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몇일간 포스팅을 하지 못한점 죄송합니다.


한국 와서 짐 정리하고, 처갓집 가서 인사 드리고 오느라고 많이 늦었네요.ㅎ


여행 다녀오면 이게 좀 좋은거 같네요.


무사히 다녀왔다는 인사 드리면서 그동안 오랫동안 못 뵈었던 분들도 뵙고...ㅎㅎ


기억 안나기 전에 다시 열심히 포스팅을 해야겠네요.ㅋ





이제 드디어 아프리카를 벗어나 중동으로 가는 날이다.


더이상의 연착도, 호텔도 없다.



하지만 앞으로 남은 나라라곤, 이집트 - 요르단 - 네팔 - 인도 뿐. (이때는 이렇게 생각했지만, 훗날 홍콩이 추가됨.)


위의 4나라는 워낙 유명한 관광나라라서,


한국사람뿐만 아니라, 온 세계에서 다 모여드는 관계로 여행정보가 넘치고 넘쳐 흐른다.


이제 하루종일 인터넷 뒤질 필요도 없다.


네이버에 '이집트 추천 숙소'만 쳐도 수백개의 정보가 팍팍 뜬다.



아... 행복하다.


아프리카를 벗어나는구나...





이제는 앞을 보고 계신지, 뒤를 돌아보고 계신지도 잘 분간이 안가는


레얄 흑형들도 안녕이다.


대략 2달이 걸린 아프리카 여행도 끝이다.


아프리카를 떠나던 이때는 정말 행복했다.



아프리카가 싫었던건 아니다.


상대적으로 관광객이 적은 나라들을 여행하면서 스릴 넘쳤던 기억도 있고,


아프리카라는 미지의 대륙을 직접 와봤다는 감격적인 순간도 있었다.



근데도 내가 맨날 죽는 소리를 하는 이유는.


난 흑인을 무서워함.


무서워하는데 이유는 없다. 그냥 흑인 자체가 무섭다.


편견이나 인종차별이 아님.


그냥 무서움.


날 쳐다만 봐도 오줌 쌀거 같음.





에디오피아 국제공항의 대기실 모습이다.


오른쪽 간판에 써져있는 희한한 모양의 에디오피아 언어가 눈에 띈다.


아랍어랑 비스무리하긴 하지만 전혀 상관 없는 언어라고 함.



비행기 출발시간이 새벽이라서 대부분의 상점들은 문을 닫았고,


기도하는 곳만 문을 열어놨다.


아무래도 지리적으로 중동이랑 가깝다보니 이슬람교도가 많은데, 


이슬람교도가 많다보니까, 공공장소에는 무조건 남녀구분이 되어있는 기도실이 있다.


(이슬람교도는 정해진 시간에 이슬람 성지인 '메카'쪽을 향해 기도를 해야됨.)



근데 말만 기도실이지, 얼핏 보니까 안에서 누워자고 있는 사람이 태반이었다.


우리도 들어가서 눕고 싶었지만,


터키 이슬람 사원의 발냄새가 떠올라서 쥐쥐 쳤음.


(원래 이슬람 사원 앞에는 발을 씻을수 있게 세족장이 마련되어 있는데, 다들 그냥 들어가나보다...;;;)





에디오피아에서 이집트로 갈때는 이집트 항공사를 이용했는데,


뭐 그게 그거였다.



아무래도 세계일주를 하다보니 전세계 비행기를 이것저것 타보게 되는데,


대부분이 얼추 비슷하다.


사실 항공사의 서비스 같은건 비스무리하고, 그저 내가 어떤 기종의 비행기를 탔느냐가 더 중요한거 같다.



참고로 최고의 항공사는,


아랍에미리트 항공사와 란 항공사 였음.


최악의 항공사는,


단연 중국남방항공.


망할 짱꿔들은 왜 미국으로 가는 14시간동안 스튜어디스랑 같이 복도에 서서 떠들어대는거냐.





몇시간 안 날라가서 아침 7시 15분에 이집트의 수도인 카이로에 도착했다.


아... 둑흔둑흔.


이집트는 피라미드와 스핑크스를 가지고 있는... 내가 봤을때 전세계에서 가장 유적지가 많은 나라가 아닐까 싶다.


물론 이탈리아 같은 나라들도 로마유적지 같은게 많겠지만,


걔네는 뭐랄까.... 


