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완에 온 이유는 아부심벨 단 하나다.


아부심벨만 보면 장땡임.


아부심벨이 뭐냐면 그 유명한 람세스2세가 세운 대신전이다.


말이 대신전이지,


람세스2세는 원래 자기과시가 강하고 나르시즘이 강한 아저씨라서, 신전에 신 대신에 지 얼굴로 도배를 해놨다.


벽화라든지 부조라든지... 그런것도 전부 다 자기에 대한 걸로 꽉꽉 채워놨음.





아부심벨은 개인자격으로는 갈수 없다.


이집트 정부께서 이쪽 동네는 치안이 좋지 않으므로, 무조건 현지인 가이드를 끼고 가야됨!!


이라고 못 박아두셔서...


무조건 여행사를 통해서만 갈수 있다.


(꽤 오래전에 폭탄테러가 한번 있었다고 들었다. 근데 지금은 그냥 관광산업을 위해서 규제를 안 풀고 있는것 같았다.)



여행사는 그냥 숙소를 통해서 예약하는게 제일 맘 편하다.


가격도 어차피 거기서 거기임.


버스도 거기서 거기임.



아부심벨 투어에는 슬픈 전설이 하나 있는데,


출발시각이 새벽 4시다.


망할.


3시간밖에 안 걸리는 당일치기 투어인데 왜케 일찍 가냐고?


나도 잘 모르겠다.


내 생각에는 아부심벨이 있는곳의 더위가 어마어마해서... 일부러 새벽같이 갔다 오는것 같다.


(그래서 왕복 6시간 걸리는데... 아스완에 돌아오면 낮 12시 근방임..;;;)





이집트의 번호판.


왼쪽에 써있는 숫자 4개가 번호다... 


흠... 9381이라고 적혀있는듯...


아랍쪽을 여행할때 아랍어를 알면야 최고겠지만... 그러기 힘들다면 최소한 숫자라도 외우고 가길 바란다.



어느 나라나 마찬가지지만, 최소한의 숫자를 읽을수 있는것과 없는것의 차이는 크다.


덤탱이 쓸 확류도 현저히 줄어듬.


대신 삐끼랑 쌈박질 할 확률이 현저히 늘어나지.





승합차에서 꾸벅꾸벅 졸다보니, 어느덧 아부심벨에 도착했다.


헐...


어마어마한 더위가 나를 습격한다.



처음에는 어디로 가는지 몰라서 우왕좌왕 하다가, (투어는 그냥 교통편만 제공해줄뿐, 가이드 같은건 없다.)


남들 다 가는쪽으로 따라 걸었다.


그랬더니 아부심벨이 나타났음.ㅋ





이게 바로 아부심벨 대신전이다.


아부심벨은 대신전과 소신전으로 나뉘어져 있는데,


지금 보고 있는게 높이 20미터에, 깊이가 60미터짜리 대신전이다.



저기 앉아있는 4명의 높이가 20미터고... 저 꼭대기까지 하면 대충 뭐... 25미터쯤 되려나?


여하튼 가장 변태스러운건,


저 앉아있는 4명이 모두 람세스2세임.



람세스2세가 지은 신전인데, 좌상 4개가 전부 지 얼굴 새긴거임.


소름 끼쳐. 더러워. 변태.



신전이라고 뻥쳐놓고 지 얼굴로 도배를 해놔서 그런지,


신이 빡쳐서 지진을 살콤히 먹여주심.


그래서 두번째 좌상의 상반신이 무너져서 지금은 저 아래 뒹굴고 있다.



그리고 이 사진에는 잘 안 보이지만, 아래쪽 사진들을 보면


람세스2세 좌상의 다리 사이랑 양옆에 여자석상이 있는데,


그건 람세스2세의 와이프란다.





여행에서 가장 중요한건 인증샷임.


아까 말했듯이 대부분의 아부심벨 투어는 새벽4시에 출발해서, 아침 7시쯤에 아부심벨에 도착한다.


그 다음에 아침 9시까지 2시간만 둘러보고, 다시 아스완으로 컴백하는거임.



그래서 아침 9시가 넘어가면 아부심벨에 단 한명도 없는 경우가 많단다.


만약 아무도 없는 아부심벨을 원하신다면,


아부심벨 근처에 와서 숙박을 하고, 천천히 둘러보면 된다.


(밤에는 빛과 소리의 쇼인가... 뭔가도 한다니까 그런거 보면서 하루 보내면 될듯.)





우리가 갔을때는 피크타임이었음.


수많은 백발의 노인분들이 노익장을 과시중이셨다.


