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주_12_13/28-Spain2012. 12. 24. 05:54

세비야에서 하룻밤 자고 일어나서 우리가 향한 곳은 세비야 시내.


안달루시아 지방의 문화, 예술, 금융의 중심지다.


개인적으로 이 도시의 표어가 가장 마음에 들었는데, 이 도시의 표어는 '성모는 우리를 져버리지 않는다.'


뭔가 있어보인다잉.





유럽의 어느 대도시나 마찬가지겠지만, 세비야 역시 시내에 주차하기란 하늘에 별따기다.


그래서 우린 얌전히, 시내 외곽에 있는 무료주차장에 주차를 해놨다.


사실 유료주차장인지 무료주차장인지 분간이 안가는게.... 선은 그어져 있으나, 아무도 통제하는 사람은 없고,


차를 대고 있으면, 갑자기 노숙자처럼 생긴 사람이 다가온다...



인터넷에서 대충 알아보고 간것처럼 0.6유로(이게 정확한 금액인지는 모름. 그냥 0.6유로 주니까 땡큐 하더라.)


주면 하루종일 주차가 무료다...;;;



보통 서유럽은 실내주차장이 한시간에 2유로~3유로인걸로 봐서는,


유료주차장은 아닌것 같고... 노숙인처럼 보이기는 하나 여하튼 관리인에게 0.6유로를 줘야하니 무료주차장도 아닌거 같고..ㅡ_ㅡ


여하튼 하루종일 차 잘 세워두고 돌아다녔음.





안달루시아 지역의 가장 큰 특징이라면, 이 오렌지 나무를 꼽고 싶다.


길거리의 가로수가 전부 오렌지 나무다.


그것도 열매가 주렁주렁 달린 실하고 튼튼한 놈으로다가 가로수를 세워놨다.



좀 신기한건, 아무도 안 따가고 저렇게 잘 자라고 있다는 점이었다...


요즘 올레길이 유행이 되면서 제주도 올레길 주변에 있는 감귤나무는 초토화 됐다고 하던데,


여기는 법으로 정해진건지, 아님 시민의식이 뛰어난건진 모르겠으나 여하튼 오렌지 나무가 잘 살아남았음.





세비야 메인거리의 모습이다.


도시 내에 트램이 다니는걸 본순간, 차를 안 가지고 들어온게 천만다행이라 생각했다.



유럽의 도시중에는 여전히 트램이 다니는 도시가 꽤 많은데,


그런 곳에는 차를 안 가지고 들어가는게 상책이다.


이런 망할 트램은, 무조건 최우선으로 진행하기 때문에... 이런 곳에 차를 가지고 들어오면,


차선이 어디인지 감도 안오고, 트램 피하랴, 트램 신호 보랴 정신 못 차린다.





여긴 세비야 여행의 하이라이트인 세비야 대성당이다.


유럽에서 3번째로 큰 규모의 성당이란다.


첫번째는 바티칸의 성베드로 성당, 두번째는 영국의 세인트폴 성당... 그리고 세번째가 이곳이란다.



스페인에서 다른 성당은 가보지 않아서 잘 모르겠다만,


다른 사람들의 말에 따르면... 스페인 성당은 희한하게 다른 나라 성당보다 천장이 매우 높다고 한다.





이 성당은 다른 성당들과 다른 특이한 점이 있는데,


그건 바로 이슬람 모스크를 개조해서 만들었다는 점이다.



전 포스팅에 써놨듯이, 스페인은 한동안 이슬람 문화권의 지배를 받은 역사가 있는데,


그 당시 지어진 모스크 (이슬람 사원)을 후에 성당으로 개조한 것이라 한다.


그래서 다른 대부분의 성당들은 십자가 모양인데 비해, 이 성당은 그렇지 않고 모스크 형태를 띄고 있다고 한다.



왠지 남미 페루에서 봤던,


잉카 유적지 위에 스페인 성당을 세웠던 쿠스코가 기억난다.


그때는 망할 스페인놈들. 왜 남의 제단을 부수고 자기들 성당을 세웠을까... 얼마나 굴욕적이었을까... 라고 생각했었는데,


얘네도 한때 이슬람의 침략을 받았다는 사실을 알고나니,


왠지 모르게 고소했다.





