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은 수도가 3개나 되는 희한한 나라다.


사법수도인 블룸폰테인, 행정수도인 프레토리아, 입법수도인 케이프타운.


그리고 비록 수도는 아니지만, 모든 범죄가 일어난다는 요하네스버그.


뭐 수도가 3개인 이유는, 네덜란드가 점령했다가 영국이 뺏었다가 지네끼리 독립했다가 다시 또 먹혔다가


이렇게 저렇게 왔다갔다 거리다가 결국 쇼부친게, 


그럼 수도 3개로 합시다!!! 임.



그중 진땡 남아공인들이라면 누구나 마음의 고향으로 여긴다는 케이프타운.


그 케이프타운에는 테이블마운틴이라는 매우 희한하게 생겨먹은 랜드마크가 있다.


꽤 넓은 면적이 평평한 그대로 솟구쳐올라있는 모양의 산인데, 오늘은 그 산에 올라가보기로 했다.





우선 내일 트럭킹을 가야하는 관계로, 나미비아 대사관에 가서 비자부터 받았다.


겨우 이렇게 생겨먹은 비자 하나 받으려고,


일주일이라는 시간과, 40달러인가하는 돈을 내야되는건가...


망할.


아프리카 대다수의 나라 (우리나라 사람들이 즐겨찾는 곳중)는 국경비자라서 국경에서 돈만 주면 다 비자를 만들어주는데,


나미비아랑 말라위만 아직도 사전에 비자를 발급받아 가야된다.


참고 바람.




이제 테이블마운틴에 올라갈 시간이다.


테이블 마운틴 올라가기 전에, 인터넷도 뒤져보고 했는데... 다들 평이 괜찮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갔으나, 가끔 걸어 올라간 사람들의 얘기도 쉬웠다는 얘기 뿐이었다.



너무 더워서 케이블카를 고려해봤으나, 케이블카 가격이 대충 왕복 2만원이 넘는 가격이었음....


차라리 안 올라가고 말지, 그 가격을 주기에는 너무 아까웠고,


우린 할일도 없는 관계로, 걸어 올라가 보기로 했다.





이때쯤 포기하고 내려갔어야 됐다.


난 전전날부터 감기몸살에 시달리고 있었고, 이날 최고치에 도달하고 있었다.


단순하게, 햇빛좀 쪼이면 감기 다 낫겠지.ㅎㅎ


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닌거 같다. 점점 더 몸이 악화되기 시작했다.


게다가 날씨는 진짜 오라질나게 더웠음.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이날 마지막쯤에는 외국인이 중도에 쓰러져서 헬기가 날라와서 싣고 갔다.





딱 보면 알겠지만, 완전 돌산임.


그늘이라곤 하나도 없는 그런 산이었다.


관악산이랑 비슷한 돌산이라고 생각하면 됨.



너무 산을 만만하게 생각한 우리는 물도 별로 안 가져오고, 신발도 그냥 샌달 하나 신고 왔다.


그게 실수였다.


중도에 몇번이고 울뻔 했다. 엉엉....





중간에 사진 찍을 여력도 없어서, 꾸역꾸역 정상까지 올라간 후의 모습임.


올라오는 길은 정말 무식하게 가파른 돌길인데,


정상은 무식하게 평평한 돌판이다.


뭐 이렇게 생겨먹은 산이 다 있다냐.. 이때는 매우 신기했지만, 아프리카 남쪽에 이렇게 생긴 산이 매우 많은.


무슨 지형작용으로 인해서 생겨난건진,


과학선생님께 여쭤보세요.


대충 뭐 바다의 융기, 이런 단어로 설명해주실듯.





테이블마운틴 정상에서 바라본 케이프타운 모습이다.


케이프타운인지 아닌지는 정확히 모르겠으나, 여하튼 바닷가에 있는 마을임.


구름 한점 없이 날씨가 너무너무 좋았다.


그래서 그게 문제였다.


아프리카에서 탔던 것중 80% 이상이 바로 이날 테이블마운틴을 올라가다가 탄거다.



중간에 너무 더워서 옷도 벗고 올라갔다가, 등이랑 팔다리에 모두 화상을 입었다.


껍질도 벗겨지고 쓰라리고... 어어엉엉엉ㅇ....





이 사진을 찍을때쯤에는 탈진 직전이었음.


풍경은 너무 아름다웠는데, 사진을 찍고 싶은 생각이 전혀 안 들어서 그냥 대충대충 찍었다.



금발의 외국인들은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오셔서 그런지, 매우 점잖게 다들 웃으면서 사진을 찍고 있었지만,


땀범벅에 온몸이 빨갛게 타버린 원숭이인 나는, 


다른 사람들이 쳐다보든 말든 웃짱 까고 인상 쓰면서 연신 셔터를 눌러대고 있었음.





