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대망의 세렝게티를 가는 날이다.


참고로 이번 포스팅은 사진이 겁나 많으므로, 주의하기 바람.





대충 일어나서, 간식인지 아침인지도 모를 식사를 하고 떠날 채비를 했다.


지금 보이는 사람들은 우리랑 같은 팀인것 같기도 하면서 다른 팀인,


다른 지프차를 타는 사람들임.


왼쪽은 일본인, 가운데는 캐나다인, 오른쪽 모자쓴 사람이랑 할아버지는 우크라이나랑 러시아 사람이었나... 여하튼 그랬음.



일본인은 딱 보기에도 겁나 과묵하고 자기만의 세계가 확실한 사람이었고,


오른쪽 소련계 두명은 영어를 잘 못하는 관계로 패스.


가운데 캐나다 여자애는 겁나 액티브하고 목소리 크고 남자같은 여자애였음.


중요한건 재수 없었음.





또 다시 열심히 달리고 달려서 세렝게티로 향한다.


도대체 이놈의 세렝게티는 왜케 멀리 있는거야...





가는 길 중간중간에 창문 밖으로 보이는 마사이족 형들이 서있다.


보통 사진을 찍거나, 기념품을 판매하려는 목적으로 서있는데...


겁나 쿨한 우리 운전사는 그런거 다 무시하고 직진만 했다.



자리배치는 원래 하루마다 돌아가면서 앉기로 했지만,


싫은소리 안하기로 유명한 우리는 그냥 끝까지 가장 뒷자리에 앉아서 사파리를 마쳤다.


저 영국계 남자애는 혼자 와서 앞에 앉혔고, 


프랑스 커플이랑 번갈아가면서 앉아야 했지만, 프랑스 남자애 덩치가 너무 커서 차마 뒤에 앉으라고 못하겠더라.


저 프랑스 남자를 뒤에서 바라다보고 있으면,


엄지손가락 같이 생겨서, 우리는 저 사람을 엄지손가락이라고 불렀다.





이건 세렝게티 가기 전에 나타나는 은고릉고르라는 분화구다.


전세계에서 가장 야생동물 밀집도가 높은 곳이라고 한다.


오늘은 이 분화구로 들어가지 않고, 분화구 주변을 돌아서 세렝게티로 간다.


여기는 마지막날 다시 옴.



원래 이 동네도 그렇고, 세렝게티도 그렇고... 마사이족들의 터전이 있는 곳이었지만,


어느순간 서양놈들이 사냥터로 사용하고 + 국가에서 국립공원으로 지정하면서,


모든 사람들을 국립공원 밖으로 쫓아내 버렸다.



그래서 결국 삶의 터전을 잃어버린 마사이족 사람들은,


길거리에서 기념품을 팔거나... 관광객들이랑 사진을 찍어주면서 살아가고 있다.


뭔가 좀 슬프면서도 어쩔수 없는것 같기도 하고... 뭐 아무리 생각해도 딱히 대안이 없다.





세렝게티 국립공원을 가기 위해서는 은고릉고르 국립공원을 지나가야 하는데,


지금 보이는건 그 입장권을 끊기 위한 줄임.


아루샤에 있는 모든 사파리 회사들은 다 모인거 같다.



나름 체계가 있는 회사들은 도착하자마자 딱딱 표 끊고 입장하고 하지만,


우리같이 이름 없는 쭈그리 회사들은 일찍 도착해서 가장 늦게 출발하는 기염을 토해낸다.


망할.





여기가 은고릉고르 분화구다.


여러분들의 눈이 좋다면, 지금 이 사진 안에서 사자, 얼룩말, 홍학, 코뿔소, 코끼리, 기린 등등 모든 동물을 다 볼수 있다.



교정시력 1.2인 내가 얼핏 보면,


진처럼 풀밭으로 보이지만, 정말 초집중해서 잘 보면... 뭔가... 뭔가 풀밭에 파리같은게 슬금슬금 보이긴 했다.


가이드 말로는 그게 버팔로떼라고 했음.





얘는 버팔로는 아니고, 흰수염 누우 라고 불리우는 놈이다.


전세계에 야생동물이 살고 있는 국립공원은 널리고 널렸는데,


왜 세렝게티가 이토록 유명하냐면, 1년에 2번씩 하는 대이동 때문이다.



