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길고 긴 네팔 카트만두에서의 마지막 날이 밝았다.


우리가 카트만두에 있었던 유일한 이유는, 바로 인도비자발급이었는데 그것이 오늘로써 종지부를 찍는다.


오늘 인도비자 받고, 내일 버스타고 안나푸르나가 있는 포카라 라는 동네로 가면 됨.


냠냠.





언제나 그렇듯 인도비자보다 급한게 바로 밥이다.


인도의 아침은 언제나 짜이로 시작한다.


짜이가 뭐냐믄... 우유에 홍차를 탄 음료를 말한다.


한국에서는... 공차에서 비슷한 음료를 판다. 공차에서 보라색 말고 베이지색 음료 마시면 그거랑 짜이랑 맛이 비스무리함.



왠만한 인도사람들은 하루종일 짜이를 달고 산다.


인도 길거리에서 짜이 파는 곳은 우리나라 김밥천국보다 더 많다.


그냥 쉴새 없이 마셔댐.


내가 본곳중에 가장 쌌던 곳은, 한잔에 25원이었고.... 보통 60원정도?...


대신 외국인한테는 양을 많이 주고 더 비싸게 받음... 천원정도?



지금 사진에 보이는것처럼,


외국인 전용식당에서는 저렇게 고급스럽게 주는대신 가격도 고급스러움.





요건 여행하면서 먹었던 까르보나라중에 베스트10안에 든 까르보나라다.


제일 맛있었던건, 역시 유럽여행할때... 캠핑장에서 직접 만들어먹은 까르보나라.


짱임.



여하튼 그 얘기가 하고 싶은게 아니고,


하고 싶은 얘기는 이거다.



여행할때 전자기기를 가지고 다녀야 되나 말아야 되나.


지금 위 사진들을 보면 알겠지만, 계속 휴대폰만 쳐다보고 있다.


유럽에 있을때도 휴대폰.


남미에 있을때도 휴대폰.


아프리카에 있을때도 휴대폰.



1년 내내 휴대폰 개발하면서, 휴대폰이라면 진절머리가 날만도 한데,


여행에 와서까지도 저러고 있다.



이제는 스마트폰 없이는 생활이 힘든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친구를 만나도 눈은 휴대폰으로 가있고,


가족을 만나도 눈은 휴대폰으로 가있다.



그렇다고 딱히 뭘 하는것도 아니다.


기껏 해봤자 네이트뉴스나 보고, 카톡이나 하고 있지.


또 여행할때는 저걸로 주변에 갈만한 곳이나, 맛집들을 찾았었지.



그게 문제다.


바로 앞에 실제 사람이 있는데, 눈과 손은 휴대폰 건너편에 있는 사람과 대화를 하고 있다.


바로 앞에 실제 풍경이 있는데, 눈과 손은 휴대폰 건너편에 있는 풍경을 바라보고 있다.



항상 알면서도 쉽게 고쳐지지 않는 버릇.


스마트폰.


1년간 스마트폰으로 먹고 산 사람이 할말은 아니겠지만,


없어졌으면 좋겠다.


내가 끊을 자신은 없거든.





밥을 야무지게 먹고나서,


드디어 3번째 방문한 인도 대사관.


마지막 방문이다...



다른나라에서 인도는 그닥 강대국 취급을 못 받지만, (물론 인구수가 어마어마해서 무시는 못하지만...)


네팔에서만큼은 상황이 다르다.


네팔에서 인도는 중국과 더불어 가장 큰 영향력을 가진 나라다.



네팔에게 있어서 인도는 미국보다 더 강력한 존재다.





인도 대사관 안쪽은 사진촬영이 엄격하게 금지되어 있으므로,


사진이 한장도 음슴.


대신에 대사관 앞쪽 있는 건물을 찍었다.



네팔은 국교가 힌두교라서, 저렇게 힌두교 신을 모신 곳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저게 중간에 보면 빨간색으로 칠해진 석상이 있는데,


저건 힌두교에서 상업의 신인 가네쉬신.


우리에게도 가장 많이 알려진 힌두교신이다. 그 있잖아, 코끼리처럼 생긴 신.


그게 가네쉬다.



저게 왜 여기있냐면,


여기가 환전소 바로 앞이거든...ㅎㅎㅎ



인도인과 중국인은 매우 흡사하다.


근데 가장 큰 차이점은,


중국인은 '나는 돈이 좋아!! 돈 짱짱맨!!!' 이라고 말하면서 돈을 밝히는 반면에,


인도인은 '돈은 아무데도 쓸모 없어. 나는 정신적 풍요가 더 중요하지.'라고 말하면서 돈을 밝힌다는 차이가 있다.


결론은 둘다 돈을 밝히지만, 중국인은 겉으로도 그렇게 말하는 반면, 인도인은 겉으로는 쿨한척 한다는 정도?


물론 성급한 일반화임.





이제 카트만두의 마지막 밤을 즐길 차례다.


여기는 네팔에서 가장 유명하면서도 가장 고급스러운 한국 음식점.


빌라 에베레스트다.



여기 주인장은 그 유명한 박영석 대장님임..;;;;



가이드북이나 인터넷을 보면, 뭐 박영석 대장님이 자신과 생사를 함께한 셰르파한테 차려줬다는 말도 써있고,


뭐 박영석 대장님이 이끄는 원정대의 수석 요리사가 차렸다는 얘기도 있고 그런데...


정확한건 박영석 대장님이 직접 운영하시는 곳임..ㅡ_ㅡ


박영석 대장님 홈페이지에 들어가보면 진짜 그렇게 써있다.



근데 또 말들이 다른게,


원래 박영석 대장님이 운영하다가... 네팔인에게 양도했다는 얘기도 있고...


여하튼 잘은 모르겠으나, 여하튼 현재는 박영석 대장님이 고인이 되신 관계인지 모르겠으나,


주인장은 앙 도르지 셰르파라는 네팔사람이라고 한다.



요즘 우후죽순으로 한국 레스토랑이 생기고 있는 카트만두에서는


나름 유서 깊고 유명한 한국 레스토랑임.





주인이 누구건 별 상관 없고,


난 고기만 먹으면 된다.


고기고기.



삼겹살을 먹었는데, 가격은 우리나라랑 비스무리했다.


1인분에 만원정도 했던거 같은데...


그도 그럴것이... 전부 한국에서 공수해 온것들임..;;


물론 고기는 이 주변 어디선가 구했겠지만,


불판이라든지... 접시 같은걸 보면 한국산이 많이 눈에 띈다.


짱 맛있었음.




게다가 마지막엔 된장찌개도 끓여주는데, 상당히 맛있었다.


냠냠.




난 예전에 3개월정도 인도, 네팔 여행을 했을때도 한국음식이 전혀 그립지 않았다.


맛도 별로고, 가격도 비싼 한식을 굳이 먹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


근데 30살이 코앞에 다가온 지금,


뭔가 한국음식을 안 먹으면 힘이 나질 않는다.


정말임.


자극적이고 맵고 짠 한국음식을 쌀밥이랑 같이 먹어줘야지, 뭔가 밥을 먹은거같고 포만감이 느껴지고 힘이 나고 기분이 좋아진다.



다음에 또 이렇게 빡세게 여행할 날이 올지 모르겠지만,


아마 그때쯤 되면 캐리어에 컵라면이랑 김치를 가득 싸가지고 갈지도 모르겠다.

Posted by v멍군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