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주_12_13/42-Nepal2014. 2. 16. 21:12

원래 우리의 루트는,

 

요르단에서 인도의 수도인 델리로 in한 다음에, 남부에 있는 함피라는 곳까지 갔다가,

 

다시 거꾸로 올라오면서 바라나시를 들렀다가,

 

네팔로 넘어와서 포카라에서 멍때리다가 한국으로 귀국하는 루트였다.

 

 

허나, 언제나 그랬듯이 우리는 거렁뱅이.

 

우리의 루트보다는 비행기 표값이 더 중요한 요소였고,

 

결국 우리는 비행기 표값이 조금이라도 더 싼 네팔로 들어와버렸다.

 

 

우리가 원하는 함피, 바라나시, 타지마할 등을 가려면 인도로 들어와서 네팔에서 빠져나가는게 훨씬 효율적이었지만,

 

이때의 우리는 시간보다 돈이 더 소중한 그런 시기였다.

 

그래서 결론은,

 

우리는 네팔로 in해버렸고.... 인도로 내려가자마자 살인적인 더위에 깜놀해서 바로 홍콩으로 도망쳐버렸다.


그럼 이제 네팔에서 어떻게 지냈는지 포스팅해보자.





네팔의 수도는 카트만두다.


이 세상 어느나라나 그렇듯, 카트만두에도 여행자를 위한 거리가 따로 있는데,


그곳의 이름은 타멜거리.


네팔 왕궁 바로 옆에 있는 동네인데, 엄청나게 많은 여행자 숙소와 여행자 레스토랑이 즐비한 곳이다.



참고로, 난 2007년에 이곳에 왔던 적이 있다.


그때의 네팔은 왕이 통치하는 국가라서 왕이 있었는데,


이번에 와보니까, 왕은 물러나고 대통령이 통치하고 있었다.



뭐 부탄처럼 왕이 알아서 깔끔하게 물러난건 아닌거 같고,


네팔 내부에서 뭔가 데모같은게 일어나서, 왕이 축출되고 대통령이 들어선거 같았다.


그도 그럴것이, 


2007년에도 그랬지만, 지금도 네팔의 경제는 말이 아니다.


거의 모든 것이 인도경제에 종속되어 있고, 더불어 중국에도 종속되어 있는 상황이다.


가면 갈수록 경제는 개판이 되가고 있고, 치안도 점점 안 좋아지고 있어서, 


왕이 축출되버린거 같다.;;;


(네팔은 아직도 공산주의 VS 자유경제주의 가 싸우고 있다고 한다...)





네팔에 특별한 볼일이 있어서 온건 아니었다.


그나마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가 있는 포카라를 보기 위해서 오긴 왔는데....


카트만두에는 전혀 볼일이 없었다.



그래도 우리가 카트만두에서 해야할 중요한 일이 있었는데,


그건 바로 인도 비자를 받는 일이었다.


요르단에서 바로 인도로 들어가는게 더 편한데, 뭐하러 네팔로 왔냐고?


왜긴 왜야. 비행기값이 더 싸니까 여기로 들어왔지.ㅋㅋㅋㅋ



여하튼 인도에 가기 위해서는 인도비자가 필요했고,


그것을 우리는 네팔에서 받기로 했다.



참고로 네팔에서 인도비자 받는건 겁나 짜증나고 까다로운 일이다.


그도 그럴것이, 인도 입장에서 네팔인들은 우리나라에게 있어서 동남아인과 같은 상황이다.


수많은 네팔인들이 돈을 벌기 위해 인도로 몰려들고 있었고,


인도에서는 그것을 통제하기 위해서 꽤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서 비자를 내주고 있었다.



지금 사진은 여행자거리인 타멜거리에서 조금 떨어진 인도 대사관으로 가는 길에 찍은 사진인데,


오른쪽에 잘 보면 '빌라 에베레스트'라는 한글이 보인다.


오잉? 왠 네팔에 한국 간판이 있지? 라고 생각하겠지만,


네팔에는 엄청나게 많은 한국요리 음식점이 있다.



왜냐믄 한국인 관광객이 엄청나게 많거든...;;


왜 많냐면,


1. 산을 좋아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히말라야가 있는 네팔은 트래킹하기에 딱임.