아무래도 이집트는 유럽이랑 가까운 관계로,


나이 드신 유럽인들이 많이 놀러오는 모양이었다.


마치 우리나라가 태국 같은데 가듯이... 그 정도 수준으로 오시는듯 하다.



이 아부심벨은 산 하나를 통째로 깎아서 만든거다.


안쪽으로 깊이가 60미터쯤 되는데... 안에 들어가면 정말 어마어마함.


안쪽을 좌상 높이만큼 파낸데다가, 각종 멋진 기둥과 부조가 어우러져있다.


아숩게도 사진촬영이 금지되어 있으므로, 사진이 음슴.ㅠ



가끔 짱꿔로 추정되는 사람들이 레이저총인지 카메라인지 모를 물건들로 사진을 찍다가,


경비 아저씨한테 걸려서 혼나는 모습을 보긴 했는데...난 안 찍었음.



그냥 돌산을 파고 들어가서, 안쪽에 높이 20미터, 깊이 60미터짜리 내부공간을 파냈다는게 더 신기하다.


그리고 안쪽은 방이 하나가 아님, 커다란 방이 몇개 있고,


그 방에 딸려있는 소규모 방이 여러개 있다.





그리고 신전 윗쪽에 있는 원숭이들이다.


뭐지... 12마리인가 20마리인가... 여하튼 원숭이가 달려있음.


무슨 의미가 있었는데, 그건 나중에 찾아서 알려드릴게요.ㅋ





고대 이집트의 통치자였던 파라오는,


태양의 아들이라는 뜻인가?... 저는 책을 잘 안 읽어서 몰라요.


여하튼 태양이랑 뭔가 밀접한 관계가 있는데...


그래서 그런지,


아부심벨 신전도 태양을 중심으로 건축해놨다.



가이드북에 따르면 2년에 한번씩, 태양이 문과 일직선이 되어서,


신전 가장 깊은 곳까지 햇볕이 들어오게 설계되어 있단다.



1년에 한번도 아니고, 어떻게 2년에 한번인지는 잘 모르겠음.


지구과학 선생님께 여쭤보세요.





아부심벨은 기원전 1200년쯤 지어진거니까... 대충 고조선 시대쯤 되겠네.


곰이랑 호랑이가 마늘이랑 쑥먹고 사람 될때,


얘네는 말도 안되는 퀄리티의 신전을 지었다고...


우리 한민족이 이 저열한 이집트인보다 못했었나.ㅠ 라고 자책할 필요는 있음.


고대 이집트는 넘사벽으로 보인다. 


인류문명의 발상지니까 당연히 우리보다 앞섰겠지..ㅡ_ㅡ



근데 하나 위로를 받자면,


이 돌산은 사암 비스무리한거로 이루어져 있다.


우리나라처럼 겁나 단단한 화강암이 아닌, 쉽게 파지는 돌이라서 그나마 이정도 퀄리티로 지을수 있었을거라고


조심스레 위로해보자.



지금 사진은 좌상의 다리 부분인데,


1875년에 왔다가신 분들의 이름이 파져있다.


얼마전에 중학생 짱꿔라 이집트 유적지에 자기 이름 팠다가 신상 털렸다던데,


유적지에 이름 새기는건 인간의 본능인가보다.


1875년에 이곳에 오실 정도면, 나름 유럽 학자였을텐데...


배울만큼 배운 사람이 이게 뭐하는 짓입니까 이게...



오랜시간동안 땅속에 박혀있다가,


1800년대에 이르러서야 스위스 아저씨가 발견해내서 지금처럼 유지되고 있다.





저기 문을 자세히 보면,


오른쪽에 앉아있는 경비 아저씨가 보인다.



그 아저씨의 정식 명함은 유적지 관리인이겠지만,


저 아저씨도 이집트 사람인 관계로,


경비일을 보면서 기념품도 같이 팜.



근데 서비스로 사기도 같이 친다.


이 아부심벨 신전에는 문이 하나 있는데, 문의 열쇠가 '삶의 키'라고 불리우는 이집트 고유의 문양이다.


엄청 큰 열쇠인데,


지나가는 관광객마다 그걸 보여주면서, 하나씩 설명을 해주면서 어마어마한 가격을 부름.



괜찮아.


여긴 이집트니까요.





지금 보이는건 상형문자인데,


그중에서도 가운데 타원형 테두리가 쳐져있는 저것들,


저건 '카르투시' 라고 불리우는 문양이다.



저건 왕의 이름을 적을때 쓰는 상형문자인데, 왼쪽의 타원형은 람세스2세를 뜻하는 카르투시다.


내 생각에는 오른쪽 타원형도 람세스2세인거 같다. 아니면 그 와이프던지.