스페인에 와서 별다른 의욕이 생기지 않는 바람에,


왠만한 관광지에는 전부 들어가지 않았다...


입장료가 이상하리만큼 비쌌던 것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의욕이 생기지 않았다.


아!! 이건 봐야해!! 라고 생각드는 관광지가 별로 없었다...



그런 우리의 나태함을 다시 환기시키고자, 이 세비야 대성당에는 입장해 보기로 했다.


맨날 라밥에 운전만 하고 돌아다니면 그게 무슨 여행인가 싶기도 하고...


이 곳에는 내가 꼭 닮고 싶었던 사람의 유해가 안치되어 있었다.





우선 세비야 대성당은, 소문처럼 천장이 무진장 높았다.


꽤 큰 규모였는데, 얼핏 보면 성베드로 성당만큼 크다는 느낌을 받았다.


전체적으로 약간 어두운 느낌이었고, 성당 내부를 이상하게 칸막이로 분리시켜 놓아서 그런지 웅장하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지금 사진에 보이는 천장들은 고딕양식의 매우 화려한 모습이지만,


이 사진 외의 천장들은 그냥 밋밋한 천장이었다...;;;


돈이 없었던건지, 아니면 뭔가 다른 의미가 있었던건진 잘 모르겠음.ㅎ





내가 이 성당에 입장한 이유는 이 것을 보기 위해서였다.


4명의 왕이 유해를 바치고 있을만큼, 매우 유명한 이 무덤의 주인공은,


바로 미대륙을 발견한 콜럼버스다.



누군가에겐 가장 위대한 탐험가로 알려지고, 누군가에겐 가장 악랄한 학살자로 알려진 그 사람이다.


비록 탐험정신이 아닌 부와 명예를 위해 배에 올랐고,


미대륙을 발견한 이후에도 부와 명예를 위해 수많은 원주민들을 학살하는 등,


그의 행보는 썩 마음에 들지 않지만...


개인적으로 이렇게 탐험가들을 좋아하는 관계로, 꼭 한번 보고 싶었다.



콜럼버스는 원래 이탈리아 사람이지만, 스페인 정부의 도움을 받아 미대륙을 발견했기 때문에,


유해도 이곳에 안치되었다고 한다.





세비야 대성당은 꼭대기층에도 올라갈수 있는데,


올라가면 이렇게 세비야 시내를 한눈에 바라볼수 있다.


올라가는 난이도는 피렌체 두오모보다 훨씬 낮으니 걱정하지 말고 올라가보자.


게다가 피렌체 두오모와는 다르게, 별도 입장료도 받지 않는다.





꼭대기까지 올라가면 성당의 윗모습을 볼수 있다.


지금 내가 올라간 곳은 히랄다탑이라고... 옛날에 모스크가 있던 시절 지어진 첨탑이란다.


여하튼 올라가서 성당을 내려다보면 드는 생각은...


흠... 뭐 이렇게 부조화스럽다냐... 였다.


뭐가 뭔지 모를 왠지 모를 난잡함이 우릴 반기고 있었다.



뭔가 좀 고딕스럽기도 하지만 르네상스스럽기도 하면서 이슬람스럽기도 한 이 건물의 정체가 바로


세비야 대성당입니다.





개인적으로 세비야에서 가장 좋았던 곳은 이 스페인 광장이었다.


스페인에 있는 주제에 왜 이름이 스페인 광장인지는 모르겠다만,



보통 스페인 광장하면 이탈리아 로마에 있는 스페인 광장을 떠올리게 마련인데,


난 거기보다 여기가 더 좋았다.


로마의 스페인광장은 그 유명함에 비해 볼게 별로 없었는데,


여긴 꽤나 멋졌다.



나중에 알고보니 스페인 광장이라고 이름 붙여진 곳은 세계 도처에 널려있다고 한다.


혹시 나중에 세계일주 하는 사람이 있다면, 한번 다 찾아보기 바란다.


우린 지금 열정을 잃어버려서 글렀으니까요.





1929년에 스페인 아메리카 박람회장으로 쓰려고 만들었다고 하는데,


우리에게는 김태희느님이 플라멩고 춤을 추던 LG휴대폰 광고로 유명한 곳이다.


