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주_12_13/13-France2012. 12. 10. 08:27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일어나자마자, 바로 차에 올라탔다.


한시도 지체할새가 없다. 바로 스페인으로 쏜다.


허나.... 스페인으로 가기 위해서는 프랑스 남부를 거쳐가야 하는데,


프랑스 남부에는 가고 싶은 곳이 너무나 많았다.



우선... 모나코라는 작은 나라(도시 아님.)부터, 고흐의 도시인 아흘르...


그리고 프랑스 남부의 대표적인 휴양도시인 니스까지...


가고 싶은 곳은 많지만 돈과 시간이 안되는건 모든 여행자들의 공통점이 아닐까 싶다.





저 멀리 알프스인지 피레네산맥인지 모를 설산들이 보인다.


알프스는 이탈리아와 스위스 국경 근처에 있는 산들이고,


피레네는 프랑스와 스페인 국경 근처에 있는 산들이다.


먼 옛날, 한니발 장군이 이 두개의 험난한 산맥을 넘어 이탈리아 로마를 쳐들어간걸로 유명하다.


어릴적에 그 얘기를 읽으면서 상당히 재밌다고 느꼈는데...


그렇게 가보고 싶다의 수준도 아닌... 그저 먼나라 얘기인줄로만 알았던 곳을 직접 와보다니...


정말 감개무량하다는 말은 이럴때 쓰는게 아닐까 싶다.





신나게 달리고 달리고 또 달리다보니,


어느덧 설산위를 달리고 있었다.


그러다가 마주친 톨게이트 비슷한 검문소...


바로 이탈리아와 프랑스의 국경지대다.



9월 10일인가... 프랑스로 들어온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3달의 시간이 흘렀다.


진짜 시간 겁나 잘 간다.


돈 쓰고 노니까 더 잘간다.





프랑스 국경을 넘어서도 여전히 길은 꼬불꼬불.


프랑스 국경을 넘어온 이탈리아 차량들 덕분에 더욱 흥미진진한 레이싱이 펼쳐진다.


기분탓일 가능성이 매우 높지만,


여하튼 번호판에 I만 붙어있는 차(이탈리아 차량)만 보면 온몸의 근육이 긴장한다.


이건 마치 서울 가 번호판을 단 개인택시를 보는것만큼이나 긴장된다.


망할... 


이탈리아 차량은 깜빡이가 옵션으로 들어가있나보다. 왼손 네번째 손가락이 마비되었는지 깜빡이를 안 넣고 자꾸 들이밀어.





갑자기 시야가 확 트이는 이 곳이 바로 프랑스 남부지방.


직접 가보지는 못했지만, 인터넷 뉴스를 통해서 항상 듣는 이곳.


프랑스 남부지방의 대표적인 휴양지 니스의 모습이다.



프랑스 남부지방은 니스, 엑상프로방스, 깐느, 모나코 등을 같이 묶어서 코트 다주르 지방이라 부른다.


불어를 몰라서 잘은 모르겠으나, 스페인어랑 불어랑 비슷한것을 이용해서 해석해보자면,


대충 푸른 지방? 뭐 이런뜻인듯....


여하튼 저 위에 있는 깐느 라는 도시는, 우리에게 전도연씨로 유명한 깐느 영화제가 열리는 그곳이다.





그리고 그 중에서도 가장 핵심이라 할수 있는 모나코.


나에게 있어선 가장 강렬하게 기억된 나라다.



모나코.


난 이동네 오기 전까지만 해도, 모나코랑 모로코랑 헷갈렸다.


그래서 박주영 선수가 AS모나코로 이적했다고 했을때도, '뭐지... 모로코는 유럽이랑 비슷해서 축구도 같이하나?'


라고 생각했다....



허나, 모나코는 엄연한 프랑스 남부지방에 위치한 독립국가다.


세계에서 2번째로 작은 나라다. (첫번째는 바티칸.)


모나코는 F1경주와 카지노, 낮은 세금 등으로 유명하다.


(모로코는 아프리카 북부에 있는 나라임. 그리고 모나코 시내에서 열리는 F1 레이싱 경기는 극악의 난이도로도 유명하다)





허나 모나코를 가장 유명하게 만든 것은 바로 그레이스 켈리.


미국의 전설적인 여배우, 그레이스 켈리.


화보 찍으러 모나코에 왔다가 왕자랑 눈이 맞는 바람에,


모나코 왕가로 시집을 와서, 52세의 나이로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나버린 비운의 배우다.


