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주_12_13/42-Nepal2014. 3. 22. 21:15

오늘은 또 다시 인도 대사관에 가는 날이다.


인도 대사관은 아침 8시부터 업무를 시작하기 때문에, 8시까지만 가면 되긴 되지만....


최대한 조금만 기다리려면 최소 7시 반정도까지는 가야된다...;;;


망할 양키들은 아침잠이 없는건지... 아침 7시 반만 되면 줄을 서기 시작해서,


8시가 되면 뻥 조금 보태서 100명정도의 줄이 만들어져있음.





근데 전날 너무 늦게 자버렸다....;;;


나는 뭐했는지 기억은 안나지만, 분명히 아이패드로 네이트 뉴스 보다가 늦게 잤을테고,


와이프는 오후에 마신 일본커피숍의 커피가 너무 진해서,


카페인 과다로 인하여 잠을 못 이뤘다.



덕분에 지각 크리.


아침 7시반이 다 되서 일어나는 바람에, 대충대충 챙겨입고 신나게 인도대사관으로 걸어갔다.


위의 사진은 걸어가는 도중에도 뭘 했는지 기록을 남기기 위해 찍은 사진이다.ㅎㅎㅎ



아무런 의미도 없는 사진임.


대충 우리 숙소랑 인도대사관 중간에 있는 공터다.





아침 8시도 전에 도착했는데... 역시나, 엄청난 인파가 줄을 서있었다.


아오... 


왼쪽에 앉아있는 주황옷의 양키아저씨를 보면, 인도에 있는 양키들의 평균치를 알수 있다.


대략 저런 사람들 투성임.


그래도 저 아저씨는 신발이라도 신고 있네. 양반이네.



여하튼 이렇게 줄 서서 기다리다가, 대사관 문이 열리면 다 같이 우루루 들어간다.


(참고로 왼쪽에 보이는 으리으리한 김보성씨 같은 적벽돌 건물은 영국대사관이다..;;; 딱 봐도 엄청 부티나 보임.)


그러면 번호표를 받고 의자에서 무한 대기.



전광판에 자기 번호가 뜨면, 가서 업무를 진행하면 된다.


인도대사관은 총 3번에 걸친 프로세스를 타야지만 비자를 내준다.


처음 가서 신청서 작성 -> 두번째 가서 돈 내고 -> 세번째 가서 찾아와야 됨.


우리가 이날 한 일은 돈 내는 일뿐이었다...;;;;



내고나니까, 내일 와서 찾아가랜다.


진짜 겁나 비효율적이지만 외교관은 왕이니까... 나같은 원숭이는 얌전히 물러났다.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항상 가던 로컬식당에 가서 밥을 먹었다.


흠... 보니까 나는 치킨커리를 먹은거 같고,


진희는 빠니르를 먹었구만.


빠니르가 뭐냐면, 저 접시에 담긴 초록색의 정체불명의 V같은 음식인데,


힌디어로 시금치라는 뜻이란다.



그니까 그냥 시금치카레라고 보면 된다.


평상시 채소를 잘 안 먹는 내 입맛에는 전혀 안 맞지만, 다른 사람들은 맛있다고 잘 먹더라.



인도에서는 음식 시켜먹을때, 몇가지 단어만 알아도 훨씬 수월한데,


예를 들면... 알루 라는 글자가 들어가 있으면, 감자를 말하는거고


고비 라는 글자가 들어가 있으면, 꽃양배추,


뭐 사비즈 라고 그러면 채소.... 


띠카 라고 그러면 매운거... 대충 이정도면 알고 있어도 원하는 음식은 먹을수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매운걸 좋아해서 카레가 조금 입맛에 안 맞을수도 있다.


특히 우리가 주로 먹는 오뚜기 3분카레는 일본식 카레이므로,


그런 카레를 상상하고 인도카레를 먹으면 이게 뭔가 싶을수도 있음.


그래서 우리 입맛에 맞추려면, 식당에 들어가서,


맵게!! 맵게!!! 해달라고 하면 된다.


영어로는 대충 뭐 스파이시, 핫, 이런식으로 말하면 되는데... 힌디어로는?


마살라 마살라!! 띠카 띠카!!! 라고 외치면 됨.





저렇게 늦은 아침을 먹고나서 숙소로 오자마자 우린 둘다 뻗었다.


정말 피곤했거든...


아침부터 일어나서 밥도 안 먹은채로 인도 대사관가서 일보고.... 아침 먹고나니 잠이 쏟아졌다.


그렇게 둘다 꿀잠을 자고 일어나니, 어느덧 저녁...ㅡ_ㅡ


아무리 카트만두에서 할게 없다고 하더라도, 진짜 할일이 없었다.



그래서 뭐라도 하기 위해서 나온 타멜 밤거리에서,


우리는 축제 라는 한국 식당을 발견했다.


타멜거리에는 유명한 한국 식당만 5~6개가 넘는다...


축제는 그중에서도 나름 평가가 좋은 식당이다.





주인장은 네팔사람인데, 한국에서 꽤 오래 살다가 온 사람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한국말 겁나 잘함.


우리가 갔을때는, 예상외로 독일일인이 한식을 먹고 있었다...;;;;;



내 생각에는 한식당인줄 모르고, 독일일이 잘못 들어온것으로 보였다.


김치찌개를 먹는 게르만족처럼 어색한 상황이 또 있을까...;;;;



여하튼 우리는 된장찌개랑 양념통닭을 시켜서 먹었음.


이 세상 모든 치느님을 영접하는 사람들이 들으면 절대로 이해할수 없겠지만,


생각외로 닭을 튀겨먹는 나라는 별로 없다...;;;


별로 없는건지 우리가 못 찾은건지 모르겠으나, 여하튼 외국에서는 닭을 많이 먹기는 하지만 보통 구워먹는다고 한다.


KFC같은게 있는 나라가 아니면, 튀긴 닭은 잘 못 봤음.


확실한건 우리나보다 치킨집 많은 나라는 없다. 난 확실할수 있다.


특히 낙성대의 원당시장에는 이 세상 모든 치킨브랜드가 다 있다. 구경오세용.





우리에게 잔반따윈 없다.


살아있는 한경희 잔반처리기가 여기 있다.


밑반찬 하나까지도 모두 긁어먹었다.


나트륨 따위는 무시한다. 된장찌개도 국물까지 모두 마신다.



왜냐면 네팔음식에 비해서 한국음식은 꽤 가격이 나가는편이라서 아까웠다.


그리고 생각외로 맛있었다.


특히 밑반찬들이 맛있었다.


오이김치는 어떻게 저리 잘 담그는거지...;;;




그렇게 배부르게 저녁을 먹고, 타멜거리를 크게 빙~ 돌아서 숙소로 돌아왔다.


어떤 나라든지간에, 여행자 거리가 있기 마련이다.


인도의 빠하르간지, 네팔의 타멜거리, 우리나라는 합정동?....


여하튼 그런 곳들중에 나는 타멜거리를 가장 좋아한다.



안전한 편인데다, 물가도 싸고... 그리고 가장 편안하다.


삐끼도 거의 없고... 사람들도 친절하고...



이렇게 또 하루, 망할 인도비자 때문에 강제휴식을 취하게 됐다.

Posted by v멍군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