그리고는 바로 이 매점으로 달려가서 계산도 하지 않고 이온음료를 들이부었다.


이온음료의 가격이 얼마든 상관 없었음. 달라는대로 주고 싶은 마음뿐.ㅎㅎㅎ



아.. 개인적으로 여행하면서 했던 등산중에 가장 힘들었던거 같다.


6천미터짜리 와이나포토시보다도 힘들었던거 같다.





꼭대기 정상에 있는 식당에서 먹은 타조고기 햄버거다.


빵 위에 올라가있는 저 길다란 소세지 두개가 타조고기로 만든 소세지다.


저번에 먹었던 타조고기보다는 맛이 없었으나,


이게 아프리카 사람들이 주로 먹는 타조고기 스타일인거 같다.



트럭킹할때도 타조고기 나오는 날에는, 항상 저렇게 생긴 길쭉한 소세지가 나왔다.






이제 살았다라는 안도감에 정신 좀 차리고 다시 찍은 사진.


케이프타운인지 케이프타운 뒤쪽인진 모르겠으나, 여하튼 고급스러워보이는 동네다.



바닷가에 인접해있음에도 불구하고, 전혀 습하지 않고 쾌적한 날씨를 자랑한다.


대신 햇빛이 비추는 곳에 나가면 타죽음.


온몸이 타들어간다.


근데 여기도 그렇지만, 나미비아는 더 심했음.





내려올때는 고민할 필요도 없이 그냥 맘 편하게 케이블카를 이용했다.


2시간 넘게 꾸역꾸역 올라갔는데, 내려올때는 5분?... 정도밖에 안 걸렸다.


아.. 진작 이거 타고 올라갈껄.



참고로 이 케이블카는 사진에 보이는 것처러머 중간지점에 기둥이 하나도 없다.


그래서 바람이 조금만 세게 불어도, 케이블카 운행이 중단되므로 참고 바람.


우리도 케이프타운에 있던 일주일동안, 이날 빼고 케이블카 운행하는걸 못 봤다.



밑에쪽은 바람이 하나도 안 불어도, 위에쪽이 불면 운행을 안하므로,


테이블마운틴에 올라가보고 싶은 사람은, 케이프타운 도착하자마자 테이블마운틴으로 가는걸 추천한다.


아니면 걸어올라가면 됨. 그건 바람과 상관 없이 언제든 가능함.





내가 걸어올라간 길이다.


진짜 길 무식하게 만들어놨다.


이렇게 길이 다 보인다는건, 그늘이 없다는 증거다...


게다가 산 자체가 갑자기 우뚝 솟아있다는건, 그만큼 경사가 헬이라는 증거다...



산을 너무나도 사랑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2만원 아깝다고 걸어올라가지 않는게, 추후 여행일정을 고려했을때 현명한 선택인거 같다.





불지옥이었던 테이블마운틴 등산이 끝나고,


내일부터 시작할 트럭킹을 대비하여 쇼핑하러 온 워터프론트.


케이프타운에 있으면서 이 워터프론트에만 몇번을 왔는지 모르겠다.



저 관람차는 어제 말한 그 관람차임. 비록 타는 사람은 거의 없지만 랜드마크로 세워둔거 같다.


우린 여기서 모기향, 몸에 바르는 모기약, 기타 등등을 샀다.


참고로 아프리카는 말라리아가 우리나라 감기수준으로 빈번히 발생하므로,


무조건. 무조건. 모기에 안 물리는게 상책이다.


말라리아는 예방약이 있긴 있으나, 100% 예방해주는것도 아니고...


치료약도 있긴 있으나, 100% 치료해주는것도 아님.


라고 배약사님께서 설명해주셨으나, 믿을만한진 모르겠음. 이분도 자세히 물어보면 잘 모르는거 같어.




워터프론트 놀이터에 있던 지구본이다.


도대체 서울이랑 평양이 왜 저기 붙어있는지는 모르겠으나, 웃겨서 한장 찍어왔음.ㅋㅋㅋ




이렇게 케이프타운에서의 지루했던 시간들은 끝났다.


구경할건 별로 없는 도시지만, 트럭킹을 하려면 어쩔수 없이 들러야 하는,


마치 유럽의 런던, 파리, 로마와 같은 도시가 아닌가 싶다.



이제 내일부터는 아프리카 여행의 90%를 차지하고 있는 그 유명한 트럭킹에 대해서 쓰겠음.


그리고 오늘 우리는 버스를 타고 이집트 다합이라는 동네로 간다.


세계 3대 스쿠버다이빙 명소라는데.... 진짜인지는 해본 다음에 얘기해주겠음.


하루빨리 이집트를 벗어나고 싶은데... 볼게 너무 많다는게 짜증날 따름임.

Posted by v멍군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