사진은 교통사고 당시 살아남은 스테파니 공주의 사진이 아닐까 싶다. 



그레이스 켈리의 위상을 잘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봐 얘기를 하자면,


그 유명한 에르메스에서 만든 켈리백이 이 배우를 위한 백이었다.





모나코에 가는 방법은 그리 어렵지 않다.


그냥 프랑스 남부지방 국도를 달리다보면 알아서 모나코 라는 동네로 들어가게 된다.


출입국 절차따윈 아무것도 없다.



그렇게 모나코에 딱 들어서면 처음 드는 느낌은...


할렘이다.


쾌락과 향락의 도시 할렘이 바로 여기구나. 라는 느낌이다.



모나코는 세금이 없는 나라로도 유명한데, 그럼 국가를 어떻게 유지하느냐?


관광수입과 이 카지노들을 통해서 벌어들인 수입을 통해서 유지한다.


개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카지노. 몬테 까를로 카지노다.



입장료만 해도 10유로고, 진짜 제대로 룰렛 한번 돌려보겠다 싶은 사람은 풀정장 셋트 + 별도문의를 통해서만 들어갈수 있는


유명한 카지노다.





어떤 수준의 사람들이 오냐고?


이 정도 차 타는 사람들이 온다.



내가 차에 별 관심이 없어서 잘 모르겠다만, 저건 람보르기니 무광 오픈카다.


이정도쯤은 되야지 카지노 앞에 세울수 있다.


이날 본 차들을 종합해보면, 롤스로이스 팬텀, 람보르기니 3대, 포르쉐 및 페라리 수십대, 마세라티 수십대 등등...



정말 모든 신경을 집중해서 운전했다.


스치기라도 하는 날에는 여행을 접어야 된다는 마음가짐으로 운전했다.





모나코는 축복받은 기후를 가진 동네였다.


365일중에 300일 이상이 맑고 화창한 기후를 자랑한다.


게다가 세금이 없으니 물가도 저렴하고... 놀기 딱 좋은 동네다.



그러다보니 세계 각국의 부자들이 몰려드는데, 그 수준이 어느정도인지는 좀 있다가 설명하고,


사진에서 유심히 지켜봐야 하는 것은,


저 뒤의 멋진 산과 하늘이 아니라, 바로 앞에 있는 노상주차된 포르쉐임.


이 정도 포르쉐는 그냥 동네택시 수준인 곳이 바로 모나코다.





그냥 걸어다니다가 쇼핑몰이 하나 있길래 들어가봤다.


어마어마하다잉.


구찌 매장이 그렇게 단아해 보일수가 없었다.


페라가모 매장이 무슨 엘칸토 매장처럼 보이더라...



세계 각국의 돈 있는 사람들이 전부 모여드는 나라인만큼, 사람들의 손에 들린 쇼핑백도 어마어마했다잉.


더 신기한건 작정하고 쇼핑하러 온 사람처럼 쇼핑백 들고 다니는게 아니고,


그냥 마치 집앞 슈퍼에서 우유 하나 사오는듯한 포스로 쇼핑백을 들고 다닌다는게 더 신기했다...





이게 위 사진에 있는 백화점 내부의 모습인데,


여긴 별로 유명한 백화점은 아닌 모양이다. (잘은 모르겠음. 유명한지 안 유명한지.)


여하튼 별로 사람은 없는데, 안에 입점해있는 샵들의 수준이 어마어마하다.


정말 용기내서 들어가지 않는 이상, 쉽게 출입조차 할수 없는 메이커들이 늘어서 있었다.



게다가 이 백화점 안에서 쇼핑하고 있는 사람들은 왠지 나와는 다른 세계에 있는 사람들 같았다.


모두들 여우 3마리쯤은 잡았을듯한 모피를 두르고 쇼핑중이었다.


전혀 거만하지 않은 그들의 모습에서 더욱 부티가 좔좔 흘렀다.





모나코 나라의 전경이라고 해도 무방한 사진이다.


이 동네는 돌아다니는 차도 전부 포르쉐 이상급이지만, 오토바이도 만만치 않다.


듀카티부터 트라이엄프까지...


마치 내셔널 지오그래픽 채널에서 나오는 세계의 명차에서나 볼수 있는 메이커들이 내 눈앞에서 돌아다니고 있었다.


아저씨 제발 한번만 타보면 안될까요. 라고 물어보고 싶은 순간이 한두번이 아니었지만 잘 참아냈다.



