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주_12_13/43-India2015. 5. 26. 22:07

2007년에 마날리에 왔을때도, 고작 하룻밤 자고 바로 레로 이동하느라 못 가보고,


이번에도 매일매일 늘어져서 신선놀음 하다가 못 가볼뻔한 곳.


바로 올드마날리 옆동네인 바쉬싯.



사실 마날리에 있는 유일한 관광지가 바로 바쉬싯 온천이다.


정확히 마날리는 아닌거 같지만, 거의 옆동네라서 마날리 도시의 일부분이라고 치는거 같다.



위치는...


뉴마날리에서 오른쪽으로 쭉 올라가면 된다.


쉽게 얘기해서 뉴마날리에서 왼쪽으로 쭉 오면 올드마날리가 나오고, 오른쪽으로 쭉 가면 바쉬싯이 나온.


다고 한다.


몰라. 난 릭샤 타고 그냥 갔어.


돈만 주면 다 갈수 있다.





아침에 보이는 설산.


아. 아름다와.


설산은 언제봐도 아름답고 사람을 설레이게 만든다.


더운것보단 추운걸 좋아하는 성향이라 더 그런거 같다.





우선 할일 없이 빈둥빈둥거리면서 12시까지 뻐긴 다음에...


12시에 체크아웃을 했다.


사실 체크인, 체크아웃 개념이 약한 인도에서 시간을 딱 맞출 필요는 없지만...


그래도 우리는 매너있는 여행자를 표방하고 있으므로 12시에 체크아웃을 했다.


짐을 대충 맡겨놓고 릭샤를 타고 바쉬싯으로 고고.



그냥 릭샤를 잡고 바쉬싯 한마디만 하면 알아서 가준다.





이게 길 건너온 모습이다.


사진에서 강건너 오른쪽에 집들이 모여있는 곳이 바로 올드 마날리다.


거기서 릭샤를 타고 왼쪽 숲있는 곳으로 쭉 내려와서 다시 강을 건너 반대편으로 올라가는 중이다.





바쉬싯은 처음 와봤는데, 나름 작은 마을이 형성되어 있었다.


올드 마날리에서는 별로 안 보이던, 인도 여행자들이 많이 보였다.


왠지 여기도 성지의 냄새가 난다.



외국인 관광객보다는 인도인 관광객을 위한 상점들이 많이 있었다.





여기가 바로 바쉬싯이다.


뜨거운 물이 나오는 온천인데, 돈을 내고 들어갈 수 있다.


당연히 여자랑 남자는 구분되어 있다.



지금 들어가는 곳이 남자인것으로 기억남.


왼쪽에 보이는 입구가 여자가 들어가는 입구다.



어차피 바쉬싯은 노천탕이라서 둘다 오픈되어 있다.


하지만....


여탕은 안을 볼수 없을 정도로 엄청 높은 담으로 둘러싸여 있다.



하지만 남탕은?


밑에 사진이 있겠지만, 그냥 걸어가는 사람도 다 볼수 있는 구조였다.


쿨가이들.





하지만 우리가 바쉬싯에 간 날은 비가 부슬부슬 내리고 있었고,


우리는 우산이 없었고,


마날리를 떠나 밤새 장거리 야간버스를 타고 갈 생각에,


체력을 비축해둬야 되겠다는 생각만이 가득했다.



이게 장거리 버스를 타면 탈수록 느끼는건데,


버스든 비행기든... 체력이 있어야지 더 잠을 잘 잔다.


괜히 푹잠 잔다고 밤새 술마시고, 비행기에서도 위스키 주문해서 마시고 그러다보면,


더 잠도 안오고 시차적응 실패하고 도착해서 컨디션 난조로 시망하고... 그런 악순환이 발생한다.



여하튼 그래서 잠시 비를 피하기 위해 들어온 곳은,


바쉬싯의 유명 레스토랑.


후지 레스토랑이다.


어디서 많이 들어본 이름이다. 후지.


그러하다. 여기는 일식집이다.





일식집에서는 역시 뭐?


오꼬노미야끼.



정확히 저 위에 뿌려진 흰색의 소스만 오꼬노미야끼의 맛이 났고,


그 밑에 깔려있는 정체 모를 빈대떡은 도대체 이게 무슨 음식인가 고민하게 만들정도로 맛이 없었다.



