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하루.


아침에 진희의 알람소리에 잠시 눈을 떠서 주식 확인하고 다시 수면.


씻고나온 진희가 나를 깨우면 씻으러 들어감.


30분간 명상을 하고 5분간 씻은 후 나와서 폭풍 짐정리.


차에 시동을 걸고 공회전 하는동안 네비게이션 찍고 휴대폰에 블루투스 연결.


그리고 연비킹이 되기 위하여 정속주행으로 목적지까지 주행.





그렇게 정속주행을 하다가 만난 벨기에 국경.


드디어 프랑스를 관통했다.


2박3일동안 운전만 해서 프랑스 종단을 한 셈이다.



벨기에는 프랑스 북쪽에 있는 나라중에 하나다. (이 근방에 있는 네덜란드, 룩셈부르크와 함께 베네룩스 3국이라고도 불림)


초콜렛이 유명하고, 네덜란드어랑 프랑스어를 공용어로 사용한다.



원래 네덜란드의 한 부분이었으나, 독립한 다음에 콩고, 르완다 등을 식민지로 삼으면서,


악랄하게 수탈과 학살을 자행하면서 커온 나라다.


콩고를 지배할 당시 콩고 인구의 반이 학살로 죽었다고 하며, 지금도 문제가 되고 있는 르완다 내전도 벨기에가 뿌린 분쟁의 씨앗 때문이라고 한다.



허나, 그 죄를 받았는지 1차 세계대전때 가장 많은 국토피해를 입은 나라이며,


2차 세계대전때도 나치독일에 지배당한 아픔이 있는 나라다.


아.. 그리고 참고로 유럽연합인 EU의 수도는 벨기에의 수도인 브뤼셀에 있다...


서유럽 중앙에 위치한 덕분에 많은 국제기구들이 벨기에 브뤼셀에 자리잡고 있다.





우리가 도착한 이날은, 크리스마스 이브였다.


덕분에 엄청 오래전에 예약했음에도 불구하고, 외곽에 있는 숙소만 빈방이 있었다..


여긴 뭐하는 동네인진 모르겠으나, 주변이 전부 EXPO라고 써있는걸 보니,


언젠가 이 동네에서 엑스포를 한번 열었었나보다.



나름 베스트 웨스턴이라고 이름 있는 호텔 체인임.


(이 호텔체인은 중저가형 호텔 체인인데, 각 지점마다 수준이 매우 다르므로 예약할때 조심해야 함.


참고로 우리가 묵은 이곳은 자동차 호텔정도의 수준이었음.)





체크인을 하고 짐을 풀고 바로 브뤼셀 시내로 향했다.


우린 지하철 내리자마자 와플집부터 찾기 시작했다.


벨기에하면 역시 와플이죠!!!



근데 찾을 필요도 없이, 시내에는 10미터당 한가게꼴로 수많은 와플 가게들이 즐비했다...


난 나름 와플이 생겨난 곳이니까, 수많은 수제 와플집들이 있겟지... 라고 생각을 했는데,


2~3개의 체인점들이 장악해버린 수준이었다...;;;



그래서 그나마 가장 맛나 보이는 곳에 가서 바닐라 와플이랑 초코 와플을 시켰는데,


겁나 맛있음.


근데 겁나 달아... 특히 초코 와플은 이가 빠질정도로 달았다...


초코 와플이라길래 초콜렛을 와플에 발라주는줄 알았는데, 와플 안에다가 초코바를 박아놨더라...





그다음에 시내 좀 구경하다가 들어간 곳은, 벨기에의 명물인 감자튀김.


이게 도대체 왜 명물인지 모르겠다만, 시내에 수많은 상점이 있는걸로 봐서는 뭔가 특별한게 있는 모양이다.


사진을 보면 오른쪽에 있는 수많은 양념통 (족히 20개는 넘어보였음..) 중 마음에 드는걸 골라 뿌릴수 있고,


아저씨 왼쪽편에 보면 산처럼 쌓여있는 감자튀김을 볼수 있다.


이 좁은 가게에 사람이 꽉 차서, 10분정도 기다렸다가 겨우 주문할 수 있었다.





종이로 만든 용기에 대충 담아주는 감자튀김의 맛은, 뭐 별다를게 없었다.


바로 튀겨준거라 좀 맛있긴 했지만, 그렇다고 특산품 대우까지 받긴 힘들었다..


소스도 맛나긴 했지만, 뭐 특별하거나 새로운 맛은 아니었음.



개인적으로 이번 여행중에 가장 획기적인 소스는,


페루의 패스트푸드점인 Bambos... 거기에 있던 고추소스였던거 같다.


케첩처럼 짜먹는 소스인데, 고추가 섞여있어서 우리 입맛에 매우 잘 맞았음.





길거리 벤치에 앉아 감자튀김을 먹고 있는데, 반대편에 있는 가게에 손님이 끊이질 않았다.


뭘 파나 싶어서 가봤더니.... 똥인가?...


잘보니 초콜렛인가?...


근데 줄서서 사가길래 가까이서 봤더니 소세지였다...


