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주_12_13/28-Spain2012. 12. 15. 09:01

마음 같아서는 "메씨의 나라 바르셀로나에 도착하다" 라고 하고 싶지만, 


생각해보니 메씨의 나라는 아르헨티나라서,


그냥 가우디의 도시라고 칭하자.



바르셀로나는 스페인 제2의 도시이자, 까딸루냐 지방의 제1도시이다.


여기서 까딸루냐 지방에 대해서 좀더 자세히 애기해보자면...


까딸루냐 지방은 스페인 동북부 지방에 위치한 동네다.


원래 스페인이랑 완전 별개의 나라였는데, 스페인 왕가(현재 수도인 마드리드를 중심으로 한 나라)랑 결혼하는 바람에


어쩔수 없이 같이 스페인으로 통합된 나라다.


그렇게 어쩔수 없이 같이 지내다가... 스페인 내전이 터지게 되는데,


그때 반대편에 섰던게 바로 까딸루냐 지방이다. 


(결국 이긴건 마드리드를 중심으로 한 프랑코 세력임... 그 당시 유럽을 휩쓸던 파시즘에 힘입어 이탈리아 등의 지원을 받아 이기게 됨)



그러다보니... 권력을 잡은 프랑코가,


자기한테 반기를 들었던 까딸루냐 지방을 없애버리기로 마음 먹고는,


우선 까딸루냐 언어부터 없애버렸다.


(FC바르셀로나도... 원래 바르셀로나FC지만, 까딸루냐어를 없애버린 바람에 이름이 FC바르셀로나로 바뀌게 됨)


이래저래 갖은 압력을 넣어 까딸루냐 지방을 억압하기 시작하는데....


까딸루냐 지방은 그리 호락호락한 지방이 아니다.



FC바르셀로나의 감독인 요한 크루이프가 말하길,


다들 스코틀랜드랑 까딸루냐랑 비슷한 상황이라 생각하지만,


스코틀랜드는 영국에 얹혀사는 주제에 독립시켜달라고 하는 수준이고,


까딸루냐는 예전이나 지금이나 스페인을 먹여 살리는 주체이므로 비교대상 자체가 안된다고 할 정도다.



즉... 스페인은 옛날이나 지금이나 까딸루냐 지방이 먹여살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까딸루냐 지방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지금도 까딸루냐 지방은 스페인 내에서 가장 진보적이고 산업화가 잘 되있고 잘 사는 동네로 평가받고 있다.



여하튼.... 그래서 지금도 여전히 까딸루냐 지방은 독립시켜 달라고 외치고 있는 중이고...


스페인은 어찌해서든 그걸 막으려고 발버둥 치는 중이다.


실제로 바르셀로나를 비롯한 까딸루냐 지방에 와보면,


가정집의 50% 이상은 까딸루냐 국기를 외부로 걸어놓고 있다.


(이게 공식적으로 인정을 받았는진 모르겠지만, 인터넷 최상위도메인도 .cat 라는 독자적인 도메인을 쓰고 있음.)





까딸루냐에 대한 설명은 이정도로 하고,


우리는 오늘 바르셀로나 시내관광을 할 차례다.


어제 우리가 숙소로 잡은곳은 바르셀로나에서 가장 가깝다는 캠핑장이었다.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일반 숙소는 너무나도 비쌌고, (주차가 되는 숙소에 한함)


다른 캠핑장들은 너무나도 멀었다....


그래서 어쩔수 없이 잡은 캠핑장은 말도 안되게 비싸면서도 후진 곳이었다...


엉엉... 이런 망할 바르셀로나.





한가지 얘기를 더하자면,


우린 바르셀로나 캠핑장을 인터넷에서 찾아서 네비에 찍고 갔다.


열심히 달리고 달리고 또 달려서 도착했으나...


망할... 공사중이다...;;;;



이런 재수가 옴 붙어도 이따위로 옴 붙을수가 있나 싶을 정도로 악재가 겹치길래,


라이카 카메라 산 후폭풍인가보다... 싶어서 걍 다른 곳을 찾았다.


근데 이상하게 바로 옆에 있는 캠핑장을 찍었는데도 2시간 반이 넘게 걸린단다.


엥?... 네비가 고장났나?...


자세히 보니까, 우리가 도착한 곳은 바르셀로나가 아니었다...;;;;;;


바르셀로나에서 2시간 반 이상 떨어진 이상한 동네에 있는 똑같은 이름의 캠핑장이었을 뿐이다....



정말 다행이었다.


만약 그곳이 공사중이 아니었으면, 우린 거기가 바르셀로나인줄 알고 그냥 텐트 치고 고기 구워먹고 느즈막히 일어나서,


리셉션에 가서 바르셀로나 어케 가나연? 이라고 물어봤다가 멘붕에 빠졌겠지...