사진에 보이는 흰수염 달린 소떼가 1년에 1번은 탄자니아 세렝게티에서 케냐 마사이마라 구역으로 이동하고,


또 1번은 거꾸로 이동을 하는데,


그 숫자가 200만마리에 육박한다고 한다.



가끔 티비에서 보면, 소떼가... 강을 건널까 말까 겁나 고민하다가 한놈이 건너기 시작하면,


우루루 몰려서 건너다가, 개중 몇마리는 악어한테 물려서 객사하고,


그런거 봤지?


그게 바로 이 대이동 시기에 나타나는 장관임.



근데 그걸 볼라면, 최소한 몇개월 전부터는 예약해야 한단다...;;;


아루샤에 그렇게나 많은 사파리 회사가 있지만, 이 대이동을 보는 시즌에는 자리가 없을 정도라고 한다.


또한, 사람들이 가장 보고 싶어하는 소떼가 강을 건너는 장면!!!


세렝게티에는 큰 강이 두개가 있는데, 이 두 강을 건너는걸 보기 위해서는 최소한 1일 전에는 강가에 차를 세워두고 잠복하고 있어야 한다고 함.


이유는, 워낙 명당을 차지하기 힘든 것도 있지만....


이 소떼가 티비에서 보는것처럼 한두번 간보다가 팍 건너가는게 아니라,


보통 강에 발 하나 담그는데 하루정도 걸린단다...;;;


길게는 2~3일동안 물가에서 건널까말까 고민만 하고 있는 경우도 허다하다고 함.



내 생각에는 그런 명장면은 BBC나 KBS특집다큐에서 보는게 여러모로 편할거 같다.


(한번은 케냐쪽으로 이동하고, 한번은 탄자니아쪽으로 이동하므로, 두곳의 성수기도 당연히 다름.)





요건 기린임.


트럭킹 할때는 멀리서만 바라보던 기린이었는데,


세렝게티에 오니까 차 바로 옆에서 볼수 있다...;;;



워낙 예전부터 사람손이 안 타서 그런지 기린이 차를 전혀 무서워하지 않는다.


(트럭킹 할때 갔던 오카방고 델타에서는, 1년전까지만 해도 사냥이 가능해서 그런지, 멀리서 사람이 나타나면 기린들이 도망갔음.)





세렝게티는 어마어마하게 넓은 평원이라,


기린을 찾기는 매우 쉽다.


그냥 멀리서 딱 봐도, 뭔가 길쭉한게 있다 싶으면 기린임.


기린의 무늬는 나이를 먹으면 먹을수록 점점 진해진다고 하며,


여기서 가이드 좀 했다 하는 사람들은, 무늬만 보고 대충 몇살짜리 기린인지 알아맞출수 있음.





요건 뭐지.. 스프링복인가, 임팔라인가.


여하튼 이렇게 생겨먹은 동물은 너무 많아서 가이드도, 우리도 신경 안 썼음.





요건 독수리.


대머리 독수리인거 같은데, 꽤 많은 수의 독수리들이 모여있었다.


뭔가 동물의 사체를 먹고 있는거 같았는데, 자세히는 못 봤음.



지금 배가 고파서 그런지, 저 오동통한 다리 보니까 치킨 먹고 싶다.


왜 외국에서는 후라이드 치킨을 안 팔까.


한국가면 인천공항에서 치맥부터 한잔 해야겠다.





점심은 항상 이런 식으로 도시락을 먹는다.


도시락을 보고 절망에 빠진 사람들의 모습이 애처롭다.


보통 도시락에는 바나나 + 과자 + 케챱만 들어있는 식빵 + 사모사 같은 튀김류 + 쥬스 가 들어있는데,


그냥 말 그대로 배채우려고 먹는 수준임.



여기는 국립공원인데다 야생동물들이 도처에 깔려있으므로,


정해진 곳에서만 내려서 볼일을 보고 밥을 먹을수 있다.



안타까운건...


여기서 밥을 먹고 있으면 대략 100미터쯤 밖에서 마사이족 꼬맹이들이 우리를 빤히 쳐다보고 있음.


와서 구걸하면 가이드한테 혼나서 그러는건지...


저 멀리서 우리를 쳐다보면서 뭔가 애처로운 눈빛을 보내고 있다.


그래서 채식주의자인 프랑스 애들이 지들 도시락에 있던 고기류를 마사이족 꼬맹이들에게 주고,


영국애랑 캐나다 여자애는 마사이족 애들한테 뭔가 연필 같은걸 줬던거 같음...





아프리카를 대표하는 나무인 아카시아 나무임.