독일이랑도 국경을 마주하고 있어서 그렇지 겉으로 보기에는 고퀄의 소세지를 팔고 있었다.



만약 즉석에서 먹을수 있는거라면 바로 사먹었었을텐데,


다들 종이에 싸가는걸로 봐서는 조리가 필요한것 같아서 포기했다.



참고로 이날은 크리스마스 이브라서, 먹고 싶은거는 무조건 다 사먹기로 했다. 돈 걱정 안하고.


1년에 단 한번뿐인 날이다.





요긴 좀더 고퀄의 소세지를 파는 곳이다.


아.. 지금 보이는 가게는 이제까지 봐왔던 수많은 크리스마스 마켓 중 하나다.


이 가게들은 모두 이날을 위해서 만들어진거겠지.ㅎㅎㅎ



라고 생각했는데 오산이었음. 크리스마스가 지나도 크리스마스 마켓은 계속 영업하더라..;;


언제까지 하는지는 모르겠으나, 대충 1월 1일까지는 할것으로 보인다.





이제 대충 이것저것 집어먹었으니, 시내 구경을 한 차례지.


브뤼셀에는 그랑플라스 광장이라는 메인광장이 있는데, 볼거리가 전부 여기 주변에 있다.


고로 그랑플라스 광장까지 지하철 타고 간다음에, 내려서 신나게 걸어다니면 됨.



요건 옛날 브뤼셀에 있던 길드 하우스라는데, 워낙 오래된 건물이라 서있는것만으로도 멋지다.


게다가 현재도 현역으로 뛰고 있다는 사실이 더 놀라운 점임.ㅎ





오른쪽건물은 뭔지 모를 상점들이고, 왼쪽 건물은 왕의 집이라 불리는 건물이다.


왕이 살지도 않으면서 왜 왕의 집이라 불리우는지는 아무도 몰라. 


근데 꽤 멋있다. 


예전에 프랑스의 대표적인 작가 빅토르 위고가 말하길,


이 그랑플라스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광장이라고 했단다.





지금 보이는건 브뤼셀 시청사다.


왕의 집이랑 비스무리하게 생겼지만, 좀더 크고 웅장하다.


지금 보이는 모든 건물들이 네모난 그랑플라스 광장안에 있는 것들이다.



그니까 4면이 각각 길드하우스, 왕의집, 시청사, 이름 모를 건물 이렇게 되있어서,


광장에 서있는 것만으로도 감탄을 자아낸다.



왕의 집이랑 시청사를 보면서, 초록색 조명이 영 눈에 거슬렸다.


뭔 조명을 저따구 색으로 했을까... 라는 의문이 들었는데, 그 의문은 밤에 풀리게 된다.





그리고 브뤼셀에 오면 꼭 한번 봐야한다는 동상.


수많은 패러디를 낳은 그 유명한 오줌싸개 동상이다.


생각외로 무지하게 작은데다, 메인 광장이 아닌 좀 떨어진 구석진 동네에 있다.



이 동상은 60cm밖에 안되서 그런지 수많은 약탈을 당했었다.


그중에 루이15세가 약탈해갔다가 다시 되돌려 주면서, 사과의 의미로 옷을 입혀서 되돌려줬는데,


그게 전통이 되서 지금도 수시로 옷을 갈아입고 있다.



각 나라 정상들이 벨기에에 방문할때면 그 나라 전통의상을 선물하는 것도 전통처럼 굳어졌다고 한다.


아래쪽에 설명문 있는곳엔 한복을 입고 있는 오줌싸개 동상의 모습도 보였다.



예전에 어떤 왕자가 적한테 승리한 다음, 오줌을 싸면서 유린했다는데서 착안한 동상이라고 한다.





그 오줌싸개 동상 바로 앞에는 벨기에의 또다른 명물. 초콜렛 가게가 있다.


수많은 고급초콜렛 메이커가 있는데 그중에서도 길리안과 고디바가 가장 유명하다.



고디바는 지금 보이는 가게인데, 가격이 매우 비싸서 못 사먹었음... 


아무리 크리스마스 이브라서 오늘은 그냥 막 쓰자!!! 라고 해도, 차마 이건 못 사먹겠더라..


참고로 고디바의 현재주인은 미국회사임..;;; 왜 팔았는진 모르겠으나 여하튼 미국회사라는게 함정.



그리고 길리안은, 누구나 한번쯤은 먹어봤을법한 초콜렛인데... 철제케이스에 담겨져 있는 갑각류 모양의 초콜렛이다.


조개, 해마 모양등의 초콜렛임.



나에겐 길리안에 대한 추억이 두개가 있다.


첫번째는,


초등학교 시절에 겁나 잘사는 친구집에 놀러갔는데, 친구가 냉장고에 초콜렛이 있다면서 먹을꺼냐고 물어봤다.


(친구의 부모님은 두분다 교수님이라서, 해외출장이 많으셨음... 해외에 나갔다 오시면서 사오신듯.)


딱 봤는데, 처음 보는 초콜렛이었다.