그 찬란했던 중세시대를 밑바탕으로 끊임없이 발전해와서 지금의 모습이 됐다고 생각되는 반면에,



이집트는,


찬란했던 고대의 영광을 뒤로한채, 지금은 그냥 조상들이 쌓아놓은 돌덩이들 덕분에 먹고사는...


피라미드를 쌓은 위대한 조상들과,


지금 피라미드에서 삐끼를 하고 있는 후손들은 전혀 다른 민족이라고 생각이 될정도로


엉망으로 살고 있는 나라였다.





비자 발급부터가 벌써 야매롱이다.


서류나 그런거 작성할 필요도 없다.


그냥 입국심사하는곳 옆에 있는 은행에 가서 돈을 내면,


저렇게 스티커로 된 비자 한장을 툭 던져줌.


그럼 우리가 알아서 여권에 예쁘게 붙이면 된다.



뭐 이딴 개떡같은 비자 시스템이 다 있냐.


물론 아프리카에서도 국경에 가면 아무런 검사도 없이, 돈만 주면 비자를 주긴 했지만,


걔네는 볼펜으로 뭐라도 써서 주는 성의라도 있었다.


근데 얘네는 그런것도 없음.



참고로 나는 이번 세계일주에서 


최악의 나라 1위가 요르단, 2위가 이집트였다.


중동에서 딱 2나라 가봤는데, 최악의 나라 1,2위를 차지했음.


이게 모두 알라신 덕분이다.





입국심사를 마치고 짐을 찾으러 나오는데...


누군가가 다가온다.


뭐지... 뭔가 명찰도 차고 있고, 명찰에는 정부사람 이라고 써져있다.



응?...


얘기를 들어보니, 자기는 정부사람이고 뭐 관광객을 위해 정보를 제공하고 있으며...


까지 듣고는, 삐끼라고 판단하여 됐다고 했다.



근데 삐끼가 어떻게 짐 찾는 곳까지 들어와있는거지? 뭐지?


라고 생각했는데,


훗날 알아본 결과... 얘네는 뒷돈만 주면 삐끼들도 짐 찾는곳까지 출입할수 있게 해준단다.


벌써 병맛의 짙은 향기가 풍겨온다.


이때 깨달았어야 한다. 우리가 어떤 나라에 왔는지를...



여담이지만,


이때 이렇게 짐 찾는곳에서 삐끼를 만난 후로는 사람을 잘 못 믿게 되었다.


네팔에 도착했을때도 이렇게 비슷한 사람들이 있었는데,


알고보니 진짜 정부 사람들이었음..;;;


매우 좋은 숙소를 매우 좋은 가격에 예약해주는 진짜 좋은 정부 사람들이었다.


근데 웃긴건,


네팔에 온 외국인들도 그 사람들이 삐끼인줄 알고 전부 무시하고 지나쳐버림.ㅋㅋㅋ


다들 하도 많이 속았으니까 그런거겠지...





근데 아무리 찾아도 우리 짐이 나오질 않는다.


에디오피아에서 영문도 모른채 1박을 해버렸더니, 결국 짐이 없어져버렸구나.ㅠ


엉엉.... 제발 살려주세요.


그 안에 외장하드 들어있단 말이에요.ㅠ



를 얘기하러 항공사 사무실로 갔는데,


쿨하게 기다리란다.



그래서 쿨하게 기다렸더니 다행히 가방 나왔음.


데헷.





이제부터 이집트 카이로의 본모습을 볼 차례다.


예전에 탄자니아 아루샤에서 삐끼에게 너무 시달리던 때에,


가이드북에 써있던 말이 생각났다.


"탄자니아 아루샤는 삐끼가 너무나도 많지만, 이집트 카이로만큼은 아니니까 걱정 마라."



에이... 어떻게 길거리에 보이는 사람에서 3명중 1명이 삐끼인 아루샤보다 많을수가 있지?


라고 우습게 생각했는데,


그것이 실제로 일어났습니다.



이집트 카이로는 보이는 사람에서 2명중 1명이 삐끼였음.


나머지 1명은 사기꾼임.



공항을 나오자마자, 미칠듯이 사람들이 몰려들어서는...


지금 카이로 파업중인거 아냐~ 버스 끊겼다~ 버스 파업이다~ 택시 타야된다~ 어디 가냐~ 그 호텔 문 닫았다~ 블라블라.