내 기억속의 아카시아는 이렇게 생겨먹은게 아닌데... 뭔가 다른 종류인가..


여하튼 아프리카의 아카시아 나무는 가시나무다.



그것도 엄청나게 크고 뾰족한 가시가 사방에 박혀있음.


기린은 이 나무만 먹는다고 한다. (뭔가 특이한 구강구조를 가지고 있어서 가시도 씹어먹는다고 함.)



도시락을 먹고나니 가이드가 이 가시를 분질러서 이쑤시개로 썼다.


너무 간지나 보여서 나도 한번 따라해봤는데, 가시가 겁나 단단해서 쉽게 분질러지지가 않았음.


다시 한번 흑형의 위대함을 깨닫는 순간이었다.





우리가 갔을때도 대이동 기간이었나... 아니면 그냥 소이동 수준이었나...


여하튼 흰수염을 가진 누우떼가 겁나 이동하고 있었다.



엄지손가락을 비롯한 사람들이 전부 사진 찍느라 정신 없음.





이게 흰수염 누우랑 그 새끼들이다.


사자나 하이에나 같은 애들은 뛸때 보면.. 근육이 꿈틀대는게 보일정도로 멋진데,


얘네처럼 소과 애들은 뛸때 보면, 넘어질까봐 위태위태 스럽다..


뭔가 다리에 힘이 없는건지, 놀라서 그런건지 자꾸 비틀비틀 거리면서 스텝이 꼬임.


아래 동영상이 있으니 직접 보면 대충 무슨 말인지 이해될듯.ㅎ





이렇게 차도를 가로질러 이동을 할때에는, 왠만해선 기다려준다.


근데 기다리는것도 3~4분이지... 초식동물에는 별 관심이 없는 관광객을 위해서,


좀 기다리다가 너무하다 싶으면, 차가 슬금슬금 머리를 들이밈.


그러면 마치 인도에서 소떼가 물러나듯이 초식동물들이 알아서 비켜난다.



육식동물이 이동할때에는 어떻게 하느냐.


육식동물이 나타나면. 다들 시동을 끄고 사진 찍느라 바쁨.


원체 용안 뵙기가 어려운 분들이라, 육식동물은 나타났다 하면 기본으로 10분 이상은 포토타임을 갖는다.





지금 사진에 보이는건 전부 흰수염 누우떼임.


얘네들 말로는 와일드 비스트 라든지... 크누? 그누? 뭐 그렇게 불렀음.





그리고 하이에나.


육식동물이긴 하지만, 라이온킹에서 악역을 맡아서인지 별로 인기가 없는 동물이다.


허나 난 개인적으로 매우 좋아하는 동물임.


사자가 사냥한 걸 뺏어먹거나, 썩은고기만 먹는다는 오해가 있지만,


실제로는 겁나 사납고 사냥을 잘하는 동물이다.





이 하이에나가 나타났을때, 우리가 유심이 지켜본 이유는...


뭔가 사냥을 하지 않을가 싶어서였다.


바로 옆에 얼룩말이랑 누우가 있었으므로... 혹시라도... 혹시라도 잡아먹지 않을까 해서 지켜봤다.



야생동물이 사냥하는 모습을 보는건 쉬운일이 아니다.


육식동물이라고 1시간마다 사냥해서 식사하는건 아닌데다가, 사람이 있는 곳에선 거의 사냥을 안한단다.



난 속으로 외쳤다.


'이 멍청아... 앞에 얼룩말이 있잖아... 왜 먹질 못하니!!!'





이 멍청한 하이에나는 결국 아무것도 사냥하지 않았다.


주변에 있던 초식동물들이 좀 경계하긴 했으나, 별로 그닥 두려워하지 않고 양옆으로 마구 지나갔다.



사자는 한마리라도 있으면, 반경 100미터 내에 아무런 초식동물도 접근하지 않던거랑 좀 비교된다.


불쌍한 하이에나...





여긴 세렝게티 초원에 있는 가장 높은 언덕이다.


지금 저 초원 안에는 사자랑 치타랑 표범이랑 코뿔소랑 다 있음.





세렝게티의 초원은 드넓었다.


고산지대도 아님에도, 구름 그림자가 저렇게 땅에 정확히 비추는 곳은 처음 봤다.


그냥 바라만 보고 있어도 가슴이 뻥 뚫리는 기분이 드는 곳이었다.





이건 저 언덕 아래 서식하고 있던, 러시아 할아범을 닮은 새다.


