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주_12_13/40-Egypt2013. 7. 24. 22:04

오랜만에 포스팅을 한다.


회사에 입사해서, 정신없이 일주일 반을 보냈다.


처음 만나는 사람들,


처음 보는 업무들,


처음 느껴보는 회사 분위기.


이 모든 것에 적응하느라 포스팅 할 시간이 없었다.



그런데 그것보다 더 큰게 하나 있었는데,


오늘은 우선 포스팅 내용보다는 그 내용을 먼저 적어놔야겠다.


왜냐믄, 내일 출근할라면 일찍 자야됨.



나에게 있어서 이집트는 애증의 나라다.


세계일주를 하면서 가장 짜증났던 나라인 요르단을 이어 두번째로 짜증났던 나라가 이집트다.


변태같은 국민성부터 시작해서, 외국인을 돈주머니로 보는 쓰레기 같은 마인드를 가진 나라.


내 인생의 목적이었던 샨티를 쓰레기통으로 쳐박아버린 거지같은 나라.



근데 왜 애증의 나라나면...


여기서 참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났다.


이집트를 여행하는 내내 짜증났지만...


그중에서도 크루즈에서 만나 다이빙을 끝마칠때까지 보름정도를 같이 했던 사람들이 있었다.



이름은 따로 밝히지 않겠지만, 우리는 아버님이라고 불렀다.


따님과 함께 여행을 오신 부녀.



각설하고...


원래는 다른곳에서 다이빙을 하려고 했으나, 우리는 그 부녀를 따라 같이 다이빙을 하러 갔다.


그리고 꽤 오랜시간동안 같이 지냈다.


밥도 같이 먹고, 이런저런 얘기도 하고...



사람에 대해서 참 많은 생각을 했다.


어차피 여행을 하면 기억에 남는건 사람밖에 없다.


타지마할이나 마추픽추 정도의 감동이 아니라면... 남는건 사람뿐이다.


와이나 포토시를 올라갔다고 해도, 결국 기억에 남는건...


뒤에서 욕만 해대는 나를 커버해준 우리 빠르크와...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올라가준 진희밖에 기억에 안 남는다.



여행을 하면서 아무리 현지인을 많이 만나고, 외국인을 많이 만났다고 해도...


내 영어는 그들과 의사소통을 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것을 안다.


리카르도정도로 많은 시간을 같이 보내지 않는 한, (영국에서 3개월을 매일 만났고, 콜롬비아에서 한달동안 같이 먹고자고 한 사이.)


그들에게 뭔가를 배우기는 참 쉽지 않다.



뉴욕에서부터 홍콩까지... 지구를 한바퀴 돌면서 참 많은 사람들을 만났다.


그 사람이 내 마음에 들던 안 들던 상관없이,


그 인연은 무조건 좋은 인연이었다.


아프리카에서 만난 꼬맹이들이 아무리 내 성질을 돋궜다고 해도...


지나고 생각해보면 난 그 만남으로 인해 난 많은 것을 배웠다.



이 부녀 또한 그랬다.


이 부녀가 나쁘다는게 아니고, 참으로 사연이 많은 부녀였다.


생각할 것이 정말 많은 부녀였다.


그 당시에는 전혀 몰랐지만, 요 며칠간 난 매일같이 이때 만났던 아버님 생각뿐이다.



내가 얼마전에 쓴 포스팅에 보면, 마지막쯤에 크루즈에서 만난 부녀가 있었다고 썼는데,


그 글을 쓰고 난 후에 연락이 왔다.



아버님이 많이 편찮으시다고 한다.


이집트에서부터 몸이 좀 안 좋으시긴 하셨는데...


우리는 모두 감기정도라고만 생각했다.


그냥 오랜만에 다이빙을 하셔서 몸이 힘드셔서 기운이 없으신거라고만 생각했다.



그냥 그렇게만 생각했다.


아무런 진지한 생각없이, 그냥 그렇다고만 생각했다.


사람이 몸이 안 좋다고 하면 왜 그럴까따윈 생각하지 않았다.


내 몸이 아니니까, 그냥 여행하다가 만난 어르신이 몸이 안 좋다고 하니 그냥 그렇구나 하고 넘어갔다.



그렇게 오랜 시간이 지났다.


우린 한국에 왔고, 언제 여행을 갔다왔냐는듯이 각자의 삶이 바빠서...


바쁘다는 핑계로 놀만큼 놀았으니 이제 일해야지 라는 말도 안되는 핑계로,


열심히 제자리라고 불리는 곳으로 돌아오려고만 노력했다.