왕의 이름이 왜 한개가 아니냐면,


파라오 아저씨들은 태어났을때 부르는 이름이랑, 어렸을때 부르는 이름이랑, 커서 부르는 이름이랑,


뭐 왕이 되서 부르는 이름이랑 전부 다 가지고 있기 때문에,


보통 한 사람당 2개에서 많게는 5개씩 카르투시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참고로 상형문자는 현재 해독이 모두 끝난 관계로,


(이 어마어마한 해독의 열쇠가 됐던 로제타스톤은... 지금 영국이 뺏어가서 대영박물관 메인에 전시되어 있음.)


여러분들도 맘만 먹으면 상형문자를 해독하실수 있습니다.





이제 소신전을 볼 차례다.


지금 왼쪽에 멀리 보이는게 대신전이고, 오른쪽에 보이는게 소신전이다.


대신전의 좌상4개를 모두 지 얼굴로 도배했던 람세스2세.



소신전은 좀 양반이다.





소신전은 왼쪽 4개만 지 얼굴이고, 오른쪽 2개는 와이프 얼굴로 해줬음.


올.ㅋㅋㅋ


여기도 내부사진은 촬영 금지라서 못 찍었고,


안쪽의 모습은 잘 기억이 안난다.


대신전이랑 비슷했던거 같긴 한데...흠...





이건 바깥쪽에 새겨져 있는 부조인데,


노예들의 모습을 표현한거다.


람세스2세는 파라오중에서도 쌈박질을 잘하기로 유명했는데,


그래서 그런지 신전 안쪽에 새겨진 부조들도,


전부 적의 목으르 자르거나, 노예를 부리거나 하는 용맹한 모습의 '자기' 모습 뿐이다.


쎈척 쩔음.



이건 시리아쪽 노예들이라는 의견이 있는데,


목을 줄로 연결하고, 각 팔을 뒤쪽으로 묶은... 섬세한 표현이 눈에 띈다.





이건 번외편임.


대신전이랑 소신전 주변 바위에도,


대영박물관에서는 유리관 안에 있어야 할만큼, 고퀄의 부조들이 많이 새겨져 있었다.





이제 대신전이랑 소신전 한바퀴씩 돌았으니, 아침을 먹을 시간이다.


보통 숙소에서 투어를 예약하면, 아침을 도시락으로 싸준다.


도시락의 퀄리티는 탄자니아 세렝게티 초원에서 먹었던 점심이랑 매우 흡사하다.



사진으로 보이는 항아리들은, 


이집트 전역에 널려있는 공용 정수기 같은건데...


저 안에는 마실수 있는 물이 들어있다.


이론상으로는 뭐 항아리의 기화열? 뭐 그런게 물의 열을 빼앗아가므로 물이 항상 시원하게 보존된다던데...


안 마셔봐서 모르겠다.



저거 마실려면 수백명이 같이 쓰는 저 철컵으로 떠마시면 됨.


가끔 용기있게 마시는 외국인들이 있긴 했으나,


대부분 현지인들 전용인거 같았다.





이제 아침도 먹었으니, 다시 한번 신전을 돌아볼 차례다.


아침 9시도 안됐는데...


진짜 무지하게 덥다.


3월인데도 이렇게 더운걸 보니, 한여름에 가면 타죽을게 분명하다.



그늘다운 그늘도 거의 없고, 햇볕이 엄청나게 강하므로,


준비를 단단히 하고 가길 추천하는 바이다.





이제 마지막으로,


아부심벨의 비밀에 대해서 말씀 드릴 시간이다.



이런건 제일 처음에 써놨어야 인지상정이지만, 미리 말하면 재미 없을까봐 지금 말하는데...


지금 보이는 아부심벨 대신전, 소신전, 각종 부조들 + 저 산까지.


이 모든것들은 가짜다.


지금 보이는 산까지도 모두 가짜다.



이게 뭔 소린가 싶으신분은 1968년 이집트로 돌아가보면 된다.


이집트는 나일강의 축복을 받고 자라난 땅이다.


1년에 두번씩 대홍수가 일어나, 나일강이 범람하여 토지를 비옥하게 해주었고,


그 비옥해진 땅을 토대로 농작물을 키워서 문명을 발전시킨 나라다.



근데 현대에 들어서면서, 이 대홍수는 더이상 신의 축복이 아닌 신의 재앙이었다.


망할 1년에 두번씩 꼬박꼬박 홍수가 나니까, 영 귀찮은게 아니다.


게다가 이집트를 만들때 위치선정이 거지같아서 기후도 별로 안 좋음. 언제나 물이 부족함.



