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ng2022. 9. 5. 23:43

10년전 오늘, 2012년 9월 5일의 나는.

지구 반대편 브라질 살바도르라는 동네에 있었다.

호스텔 이름이 기억나지 않아 다시 찾아봤더니, 알파 호스텔이라는 곳에서 묵고 있었다.

 

구조는 정확히 기억난다.

자그마한 중정이 있었고, 그 중정에는 해먹이 하나 있었다.

우리 방은 그 중정을 지난 뒤, 뒤편에 자리잡고 있었고, 우리 방 옆에는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있었다.

 

꽤나 좋은 호스텔이라고 기억하고 있다.

그 전에 급하게 잡았던 호스텔에서 손바닥만한 바퀴벌레가 나왔었기 때문인가.

알파 호스텔은 이상하게 햇볕도 잘 들었었던것 같은 기억이 난다.

 

사실 이 모든 기억이 10년 전 기억이니, 정확할리는 없다.

그렇게 10년 전의 나는, 지구 반대편에서 빈대에 뜯겨가며 하루하루 니나노거리면서 살고 있었다.

 

그 당시 나름의 계획이 있었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상당히 무모한 플랜B였다. 

하지만 다행히도 플랜B까지 가지 않은채로, 10년의 시간이 흘러왔다.

열심히 살았나? 아니. 

열심히 살았나? 그렇다.

 

2022년 9월 5일.

브라질 살바도르에서 빈대에 물어뜯기던 나는, 싱가폴의 꽤나 좋은 호텔에서 마리나베이를 바라보고 있다.

10년전의 내가 생각한, 10년 후의 나의 모습은 아니다.

사실 10년전의 나는, 10년 후의 나의 모습을 상상해본적이 없다.

그냥 흘러가는대로, 어떻게든 되겠지라는 생각으로만 살았었다.

 

지금의 나는 10년전의 나보다 얼굴의 주름은 늘었고, 10년전의 이마선이 꽤 많이 후퇴한것 같은 느낌이지만,

그렇다. 2012년 세계일주를 하던 나와, 2022년 싱가폴로 출장을 온 나와, 2032년 어찌 살고 있을지 모를 너와.

그렇게 또 두근거린다.

 

 

 

Posted by v멍군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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