뭔가 혐오스럽게 생긴데다가,


크기가 엄청나게 컸다.


비교대상이 없어서 좀 그런데, 바로 옆에 서면 내 허리를 넘어서는 크기였다.



날수 있는데 안 나는건지, 못 나는건지는 모르겠으나,


주로 언덕에 있는 매점에서, 사람들이 주는 먹이로 살아가고 있는듯 했다.





그리고 요거.


지프차를 타고 열심히 달리고 있는데, 저 멀리 지프차 3~4대가 모여있는걸 발견했다.


그런건 100% 뭔가 신기한 동물이 있다는 뜻임.



가이드가 그쪽으로 차를 몰고가서, 서있는 운전수들이랑 뭐라뭐라 대화를 하더니,


저기 치타가 있단다.


응? 치타? 



근데 우리팀원 5명이 아무리 찾아봐도 없다. 있긴 뭐가 있다는거야...


결국 가이드가 구글맵 수준의 좌표까지 찍어줘서 발견한 치타.


20배줌으로 찍은거니, 눈으로 보면 그냥 점으로 보인다고 생각하면 된다.



저게 치타인지, 표범인지, 고양인지 어떻게 알어.ㅋㅋㅋ


라고 생각하실까봐 확대한 사진도 보여드림.





치타임.


눈에서 마스카라 번진것 같은 눈물길이 나있는걸 보니 치타 맞는듯 하다.



일어나!! 치타 일어나!!!


라고 열심히 외쳤지만, 치타는 꿈쩍도 안했음.


저 상태로 계속 서있길래, 그냥 포기했다.



이 치타를 찍을때, 반대쪽에도 치타가 있다고 했는데... 아무리 찾아도 찾을수가 없었다.


가이드는 저 멀리... 아마도 너희들은 안 보이겠지만, 치타가 있어. 라고 하길래, 뻥 치는건가? 싶었는데...


잠시 후에... 가이드가 말한 지점에서 엄청난 흙먼지가 일어났다.


알고보니, 가이드가 말한 치타가 사냥중인거였다.


ㅎㄷㄷㄷ.... 나도 다음생에 태어나면 흑형으로 태어나야지.





po사자wer.


사자는 언제나 저따위로 잔다.


다른 동물들은 잡아먹힐까봐 노심초사 하면서 나무 위에 올라가서 자고, 풀숲에 숨어서 자고 할때,


지네들은 그냥 대놓고 바위 위에서 꿀잠.


건방진 놈들.





사람이 와도 꿈쩍도 안함.


숫사자이길 기대했으나, 이번에도 역시 암사자였다.


엉엉... 갈기가 무성하게 달린 숫사자가 보고 싶다.


(는 바램은 마지막날 이루어짐.)





이건 구석에 짱박혀 있던 새끼사자임.





긔엽긔는 거꾸로 해도 긔엽긔.


가이드도 발견 못한 새끼사자였는데, 엄지손가락이 발견해서 사진을 찍었다.


개인적으로 이번 사파리에서 가장 귀여운 동물이 아닐까 싶은데 


아님.


진짜 가장 귀여운 동물은 마지막에 나옴.





암사자임에도 불구하고, 떡 벌어진 갑빠가 크고 아름다워.


누워서 잠을 자고 있었는데...


무식한 쏘련 할아범들이 갑자기 노래를 부른다.


사자가 일어나서 자기들을 공격하길 바랬나 보다.



처음에는 장난처럼 작게 부르더니, 나중에는 진짜 작정하고 엄청 크게 부른다.





그래서 결국 사자 일어났음.


국립공원에서 이렇게 야생동물들에게 영향을 주는 행동은 절대 금물인데,


쏘련에서 살아온 할아범들에게 불가능 따윈 없었다.



결국에는 보다못한 가이드들이 그만하라고 해서 그만 불렀음.


다행히도 저렇게 일어난 사자들이 우리를 공격하지는 않았다는 거...


딱 저 상태까지마 고개를 들고, 우리를 한번 바라보더니, 다시 잠들었다.





얼룩말.


마음만 먹으면 손을 내밀어서 만질수도 있을 정도로 가까운 거리에서 볼수 있다.


냄새까지 맡을수 있음.



그리고 치타랑 비슷하게 생긴 우리 가이드.


이름도 기억 안난다.


거의 대화를 안 나눴던거 같음.;;





참고로 얼룩말은 마지막날 가게 될 은고릉고르 분화구에 가면 질리도록 볼수 있다.