2. 물가도 엄청나게 저렴해서 전혀 부담이 없음.


3. 거리도 가까워서 비행기 타면 금방 올수 있음.




게다가 우리나라에서 일하다가 네팔로 돌아간 수많은 네팔인들이 있는데,


그들에게 한국 음식점 차리는건 일도 아니다.


우리나라에서 5~6년만 머물러도 왠만한 김치찌개와 삼겹살 굽는건 뭐 일도 아니지.


그러다보니 한국 음식점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나고 있는 상황이다.



근데 저 빌라 에베레스트는 꽤 유서깊고, 유명한 식당인데,


이유는....


박영석 대장님이 히말라야 원정을 갈때 요리를 담당했던 네팔인에게 직접 차려준 음식점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나라 히말라야 원정대가 가면 꼭 한번씩은 들르는 유명 맛집이고,


가격 또한 유명하다.... 다른데에 비해서 좀 비쌈...;;;



우리는 몇일 뒤에 저곳에 가서 밥을 먹었으니, 자세한 얘기는 그때가서 다시 하겠다.





요게 타멜거리 입구다.


뭔가 인도스럽지만... 좀더 불교스러운 느낌이 나는게 특징이다.


불과 6년...... 불과가 아니구나...;;


6년의 시간이 지난 후에 다시 방문한 네팔은 꽤 많은 발전을 이루고 있었다.



하루에도 몇번씩 정전되는건 여전했지만,


그래도 길거리에 지나다니는 차도 그렇고... 주변의 상점들도 꽤 그럴싸해졌다.


더불어 물가도 좀 올라갔고... 사람들도 좀 약아진 느낌이었다.



여행이라는게 언제나 그렇다.


내가 갔던 2012년의 남미와, 천경자 선생님이 가셨던 1960년대의 남미는 천지차이이듯이...


내가 갔던 2007, 2013년의 인도와.... 류시화 선생님이 가셨던 1980대의 인도는 천지차이다.


여행이라는게 그래서 재밌는지도 모른다.


갈때마다 새로운 모습을 볼수 있다.





인도 대사관은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하고 있었다.


아침 9시부터 업무 시작인데... 9시에 맞춰서 가면 2시간은 넘게 기다려야된다...;;;


우리는 8시쯤에 갔는데도 불구하고, 앞에 20명가량이 줄을 서있더라....



이건 인도 대사관 바로 앞에 있는 사진관인데,


특이한점은... 시간대별로 가격이 다르다...;;


예를 들어 낮시간에는 복사가 100원인데, 아침, 저녁에는 200원이다.



왜냐면,


여기는 전기사정이 좋지 않아서.... 사진 아래쪽에 보이는것처럼 자가 발전기를 돌린다.


그래서 전기가 들어올때는 100원만 받고,


발전기를 돌려야 하는 시간에는 200원을 받는다...;;;


뭔가 무진장 합리적이면서도 비합리적인거 같기도 하고...;;;


 



외국인에게 있어서, 네팔과 인도는 거의 한 나라라고 봐도 무방할만큼


이동이 자유롭다.


그냥 버스 한번만 타면 네팔과 인도를 왔다갔다 할수 있다.



특히 인도는 장기체류하는 외국인이 많기로 유명한데,


비자 문제때문에 그들은 꼭 3개월에 한번씩 네팔에 들렀다가 다시 인도로 들어가야 된다. (6개월인가... 정확한 기간은 모르겠음.)


그래서 네팔에 있는 인도대사관에는 언제나 사람들로 바글바글하다.



인도 대사관 내부는 사진촬영이 금지되어 있어서 아무것도 못 찍었는데...


그냥 의자에 앉아서 기다리기만 하면 된다.


주구장창 기다리는거임.



여기서 하나의 함정이 더 있는데,


이렇게 하루만 해서 끝나는게 아님.



이렇게 아침마다 줄서는걸 앞으로 2번 더 해야된다....;;;;


한번은 돈내고 영수증 받고.... 그 다음에 한번은 영수증이랑 여권 주면서 접수하고.... 마지막 한번은 여권을 받아오는 시스템이다...;;


하루에 다 할수는 없음... 무조건 3건 이상 와야됨.