그러는동안 아버님은 몸이 많이 안 좋아지셨나보다.


취업이 확정되던 날.


축하파티를 하고 있었는데, 몸이 많이 안 좋으시다는 연락을 받았다.


상당히 충격을 받았다.



여하튼...


오랜만에 포스팅을 하려고 사진을 올리다보니... 이날이 그날이었네.


원래 크루즈에서 같이 내려서 신전도 같이 돌아다니고 할라 그랬는데,


크루즈에서 엇갈리는 바람에... 숙소도 따로 잡고 따로 구경하다가,


이날 까르나크 신전을 구경하다가 우연히 다시 마주쳤다.



그날의 생각이 난다.



아버님.


진심으로 빨리 완쾌하셨으면 좋겠다.


개인적으로 드릴 말씀이 많다.


힘내셨으면 좋겠다.





어제 대충 길거리 돌아다니면서 버스 지나다니는 길을 봐뒀다.


그리고 인터넷으로 열심히 알아본 다음에,


최종적으로 아침에 리셉션에 까르나크 신전 가는 길을 물어본 다음에 출발했다.


요금은....


기억은 안나는데 대충 200? 뭐 그쯤 했던거 같다.


원래 우리가 낸 돈의 반이었는데, 외국인이라서 거스름돈 따윈 안 준다. 썅놈의 새킈들.



웃긴건, 우선 자리에 앉은 다음에 요금을 앞 사람, 앞 사람에게 전달해서 기사에게 전달하는 시스템인데...


우리가 돈을 주자, 앞으로 열심히 전달을 한다.


그 다음에 사람들이 다시 거스름돈을 기다린다.


근데 기사가 딱 보니 우리가 외국인지라, 거스름돈을 쌩깐다.


그랬더니 중간에 전달해주던 사람들이 멋쩍은지... 이걸 뭐 어떻게 해야될지 모르는 눈치다.



망할.


괜찮아. 이집트에서 이정도는 양반이지 뭐.


그래서 까르나크 신전 갈때 다른 사람들이 얼마 내는지 잘 보고나서,


돌아올때는 그 돈에 딱 맞춰서 줘버렸다.





까르나크 신전은 이집트 역사상 가장 큰 신전이다.


(정확히 말하자면 지금까지 발굴된거 중에...)


기원전 2000년전쯤부터 지어져서, 어마어마한 크기로 계속해서 증축되었다고 한다.


더 놀라운건, 지금까지 발굴된건 전체의 10% 정도밖에 안된다고 한다.



요놈도 오랜시간동안 모래에 파묻혀 있어서, 나름 보존상태가 좋을거라 생각했는데...


모래 위로 나와있는 부분을 통해서 온갖 도굴꾼들이 전부 다 파버려갔고...


그리고 원체 방대하다보니까, 안 털린게 신기할 정도다.



이집트 정부에서는 이런 어마어마한 유적지를 눈 뜨고 털리는게 너무나 배 아팠는지,


이래저래 열심히 보존하려고 노력했으나,


아숩게도... 까르나크 신전의 바로 밑에는 수맥이 흐르고 있다고 한다..ㅡ_ㅡ


농담 아님. 진짜임.



그래서 지금도 계속해서 조금씩 무너져 내리고 있다고 한다.


만약 이거 보고 싶으시면 언능 가서 보고 오세요.





어제 룩소르 신전에서도 봤듯이,


여기도 입구에 양쪽으로 늘어선 스핑크스 애들이 있다.


여기 스핑크스 애들은 대가리가 양대가리인 스핑크스임.



대충 짐작해보건데, 이렇게 양옆으로 스핑크스가 늘어서 있는,


신전 입구길을 참배길 이라고 부르는거 같다.


이게 대충 룩소르 신전이랑 4키로정도 떨어져 있는데...


원래는 모두 같은 신전이었다고 하니, 정말 이 신전이 얼마나 컸는지 예상해볼수 있다.





양 대가리 스핑크스들.


그리고 그 가운데 있는 이유를 알수 없는 비석.


이집트에 저런 비석 따위는 뭐... 걸어다니다가 발로 채일 정도로 많다.



예전에 인도 함피 라는 곳에 가서,


엄청 오래된 신전을 파고 뽀개서 자기 집처럼 쓰는 사람들을 보면서,


와... 이런 나라가 세상에 또 어딨냐.


어떻게 이런 엄청난 유적지를 저렇게 막 다룰수 있지?


라고 생각했었는데...