얼마나 많은지, 얘네들이 차를 막고 있는 통에 앞으로 갈수가 없을 정도였음.





이건 코끼리.


우리는 보츠와나에서 하도 많이 봐서 별 감흥이 없었으나,


야생 코끼리를 처음 본 엄지손가락이랑 그 여자친구는 매우 신나있었다.





코끼리는 보통 떼로 다닌다고 하던데, 얘는 왜 혼자지...


여하튼 코끼리도 꽤 많이 볼수 있었는데,


그중에 가장 멋진 장면은, 코끼리가 나무를 들이받는 장면이었다.


내일 포스팅에 나옴.





이 호수에는 하마 + 악어가 살고 있다.


그래서 그런지 냄새가 어마어마함.





아프리카.


세렝게티.





이런 길을 끊임없이 달리다보면 어떤 기분일까...


분명히 나중이 되면 생각도 안날만큼 자유로운 기분이라서,


동영상으로 긁어왔음.


지금 다시 봐도 그때의 기분이 가물가물한게 너무 아쉽다.





대충 이런 기분임.


이 동영상을 찍을때는 이상하리만큼 동물들이 없는데,


원래는 저 흙길이랑 풀밭 경계지점에... 스프링복 및 얼룩말들이 줄지어서 풀을 뜯어먹고 있음.


바로 옆으로 차가 지나가도 전혀 놀라지 않는다.





이건 기린떼.





이게 아프리카의 상징인 아카시아 나무다.


이 나무였나?... 여하튼 뿌리가 80미터까지 자란다고 했음.





그리고 대망의 하이라이트.


표범을 볼 차례다.


사파리를 시작할때부터 우리는 가이드에게, '남부쪽에서 표범 빼고 다 보고 왔으니, 제발 표범 좀 보여주세요.ㅠ' 라고 말을 했었다.


그리고 이날도 다른 동물들은 거의 다 봤는데, 표범이 안 나타나서


가이드나 우리 팀원들이나 모두들 힘이 빠져 있었다.



근데 그때. 갑자기 무전이 들려옴. (왠만한 사파리차들은 전부 무전으로 서로서로 연락함.)


그리고는 미칠듯한 속도로 어디론가 향했는데,


거기에는 이미 수십대의 사파리 차량들이 모여 있었다.


이정도로 모여있으면 100%. 표범임.



가이드는 딱 보자마자, 이 나무를 가리키며 말했다.


'표범이다.'



근데 그 나무를 본 우리 팀원들은, 지금 이 사진을 보는 당신의 반응과 똑같았음.


'뭐가? 어디가?'





어딘지도 모르고, 그저 표범이라니까 우선 막 찍고 봤다.


눈으로 안 보여도, 나중에 컴퓨터로 확대하면 보이겠지 라는 심정으로 마구잡이로 찍은 사진.


결국 이 사진은 아무것도 없는 사진임.ㅋㅋㅋ





이제 20배 줌해서 찍은 사진.


이때까지만 해도, 대충 여기 부근이겠거니 라는 생각으로 찍었는데,


얼추 맞았다.



잘 보면 나무의 가장 아래쪽을 기준으로, 왼쪽으로 뻗어나온 그림자 진 큰 가지.


거기에 표범이 누워서 자고 있다.


그것도 두마리씩이나.ㅋㅋㅋ



잘 안 보임?





이건 64배 줌임.


이제 대충 아... 여기 있었구나 라는 감이 오면, 위의 사진들을 다시 보면 됨.



난 표범이 저렇게 대짜로 뻗어자는지 몰랐다.


고양이처럼 고상하게 잘거라 생각했는데...


뭔가 되게 흉하게 자고 있었음.ㅎ





사파리 차량 뚜껑까지 열고 다들 사진 찍느라 바쁘다.


20배줌 카메라를 사온건 정말 신의 한수였다는 생각이 든다.





사실 눈으로 보면 거의 안 보이는 수준이었다.


허나 이렇게라도 표범을 본게 어딘가..ㅠ





사람들이 하도 레오파드, 레오파드 거리길래,


뭐가 그리 예뻐서 표범을 못 봐서 안달일까 라고 생각했었는데,


실제로 보니까 너무 예뻤다.


실제 표범 무늬는 내가 생각한것 이상으로 아름다웠다.