닥쳐!!! 판단은 내가 한다!!!



근데 이게 항상 문제다.


아무런 문제도 없는 나라에 갔을때 저런 얘기를 들으면 뭔 소리야~ 라면서 내 갈길 가면 되지만,


이집트 카이로는 실제로 엄청난 데모 중이었다...;;;


2011년, 모든 외국인들의 엑소더스가 벌어졌던 이집트 민주화운동이 아직도 진행중이었고,


우리가 갔을때는 재수 없게도, 2주년 되는 시점이었다.



게다가 우리가 가기 직전에,


이집트 프로축구에서 패싸움이 벌어져서 몇십명이 사망하는 최악의 사태가 벌어졌고,


그 재판결과가 너무 한쪽으로 치우쳐져서 (카이로쪽 사람들은 전원 무죄, 북쪽 알렉산드리아 사람들은 전원 사형)


곳곳에서 경찰차 때려부수고, 아주 난리도 난리도 생난리중이었다.



삐끼들의 말을 안 듣고 그냥 가자니... 좀 위험한거 같고...


그렇다고 또 삐끼들 말만 듣고 택시를 타자니... 낚이는거 같고...



근데 이집트 가기전에 인터넷으로 알아본 결과,


이집트는 관광객으로 벌어먹고 사는 나라라, 관광객은 절대 안 건드린다는 얘기도 있었고,


실제 교민분들께서는 별로 안 위험하니 안심하고 놀러오라는 말씀도 있어서,


그냥 우리가 알아서 버스를 타고 가기로 했다.



 


근데 여기서 또 문제임.


이집트는 아랍어를 쓰는데, 아랍어는 아라비아 숫자를 안 쓴다...ㅡ_ㅡ


우리가 흔히 쓰는 1,2,3,4... 이게 아라비아 숫자인데... 흠... 아라비아랑 아랍이랑은 다른건가?


얘네는 지네만 쓰는 숫자를 쓴다.



잘 보면 버스창문 아래쪽 양옆에 이상한 글씨 4개씩이 써져 있는데,


저게 바로 아랍숫자다.


대충 읽어보자면..... 6529 인가?....


잘 기억은 안나는데 여하튼 우리에겐 숫자 0이 얘네한테는 5고... 


여하튼 겁나 복잡함.



가장 중요한건 아라비아 숫자로는 절대 안 써져 있다는거...


무조건 아랍숫자로만 써져 있다...;;;





우리가 타야될 버스번호가 305였나... 그랬던거 같은데,


이상하게 오는 버스마다 전부 4자리 숫자다.



아... 이거 진짜 파업했나?


우리가 타야 되는 버스는 안 오는건가?


택시 타야 되나?



별별 생각이 다 들어서, 주변에 있는 사람들에게 물어봐도 전부 영어를 못 한다.


망했다.



한참동안이나 버스정류장으로 들어오는 모든 버스번호를 다 봐도,


무조건 4자리 숫자고... 보이는 버스마다 전부 번호가 다르다.


흠... 뭔가 이상한데?



알고 봤더니,


내가 본 저 유리창 아래쪽 번호는 버스번호가 아니고, 차량넘버였음....ㅡ_ㅡ


그니까 우리나라로 치면 서울4 2423 이렇게 써있는 그 번호판임.


망할...


실제 버스번호는 유리창 앞에 조그맣게 써져있었다.


괜히 시간만 날렸음.ㅎ





버스를 타고 카이로 시내로 들어왔다.


일본의 유명한 가이드북인 '세계를 가다' 이집트 편을 보면,


카이로를 이렇게 설명해놨다.


"혼돈이라는 단어가 가장 잘 어울리는 도시"



난 저 표현을 한 저자에게 노벨문학상이라도 수여해야 된다고 본다.


저것만큼 카이로를 잘 표현한 말은 없다.



허나, 다이빙을 하면서 만났던 카이로 유학생은 카이로를 이렇게 표현했다.


"꿈이 이루어지는 꿈의 도시"



난 이렇게 표현하고 싶다.


"미래의 병나무들이 무럭무럭 꿈을 키워가는 병림픽의 도시."





이제부터 할말이 좀 많다.


우선 버스에서 내려서, 숙소를 찾아 가는데... 생각보다 별로 위험하지 않다.


흠... 무슨 데모중이라고 하더니, 생각보다 조용하네?