여하튼 그런저런 우여곡절 끝에 바르셀로나에 도착하게 됐다.





바르셀로나의 기차는 매우 깨끗했다.


바르셀로나는 대도시답게 지하철이 11호선까지 있고... 거기에 더불어 광역으로 뻗어나가는 기차까지 완비되어 있는데,


우리 캠핑장은 기차를 타야지만 시내로 들어갈수 있는 곳에 위치해 있었다.ㅠ



처음 캠핑장에 도착했을때... 리셉션에 아무도 없길래 다른곳에 가야하나 싶어서 잠시동안 와이파이를 잡고 있었다.


그렇게 어물쩌물 거리는 도중에 리셉션에 사람이 와버렸다...


그리고는 우린 텐트를 치기 시작했다.


그때... 사람이 아무도 없었을때... 와이파이고 뭐고간에 빨랑 다른 곳으로 이동했어야 됐다.ㅠ


시설은 뭐 중간정도였지만, 가격이 너무 비쌌다...


세계적인 관광지라 그런지.. 로마도 그렇고 바르셀로나도 그렇고... 숙박비가 너무 비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바르셀로나에 꼭 오고 싶었던 것은 바로 이 성당 때문이었다.


가우디가 설계했지만, 아직도 완공되지 못하고 공사중이라는 이 성가족 성당...


난 오로지 이걸 보기 위해 이곳까지 왔다.



이 성당은 매우 유명한지라, 1년에 한번 이상은 꼭 네이버 메인에 올라오곤 하는데...


가끔 그걸 볼때마다 꼭 와보고 싶었다.


도대체 가우디가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지...


그리고 그 사람이 설계한 성당이 얼마나 대단하길래 앞으로 100년이 지나도 완공이 안되는건지...


내 눈으로 직접 확인해보고 싶었다.





직접 본 소감은.... 정말 대단했다.


이제까지 수많은 성당을 봐왔는데, 왠만한 성당은 딱 보면 감이 왔다.


아... 이건 대충 뭐 고딕이구나, 르네상스구나... 


대충 이렇게 이렇게 지었겠구나... 등등등...


근데 이건 처음 딱 봤을때 감도 안 왔다.


이게 뭐다냐... 성당인가?... 찰흙으로 만들었나?... 이게 뭐지? 라는 느낌만 들었다.



게다가 지금도 열심히 공사중이다.


가끔 엄청난 규모의 성당의 설명문을 보면, "1400년에 짓기 시작해서 1700년에 완공되었다." 등의 문구가 나온다.


그걸 보면서 그럼 이때 산 사람들은 그냥 공사중인걸 보다가 죽은건가? 


라는 느낌이 들었는데,


그 사람중 하나가 나인 셈이다.


난 죽을때까지 이 성당이 완공되는걸 못 보고 죽겠지.





진짜 어마어마하다.


물론 규모나 웅장함으로 치면 바티칸에 있는 성베드로 성당이 대단하지만,


건축학적으로 (난 암것도 모르지만) 이 성당은 뭔가 대단하다.


이게 지금 석고로 만든건지 진짜 돌로 만든건지 구분이 안갈정도로 너무나도 비현실적인 모습이었다.


게다가 사진으로는 잘 안 보이지만, 가장 가운데 있는 탑의 상층부는 나무 모양이다...


그것도 초록색 나무 모양....


게다가 왼쪽에 있는 탑들의 끝에는 포도나무, 사과나무, 귤나무 등이 세워져 있다.



언제나 웅장하고 거대하고 위엄만 넘쳐흘렀던 성당을 봐온 나로써는 이해할수 없는 건축물이었다.


장난 같기도 하고... 장난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거대한 건축물이고...


이런걸 누가 승낙해줬을까 싶기도 하고...





이건 요즘 한창 공사가 진행중인 뒷부분이다. (관광객 입장은 이쪽으로 함)


탑의 가장 꼭대기 부분에 꽃모양으로 표현된 장식이 있는데,


이걸 보면 이 건축물이 얼마나 비현실적인지 느끼게 해준다.



그리고 건축물 중간에 있는 조각상들...


진희랑 둘이 이게 나무로 만든건지 돌로 만든건지 열심히 토론했었다..


뭔가 돌로 만든거 같긴 한데, 멀리서 보니 질감이나 느낌이 나무 같기도 하고...


그렇다고 나무로 만들었다고 하기에는 돌같기도 하고...



정말 대단한 건축물이었다.


난 가우디가 대단하다고 생각했는데, 진희는 가우디의 설계에 따라 이 건축물을 만들어낸 미장이들이 더 대단하다고 생각했단다.