표범을 신나게 찍고 있는 와중에,


우리 앞차량 바로 앞으로 하이에나가 한마리 지나갔지만,


아무도 그 하이에나에게는 관심을 주지 않았다.



지금 표범이 있는데, 하이에나가 대수인가.ㅋㅋㅋ





이건 이번 사파리에서 가장 귀여웠던 동물인,


새끼 표범이다.


바로 옆 나무에 있었는데, 얘는 깨있었음.





어미가 어디갔는지는 모르겠으나,


새끼 혼자 덩그라니 나무에 남아있었다.


자기를 둘러싼 엄청난 카메라에 놀란 표정이다.



이게 지금 뭔 상황인가 싶겠지.





계속 눈치만 보던 새끼 표범은 결국 나무 뒤로 숨어버렸음.





그래도 요렇게 고개는 내밀고 계속 쳐다보고 있음.


긔엽긔.





이것도 뭔가 싶겠지만,


잘 보면 사진 중간 아래쯤에 새끼 표범이 보임.



이렇게 사진으로 봐도 잘 안 보이는 것들을,


가이드들은 기가 막히게 잘 찾아낸다.





이건 차를 좀 이동해서 찍은 사진.


사진 찍기 싫어서 나무 뒤로 숨은 표범을 쫓아가서 사진을 찍는게 좀 불쌍하긴 했지만,


미안. 니가 너무 예뻐서 그래.





겁나 도도하다.


한마리 키우고 싶다.





주변에 수십대의 차량들이 몰려있었는데,


다들 하나같이 어마어마한 카메라를 가지고 있었다.


저게 지금 카메라인지 대포인지 분간이 안갈정도의 크기였음.ㅎㅎ





이건 아까 자던 놈들 뒤로 돌아와서 찍은 사진이다.


왼족에 늘어져 있는 표범꼬리가 매우 아름답다.





이게 20배줌 한 상태다.


그냥 눈으로 보면 거의 안 보인다고 보면 됨.


좀더 가까이에서 보지 못해서 아쉽긴 했지만,


그래도 이렇게나마 표범을 보게 되서 다행이었다.



언제 또 다시 아프리카에 와보겠나...


왔을때 보고 싶은건 다 보고 가야지.ㅎㅎ





이제 표범도 봤으니, 볼건 다 본 셈이다.


편안한 마음으로 이날 묵을 캠핑장으로 향하는 길.ㅎㅎ





이게 오늘 우리가 묵을 캠핑장이다.


트럭킹때 썼던 텐트부터, 매우 고급 텐트까지 종류별로 구비되어 있었다.


가장 왼쪽에 보이는 1인용 텐트는 가이드들이 쓰는 텐트임.



우리 텐트는 폐급 텐트였으나, 불평불만 없기로 유명한 우리는 그냥 잤다.


이 주변에 캠핑장이라곤 여기밖에 없어서 그런지, 100명은 족히 넘는 사람들이 이곳에 모여들었는데,


화장실과 샤워장은 단 두개였음..ㅎㅎ


안 씻고 자려다가, 어차피 할일도 없어서 꽤 오래 기다려서 씻긴 씼었는데, 


아무것도 안 보이는 암흑에서 씻는다는게 그리 빡치는 일인지 처음 알았다.ㅎㅎ





이 캠핑장은 오픈이다.


말 그대로 주변에 아무런 울타리도, 안전장치도 없이... 세렝게티 초원 안에 있는 곳이다.


다음날 아침에 일출을 보러 나갔는데, 차를 몰고 조금 가다보니 사자들이 자고 있었음...ㅎㄷㄷㄷ



가이드도 얘기하길,


여기서 사자를 본적이 꽤 많으니, 특히 화장실이랑 샤워실쪽으로 갈때 조심하고...


텐트 안에 뭔가 먹을거리가 있으면 무조건 자기한테 맡기고 자란다.


괜히 먹을게 텐트 안에 있으면 공격 당할수도 있으니까....ㅎㅎㅎ


오카방고 델타에서도 오픈된 곳에서 자긴 잤지만, 그때는 끽해봐야 코끼리나 초식동물들의 '장난'을 주의하는 수준이었는데,


여기는 사자를 조심하란다. ㅎㄷㄷ




이렇게 세렝게티 사파리 2일차가 끝났다.


내일은 세렝게티의 다른쪽을 좀 보고,


마지막날은 오늘 오다가 본 은고릉고르 분화구에서 밀집해서 살고 있는 야생동물들을 보러 간다.

Posted by v멍군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