게다가 레스토랑 구조를 보면, 뭔가 일렬로 앉아서 서로 마주보면서 먹는 스타일이다.


일본인들과의 어색한 식사시간.


어색어색.


부끄부끄.


지금 여기가 인도인지, 일본인지, 한국인지 모를 시공간의 초월상태.



결국 우리는 바로 옆에 한국 북카페가 있다는 정보를 입수하고는,


후지 레스토랑을 빠져나왔다.




바로 옆에는 J.J카페라는 한국인이 운영하는 북카페가 있었다.


1층과 2층으로 분리되어 있는 신기한 구조였는데...


1층에서 음료를 시켜서, 2층 방에서 책을 보면서 음료를 마시는 그런 구조였다.


우리는 여기서 버스가 떠나는 시간까지 최대한 뻐팅기면서 2~3권의 책을 읽을 각오를 하고 왔다.



버뜨.


헤이리 출판단지에 가도 읽고 싶은 책이 없는 내가...


인도에 있는 한국 북카페에 갔다고 해서 읽을 책이 생길리 만무하였다.


소설?.. 흠.. 재미없어보여.


자기개발서?.. 흠.. 흥미없어.


종교서적?.. 흠.. 지루해.


잡지?.. 흠.. 관심없어.



이렇게 모든 책을 스킵해버리고는, 결국 읽을 책이 없음을 깨달은 나는 절망에 빠졌다.


(근데 진희도 읽을 책이 없었다고 한걸보면 책이 그닥 다양하지는 않았던거 같다.)



사람이라는게 웃기다.


휴대폰이 없던 시절에는 정말 한글로 써있는 것이라면 (정확히 말하자면 내가 읽을수 있는 것이라면...)


뭐라도 읽고 싶어서 안달이 났었던 적이 있었다.


어느정도였냐면, 난 2007년에 영국에 가서 한글로 된 책이 너무 보고싶어서 1970년대인가... 그때 나온 플라톤의 국가론 번역본을 꾸역꾸역 읽었었다...



여튼 그러하던 나였는데,


전 세계 어디서나 와이파이가 빵빵 터지면서 실시간으로 네이트 뉴스를 볼수 있는 지금은,


또 다시 책에 대한 흥미가 뚝 떨어졌다.



그래서 다음에 여행갈때는 꼭... 휴대폰이랑 모든 전자기기를 버려두고 갈 생각이다.





그렇게 북카페도 실패한 우리는, 그냥 바깥 구경이나 하기로 했다.


도대체 온천이 어떤곳인가 궁금해서 잠시 살펴본 남탕.



사진 찍어도 되나? 라는 생각은 단 한번도 하지 않았다.


왜냐면 저 멀리서부터 사람들이 벽 너머로 사진을 마구 찍어대길래 뭐가 있나해서 와봤더니 있는게 남탕이었음.


그리고 왼쪽을 보면 탕 안에서도 마구마구 사진을 찍는다.



남탕을 잠시 본 결과.


흠. 안 들어가길 잘한거 같다.


물색깔은 뭐... 온천이 원래 좀 탁하니까 그렇다고 쳐도...


너무 좁은 탕에 너무 많은 사람들이 지나가면서 발 씻고, 세수하고, 수영하고...


떄밀이 아저씨가 있었다면 등짝을 한대씩 후려맞을법하게 요란법석이었다.



여하튼 내 스타일은 아니었음.


참고로 바쉬싯에서는 속옷은 안 벗고 온천을 즐긴다고 한다.


괜히 우리나라 찜질방 생각하고 홀딱 벗으면 당신의 귀욤이는 전 세계 인터넷에 공유될거임.



그리고 저 외국인을 모자이크 처리한 이유는.


저 외국인이 흰팬티를 입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러합니다. 그렇기 때문입니다.





바쉬싯 앞쪽 광장의 모습.


바쉬싯은 인도인들이 단체관광을 오는 듯한 그런 분위기였다.


우리나라로 치면... 부녀회에서 전세버스 대절해서 온양온천으로 놀러가는 듯한 그런 분위기?



갑자기 수많은 인도인들이 몰려들었다가,


갑자기 또 쫙 빠져나갔다가, 다시 또 몰려들었다가는 반복하고 있었다.