그래서 이집트 정부는 아스완 하이댐 이라는 무지막지한 댐을 만들기로 한다.


소양강댐의 50배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크기였는데...


이걸 만들때까지도 여러 우여곡절이 있었다.


(영국이 만들어주다가.. 뭐 문제가 생겨서 때려쳤다가... 이집트가 아랍VS이스라엘 전쟁을 막아주는 댓가로 영국에서 돈을 받았다가,


영국이 다시 뒷통수를 쳐서 돈을 안 줬다가.... 뭐 이래저래 아직까지도 열강들에게 휘둘리는 이집트다.)



여하튼 그렇게 댐을 만들거야!!! 라고 한 다음부터는,


전 세계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문화와 역사를 사랑하는 잘사는 나라들에게 있어서 이집트의 댐 공사는 재앙과 다름 없었다.


나일강 주변에 산재해 있던 수많은 유적지들...


지금 발견되있는것만 해도 수백개에 달하고... 분명 땅을 파보면 수천개는 나올텐데,


그걸 전부 수장시켜버리겠다는 말이었다.


근데 뭐 지네나라 강에다 지네가 댐을 만들겠다는데 반대할 이유가 없었다.



이집트 정부는 문화재보다는 지네나라 전력과 홍수방지가 더 급선무였기 때문에, 


댐을 짓고 물을 담기 시작한다.


이제 댐을 못 짓게 하기에는 늦었다는 것을 안 세계의 강대국들과 유네스코느님께서는 중대한 결정을 내린다.



'망할. 이렇게 된 이상. 우리 돈을 쏟아부어서 유적지를 살려낸다.'


어떻게?


'전부 다 뜯어내서 하이댐 위로 올려!!!'



이렇게 해서, 무식한 작전이 시작된다.


작전의 요지는, 댐이 생기면서 수장될 위기에 쳐한 유적지들중 가장 가치가 높은 24개의 유적지를 


전부 분해해서 하이댐보다 위쪽으로 올려서 다시 설치하는 작업이다.



얼핏 들으면 말도 안되는거 같은데,


하지만 그 일이 실제로 일어났습니다.



결국 전세계에서 보내온 지원금과 유네스코님의 힘이 합쳐져서, 24개의 유적지들이 수장되지 않고,


고도가 60미터쯤 올려서 전부 재설치가 됐다.


그래서 위의 사진들도 자세히 보시면, 전부 깍두기처럼 썰려있는걸 이어붙힌 자국이 보일거다.


어마어마하다잉.



아부심벨의 경우 산을 파내서 만든 신전이므로,


그냥 산 자체를 통째로 뜯어내서 재조립 한거임.ㅋㅋㅋ


(사진중에 번외라고 부조사진 찍은거랑, 원숭이 사진 찍은거, 소신전 정면사진 위쪽을 보면 확연히 알수 있음.)


여하튼 그런 아름다운 전설이 있어서 더 유명해진 아부심벨 신전이다.



더불어 나와는 전혀 상관 없지만, 그냥 생각 한번 해볼게 있는데...


브라질과 이집트다.


브라질의 경우 농작지 개간을 위해서, 엄청난 양의 아마존 밀림을 불태우고 있다.


지구의 허파라고 불릴만큼 거대했던 아마존은 점점 쪼그라들고 있고,


세계 각국에서 아마존 그만 건들라고들 말하고 있다.



근데 그렇게 말하면, 뭔가 보상을 해주나?


브라질 입장에서는 당연히 농작지를 만들기 위해 숲을 개간하는건데...


만약 그걸 못하게 하면, 다른 나라들에서는 뭔가 보상 같은걸 해주냐는 거다.



이제까지는 아마존에서 나오는 산소를 공짜로 냠냠 해놓고,


공짜 산소가 점점 없어지니까, 하지마!!! 나 산소 마셔야돼!!! 라고 하는건지...


아니면 뭔가 실질적인 보상이 이루어지면서 아마존에 손대지 말라고 하는건지 잘 모르겠다.


이집트도 비슷하다고 본다.





그렇게 이집트가 짓고 유네스코가 피쳐링해준 아부심벨 투어를 끝마치고,


아스완으로 돌아오는 길에 들른 주유소 + 휴게소.


여기서 우리는 콜라캔의 가격이 2.3 이집션 파운드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이전까지는 3이집션 파운드 주고 사먹었음.)



여기가 아마도... 이집트에서 처음이자 마지막 본 정찰제를 시행하는 가게였던거 같다.


인간이 달에 착륙하는 이 시대에, 왜 정찰제를 안하는지 궁금했지만,


훗날 카이로 유학생을 만나서 그 궁금증을 해결했다.