항간에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한가인느님도 여기서 카드광고를 찍으셨다고 하는데 그건 잘 모르겠고...


여하튼 난 LG휴대폰 만들던 사람이니까, LG휴대폰 광고가 여기서 찍었단다.



다음에 LG전자 다시 입사하면 개발부서 말고 마케팅부서로 지원해야겠다.





이 스페인 광장은 스페인을 이루고 있는 40개 주를 주제로 하여 꾸며졌다. (정확히 몇갠지 모르겠음.)


예를 들면 마드리드, 바르셀로나, 말라가 등을 주제로 이렇게 섹터별로 칸이 구분되어 있다.



개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곳은 이 카냐리아 제도...


카냐리아 제도하면 생각나는 추억이 있는데...



때는 2007년 영국에서 신나게 놀아제끼고 있을 시점에,


학원에 실비아 였나... 여하튼 스페인어를 쓰는 여자애가 한명 새로 왔었다.


스페인어를 쓰는 관계로 자연스레 친해지게 됐고,


같이 투르 드 프랑스라는 자전거 경기도 같이 보러 가는등... 여하튼 신나게 같이 놀았었는데..



처음에 실비아랑 만났을때 어디서 왔냐고 물어봤더니, 카나리아 어쩌구란다...


그게 뭐야.. 어디임? 이라 그랬더니 스페인이라 그랬다.


그래서 아.. 스페인 사람임? 이라고 물어봤더니, 그건 아니고 카나리아 제도 란다.


그래서 그게 어딘데? 라고 물어봤더니 스페인 이란다.


아니 그러니까 스페인에 속해 있는 땅이잖아? 거기 있는 주에서 왔다는거잖아? 라고 했더니 맞단다.


그러니까 그게 스페인이잖아!!!!


라고 했더니 아니란다.



그래서 그때는 그냥 나랑 실비아 영어수준이 둘다 걸음마 수준이라 의사소통의 부재라 생각했는데,


실제로 까나리아 제도는 아프리카 서쪽에 있는 스페인'령' 7개의 섬을 가리키는 말이란다...


흠.... 그땐 잘 몰랐음.





다른 사람들이 찍어놓은 스페인 광장의 사진들을 보면,


관광객으로 가득하고, 집시들과 공연하는 사람들로 바글바글거리던데,


우리가 갔을때는 저기 배타는 커플 한쌍을 빼면 거의 아무도 없었다...



열정과 예술이 넘치고, 집시와 예술가들의 나라 스페인.


이라고 써있어서 기대했는데, 우린 왜 여길 겨울에 온거지...


나중에는 꼭 성수기때 와봐야겠다...


아무래도 겨울에 와서 스페인의 진가를 잘 못 느끼고 돌아가는거 같아 내심 아쉽다.





남미에서도 그랬지만, 스페인에도 여전히 존재하는...


인류 역사상 최고의 시스템이자 내가 가장 바라는 이상향.


그것은 바로 시에스타.



라틴문화에 있다는 이 낮잠 시스템은, 한 겨울의 스페인에서도 통하고 있었다.


일반상점 앞에 붙어있는 안내판인데 잘 보면 오전 9시반부터 2시까지만 일하고, 그 후로는 오후 5시에 다시 문을 연다고 써있다.


이건 배부른 영세업자만 그러는게 아니고, 은행도 죄다 이렇게 시에스타를 가지고 있었다..



완전 부럽다.


낮잠시간이 3시간씩이니 되다니..ㅋㅋㅋ 


생각해보면 예전에 콜롬비아 놀러갔을때, 리카르도가 나랑 점심먹는다고 12시에 나와서 3시에 돌아갔던적이 있었지...


정말 놀라운 시스템이다.



이렇게 열정과 정열의 나라 스페인의 세비야를 다 구경했다.


블로그를 보면서 뭐가 열정이고 정열인지 잘 모르겠지만,


우린 지금 그런거 다 식었다.


가면 갈수록 라면만 먹어서 그런지 체력이 고갈되어 하루에 3시간만 움직여도 체력이 방전되고 있다.


봐줘. 힘들어서 그래. 

Posted by v멍군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