아까랑은 다른 노천탕의 모습.


아... 원래부터 들어갈 생각은 없었다만, 보고 있노라니 더 들어가기가 싫다.


사람이 너무 많어...



저 안에서 사람들이 목욕한 물이...


오른쪽 아래 보이는 수도꼭지로 줄줄 나오고 있는데,


사람들은 거기서 빨래도 하고 발도 씻고 한다.


재활용인 셈이지.





바쉬싯에서 본 올드 마날리의 모습.


앞에 쭉 서있는 흰색 차들은 모두 인도 택시다.


아마도 가족단위로 이 차를 대절하고 와서 바쉬싯 온천을 즐기고 다시 되돌아가는 모양이었다.





이게 여탕의 모습임.


안은 어떤 구조인지 볼수조차 없었다.


흠... 여자도 아마 속옷은 안 벗고 온천을 즐기지 않을까 싶다.


진희라도 한번 들여보내볼껄 그랬나...





바쉿싯 노천탕 주변에는 이렇게 빨래를 하는 곳이 몇군데 있었다.


내 생각에 저기서 나오는 물들은 다 노천탕에서 쓴 물을 재활용 하는거 같았다.



그래도 나름 여기까지 왔으니,


온천물 한번 느껴봐야겠다는 생각에, 발만 살짝 씻어봤다.


엄청 뜨겁지는 않고, 그냥 기분 좋게 따뜻한 정도다.





릭샤를 타고 숙소로 다시 돌아가서, 우리의 짐을 챙기고 이제는 버스를 타러 갈 시간.


아... 예전에 맥간에서 마날리 올때 탔던 버스에서 만났던 한국인이 있는데,


그 한국인은 바쉬싯에 숙소를 잡았더라.. 


처음에는 우리가 있던 올드 마날리쪽에 잡았다가... 숙소가 맘에 안들어 옆 숙소로 한번 옮기고... 다시 또 바쉬싯으로 옮겼다고 한다.



그리고,


우리의 숙소였던 마날수 게스트하우스.


거기서 짐을 챙기고 나오는데 어디서 많이 본 한국인이 체크인을 하러 왔다.


보니까... 예전에 네팔 포카라에서 만났던 한국인이었다.


역시 모든 여행자는 다시 만나게 되있어....


어색어색 뻘쭘뻘쭘하게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헤어졌다.



이렇게 마날리에서 뜻하지 않게 마지막날 한국인 두명을 만나고 버스정류장으로 왔다.


지금 보이는게 마날리 버스정류장임.


사방팔방 안가는 버스가 없다. 


참고로 버스 앞에 보이는 노새는 타는거 아님.





버스에 타기 전에 간단하게 먹을 것좀 사고...


2007년에도 버스를 타기 전에, 누나 둘이 먹을걸 사러 가서 이것저것을 사왔었던 기억이 난다.


우선 사과쥬스를 사왔었고,


또 하나는... 스위트 라고 불리우는 엄청나게 단 젤리였는데...


한개를 먹으면 정말 반나절 이상 단게 생각나지 않을 정도로 너무나도 단 젤리였다.


그걸 한박스를 샀었는데... 결국 다 못먹고 버렸나? 다 먹었나?


여하튼 그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네.





오늘밤 우리를 델리까지 아늑하게 모셔다줄 슈퍼디럭스 버스다.


정부 버스임에도 불구하고 퀄리티가 장난 아니다.


인도에서 버스 타본 사람은 알겠지만, 이정도면 정말 우리나라 우등버스 이상으로 좋은 버스다.


머리받이까지 있잖아!!! 발받침대도 있다고!!!



비록 델리로 내려가는 길이 후져서 덜컹거리는데다가,


밤새 아기도 울고, 아저씨들이 코도 골고 했지만..


너무나도 편안하게 델리로 향했다.


정말... 이때는 이런 버스도 너무나도 편하다며 울정도로 감격했는데,


지금은 우등 말고 일반버스 타고 대구 내려가면 반나절은 앓아누워. 온 몸이 쑤셔서...




이제 델리를 마지막으로 우리는 인도를 떠난다.


그리고 홍콩을 거쳐 한국으로 들어간다.


지금 글을 쓰며 이때를 떠올리자니, 어젯밤 꾼 꿈인듯 싶다.

Posted by v멍군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