그렇게 가우디의 명성은 괜히 있는게 아니구나 라는걸 깨달은 우리는,


가우디가 만든 또 다른 건축물들을 구경하러 갔다.


지금 보이는 이 사진은 가우디가 만든 건물 중 하나인, 뭐드라, "까사 밀라" 다.


오로지 철근과 석회암? 뭐 그런걸로만 만들었다고 하는데...



참고로 가우디는 1852년 ~ 1926년에 살았던 사람이다.


저 시대에 저정도 디자인의 건축물을 만들어냈다는건 정말 대단한 일이 아닐수 없다.


이 건축물은 산을 주제로 한 건축물이라는데...


지금은 누가 사는지 참으로 궁금했다.





입구의 퀄리티도 남다르다.


1900년에 어떻게 이런 건축물을 지을 생각을 했을까?...


100년이 넘도록 이 건축물이 어떻게 유지가 되고 있을까... 대단하다는 생각만 들었다.


가우디는 자연에서 영감을 받아 건축하기로 유명한데,


너무나도 형이상학적이라 보고 있는 내내 모델하우스를 보는듯한 느낌이었다.



계속 보다보니, 가우디보다 가우디의 말에 따라 건물을 지어올린 미장이 및 목수들이 더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까사 밀라가 산을 주제로 한 건축물이라면,


지금 보이는 "까사 빠드요"는 바다를 주제로 한 건축물이다.


라이카로 찍었음에도 불구하고 사진 찍는 사람이 예술감각이 없는 사람이라 잘 모르겠지만,


여하튼 오른쪽 휘황찬란한 건물이 바로 "까사 바뜨요"다.


지붕부터 시작해서 온 벽이 모자이크로 처리되어 있었다.



저 시대에 저런 모양의 창문과 벽을 만들 정도로 창의력...


정말 대단하다.


내가 진짜 싫어하는 말중에 하나지만,


만약 저 시대에 우리나라에 이정도의 건축가가 있었다고 한들, 그걸 인정해주고 일을 맡겨줄 사람이 있었을까?...





요건 초기 가우디가 디자인한 가로등이다.


가로등도 더럽게 고퀄이다.


게다가 가로등 가장 아랫부분엔 저렇게 벤치가 만들어져 있다는 것이 마음에 들었다.


이런 디자인은 핀란드에서도 볼수 없었던 것들이었다.


100년도 더 된 사람이 어떻게 이런걸 만들어냈을까...



바르셀로나가 궁금해져서 다른 포스팅을 열심히 찾아보고, 인터넷 혹은 책을 통해서 알아보면 알아볼수록


바르셀로나는 그냥 가우디가 만들어낸 도시구나. 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가우디의 도시 바르셀로나는, 보도블럭 하나도 그냥 박아놓지 않는다.


이렇게 깨달같은 무늬의 보도블럭을 만들어놨다.


대단한 도시다.



이 도시는 가우디가 만들어놓은 건축물들만 예쁜 것이 아니다.


가우디가 이 도시에 영향을 많이 끼친만큼, 그 후손들중 가우디의 영향을 받은 사람들이 많다.


그래서 가우디에 영향을 받은 사람들이 만든 다른 건축물들 or 작품들도 매우 고퀄이다.


어찌보면 바르셀로나 도시 자체가 하나의 작품이라고 봐도 무방할거 같다.





요건 까딸루냐 음악당의 모습인데,


얼핏 보면 이것도 가우디인가? 싶을 정도로 휘황찬란하고 아름답다.


허나 이건 가우디 작품은 아니고, 몬따네르의 작품이다.



가우디의 작품이 아니라고 너무 우습게 보면 안된다.


이 음악당은 건물 자체만으로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등재될만큼 가치가 있는 건축물이다.


몬따네르는 가우디와 쌍벽을 이루는 건축가라고 불릴만큼 이름 있는 건축가다.



지금 보이는 기둥과 벽면의 모든 그림들은 당연히 모자이크임.


바르셀로나 건축의 특징이 바로 이 모자이크다.





스페인은 라틴이라 그런지, 남미의 큰 도시에만 있는 쁘라도 가 있었다.


쁘라도가 뭐냐면... 큰 도로 한가운데 나무가 우거진 보행자 도로가 있는거임.


쿠바에도 있고, 칠레에도 있고...


이게 뭐 라틴문화랑 연관 있는진 모르겠지만, 여하튼 스페인에서 보니 반가웠다.



쁘라도의 특징이라고 한다면,


양옆으로는 차가 지나다니고 있고, 큰 가로수들이 감싸고 있으며,


음식 및 기념품의 가격이 길건너보다 배는 더 비쌈.





미켈란젤로에게는 메디치가문이라는 후원자가 있었듯이,


가우디에게도 구엘 이라는 후원자가 있었다.