이집트에 와서 그 생각이 바뀌었다.


그냥 이집트가 짱임.


얘네는 왠만한 집 뽀개보면 지반공사 하는데 2천년쯤 된 신전 기둥을 갖다 썼을걸...





나름 이집트에서 가장 큰 신전이고,


메인 신전 오브 메인 신전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복구 안된 부분이 많았다.



뭐... 지금도 열심히 복구작업중이긴 한데,


이렇게 영문도 모른채 길바닥에 누워있는 돌덩이들이 많았다.



놀라운건,


사람들이 전부 저걸 그냥 벤치 수준으로 여기고 앉아서 쉬었다가 간다.



출입금지나 만지지 말라는 팻말도 없는걸로 봐서...


그냥 막 만져도 되는지 모르겠다만,


여하튼 수학여행 온걸로 추측되는 미래의 이집트 병나무들은 저 위에서 눕고 뛰고 난리도 아니었다.





사실 이 신전은 워낙 큰데다가,


내가 이집트 역사에 대해서 아는게 별로 없어서 뭐라 설명을 못하겠다.


아는거라곤 클레오파트라랑 람세스2세밖에 없는데...


여하튼 여기는 그냥 큰 신전임.



쉽게 생각하면,


룩소르는 우리나라 경주같은 곳이고,


까르나크 신전은 불국사 같은 곳이다.



이집트에서 가장 유적지가 많은 곳이고, 그 중에서도 가장 많은 사람이 찾는 곳이라는 얘기임.





이건 신전에서도 큰길에 있는 장소가 아니고,


완전 구석탱이로 들어가서 본 석상들이다.


아무리 구석구석으로 가도 이정도 퀄리티의 석상들이 우리를 반긴다.



가장 왼쪽에 보면 석상 3개의 상반신이 없는데,


내 추측으로는,


1개는 영국이 가져가고, 1개는 프랑스가 가져가고, 1개는 지진때문에 무너졌을거라 생각된다.





뭐 이정도 부조는 너무 많아서 놀랍지도 않다.


이 어마어마한 신전의 아주 작은 부분까지도 전부 이런 부조로 가득 채워놨다.



이집트 신전은 전부 이런 식이다.


아주 작은 벽까지도 전부 상형문자와 부조로 가득가득 채워놨다.


만약 사진을 보다가,


밋밋한 벽이 있다?


그건 99% 복구하면서 시멘트로 공구리 쳐놓은 곳이다.





사람들과 비교를 해보면, 석상들의 사이즈가 대충 가늠이 온다.


이정도의 엄청난 유적지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왜 이리 찢어지게 가난한지 모르겠다.



여기도 잘 보면 석상 뒤의 기둥은 물론, 입구의 벽까지도 전부 부조와 상형문자로 가득차 있다.





이제부터 까르나크 신전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대열주군 이다.


대열주가 뭐냐면, 이 어마어마하게 큰 기둥들을 뜻하는건데...


사이즈가 정말 엄청나다.


게다가 더 놀라운건, 그 수가 134개에 이른다고 한다..;;;



직접 보면 좀 징그러울 정도로 큰 기둥들이 따닥따닥 붙어있다.


ㅎㄷㄷ





그리고 더 놀라운건, 이 대열주 위에 한층이 더 존재한다는 점...;;;


내 생각에, 옛날에는 이 기둥 위에 돌로 지붕을 만들고,


그 지붕 위에 사람들이 걸아다니는 하나의 층이 더 있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물론 말도 안되는 추측이지만,


얘네는 이집트니까요.


피라미드도 세운 이집트니까 이 정도쯤이야 뭐 일도 아니지.





다들 쉬고 싶을 때는 대열주에 앉아서 쉰다...;;


유적지 관리라는 것에 대한 개념이 별로 없는거 같다.


하긴 뭐... 유적지가 한두개라야 조심히 다루지.



대부분의 관광객이 유럽에서 온 양키들이었고,


소수의 이슬람 국가 관광객들이 있었고,


관광객을 제외한 모든 사람들은,


사기꾼 아니면 개변태 였음.


망할놈들.





보기만 해도 벌써 눈물이 나오는 오벨리스크다.


뭔가 기념하기 위해서 이집트 전역에 열심히 세워둔 것들인데,


유럽 애들이 이집트 정복 기념으로 한두개씩 뽑아가다보니,


이제는 유럽이 더 많이 가지고 있을 정도다...ㅡ_ㅡ



그래서 오벨리스크만 보면 이집트 애들이 불쌍해진다.