겁나 귀찮고 짜증나지만,


뭐 어쩔수 있나... 대사관에서 까라면 까는거지.





다시 타멜거리로 돌아와서,


여기는 타멜거리의 중심에 위치한 삼거리다.


지금 보이는 곳에서 왼쪽으로 가면 왕궁이 나타나고, 앞으로 쭉 가면 타멜거리에서 약간 외곽으로 벗어난 곳이고,


뒤쪽으로 걸어가면 진짜 여행자 숙소가 바글바글한 레얄 타멜거리가 나타난다.



 


인도 비자 받는 첫번째 관문을 통과한 기념으로 먹은 여행자 음식.


바로 앞에 보이는건 까르보나라고... 내가 먹고 있는건 볶음국수다.



네팔은 인도음식 + 네팔음식 + 티벳음식 +중국음식을 많이 판다.


그리고 여기는 여행자 거리라서 까르보나라 같은 외국음식도 많이 파는데,


맛은 전부 네팔맛임....;;;


그니까 뭔가 이탈리아나 프랑스에 먹는 파스타가 아니고... 네팔식으로 바뀌어진 파스타맛이다.



내가 먹는 볶음국수는 쵸멘이라고 불리우는 음식인데,


인도나 네팔을 여행하다보면 먹기 싫어도 먹어야만 할 정도로,


대중적인 음식이다.


다행히 내 입맛에는 잘 맞았음. 



 


이건 저녁에 집앞 음식점에서 먹은 모모다.


우리나라의 만두랑 똑같은 음식이다.


안에 야채를 넣으면 베지터블모모, 소고기를 넣으면 비프모모, 치킨을 넣으면 치킨모모다.



개인적으로 야채모모가 가장 맛있음.


얘네는 힌두교+불교 국가라서 그런지 고기로 한 음식은 별로 맛이 없다...;;;


특히 얘네가 비프라고 하는건, 우리나라에서 야크라고 부르는 그 무식하게 생긴 소를 뜻하는데,


고기가 겁나 질김.


거의 육포 수준의 소고기가 들어있어서 턱이 아플 정도다.





이건... 뭐지.


뚝빠? 아니면 떔뚝? 둘중 하나다.


수십번을 먹었는데도 언제나 헷갈리네.....;;;


여하튼 우리나라 칼국수랑 수제비랑 비슷한 음식이다.



사진처럼 칼국수 면발이 있으면 땜뚝인가 뚝빠인가 둘중 하나고....


면발 대신에 수제비 같은게 들어있으면 땜뚝인가 뚝빠 둘중 하나다.



어떤걸 먹든지간에 맛은 똑같다.


그냥 면발의 차이일 뿐이니까 그냥 아무거나 시켜먹으면 된다.


육수의 누린내가 좀 쎄서 처음에는 거부감이 좀 들지만, 먹다보면 중독되는 그런 맛이다.



참고로 네팔의 물가는 세계에서 가장 저렴하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싸다.


내가 여행하면서 물가가 싼 나라가, 볼리비아 / 이집트 / 네팔인데...


그중에서도 네팔이 가장 싸게 느껴진다.


왜냐믄 아직 사람들이 순박해서 그런지 사기를 잘 안침..;;; 정찰제로 사고팔고 해서 무엇이든 매우 싸다.


위에 보이는 모든 음식들도... 싸면 몇백원, 비싸봤자 2천원을 넘지 않는 수준이다.


(물론 여행자만을 위한 레스토랑에 가면 만원정도하는 음식도 있다.)




네팔.


내가 좋아하는 나라 중 하나다.


인도와 비슷하지만, 사람들이 훨씬 순박하고 착하다. 사기를 잘 안 친다.


게다가 물가도 싸서 오랫동안 머무르기도 좋고,


눈 덮인 설산을 좋아하는 나에게 있어서 신들이 사는 곳인 히말라야는 정말 마음까지 평온하게 해주는 곳이다.



이번 세계일주를 하면서,


다시는 인도에 안가겠어!!! 라고 마음을 먹은 반면에,


네팔은.... 다음에 꼭 한번 다시 와보고 싶다는 생각을 들게 한 나라다.


Posted by v멍군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