지금도 그렇지만 어릴때도 초콜렛은 엄청 좋아해서, 왠만하면 먹었겠지만,


내가 길리안 초콜렛을 처음 본 느낌은


"바퀴벌레다."


였다... 그래서 그 비싼 초콜렛을... 안 먹는다고 거부했다.


미쳤지. 내가 왜 그랬을까. 



두번째는,


중학교때 사촌동생이랑 같이 캐나다에 다녀오면서, 사촌동생이 자기동생 준다고 2층으로 된 길리안 초콜렛 선물상자를 샀다.


그당시 사촌동생은 설탕을 맨입에 퍼먹을 정도로 단거에 중독되어 있었고,


나도 가나초콜렛 1일 3회 섭취를 기본으로 살아가고 있던터였다.


그렇게 길리안 초콜렛을 가슴에 품고 15시간짜리 비행기에 올라탔다.


너무 지루했다.


하나씩만 먹을까?


하나씩 먹었다. 오우... 오우.. 


근데 선물인데 이렇게 비어있으면 좀 그렇잖아?... 그냥 한층 다 먹고, 원래 한층만 있던것처럼 해서 줄까?


한층을 다 먹었다. 오우... 오우..


그래서 그냥 다 먹어치웠다. 몰라. 내 동생이냐, 니 동생이지.



그래서 결론은, 단걸 좋아하는 오빠와 사촌오빠 때문에 길리안 초콜렛을 못 먹게 된 사촌동생은,


내일모레 영국 런던으로 와서 우리와 함께 일주일을 보낸다.





이건 오줌싸개 동상의 인기에 힘입어 만들어진 오줌싸개 동상 여자버젼이다.


예전에 여기서 중국식당을 하던 중국인이 오줌싸개 동상이 남자만 있는건 남녀차별이라면서,


자비로 만들었다는 썰이 있다..;;;;


지금은 그 중국식당은 없어지고, 이 여자 오줌싸개 동상만 남아있다..;;;



오픈되어 있는 남자꺼랑은 다르게, 이 여자 동상은 쇠창살에 갇혀서 잘 보이지 않는다.


나름 재미있는 아이디어인거 같다.ㅎㅎㅎ





그렇게 대충 구경을 끝내고 크리스마스 이브 저녁을 먹으러 갔다.


크리스마스 이브라서, 왠만한 레스토랑은 예약없인 대기도 못하겠다 라고 생각했으나,


그건 나의 오산이었음.


왜 그런지는 모르겠으나, 왠만한 레스토랑에는 손님 한명 없었다..;;; (우리가 너무 일찍 가서 그런걸지도...)



여하튼 거기서 벨기에에서 유명하다는 해산물 요리를 먹었다.


라고 해봤자 홍합탕임...


길음시장에서는 기본안주로 무제한 리필이 가능한 홍합탕이지만,


여기서는 2만원에 가까운 돈을 주고야 먹을수 있는 고급음식임..;;;



그래도 나름 크리스마스 이브 분위기를 내는데에는 매우 괜찮았음.





이제 브뤼셀 최고의 볼거리인 조명쇼다.


평소에도 건물조명쇼는 하는지 안하는지 모르겠으나, 가운데 있는 이 정체불명의 구조물과 같이 하는 조명쇼는


11월부터 12월까지 한달정도만 한시적으로 하는것 같았다.



아까 초록색 조명때문에 기괴하게 보였던 건물이 조명쇼를 시작하자 기가 막히게 멋있다.


초록색, 주황색, 녹색, 보라색, 흰색 등등 각종 색상으로 조명쇼를 하는데,


정말 멋있다.


특히 가운데 트리처럼 생긴 저 구조물이랑 건물들이 어우러지고, 거기에 음악까지 더해지니 하나의 쇼 수준이다.


이런걸 무료로 보여주다니... 사랑해요 벨기에.





사진이 좀 흔들리긴 했으나, 대충 이런 분위기다.


양옆의 시청사와 왕의 집은 계속해서 조명색을 바꾸고, 가운데 트리도 각종 조명을 쏴댄다.


직접 보면 정말 멋지므로, 아래 동영상을 참고 바람.





이게 초반부분이라 건물 조명이 안나오는게 천추의 한이다...


나중에 한국가서 다시 글 다듬을때 제대로 올리겠음.




여하튼 이렇게 12월 24일. 크리스마스 이브를 벨기에 브뤼셀에서 보냈다.


원래는 파리에서 보낼까 했으나, 돈보다는 여가를 중시하는 프랑스인들은 크리스마스때 전부 문을 닫아버린다는 얘기가 있어서,


어쩔수 없이 브뤼셀로 선택한거였다.


근데 나름 만족스러웠음.


핀란드의 싼타마을에서 보냈으면 더 의미가 깊었겠지만,


이번 크리스마스때 싼타는 나에게 빈대를 선물했으므로 무효.


아.. 빡쳐... 지금 온몸에 칼라민 (분홍색 수두약) 을 발라놨다.. 아... 망할 빈대..



Posted by v멍군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