가끔 좌우로 하나씩 짝으로 되어 있는 오벨리스크인데,


유럽 애들이 하나 뽑아가버리는 바람에, 하나만 달랑 남아있는 오벨리스크를 보면 눈물이 흐른다.


엉엉...



하지만 난 이집트를 여행하면 여행할수록 프랑스를 미워하게 됐다.


아... 나폴레옹이 진짜... 진짜 조금만 더 힘이 쎄서,


이집트를 지도상에서 없애버렸어야 되는데...


라는 생각만 들게 됐음.



여행을 하면서 악성 인종차별주의자로 거듭나고 있다.





아까 말한것처럼 징그러울 정도로 빽빽하게 그려놓은 부조들이다.


천장을 파란색으로 칠하게 별을 그려놓은거 보니까,


뭐 하늘을 표현해 놓은거 같다.



예전에 유럽의 멋진 대리석 조각들을 보면서,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했는데,


알고보니 대리석은 우리나라 화강암과는 다르게 조각하기가 매우 쉽다고 한다.


그래서 유럽의 대리석 조각들을 보면서 별거 아니네~ 라고 생각했는데,


이집트 애들은 돌을 가리지 않는다.


사암부터 시작해서 지금 보이는것처럼 화강암 비슷한것까지..


그냥 가리지 않고 아무 돌에나 전부 그림을 그려놨다.





아직도 제대로 복구가 안된 까르나크 신전 뒤쪽이다.


대부분의 관광객들은 시간상의 문제로,


입구에서부터 대열주군까지만 보고 돌아가는 관계로, 이렇게 끝까지 오면 사람이 별로 없다.


그만큼 거지 발싸개같은 이집트 새킈들을 만날 확률이 높으므로,


여자 혼자는 안가는걸 추천 드립니다.



이 새킈들은 신을 믿는 이슬람놈들임에도 불구하고,


신성한 신전 안에서 갖은 추태를 다 부리는 놈들임.


아오 빡쳐.


그냥 보기만 해도 빡쳐.





사람들이 열심히 땅을 파서 돌덩이들을 발굴하긴 발굴했는데...


이걸 뭐 어떻게 조립해야 될지 몰라서 그냥 넵둔 돌덩이들이다.


워낙 오래된 신전인데다, 규모가 어마어마해서,


복구하는데 쉽지 않은 모양이다.



아... 그리고 까르나크 신전은 규모가 규모인만큼 누군가 한명이 딱 만든게 아니고,


여러 왕들에 걸쳐서 계속 확장 된 신전이다.


그러다보니 뭐 양식이나 그런게 다 달라서 더 힘들지 않을까...


뭐... 나는 그렇게 추측하고 있다.





사진만 봐도 빡친다.


그냥 코 아래 뭔가 흰것만 보이면 다 뽀개버리고 싶을 정도로 빡침이 느껴진다.


이집트를 가기 전까지만 해도 이런 사진들을 보면,


ㅎㅎㅎ... 사진을 되게 좋아하나보네. 순박한 애들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이집트를 다녀온 후,


이런 류의 사진들을 보면 욕이 반자동으로 튀어나온다.



망할놈들.


대열주 부근에서 이것저것 구경하고 있는데,


수학여행을 온걸로 추측되는 미래의 병나무들이 우리를 발견하고는 마구마구 달려들었다.



이 썅놈의 새킈들은 머리를 만지작 거리는건 물론이고,


뭐 사진찍자고 지랄찌라질자ㅣㄹ.


아오 씨펌ㄹ러마ㅣ어 


안 찍고 피하면 끝까지 따라와서 면상을 마주대고 뭐라뭐라 쳐씨부리면서 지네끼리 낄낄대고,


와이프한테도 사진 찍자고 그래놓고는,


자기 허리를 감싸안고 찍자는


개드립이나 쳐대고 이 쌰팔놈들.



국민성이 그냥 쓰레기임.


요즘 다시 이집트에서 열심히 시위를 해서 나라가 엉망이 되가고 있다고 하던데,


그걸 보면서도 아무런 감정이 안 느껴지는걸 보니,


난 이집트에 정말 질릴만큼 질렸나보다.





다행히도 이렇게 혼자 다니는 애들은 우리를 봐도 괴롭히지는 않음.


근데 희한하게 떼지어 다니는 놈들은 무슨 우리만 봤다하면


태극나비라도 본것마냥 개떼처럼 달려들어서 사람 진을 쏙 빼놓는다.



