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주_12_13/43-India2015. 3. 29. 16:50

잉여로운 하루의 아침이 밝았다.


오늘로써 정확히 7주년이 되는 날이다.


2007년 5월 5일 나는 전역했지....ㅠ 벌써 6년이나 지났네.


6년동안 참 많은 일이 있었다.


개처럼 공부해서 학점도 잘 받고, 인턴도 하고, 취업도 하고, 결혼도 하고, 여행도 하고, 아기도 낳고,


누구든지 주변에 한명쯤 이런 사람이 있을거다.


망나니처럼 살다가, 갑자기 군대가서 철들어서 전역과 동시에 인생이 역전되버린..


나는 내가 그렇다.


도대체 2005년 논산 육군훈련소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졌던거지...





언제나 그랬듯이 할일이 없는 우리는 동네 마실을 나갔다.


어딜갈까 하다가 맥간에 있는 몇 안되는 관광 핫스팟인 남걀사원을 가보기로 했다.


남걀사원은 달라이라마님이 계시는 사원이다.


실제 거주하는 집은 사원 옆 어딘가라고 하던데... 여하튼 맥간에서 가장 메인이 되는 사원이다.



실제 티벳불교에서 가장 메인이 되는 사원은,


티벳의 수도인 라싸에 있는 조캉사원이라고 한다... 가끔 다큐멘터리 보면 나오는 사원 있음.



근데 지금 티벳이 중국에 먹힌 바람에,


달라이라마를 비롯한 수많은 티벳인들이 맥간쪽에 자리잡고 있어서 이 남걀사원이 세워진거 같은데...


달라이라마 직속사원이라는데 왠지 좀 슬퍼보인다.





여기가 남걀사원으로 들어가는 입구다.


입구에는 수많은 택시들과, 기념품 판매점과, 모모(만두)를 파는 노점들이 즐비해있다.


그리고 모두들 하나같이 경건하다.



비록 이곳은 인도땅이긴 하지만, 나름 티벳스러움이 물씬 풍겨온다.


생긴것도 딱 티벳인처럼 생긴 사람들이 많이 있다.


믿기지 않겠지만, 저기 보이는 콘크리트 건물이 남걀사원입니다..;;;


뭔가 으리으리한 건물이 아니라서 실망하셨을수도 있겠네요.





저 멀리 보이는 설산들.


아... 이번 여행에서 꼭 안나푸르나를 다시 한번 올라가보고 싶었는데..ㅠ


이래저래 귀차니즘의 폭주로 인하여 안 올라갔더니,


지금에 와서야 후회가 된다.


역시... 배낭여행은 할때는 힘들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면 달콤한 추억이 남는건데,


우리는 그걸 너무 간과했다.


귀찮다고 안한 것들이 지금에서야 아른아른거린다.





남걀사원 안에 가면, 이런것들이 종종 걸려있는데,


이건 티벳독립을 외치며 분신하신 분들의 사진이다.


잘 보면 사진 주변으로 불길을 그려놨음....;;;


그리고 왼쪽 벽도 잘 보면, 콘크리트 안에 티벳독립을 염원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새겨놨다.


얼핏보면 무섭지만, 곰곰히 생각해보면 슬프다.



내가 이렇게 맘 놓고 인터넷을 하고 글을 쓸수 있는것도,


모두 이분들처럼 우리나라 독립을 위해 힘쓰신 분들이 계셔서 그런거겠지.


참 복 받은 삶이다. 





남걀사원은 달라이라마 직속사원이라 그런지,


뷰가 끝내준다.


자리를 잘 잡으신듯...



지금 보이는 큼직큼직한 건물들은 거의 대다수가 숙소로 사용되고 있는 건물들이다.





여기가 바로 남걀사원이다.


뭔가 달라이라마가 계시는 곳이라 으리으리하고, 삐까번쩍할거 같지만,


실상은 매우 아담한 학교 체육관 같이 생겼다.



우리가 방문한 이 날에 달라이라마가 계신다고 들었으나...


어떻게 만날수 있는지 몰라서 못 만났다.



달라이라마는 1년의 반정도는 해외에 계실만큼 매우 바쁜 스케쥴을 소화하고 계시고,


여기에 계시는 동안에도 돌아가면서 한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법문, 대만인을 대상으로 하는 법문 등을 여신다.


우리나라 사람을 위한 법문은 1년에 두번정도 있는걸로 알고 있는데,


그날 가면 달라이라마를 직접 뵐수 있을 뿐 아니라, 통역사가 한국말로 통역도 해준다고 한다.