역시 관광수입이 엄청나다보니 자기들도 자제를 하나보지?



그때였다.


차도로 이상한 양아치 세명이 걸어오더니 교차로 중간에 선다.


이정도 무단횡단이야 뭐... 왠만한 나라에서 항상 봐오던거니까 무시하고 숙소를 찾아 이리저리 둘러보면서 가는데...



갑자기 차들이 미친듯이 빵빵 거린다.


뭐야... 싶어서 고개를 돌려보니...


그 양아치 3명이 어떤 차를 가로막고는, 쇠파이프를 유리창을 깨기 시작한다.



헐.. 님하.


쇠파이프로 유리창 깨는걸 실제로 봤는데, 진짜 오금 저린다.


무슨 영화나 사건25시에 나오는 수준이 아니다.


동공이 확대되면서 아무런 생각도 들질 않는다.



근데 더 가관인건,


갑자기 운전자를 끌어내리더니,


쇠파이프로 무자비하게 때린다...;;;



쇠파이프로!!!


사람을!!!


그냥 사정없이 내리친다!!!


그것도 차도 한복판에서!!!


나랑은 5미터 떨어져있는 곳에서!!!



지쟈쓰!!!


너무 놀래서 20키로짜리 배낭과 10키로짜리 보조배낭을 들고 있다는 사실도 망각한채,


달리기 시작했다.


우와!!! 미쳤다!!! 미친 나라다!!! 


누가 이집트 안전하다 그런거야!!!



대략 사건현장에서 20미터쯤 벗어날때쯤 표지판이 보였다.


"따흐릴 광장."



왓더뻒!!!!


참고로 따흐릴 광장은 우리나라로 치면 5.18 광주 민주화운동이 일어났을 당시, 전남도청 같은 곳이다.


모든 운동세력이 집합해 있는 곳이며, 바리케이트가 쳐져있어 경찰도 진입을 못하는 곳.


이집트 안전에 대해 찾다보면 항상 나오는 말이 이거다.


"카이로는 안전합니다. 따흐릴 광장 주변만 아니시라면 아무런 문제 없이 다니실수 있어요...^^"



근데 난 따흐릴에 있다고!!!


이대로 앞으로 가면 따흐릴 광장이라고!!!


근데 뒤에는 쇠파이프로 사람을 마구 패는 양아치들이 있다고!!!


어쩌라고!!!



진짜 패닉이었음.


여행도 막바지에 들어서는데 이렇게 유명한 관광지에서 후두려맞고 객사하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



바로 옆에 있던 가게 주인이, 우리를 향해 손짓한다.


엉엉.... 아저씨. 오늘부로 개종할게요.


우리 둘은 넬름 그 아저씨 가게로 들어가서 완전 구석탱이에 숨었다.



가게에 있던 사람들은 우리를 보면서,


"걱정마. 이정도쯤은 흔한 일이야. 그리고 외국인은 절대로 건들지 않아."


라고 얘기해줬지만,


전혀 위안이 되지 않았다.


이런게 어째서 흔한 일인거야...ㅠㅠ



그렇게 가게에 숨어있다가 좀 잠잠해질때쯤, 밖으로 나와서 최악의 상황을 맞이하게 된다.


고건.


우리의 숙소는 따흐릴광장과 맞붙어 있다는 사실을 목격한거임.





어차피 예약을 해서 숙소변경도 힘들고해서 우선 들어가긴 들어갔다.


들어가서 리셉션한테, 지금 방금 우리가 본일을 다 말했더니,


리셉션도 말한다.


"걱정마. 그건 뭐 흔한 일이야. 별로 위험하지 않아."



뭐가 안 위험해!!!


쇠파이프로 사람을 패는데!!!



여하튼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고 있는데 배가 고팠다.


아무리 놀라도 밥은 먹어야 되나보다.


그래서 숙소 앞에 있던 식당에서 먹은 "코샤리"


이집트 정통음식인데, 엄청나게 싼 가격 (잘 기억은 안나는데 500원정도 했던거 같다.)에 꽤 괜찮은 맛과 양을 준다.





이건 밥을 먹고 나와서 찍은 사진인데,


지금 우리가 서있는 곳이 코샤리를 먹은 식당.


오른쪽에 뭔가 멋드러진 건물 바로 앞에 쇠파이프로 사람을 패던 장소.