흠... 그리고 문화재 복원이라는게 돈만 있다고 되는 것도 아니고,


돈이 있다고 해도 천문학적인 돈이 들어가기 마련인데,


찢어지게 가난한 이집트가 어떻게 감당할 수 있었을까?... 라는 의문점이 들만도 한데,


해답은 이스터섬에 있다.



이스터섬의 모아이들은 일본애들이 도와줘서 제자리에 서있을수 있었던것처럼,


이집트의 왠만한 문화재들도 전부 일본에서 도와줘서 열심히 복구할 수 있었다고 한다.


물론 나라 자체가 유적지 투성이고,


나름 유럽이랑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는 곳이라서 유네스코 및 각종 나라들이 열심히 도와줬지만,


그중에서도 눈에 띄는건,


지구 반대편에 있는,


이집트랑은 전혀 상관도 없는 일본에서,


꽤 많은 돈을 들여서 이집트 문화재 복구에 힘 써줬다는 점이다.



흠... 좀 대단한 나라같다.


한때 일본이 잘 나갈때 돈 쓸데가 없어서 열심히 해외를 도와줬다고 생각해도,


뭔가 문화적으로 좀 대단한 나라라고 생각된다.





어마어마하게 높은 신전의 벽들.


잘 보면 비슷한 그림이 층마다 계속 연속되고 있는데...


가운데 있는 사람이 신인거 같다.



머리 위에 보노보노에서나 보면 땀이 뿅뿅뿅 나오는 그런 그림은,


옥수수도 아니고 신을 상징하는 모자임.


모자가 맞나?


여하튼 저렇게 가운데가 갈라진 뭔가를 머리 위에 쓰고 있으면 신이고,


오른쪽 사람처럼 볼록한 모자를 쓰고 있으면 파라오임.


(거꾸로일수도 있으니, 논문에 인용하실 분은 꼭 구글에 '파라오 신 구분법'을 쳐보세요.)





이걸 처음에 까르나크 신전을 발굴할 때 당시의 모습을 찍어놓은 사진이다.


저기 왼쪽에 간지나게 흰수염을 기르고 있는 아저씨가,


까르나크 신전 발굴작업을 총괄했던 양키 아저씨임.



지금 찾아보니까 여기는 1953년에 처음 발굴됐다고 한다. (그 전에는 그냥 도굴꾼들이 일부분씩 뜯어내기만 한듯.)


근데 유적지에서 발굴이라는 단어에 대해서 조심할 점이 하나 있는데,


왠만한 유적지의 발견, 발굴 뭐 이런 건 전부 양키를 기준으로 측정한거임.



마추픽추도 뭐 원래 그 동네 사람들은 대충 알고 있었던 곳인데 양키가 처음 간걸 기준으로 발견했다 그러는거고...


뭐 미국도 원래 인디언들 살고 있었는데, 양키가 가서 신대륙 발견이라 그러는거고...



어쩔수 없긴 하지만, 여하튼 여기도 양키를 주축으로 열심히 발굴했다고 한다.


아까도 얘기했듯이 수맥이 흘러서 계속 무너지고 있어서,


열심히 보수, 보강 작업을 계속해서 하고 있는데...


이런 망할.


보강 작업좀 하려고 기둥 옆을 좀 파다보면,


엥? 새로운 유물이 나타나네?


이런 망할... 


그래서 다른쪽을 좀 팠더니?


엥? 또 다른 신전이 나타나네?


이런식으로 계속해서 뭔가 튀어나오는 바람에 보강작업 하기가 꽤 힘들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저 사진에 있는 풍뎅이 석상은, (오른쪽에 돌기둥 위에 있는게 풍뎅이 모양 석상임.)


지금도 신전 구석탱이에 있는데,


저기를... 시계방향인가 시계반대방향으로 3바퀴인가 5바퀴인가 돌면 소원이 이루어진다고 한다.


근데 정확히 몰라서 우린 시계방향과 반대방향 모두 5바퀴씩 돌면서 소원을 빌고 왔음.


신기한건 효과가 좀 있나봐.


귀국하자마자 취업했으니까.ㅋㅋㅋ





여긴 어제 왔던 햄버거 집이다.


여기까지 오면서도 좀 빡치는 일이 있었는데,


그걸 풀어내면서 포스팅을 마치도록 하자.



까르나크 신전은 어마어마하게 큰데다가, 겁나 덥다.


게다가 무슨 던젼도 아닌것들이 곳곳에 삐끼와 사기꾼과 추접떠는 미래의 병나무들이 우리를 괴롭혔다.