아랍인들은 물건값을 부르고 흥정하고 깎고 하는게 약간의 미덕인거 같단다.


그니까 우리나라 재래시장에서 콩나물 사면서 가격 부르고 좀 깎고 덤으로 주고 그러면서 서로 웃으면서 좋게좋게 끝내는...


약간 그런 분위기란다.


그래서 물건값도 정찰제가 아니라, 파는 사람이 부르면 사는 사람이 좀 깎고 이러면서 서로서로 좋게좋게 웃으면서 주고받는거란다.



그니까 정찰제 안하고 사기 친다고 열낼 필요는 없는거임.


그냥 얘네의 생활방식이 그렇다고 하면 그렇게 따라가면 되는거임.



이라고 말은 하지만,


난 저때 콜라가 2.3이라는 사실을 깨닫고는 엄청난 분노를 느꼈다.





그리고 아스완으로 돌아와서 먹은 점심.


어제랑 똑같은 집이다.


코샤리와 이름 모를 빈대떡과 콜라들.



이집도 좀 이상한게, 맨날 똑같이 시켜먹는데 가격이 맨날 다르다.


뭐 크게 다른건 아니고, 100원정도씩 차이가 남..ㅡ_ㅡ





그리고 밤에 저녁 먹으러 나간 시내다.


여기는 아스완 기차역이 있는 곳인데... 숙소에서 여기까지 가는 길은 시장골목이라서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아... 여기 가면서 있었던 일이 하나 있는데,


우리는 지금까지 1년 넘게 여행하면서 한번도 소매치기를 당해본적이 없었다.


둘다 워낙 소심해서 꽁꽁 싸매고 다니는데다가,


언제나 초긴장 상태로 돌아다니기 때문에 소매치기가 쉽사리 접근하지 못하는것으로 생각되는데...


이집트는 예외였다.



시장골목을 걸어가는데,


어떤 남자놈이 스카프를 펼치면서 나에게 다가오더니 뭐라뭐라 말한다.


가격이 어쩌고 저쩌고 색깔이 어쩌고 저쩌고 매우 싸다는둥 뭐라뭐라 하는데...


이상하게 스카프를 한장만 들고 있다.


진짜로 스카프 파는 사람이라면 한쪽 팔에 수십장의 스카프를 걸어놓고, 그중에 가장 예쁜걸 펼치면서 접근해오기 마련인데,


이놈은 그냥 거지같은 스카프 한장을 가지고 와서는 내 눈앞에 펼치고는 정신을 쏙 빼놓는다.



직감했다.


소매치기네.



그래서 그 자리에 가만히 서서 뭘 어쩌나 유심히 지켜봤다.


그랬더니 스카프를 쫙쫙 펼치면서, (뭐 튼튼하다는걸 말하려는듯 싶다.) 오른쪽 손을 내 주머니쪽에 가져간다.


내 주머니에는 스마트폰이 들어있었는데, 주머니가 작아서 스마트폰의 끝이 조금 나와있었거든...



그러면서 슬슬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린다.


그래서 난 두손을 들었다.


두손을 들고는, 내 주머니를 바라보면서... 


'님 뭐함? 내 휴대폰 건들지 말아줄래요?'


라고 말했더니,


갑자기 급정색 빨면서 안판다고 스카프 들고 돌아가버렸음.



망할놈들.


이게 우리가 만난 마지막 소매치기인줄 알았는데,


다음 목적지인 룩소르라는 도시에서는 좀더 과감하고 공격적인 소매치기를 만나게 된다.





아스완은 아스완 하이댐이랑도 가까운데,


이상하게 정전이 자주 된다...ㅡ_ㅡ


정전이 되면 모두들 자가발전기를 신나게 돌림.





우리가 간 피자집은 꽤 유명한 피자집이었다.


아스완에는 유명한 피자집이 2~3군데 있는데, 그중에 가장 인기가 많은 곳이었다.



근데 별 맛은 없고,


가격도 외국인과 현지인 가격이 따로 있었다.


내가 몰래 현지인 메뉴판을 가지고 와서 보려고 했더니,


사장이 그걸 보자마자 웨이터를 시켜서 메뉴판을 뺏어갔음.


망할놈들.


아오 빡쳐.


이집트는 유적지 하나만 본다면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여행지인데,


관광객을 상대하는 이집트 사람들이 좀 짜증남.


고로...


이런 나라는 패키지로 와야 제맛이다. 배낭여행 하니까 자꾸 사기꾼들이랑 부딪혀야 되서 빡침.

Posted by v멍군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