그리고 보이는길이 바로 따흐릴 광장으로 통하는 길이다.



그리고 우리의 숙소는 따흐릴 광장과 이 길이 만나는 지점에 위치해 있었지...


하루하루 숙소를 나설때마다 알라신께 기도하며 걸어나갔다.





점심을 먹고 숙소로 들어왔는데, 밖으로 나갈 엄두가 나지 않았다.


무법지대인 이 곳에서 살아남을 자신이 없었다.



그래서 뒹굴뒹굴 거리는데... 또 다시 배가 고팠다.


아무리 쫄아도 배는 고픈가보다.


그래서 저녁을 먹으러 나갔다.



점심에 먹은 코샤리가 마음에 들어서, 이번에는 코샤리로 유명한 다른 집을 찾아가기로 했다.


그래서 용감하게 길거리에서 가이드북을 들고 이리저리 둘러보는데...


갑자기 어떤 사람이 와서 말을 건다.


"어디 찾음?"



딱 봐도 삐끼였지만... 우리는 뭔가 기댈곳이 필요했다.


이 무서운 곳에서 우리를 안심시켜줄 사람이 필요했다.



속는셈 치고 그 사람과 말을 이어 나갔다.


그 사람이 말하길,


"오... 너희가 가려는 곳은 코샤리로 매우 유명하지. 근데 거기말고 더 맛있는 곳이 있어."


그러면서 이것저것 설명도 해주고 이런저런 얘기를 한다.


"근데 지금 이 길이 데모때문에 막혀서 좀 기다려야돼. 대충 10분정도 기다리면 길이 다시 뚫릴거야."


엉엉... 뭐 이딴 개판인 도시가 다 있어.


이럴거면 외국인 관광객을 받질 말던가...ㅠㅠ


계속 말을 이어나가는데... 뭔가 이상하다. 자꾸 이상한쪽으로 대화가 흘러간다.


결국 그 사람이 했던 마지막 말은.


"그러니까 길이 다시 열릴때까지만 내 향수 가게에 가서 향수를 구경하지 않을래?"



망할놈.


삐끼였음.


그것도 최하급의 향수가게 삐끼였음.


어차피 뭐 할것도 없어서 향수가게에 가서 둘러봤는데, 딱 봐도 사고 싶지 않은 저질향수들 뿐이었고...


대충 둘러대고 나와버렸다.





그리고 우리의 힘으로 찾아간 코샤리집.


코샤리는 뭐라고 설명해야 되나..


마카로니, 옥수수 비스무리한거, 스파게티 면발, 튀긴 스파게티 면발 등등을 섞어주고,


그 위에 매콤한 소스를 뿌려먹는 음식인데,


생각외로 입맛에도 잘 맞고 우선 가격이 매우 착함.



그리고 옆에 있는 콜라는,


만병통치약임.



나에게 다음에 여행갈때, 콜라랑 여권중에 하나를 선택하라고 한다면,


난 콜라를 선택할거임.





그리고 돌아오는 길에 먹었던 생과일 쥬스.


밤이 되니까 보이는게 별로 없어서 그런지 용감해졌다.


그리고 대충 보니까, 일반사람들은 전혀 미동도 없이 자기 할일 하고 있고...


일부 시위대만 소리 지르고 바리케이트 치고 쇠파이프 들고 설치는걸로 봐서는, 별로 안 위험하다고 판단했다.


우리가 낮에 봤던 그 사건은 매우 드문 일이었을거라고 자위하며 숙소로 돌아갔다.


그리고 그 다음날.


나의 기대는 산산조각 나버렸다.


다음날에는 쇠파이프가 아니라 칼을 들고 대로변에서 싸우더라. ㅎㄷㄷ




여하튼 이렇게 지옥같았던 이집트 카이로 도착기가 끝났다.


이건 시작에 불과하다.


여기서부터 시작해서 요르단을 거쳐 네팔에 들어갈때까지,


나의 멘탈은 붕괴되버렸고, 난 무진장 민감해지고 사나워지고 폭력적이고 과격해지고 입만 열면 쌍욕이 자동으로 튀어나오는 인간말종이 되어버렸다.


망할 중동.


이때 나는 진희에게 약속 하나를 받아냈다.


"만약 내가 회사에 갔는데, 중동으로 발령이 나면 너와 상의없이 바로 사표 써도 괜찮다고 해줘."



Posted by v멍군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