그래서 탈진 직전에 까르나크 신전에서 빠져나와,


숙소 가서 쉬려고 버스타고 룩소르 시내에 내렸는데...


좀 걷다보니까 또 왠 삐끼가 나타난다.



아오 씨박.


작작 좀 합시다 거 참. 너무하네.


근데 이 삐끼는 겁나 공격적이었다.


무슨 핑크색 스카프 하나를 내 앞에 펼쳐대면서 쉬지 않고 뭐라뭐라 소리친다.


딱 봐도 소매치기임.



진짜 스카프 장사꾼이었다면, 여러개의 스카프를 들고 다니지, 얘처럼 쓰레기인지 스카프인지 모르는거 달랑 하나 들고 덤비지는 않는다.


근데 뭐 우린 훔쳐갈 것도 없고, 모든 가방에 자물쇠를 꽁꽁 잠그고 다니니까,


뭐 어떻게 하나 유심히 지켜봤다.



처음에는 나에게 겁나 달라붙더니, 내가 걸음을 멈추고 가만히 서있었더니,


갑자기 와이프에게 다가가서는 가방에 손을 대려는 순간, (훔치려는건 아니고 그냥 잡아세울라고 한듯....)


와이프가 겁나 화를 냈다.


그랬더니 이 놈이 쫄아서 다시 나에게로 와서 열심히 스카프를 보여주면서 개수작을 부린다.



헐... 뭘 어쩔라고 자꾸 이러는거야 라고 생각했는데,


결국 스카프 밑으로 손을 뻗어서 내 카메라 가방을 연다.


참고로 난 작은 카메라 가방을 목에 매고 다니는데, 카메라가 가방이랑 연결되 있어서 아무리 잡아 빼도 쉽게 안 빠짐.



근데 이놈은 목에 걸고 다니니까 그게 돈가방이라고 생각했나보다.


스카프를 보여주는척 하면서 카메라 가방을 연다.


그러자 그걸 본 와이프가 소리를 지른다. 뭐하는거야!!!



나도 카메라 가방을 봤더니, 자크가 다 열려있었다.


"이런 씨암탉 같은 양아치 이런 망할 삼족을 멸할 이집트 피라미드!!!!!"


꽥 소리를 지르면서,


당장이라고 청계산으로 끌고 가 아구를 돌려버릴 태세를 취했더니,


두손을 번쩍 들고는 자기는 아무짓도 안했다는 제스쳐를 취하면서 멀찌감치 달아난다.



내가 여행하면서 소매치기를 딱 두번 만났는데, 그게 모두 이집트다.


물론 털릴것도 없고, 털리지도 않았지만,


여하튼 그래서 이집트가 더 싫어진거 같다.



근데 웃긴건, 그 도망친 놈을 보고 있으니까, 잠시 후 반대쪽에서 걸어오던 다른 기념품 파는 놈이랑 이런저런 얘기를 하고 있다.


보니까 친구인거 같은데, 그 기념품 파는 놈도 소매치기인거 같다.


망할.


이 동네는 그냥 길거리에서 나랑 눈만 마주치면서 전부 사기꾼임.



그렇게 빡친 상태를 가라앉히려고 햄버거를 먹고 숙소로 돌아오는데,


이번에는 말 태워주는 놈이 접근한다.


아... 아... 작작 좀 하라고 이 망할놈들아.



우리 옆으로 오더니 마차를 타란다.


안타.


오케이. 만원. 타!


안타.


오케이. 오천원. 타!


안타.


오케이. 1시간에 2천원. 타!


안타.



라고 거부하고 걸어가는데, 이 망할 새킈가 말 위에 내 어깨를 붙잡고 세운다.


이 씨빠퍼라어마리ㅓㅁㅇ나


안 탄다고 사ㅣ어ㅣ링ㅁ  씨버ㅏ퍼


손 떼 이 새킈야!!!!


어따 대고 더러운 손을 갖다 ㅣ머ㅏ퍼ㅏㄹ 이 런 ㅇ망하러ㅏㅁ



이 멍청한 놈들은 내가 안타는 이유를 가격 때문이라고만 생각한다.


그냥 공짜로 태워준다 그래도 타기 싫다는데,


무식하게 주구장창 가격만 내리고 있다.


아... 생각만 해도 빡친다.


가뜩이나 오늘 일요일이라 기분도 안 좋은데 더 기분이 안 좋아지고 있는거 같다.


이제 그만 써야지.

Posted by v멍군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