그래서 가우디는 구엘을 위해 이 집을 디자인해주었다.


이름하야 "구엘의 집" 이다.


그냥 얼핏 지나치면 아무것도 아니다 싶겠지만, 잘 보면 옥상쯤에 각종 과일나무들이 서있다.


정말 깨알같은 디피가 아닐수 없다.



아무것도 모르고 보면 무슨 놀이동산에 있는 스티로폼으로 만든 장식품 같지만,


가우디가 만들었다는 것을 알고 보면, 오... 뭔가 의미가 깊은 데코레이션 같군요... 라고 느껴진다.





가운데 박혀있는 콘돌은 물론 양옆에 있는 문들조차도,


평범하지 않게 만드는게 가우디의 철학이었나보다.


이제까지 유럽 어디에서도 볼수 없었던 모양의 문과 장식들이 가득한 집이었다.



이쯤되면 디자인한 가우디보다, 이걸 진짜 만들어낸 대장장이들이 대단하다고 할수밖에 없다.


가우디의 작품들은 얼핏 보면 그냥 건물일뿐이지만,


오래보면 볼수록, 하나씩 뜯어보면 뜯어볼수록 감탄을 자아내는 매력이 있다.





해가 질 무렵의 바르셀로나 시내.


스페인은 호불호가 확실하게 갈리는 나라중에 하나다.


한달을 돌아도 부족하다고 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에,


운전거리에 비해서 볼게 별로 없는 밋밋한 나라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다.



괜히 오바하는게 아닐수도 있고, 제대로 못본게 아닐수도 있다.


어차피 여행이라는게 각자의 목적이 있고 각자의 방식이 있을 뿐이니까...



여하튼 우리는 바르셀로나를 하루에 다 보는게 목적이었다.


스페인 자체는 좋다.


근데 바르셀로나는 싫었다. 우선 말도 안되는 가격대비성능비를 가진 캠핑장을 어서 떠나고 싶었다.


바르셀로나를 떠나야 하는 이유로는 그거 하나면 충분하다.


숙소가 마땅치 않다.



그래서 우리는 이날 바르셀로나 관광을 마치기로 한다.





내가 가우디 성당(성가족 성당을 말함)과 더불어 꼭 보고 싶었던 가우디 공원(구엘 공원을 말함) 이다.


원래 미래주택 단지로 개발하다가, 자금력이 후달려서 공원으로 탈바꿈한 곳이다.


자신의 후원자 이름을 따서 구엘공원이라 명명했는데,


깨알같은 가우디의 작품들을 곳곳에서 볼수 있단다.



밤은 다됐고, 말도 안되는 캠핑장에서 하룻밤을 더 보내긴 싫어서,


야경도 볼겸 구엘공원으로 왔다.


바뜨.


구엘공원은 밤에 오면 안되는 곳이었다. 가로등도 없어서 어디가 어딘지도 모르겠다.


후레쉬를 켜지 않는 이상 어디가 길인지도 모를 정도로 컴컴한 공원이었다...



결국 구엘공원은 내일 다시 오기로 하고, 구엘 공원에서 가장 유명한 이 도마뱀상만 보고 발길을 돌렸다.





돌아오는 길이 너무 아쉬워서 다시 한번 찾은 성가족 성당.


밤에 본 성가족 성당은 더 아름다웠다.


100년전부터... 그리고 앞으로 100년 후까지 계속해서 공사중일 이 성당.


아마 200년쯤 후에 이 성당을 관람하러 온 내 후손은 설명문을 보고는 이렇게 말하겠지.


"뭐여. 이거 하나 짓는데 200년이나 걸리나?.ㅋㅋㅋ"


ㅇㅇ. 걸림.





캠핑장으로 돌아오는 길은 끝없는 해안가의 연속이었다.


만약 여름 성수기때 오면 딱 좋을듯한 동네였다.


바르셀로나 자체가 해안도시라서 해수욕하기도 좋다던데... 우린 너무 추워서 꿈도 못 꿨다.




바르셀로나.


내가 스페인에서 유일하게 보고 싶었던 도시다.


정확히 말하자면 바르셀로나가 아니라 가우디의 작품들이 보고 싶었다.


얼마나 대단한 건축가길래 이리도 난리인가 싶었다.....


실제로 보고나니, 정말 대단했다.


고정되어 있는 양식이 아닌, 쉽게 생각조차 할수 없는 양식의 건물들을 지어올린 사람이었다.


건축이나 디자인에 무지한 우리가 봐도 참으로 멋진 작품들이었는데,


만약 이런쪽에 종사하거나 공부하는 사람들에게는 꼭 추천해주고 싶은 도시다.





Posted by v멍군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