그리고 건물들도 무슨 궁전처럼 지어놨음.


전부 놀이공원에 있는 궁전들처럼 잘 지어놨다.





이게 바로 모나코의 클래스를 보여주는 사진이 아닐까 싶다.


이제까지 노르웨이, 스위스 등 잘사는 나라들을 돌아다니면서 수많은 요트들을 봤지만,


모나코만큼 화려한 요트를 본적은 없었다.



잘 보면 요트 가장 꼭대기에는 욕조가 따로 있을 정도로 어마어마한 요트들이었다.


지금 저 멀리 보이는 여객선처럼 보이는 저 배... 저것도 개인 소유의 요트다.


사진이라서 크기가 가늠이 잘 안된다면, 가장 가까운 배에 있는 쇼파의 크기를 보면 된다.


이 배들의 가격은 아래 사진에 나온다..





모나코는 커다란 놀이공원과 같은 느낌이었다.


실제로 존재하긴 하지만, 왠지 현실과는 맞지 않는듯한 느낌.


입장권을 끊고 들어와서 즐기고는 있지만, 이건 내것이 아닌 인공적인 느낌.


해가 지고 집에 갈때가 되면 허무하게 사라져버리는 그런 공간의 느낌이 가득했다.



나와는 전혀 다른 세상. 내가 평생 벌어도 못 누릴 호화로움이 있는 곳.


정말 그렇게밖에 생각할수 없었다.


슬프지 않았다. 억울하지도 않았다.


그냥 내것이 아니었다는 느낌만 가득했다. 이건 그냥 다른 차원의 공간이구나 라는 생각만 가득했다.





요즘 왠만한 유럽도시에는 전부 크리스마스 마켓이 열려있다.


크리스마스를 컨셉으로 해서 갖가지 물건들을 파는 마켓인데,


모나코에도 열려있었다.


소세지나 치즈 같은 토산품부터 시작해서, 무슨 조각품이나 그림 등등도 판매하고 있었다.



이거야말로 정말 놀이공원 같은 분위기였다.


지금 보이는 서핑하고 있는 산타고 실제로 보면 위아래로 움직인다.


그리고 이렇게 생긴 조형물들이 6~7개정도 있었던거 같다.





아까 보았던 요트를 파는 사무실이다.


잘 보자.


가운데 있는 초록색 돛대 달린 더 요트.


지상으로는 1층만 나와있는 저 요트의 가격은. 딱 100억.


100억이염. 100,000,000,000원입니다.



그렇다면 아까 사진에 보면 3~4층짜리 요트들은?.... 그 뒤에 있던 여객선만한 요트는?...


최소 500억은 되지 않을까 싶다.


그냥 다른세상의 이야기다. 


이런걸 보고 '내가 연봉 10억씩 받아도!! 한푼도 안 쓰고 모아도 10년 걸리는 요트잖아!!" 라든지,


"나는 왜 대한민국에 태어났을까!!! 미국에 태어나서 농구선수 했으면 저거 살수 있었잖아!!" 라든지,


그런 생각하면 루져다.


그냥 초월하면 된다. 저건 내것이 아니다. 그냥 다른세상 이야기다. 욕심 부리지 말자.





그렇게 꿈 같았던 모나코를 떠나 우리의 숙소가 있는 진짜 니스로 향했다.


반나절정도 봐왔던 모나코는 나에겐 꿈의 나라였다.


하지만 희한하게도 여기 살고 싶다거나, 부럽다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았다.



이건 뭐 대충 상상이라도 할수 있어야지 부럽거나 살고 싶다는 느낌이 들지.


그냥 붕떠버린 느낌이었다.


상상 그 이상을 넘어버린 느낌의 나라. 모나코.





그래서 우린 숙소에 와서 맥주를 마셨다. 응? 왜요?


몰라. 우선 마시고 본다.


독일에서 궤짝으로 산 크롬바허가 엥꼬나버린 바람에,


이번에는 프랑스에서 가장 저렴한 이름 모를 맥주 24병을 샀다.


250ml짜리 미니사이즈로 24병이니까 너무 뭐라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다.




결론은.


24병을 2일만에 다 마셔버리는 바람에,


어제 또 다시 24병 박스채로 사서, 2일만에 다 마셨음.


데헷. 이건 여행중에 술마시는건지, 술마시는중에 여행하는건지 모를 수준이다.

Posted by v멍군v