어떻게 신청하면 되는지는 모르겠으나,


개인자격으로도 달라이라마를 직접 만나뵐수 있다고 하나,


아마도 우리같이 듣보잡들은 만날수 없지 않을까 싶다... 오바마 정도는 되야지 독대할수 있을듯...;;;





생각해보니 예전에 2007년에 맥간 왔을때는, 달라이라마가 인도 가장 북쪽에 있는 '레'라는 도시로 출장을 나가셨다고 했었다.


그래서.. 오... 우리도 레 가는데... 잘 하면 뵐수 있지 않을까? 했으나...


기껏 레에 갔더니, 달라이라마님은 집으로 돌아가셨다고 함.ㅋㅋ



난 그 어떤 종교적인 것도 믿지 않지만,


그래도 굳이 마음에 드는 종교를 하나 꼽으라고 한다면, 티벳 불교가 가장 좋은거 같다.


왜냐면,


마크가 간지나서요.



우리 숙소도 그렇고, 이 사원도 잘 보면 난간에 뭔가 꼬불꼬불한 도형이 하나 있는데, 저게 티벳불교의 상징이다.





여러분들이 인터넷에서 자주 보시던 테벳개 입니다.


인터넷에 있는 티벳개는 정말 귀한 순종 + 뽀샵처리 되서 이쁘장하지만,


실제 길거리에서 마주치는 티벳개는 이렇게 생겼음.



뭔가 곰처럼 생긴게 특징이다.


그리고 순하다.


티벳관련된 것들은 다들 순한듯...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엄청 세련된 커피숍이 있길래, 들어가서 커피를 마시며 본 일본 가이드북.


아시는 분들은 다 아시겠지만,


초창기 우리나라 여행가이드북은 거의 대부분 일본 가이드북을 번역한 수준의 가이드북이 많았다.


뭐.. 세계를 가다 시리즈는 일본꺼임.



그리고 추후에 만들어진 우리나라 가이드북들도, 어쩔수 없이 기존의 가이드북을 답습하다보니,


일본 가이드북에서 추천한 것들이, 몇년 후면 우리나라 가이드북에서 추천하고 있는 형식이 많았다.


특히 여행정보가 별로 없는 나라들은, 99% 일본 가이드북을 베낀 것들이 많다.


(일본애들은 뭔진 몰라도, 별에별 정보가 다있다... 무슨 나라를 가도 일본애들이 다 가이드북을 만들어놓음...)



그러다보니 어쩔수 없이,


일본사람들에게 인기를 끌었던 숙소가 5년쯤 지나면, 우리나라 사람들로 바글바글한 경우가 많다.


그새 일본사람들은 다른 숙소를 찾아 떠났고..ㅎㅎㅎㅎ



일본어를 못해서 잘은 모르겠지만,


여행 많이 다녀보신 분들 얘기를 들어보면, 일본 가이드북의 퀄리티는 상당하다고 한다.





이제 커피도 마셨으니, 슬슬 잉여로운 잉여라이프를 즐기러 숙소로 돌아가는 길.


뭐지 이 사진.


엊그제 찍은 사진이랑 똑같잖아...;;


맥간은 이렇게 작다. 뭐 10분이면 동네 한바퀴 다 돌 정도다.





티벳인들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있는 달라이라마 사진.


보통 인사하는 얼굴을 클로즈업해서 찍은 사진을 많이 걸어놓는데,


여기는 전신사진을 걸어놨길래 신기해서 찍어봤다.



아... 다들 아시겠지만,


어느나라를 가든지간에 사원 안에서는 사진촬영이 금지되어 있으므로,


남걀사원 내부 사진은 없다.


우리나라 조계종 내부랑 내부는 비슷하게 생겼음.


큰 부처님 불상 있고, 그 앞에 과일이랑 과자랑 돈 같은거 올라가있고 뭐 그런 형식임.




저녁을 먹으러 온 집.


테이스티 오브 인디아. 라는 유명 맛집이다.


맥간에 왔다고해서, 맨날 티벳음식만 먹을수는 없어서.... 인도음식 먹으러 왔는데,


따봉.


저 오른쪽 치킨이 그 유명한 탄두리 치킨이다.


우리나라 인도음식점 가서 저정도 시키면 3만원정도는 나왔겠지?...



탄두리 치킨은 짱 맛난다.


레얄. 중동닭만큼 맛있다.


예전에 와이프랑 인도 왔을때, 자이살메르였나... 서쪽의 사막마을에서 한번 먹어본거 말고는 처음 먹어보는거 같다.


짱 맛있음.



잘 보니까, 맥간 와서 지금까지 계속 저 아프리카 티셔츠만 입고 다녔네..;;


이거 참 쑥스럽구만...




이렇게 집 떠나온지 390일째. 그리고 전역한지 6년째 되는 날.


우리는 인도 북부의 맥그로드간즈 라는 마을에 있었다.

Posted by v멍군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