 수수료가 만만치 않다.


처음에는 농담처럼 한 얘기지만, 이러다가 세계일주 하고나면 은행 수수료만 100만원쯤 쓰고 갈꺼 같다.


물론 콜라값으로도 100만원을 쓰겠지.

Posted by v멍군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